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0,328,811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7. 30.부터 2025. 11. 25.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변경전 D 주식회사, 2025. 3. 31. 피고로 상호가 변경되었다)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주목적으로 영위하는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3. 9. 22.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와 매년 영업중개업무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24. 7. 15.까지 피고의 영업직으로 근무한 자이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아래 표에서 피고를 '위임인', 원고를 '수임인'이라 한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를 따로 표시하지 아니하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른 퇴직금(근무기간 2003. 9. 22. ~ 2024. 7.15.까지)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급여법 소정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사실에 앞서 든 증거, 갑 제18 내지 137, 15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위임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전국적으로 지점을 운영하며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지점장 또는 중간책임자를 통하여 업무지침, 가이드라인 등을 전달하였다. 피고는 각 지점장 등에게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영업계획이나 실적 목표를 입력하도록 한 후, 각 지점(부서), 팀(파트), 채권추심원 또는 영업중개인별 실적과 같이 조직 단위로, 그리고 매일, 매주, 매월실적과 같이 기간 단위로, 이와 같은 다양한 기준을 조합하여 영업중개 실적을 집계·합산하여 비교·순위화하는 도표를 끊임없이 작성하였다. 그리고 이를 수시로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이나 영업중개인들 전원에게 공개함으로써 채권추심 또는 영업중개 실적 향상을 독려하고, 실적이 부진한 영업중개인에 대해서는 목표달성 독촉 등을 지시하였으며, 실적이 우수한 영업중개인에 대하여는 포상을 실시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영업중개인을 대상으로 관련 법률에 관한 사항과 영업성과 증대를 위한 기법 등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계획하였다.
이 사건 계약상 특정 시간에 출퇴근할 의무를 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원고를 비롯한 피고 지점의 영업직들은 피고로부터 사원증을 발급받았고, 영업활동에 관한 보고서나 주간업무일지, 출장복명서 등을 작성하는 등으로 근무내용이나 근태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기도 하였으며, 업무연락, 활동일지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지점장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상 지시를 받아 활동하였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대하여 엄격한 제한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이는 외근이 잦은 영업중개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마련한 사무실의 지정된 자리에서 업무를 하였고, 피고가 제공한 전화기, 개인용 컴퓨터, 책상 등을 사용하였다.
신용정보법의 여러 규정들은 개인정보처리자와 채권추심회사를 포함한 신용정보회사 등이 개인정보 또는 신용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보주체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으면서 만일 이를 위반할 시에는 형사처벌을 포함한 강력한 제재를 예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가 작성한 이 사건 계약서에도 원고가 개인신용정보 등을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는 준수사항과 함께 원고가 위와 같은 위임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계약기간 중이어도 피고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원고가 임의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다고 보인다.
원고는 20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의 영업중개인으로서 종사하는 등 업무의 계속성 및 전속성이 인정됨에 무리가 없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2015년경부터 앞서 본 이 사건 계약의 내용처럼 위임계약의 형태로 새로운 근무형태에 관한 계약이 체결되는 등 근로관계의 내용이 달라졌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임계약의 형식을 띈 이 사건 계약서의 작성 이후 원고의 근무형태가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도록 변경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설득력이 높지 않다.
원고가 영업을 하여 받아온 채권들을 배정받은 채권추심인들이 채권 추심에 성공하거나 직접 채권추심을 성공한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월 정해진 날에 정기적으로 지급하였는데, 위 수수료는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의 성격만 가진 것이 아니라 원고가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도 띄고 있다. 근무기간 동안 받았던 수수료의 액수, 그 지속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수수료는 급여에 준하여 생계유지적 성격이 있는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다<1>.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도 않았으며, 피고로부터 받은 수수료 등과 관련하여 사업소득을 신고하면서 원고가 부담하지 않은 비용에 대하여 필요경비의 신고를 하는 등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거나 근로자성을 판단함에 있어 부수적 사항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사정만을 들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2003. 9. 22.부터 2024. 7. 15.까지 1년 이상 계속하여 영업중개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급여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지급할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2>,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1일 평균임금은 아래와 같이 64,536원이 되고, 피고가 지급할 원고에 대한 퇴직금은 40,328,811원(= 1일 평균임금 64,536원 × 30일 × 7603일/365일)이 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계약 해지 직전 3개월 동안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가 비교적 고액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임금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은 원고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방법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를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
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월 소득이 불규칙한 점, 과거에도 더 큰 소득을 얻었던 적이 있는 점<3>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40,328,81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 이후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24. 7. 3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여부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5. 11. 25.
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한다.
판사 박창우
1피고 스스로도 '급여'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였다(갑 제127호증의 1, 2 참조)¦
2이하 계산의 편의상 원 미만은 버린다.
3예컨대 2012. 8. 15.경에는 786만원 상당의 소득을 얻기도 하였다(을 제3호증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