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 17.부터 2025. 3. 6.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의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유사투자자문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본점은 서울 강남구 C건물, 5층에 위치해있고, 피고는 2020. 3. 24. 원고 회사에 영업팀 부장으로 입사하였다.
피고는 2020. 10.경 원고 회사의 강변점을 개설하여 거기서 영업팀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기로 원고와 이야기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20. 10. 22. 서울 광진구 D에 사무실을 임차하여 강변점 설립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피고는 2020. 11. 3. 원고와 사이에서 강변점 영업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그 무렵부터 강변점에서 근무하다가 2021. 4. 14. 퇴사하였다. 한편, 이 사건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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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
피고는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강변점 총괄 이사로서 강변점 영업·관리에 관한 선량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20. 9.경부터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를 위해 근무하여 겸업금지의무를 위반하는 배임행위를 하고, 원고의 고객에게 접근하여 해지를 권유하고 타 회사에 가입시키는 등 부당한 행위, 원고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에 접속하여 고객정보를 유출삭제하는 행위를 하는 등 이 사건 계약상의 의무를 불이행하였다.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8항은 피고가 계약 기간 도중 계약상의 내용을 위반하거나 계약 기간 종료일 이전에 퇴사하는 경우 설립 비용의 3배를 위약벌로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강변지점 설립비용 37,350,000원(= 임대차보증금 22,000,000원 + 인테리어 및 컴퓨터 등 비용 15,350,000원)의 3배인 112,050,000원(=37,350,000원 × 3)을 지급해야 한다.
또한 피고의 위 가.항 기재 행위는 이 사건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피고가 2020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F로부터 받은 근로소득 91,803,200원을 지급해야 한다.
판단
위약벌 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0조가 적용되는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의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기초사실과 앞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즉 ① 이 사건 계약서는 ‘근로계약서’라는 제목으로 작성되었고, 이 사건 계약서 말미에 ‘본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근로기준법 및 본사의 내규에 따르는 것으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어 이 사건 계약은 원고와 피고의 관계가 근로관계라는 전제 하에 체결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1항은 피고는 원고가 요구하는 성격의 업무를 성실히 이행하기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실제로도 피고는 원고가 요구하는 대로 기존 고객들의 환불 요구를 방어하는 업무처리 등을 하여 온 점, ③ 이 사건 계약에서 ‘계약기간 중 상호 업무 연락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제6조 제1호), ‘정당한 작업지시 불이행’(제6조 제1호) 등을 계약해지 사유로 정하고 있는 점, ④ 강변점 사무실의 임대차 보증금과 인테리어 및 각종 비품 등의 비용을 원고가 자신의 비용으로 부담하고, 피고는 업무를 처리하면서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법인카드를 사용한 점, ⑤ 이 사건 계약 제3조 제1항은 ‘월급’으로 2,000,000원을 지급한다고 되어 있어, 피고의 영업 실적과 무관한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업무수행과정에서 원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는 등 그 실질에 있어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8항은 원고의 실제 손해액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피고의 계약 위반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설립비용의 3배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조항으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위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니라 손해배상과는 별도의 사적 제재수단으로서의 위약벌에 해당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위약벌 청구 부분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겸업금지의무 위반
피고가 2020. 3. 24. 원고 회사에 영업팀 부장으로 입사하였고, 2020. 11. 2.부터는 2021. 10. 31.까지 강변점 총괄 이사로 근무하기로 원고와 근로계약을 맺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선 증거, 갑 제4 내지 6, 8 내지 11, 15호증, 을 제1 내지 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2020. 12. 14.부터 원고 회사 퇴사 전까지 수시로 자신의 근무지가 아니라 원고 회사와 같은 업종의 유사투자자문업 회사인 서울 금천구 소재 F 본점 건물에서 원고의 CRM에 접속하였고, 2020. 12. 23.에 F 본점 소재지 근처에 주거용 건물을 임차하여 거주지를 그곳으로 옮긴 사실, 피고는 F로부터 근무와 관련된 대가로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 21,721,100원,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140,164,249원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와 같이 강변점에서 근무하다가 F로 이직한 G는 피고가 F에서 2020년 12월 말부터 근무하였다고 진술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강변점 총괄 이사로서 강변점 영업·관리에 관한 선량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계약기간 중 늦어도 2020. 12.부터는 원고와 동종업체인 F를 위해 근무하여 겸업금지의무를 위반하는 등 이 사건 계약상의 의무를 불이행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고객정보 유출·삭제 등
위 기초사실과 앞선 증거, 갑 제12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① 2021년 1월경부터 2월경까지 원고의 CRM에 접속하여 553개의 고객 정보를 삭제하고, ② 강변점 직원들을 통해 원고의 CRM에 있는 고객 정보를 수집한 다음 이를 F의 영업에 활용하였으며, ③ 원고의 고객인 H에게 원고와의 유사투자자문 계약을 해지하고, I(F가 사용하는 상호) 명의로 새로운 유사투자자문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청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는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강변점 총괄 이사로서 강변점 영업·관리에 관한 선량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고객 정보를 유출·삭제하고 원고의 고객 정보를 F의 영업에 활용함으로써 이 사건 계약상의 의무를 불이행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원고가 입은 구체적인 손해액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배상금인 피고가 F로부터 받았다는 급여는 피고가 얻은 이익일 뿐 피고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원고의 손해액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정당한 손해액을 특정할 자료가 부족하다.
이와 같이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밖에 없는바(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참조),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20,000,000원을 원고의 손해액으로 본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5. 1. 1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5. 3. 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도
각주1) 원고는 25. 1.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하여 기존 위약벌 청구금액 112,050,000원을 66,000,000원으로 감축하고자 하였으나, 피고가 감축된 소취하 부분에 대하여 부동의함에 따라 청구취지 감축의 효과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구하는 금액은 위약벌 청구금액 112,050,000원과 손해배상 청구금액 91,803,200원의 합계 203,853,200원이다.
각주2) 이 사건의 원고
각주3) 이 사건의 피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