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수출입업 및 동대행업, 중개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D개발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대한 회생개시결정 절차{서울회생법원 2023회합100110, 100120(병합)}에서 선임된 관리인이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했던 자다.
원고의 임원임용계약 체결
원고는 2016. 11. 21.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1년 단위로 임원임용계약(이하 '이 사건 임원임용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2023. 1. 1. 이 사건 회사와 체결한 이 사건 임원임용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회사의 회생절차개시결정 등
이 사건 회사는 2023. 9. 7. 서울회생법원 2023회합100110, 100120(병합)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피고와 F는 이 사건 회사의 공동관리임으로 선임되었다.
피고와 F는 2023. 9. 21. 서울회생법원에 원고를 포함한 임직원의 2023년 9월분 급여 지급허가를 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원고의 퇴직
원고는 2023. 10. 4.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2023. 10. 31. 이 사건 회사의 미등기임원(직급 : 부사장, 전무, 담당업무 : 관리본부장)으로 퇴직하였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행정종결 처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4. 1. 26. 원고가 2023. 11. 24.자 접수번호 530498호로 진정한 사건에 대해, 원고를 포함한 진정인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행정종결(법적용제외) 결정을 하였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4. 5. 22. 원고가 다시 2024. 2. 6.자 접수번호 503459호로 진정한 사건에 대해 '진정인은 피진정인과 임원계약을 맺고 위임받은 일정한 사무 처리한 것으로, 피진정인으로부터 사용종속 관계하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행정종결(법적용제외) 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급여채권 20,924,202원<각주1>(= 2023. 8. 1.부터 2023. 9. 6.까지의 미지급 급여)과 퇴직금 채권 229,966,288원<각주2>을 가지고 있다.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위 퇴직금 등 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79조 제1항 제10호의 공익채권에 해당하고, 따라서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지급을 구할 수 있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50,890,490원(= 퇴직금 229,966,288원 + 급여 20,924,202원) 및 이에 대한 원고가 퇴사한 날 다음 날인 2023. 11. 1.부터의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 '임원'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의 공익채권에 해당하지 않고, 회생절차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청구권으로서 동법 제118조 제1호 소정의 회생채권에 해당한다. 따라서 회생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별도의 소로써 그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적법하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상법 제382조 제2항)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지급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기초사실, 갑 제1, 3, 7, 8, 9호증, 을 제6 내지 13, 21,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볼 때, 원고를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회장과의 종속적인 관계에서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1년 단위로 '임원임용계약서'라는 표제하에 이 사건 임원임용계약을 체결하였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원임용계약 제6조는 원고가 이 사건 회사와 고용 관계에 근거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이 사건 회사의 인사지침(을 제6호증) 제1.1조는 '이 지침은 회사의 직원에 대하여 적용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3.1.1조는 '직원은 정직, 계약직, 현장채용직, 매장직으로 구분한다', 제3.1.2.조는 '정직/계약직은 그 직급/직위에 따라 선임부장, 부장, 차장, 과장, 대리 및 사원 순으로 하며, (중략)'라고 각 정하고 있다. 같은 지침 제7.2.1. 제(4)호는, '직원이 임원으로 선임되었을 때(선임된 날) 자동 퇴직처리(해임)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을 제7호증) 제5.2.1조 (4)항 또한 직원이 임원으로 선임되었을 때(선임된 날) 자동 퇴직처리 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규칙 제12.7.2조는 '직원이 임원으로 선임되는 경우 퇴직으로 간주하여 퇴직금을 지급한다'라고 정하여 위 인사지침과 동일한 내용을 정하고 있다. 이처럼 ① 이 사건 회사의 인사지침은 임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② 관리본부장인 원고가 현장채용직·매장직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고, 정직·계약직 중에서 가장 높은 직급·직위인 선임부장보다 상사에 해당하는 전무의 직위를 가지고 있었으며, 부사장까지 승진하기도 했던 점(갑 제7호증의3), ③ 원고가 일반 근로자와 같이 노무제공에 대한 대가인 연장근로수당이나 연차휴가수당 등을 지급받지 않았고, 월 급여는 기본급과 기준상여금으로 지급받은 점(갑 제3호증) 등을 합쳐보면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인사지침이나 취업규칙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이 사건 회사의 인사지침 제10.2.1.조는 '퇴직금은 퇴직시의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하여 산정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같은 지침 제10.1.1.조는 '퇴직금은 1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퇴직하는 경우에 지급한다. 단, 임원의 퇴직금은 별도 규정에 의한다'라고 정하며 퇴직급 지급에 있어서도 직원과 임원의 차등을 두고 있다. 이 사건 회사의 임원 퇴직금 규정(갑 제9호증) 제3.1조는 '임원의 퇴직금은 퇴직 당시의 보수월 총액에 각종법령과 사회의 관행을 참고하여 별표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율과 재임년수를 곱하여 산출한 금액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같은 규정 별표에 따르면 '부사장, 전무' 직위에 적용되는 퇴직금 지급율은 2배이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 퇴직금 규정 제2조는 '이 규정에서 임원이라 함은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 및 감사로서 상근인 자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같은 규정 8조는 '제2조에 정한 임원의 업무에 준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자에게도 이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부사장인 자신 또한 지급율 2배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2024. 9. 12.자 소장 6면]까지 고려해볼 때, 원고 또한 자신이 이 사건 회사의 인사지침이 적용되지 않으며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적용대상이 되는 임원임을 자인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회사 취업규칙(을 제7호증) 제7.1.3조는 '정규 시업 및 종업시간은 08:30~17:30까지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8.1조는 '직원은 출·퇴근에 관하여 다음 사항을 준수하여여 한다'라고 정하며 그 하위 조항에 출근은 시업시각 이전에, 퇴근은 종업시각 이후에 할 것을 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회사는 소속 직원의 근태관리를 위하여 회사 내에 지문인식 단말기를 비치하고 있다(을 제8호증). 하지만 원고는 위 지문인식 단말기에 지문을 등록하지 않았다는 점, 원고가 전무의 직위로 관리본부장을 맡고 있어 업무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 등을 합쳐보면, 원고는 직원들과 달리 출퇴근 시간에 구속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을 제7호증) 제10.1조는 '직원이 회사업무로 출장을 할 때에는 소속장에게 출장명령을 받거나 출장승인을 득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10.4조는 '출장한 직원이 귀임하였을 때에는 귀임 후 3일 이내에 출장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작성한 출장신청서·보고서(을 제9호증)를 살펴보면, 원고가 외근이나 출장을 나가는 경우 자신이 직접 결재를 하였고, 출장보고서 역시 본인 전결로 처리하였다. ① 원고가 결재권자의 부재 등 상황에서 결재권자를 대신하는 '대결'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결재권자를 대신하여 결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로서 '전결'<각주3>처리하였다는 점, ② 원고는 관리본부장으로서 이 사건 회사의 재경(자금 및 회계)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고(갑 제7호증의 3), 그 사항에 대해서 전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는 점(을 제20호증), ③ 원고가 중도 퇴사한 2023년에 활동비·접대비로 사용한 비용 139,190,413원은 당해 년도에 배정된 예산 94,856,000원보다 약 4,500만 원을 초과하는바(을 제15호증), 원고에게 예산에 관여할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2. 9. 7. 이 사건 회사가 이사회를 통해 당시 대표이사였던 H을 해임할 때,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 선임되었고(을 제21호증), 2022. 10. 2. 이사회를 개최·진행하며 임시주주총회 세부 안건을 확정하는 등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였다(을 제22호증). 일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면 생각할 수 없는 이례적인 사정이다.
이 사건 회사의 O사무소 12층 자리 배치도(을 제10, 11호증)를 살펴보면 원고가 다른 직원들과 달리 12.7평에 해당하는 개인 집무실 공간을 배정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 전무로 입사할 무렵부터 현대 제네시스 G80 세단 차량을 업무 차량으로 배정받았고, 입사한 때로부터 약 1년이 지났을 무렵에는 현대 제네시스 G90 모델의 세단 차량을 업무 차량으로 배정받았다(을 제12호증). 원고는 해당 업무 차량에 대해 이 사건 회사로부터 수행기사를 배정받아 이용하기도 하였다(을 제13호증). 또 이 사건 회사는 원고를 포함한 임원들에게 해외 출장 시 비즈니클래스 항공권을 지원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일반 근로자와 구별되는 복리후생을 지원받았다.
원고는 자신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두 차례에 걸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행정종결(법적용제외) 결정을 내린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서울회생법원은 위와 같은 진정사건의 결과를 참고하여 원고뿐만 아니라 원고보다 하위 직급인 상무에 대해서도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 및 다른 미등기 임원들에 대한 급여지급을 보류하였다(갑 제8호증).
원고는 자신이 전무, 부사장 직위에서 경영본부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장 또는 대표이사, 회장 등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이들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회사의 통상적인 업무처리 절차로 보일 뿐 그로써 원고가 행사한 전결권에 대한 책임이 대표이사나 회장에게 이전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와 달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대표이사나, 회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자신의 급여에 대해 매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는 점을 들어 자신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임원 급여에 대하여도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를 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유는 근로자성을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볼 수 없다. 앞서 살펴본 이 사건 임원임용계약의 내용, 원고가 관리본부장으로서 이 사건 회사 내에서 행사할 수 있었던 권한 및 이에 대한 책임, 원고의 출·퇴근 시간,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한 복리후생 등을 종합해보면, 원고는 이 사건 회사 내에서 다른 직원들과 구분되는 임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소의 적법성 여부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퇴직금 등 채권은 공익채권이 아니라 회생채권에 해당한다. 그리고 회생채권자는 회생절차 내에서 회생채권의 신고 및 확정을 거쳐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뿐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별도로 그 지급을 구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결론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