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 C과 D은 부부이고, 피고 B은 그들의 자녀이다. 사업자등록증 상 E호텔의 대표자는 피고 C이고, F호텔의 대표자는 피고들 및 G이며, H호텔의 대표자는 피고 B이다. 위 각 호텔이 운영되는 방식(객실 대실과 숙박), 고객의 이용방법(어플리캐이션으로 예약), 운영시간 등은 동일하였다.
원고는 2021. 11. 28. 피고 B과 사이에 근로계약서(을 2호증의 1)를 작성하고 H 호텔에서 근무하다 2023. 7. 31. 퇴사하였다. 원고는 2023. 9. 13. 근로계약서(을 2호증의 2, 피고 C이 사용자로 기재되어 있다)를 작성하고 E호텔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여 2023. 11. 30. 퇴사하였다. 원고는 2023. 12. 18. 피고 B과 사이에 근로계약서(을 2호증의 3)를 작성하고 H호텔에서 근무하였다. 원고의 근로기간 별로 근무장소, 근로형태/출퇴근시간, 휴게시간은 다음과 표 기재와 같다.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1, 을 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H호텔, E호텔의 공동운영자로서 원고의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미지급임금 등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가 야간에 단독으로 근무하면서 휴게시간에도 호텔 프론트에서 투숙객들의 전화를 받거나 비품을 정리하는 등 근로하였다. 설령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원고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었고 실질적으로는 피고들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었으므로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휴게시간도 모두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그 근로시간에 대한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은 120,894,307원이다.
원고는 24일의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고 퇴직하였으므로 미사용연차휴가수당은 2,321,232원이다. 위 미지급 법정수당들을 포함하여 정당하게 계산한 퇴직금과 기지급 퇴직금과의 차액은 5,449,470원이다.
판단
각 호텔에서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등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를 판단할 때에 고려하였던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대법원 2008.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 C이 원고의 사용자인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및 피고 C이 E호텔의 사업자등록 명의자이고 피고 B과 부녀관계라는 사실만으로는, 피고 C이 H호텔, E호텔의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 C이 원고의 사용자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B이 E호텔 직원의 사용자인지
피고 B이 H호텔의 운영자로서 원고가 그곳에서 일한 기간 동안 원고의 사용자라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E호텔에 관하여만 본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피고 B이 E호텔의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였다거나E호텔의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피고 B에게 E호텔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의 임금 등을 구하는 청구는 나머지 점에 나아가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갑 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B의 소개 및 권유로 E호텔에서 근무하였고, 피고 B을 포함한 H호텔과 E호텔의 관리자 직원들이 참여한 단체 카카오톡방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될 뿐, 피고 B이 위 카카오톡방에서 H호텔과E호텔 직원들에게 동일한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점 및 각 호텔 직원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을 4, 5,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D이 사업자명의를 피고 C으로 하여 E호텔을 운영하였는데 2020년 무렵부터는 고령으로 직접 운영하기가 어려워 지배인 I에게 관리를 위임하여 지배인이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였고, E호텔에서 근무했던 다른 직원들이 임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피고 B과 D을 상대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사건에서도 D은 실제 운영자임을 인정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H호텔과 E호텔의 각 근로자들이 상호 업무협조를 한 사실이 있더라도, H호텔의 운영자와 E호텔의 운영자가 부녀관계이고 두 호텔이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 서로의 업무편의를 위하여 필요시 협조해온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것만으로 피고 B이 D과 함께 E호텔을 공동운영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H호텔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미지급된 임금 등이 존재하는지
미지급한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이 존재하는지
위 수당들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선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휴게시간이 모두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어야 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관련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다14110, 14127, 14134, 14141 판결).
일반적인 일·숙직 근무가 주로 감시, 경비, 긴급보고의 수수 등의 업무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당직근무를 하는 도중에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이 본래의 업무가 연장된 경우는 물론이고 그 내용과 질이 통상근무의 태양과 마찬가지라고 인정될 때에는 당직근무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당직근무가 전체적으로 보아 근무의 밀도가 낮은 대기성의 단속적 업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본래의 업무에 실제로 종사한 시간만을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당직근무를 하는 도중에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과 질이 본래의 업무가 연장된 경우에 해당하거나 통상근무의 태양과 마찬가지인지는, 당직근무가 통상의 근무시간의 구속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는지 또는 통상근무의 태양이 그대로 계속되는지, 당직근무를 하는 도중에 본래의 업무에 종사하게 되는 빈도 내지 시간의 장단, 당직근무를 하면서 충분한 수면시간이 보장되는지 등을 충분히 심리하여 정해야 한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다220062,220079, 220086, 220093 판결).
이 사건의 경우
갑 8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각 근로계약서에서 지정된 휴게시간 및 수면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지정된 휴게시간 및 수면시간에도 쉬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업무가 24시간 운영되는 호텔에서 프론트 당번을 하는 것이므로, 그 사업장 및 업무의 특성 상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유연한 운영이 불가피한 점이 있고, 이러한 점을 참작하여 근로계약시 근무시간과 휴게시간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시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지정된 휴게시간에 쉬지 못한 경우 손님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하거나 또는 다른 직원과 교대 등을 통해 휴게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재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 내용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원칙적으로 지정된 휴게시간에 쉬되, 정해진 총 휴게시간 범위 내에서 원고의 재량에 따라 사용시기를 변경하여 휴게하기로 묵시적으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1일 보장된 총 휴게시간을 사용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주장·증명이 없는 이상, 단지 지정된 휴게시간에 쉬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근로계약에 따른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지정된휴게시간 전부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설령 원고가 지정된 수면시간에 업무를 한 적이 있더라도, 각 호텔에서 고객들에게 공지한 직원들의 휴게시간(새벽 2시부터 오전 8시) 및 운영방식(휴게시간에서는 무인으로 운영된다는 취지로 고지함)에 비추어 실제 그 빈도는 매우 적고, 그 시간도 길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통상 근무시간에 하는 업무를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원고가 수면시간에 수행한 업무의 내용과 질이 통상 근무시간에 하는 정도라고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와 같이 수면시간에 일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미지급 미사용연차휴가수당이 존재하는지
원고는 다음 표 기재와 같이 남은 연차가 24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3. 9. 13.부터 2023. 11. 30.까지는 원고가 E호텔에서 일한 기간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기간에 대하여는 피고 B에게 청구할 수 없으므로 위 기간은 제외하여야 한다.
을 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H호텔에서 2021. 11.28.부터 2023. 7. 31.까지 근무로 인해 발생한 연차는 20일이고, 그중 원고는 15일의 연차를 사용하여 근무일과 다음날을 함께 휴무한 사실이 인정된다.
통상적인 격일제 근로형태(통상 2개조로 나누어 1개조가 24시간 연속근무를 2역일에 걸쳐 반복하여 근무하고 전일의 근무를 전제로 다음날에 휴무일이 주어지는 형태)에 종사하는 근로자라면, 근로일의 근무를 전제로 다음날(비번일)에 휴무하는 것이므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여 근무일과 다음날을 함께 휴무하였다면 2일의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격일제 근로자인 원고가 위와 같이 연차를 사용함으로써 총 30일의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미 발생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여 남은 연차가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H호텔에 재입사한 2023. 12. 18.부터 퇴직한 2024. 3. 26.까지 근무로 인해 근로기준법 제 60조 제2항에 따른 연차 3일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연차 3일을 사용하지 못하였더라도, 근로계약서 상 월 1일의 연차수당을 월급에 포함하여 선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미 그에 대한 수당은 모두 지급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미지급 퇴직금이 존재하는지
위와 같이 피고 B이 원고에게 미지급한 수당들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추가로 정산하여 지급할 퇴직금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나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