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7. 24. 선고 2024가합10396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원유, 천연가스, 엘피지를 포함한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의 제조, 수출입, 분배 및 저장용역 및 매매업, 석유탐사 및 생산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인천 서구 F에 위치한 사업장에 윤활유 공장(이하 '윤활유 공장'이라 한다)을 두고 있다.

2)

피고는 1994.경부터 2024. 8. 31.경까지 윤활유 공장 업무 중 윤활유 용기생산 관련 업무를 협력업체에 도급하였는데, 협력업체 변경 경위는 다음과 같다.

가)

G 주식회사(이하 'G'이라 한다)는 1994. 2. 23. 공장등록을 한 뒤 윤활유 용기생산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G은 2008. 12. 1.경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에 합병되었고, H이 윤활유 용기생산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3. 1. 24. 폐업신고를 하였다.

다)

주식회사 I(이하 'I'이라 한다)은 2013. 11. 7. 설립되었고, 2013. 11. 30. 피고와 윤활유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생산과 관련한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뒤 그 무렵부터 윤활유 용기생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4. 8. 31. 폐업하였다.

라)

피고는 I 폐업 이후 외부에서 윤활유 용기를 구매하고 있고, 윤활유 공장에서도 윤활유 용기생산 및 그에 수반되는 정비작업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3)

원고들은 1994. 12.경부터 2008. 10.경 사이에 G에 입사하여 윤활유 공장에서 근무하였고, 원고들의 고용은 앞서 살펴본 협력업체 변경에 따라 H과 I으로 순차 승계되었다. 원고 A, D은 정비 업무를, 원고 B, C는 생산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4. 8. 31.경 모두 퇴사하였다.

나.

윤활유 공장조직 및 윤활유 용기 생산공정의 개요

1)

윤활유 공장 조직 개요

가)

윤활유 공장은 기유(Base Oil)와 첨가제(Addictive) 등을 원료로 윤활유 완제품을 생산 · 출하한다. 윤활유 공장조직은 2024.경을 기준<1>으로 ① 생산계획담당, ② 생산지원담당, ③ 공정혁신담당, ④ 생산담당으로 구성된다.

나)

① 생산계획담당은 원자재 수급, 제품생산계획 업무 등을 수행하고, 부수적으로 윤활유 용기의 생산계획 및 생산공정을 관리한다. ② 생산지원담당은 안전관리, 소방관리, 총무 · 지원업무, 협력업체 관리업무 등을 수행한다. ③ 공정혁신담당은 설비유지보수, 고정자산 관리, 윤활유시험 및 품질관리 업무 등을 수행한다. ④ 생산담당은 윤활유 배합, 포장제품 충전 및 정비, 윤활유 출하 등의 생산관리 업무와, 첨가제 생산및 탱크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2)

윤활유 용기 생산공정 및 정비 과정

가)

윤활유 용기 생산공정

(1)

피고의 생산계획담당 직원은 매주 윤활유 생산계획에 따른 윤활유 용기의 필요 수량, 용기 재고, 자재 수급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수립한 주간 생산계획을 I에 통지한다.

(2)

I 현장대리인 또는 생산조장은 I 소속 근로자의 출근현황 및 담당업무를 고려하여 작업자를 배치하고, 작업표준 및 성형 조건표에 따라 설비 작업조건을 설정한다.

I 근로자는 초품 생산 후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I 생산조장의 지시에 따라 윤활유 용기를 생산하며, 최종 제품검사를 거친 완제품을 보관 장소에 적재한다. I 생산조장은 매일 아침 I 현장대리인에게 전일 생산실적을 집계하여 보고하고, 납품 보고서에 생산수량을 적시한 후 이를 피고의 생산계획담당에게 통보하여 완제품 납품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3)

피고의 생산계획담당은 생산완료 현황을 확인하여 완제품을 인수하고, 생산수량이 부족한 경우 부족분에 대한 생산을 추가 요청한다.

나)

윤활유 용기생산 관련 정비 과정

(1)

윤활유 용기생산 설비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 I 생산조장 및 정비조원이 원인을 파악하여 조치한다. I의 자체복구가 불가능한 설비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 피고의 생산계획담당에게 조치를 요청하고, 그에 따른 정밀 조치과정에서 I 근로자들이 사전 조치결과를 공유하고, 정비작업을 모니터링한다.

(2)

설비 복구가 완료되면 I 근로자가 초품 검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전수검사를 하며, 적합 판정시 설비를 재가동한다. I 생산조장은 재발 방지를 위하여 근로자 교육을 실시하고, 작업방법에 대한 재검토 및 작업표준을 개정한다. 그밖에 불량판정 제품 폐기 처리 방안 등을 수립하고, 조치 기록을 관리한다.

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주요 내용

1)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I과 피고는 2023. 4. 4. 윤활유 용기생산 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주된 내용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과 동일하고, 다만 I의 업무범위를 '윤활유 용기생산', '윤활유 용기생산공장 기타 부대업무'로 특정하였으며, '윤활유 용기생산공장 기타 부대 업무'에는 '성형기/사출기 긴급정비', '용기생산제품 지게차 운반', '윤활유 용기 폐기물수거, 분쇄, 운반, 보관, 유지' 업무 등이 기재되어 있다(이하 위 용역계약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포괄하여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24 내지 28호증, 을 제1 내지 5, 19 내지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법령

①

1998. 2. 20. 법률 제5512호로 제정되어 1998. 7. 1. 시행된 구 「파견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 ② 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어 2007. 7. 1. 시행된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개정 파견법'이라 한다), ③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되어 2012. 8. 2. 시행된「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하 '현행 파견법'이라 하고, 개정 경과를 구분하지 않고 위 각 법률을 통칭하는 경우에는 '파견법'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3.

청구원인

가.

청구원인의 전제

원고들은 G, H, I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피고로부터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윤활유 공장에서 윤활유 용기생산 또는 정비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원고들과 피고의 근로관계의 실질은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 파견법 제5조 제1항과 파견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1에서 정한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않고,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더라도 I은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도 않았으며, 원고들은 2년을 초과하여 계속 파견근로를 하였다.

나.

고용의사표시 이행청구

원고들은 2013. 11. 7. I으로 소속이 변경된 후 2024. 8. 31. 퇴사할 때까지 윤활유공장에서 파견근로를 계속하였으므로, 피고는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에 따라 원고들의 파견근로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15. 11. 7.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다.

임금 상당 손해배상 청구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은 일부 청구로 I으로부터 퇴사한 일자로부터 소급하여 3년간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가 받았던 임금과 원고들이 I으로부터 받았던 임금 차액 각 3,600만 원(= 100만 원 × 12개월 × 3년)의 지급을 구하고, 그 이후부터 원고들이 복직할 때까지 원고들이 I으로부터 매월 수령하였던 각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

4.

판단의 전제

가.

원고들은,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가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 파견법 제5조 제1항및 파견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 1에서 정한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소장 제21면). 이 경우 사용사업주는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불법파견 즉시 고용의무를 부담하게 되나, 원고들은 청구원인의 근거법령으로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를 주장하지는 않았다.

나.

원고들은 청구원인의 근거법령으로 사용사업주가 위 파견법령이 정한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을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를 주장하였다(소장 제22면, 원고들의 2026. 2. 26.자 준비서면 1, 2면). 또한 원고들은 이 법원의 2025.4. 16.자 석명준비명령에 따라 제출한 2025. 5. 16.자 준비서면에서, 각 원고별 계쟁기간을 원고들의 G 최초 입사일, 즉 원고 A은 2008. 10.부터, 원고 B은 1994. 12.부터, 원고 C는 2004. 7.부터, 원고 D은 2004. 6.부터로 특정하였다.

다.

원고들이 2025. 5. 16.자 준비서면에서 특정한 계쟁기간에 따를 경우, 원고 B, C, D에 대하여는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의 고용의제 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고들은 원고 B에 대하여도 고용확인이 아닌 고용의무이행 청구를 유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원고들의 2026. 2. 26.자 준비서면), 원고들의 전체적인 주장 취지에 따르더라도 원고들이 주장하는 실질적인 계쟁기간은 원고들이 I 소속으로 근무를 시작한 2013. 11. 7.부터 2015. 11. 7.까지로 봄이 타당하다.

라.

위와 같이 원고들의 주장과 청구원인에는 모순되는 부분이 존재하나, 원고들의 청구취지에 따라 원고들이 2013. 11. 7.부터 2015. 11. 7.까지 수행한 업무가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고, 추가적으로 원고들이 2025. 5. 16.자 준비서면에서 특정한대로 원고들이 G에 최초 입사한 시점부터 각 2년의 기간 동안에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5.

판단

가.

관련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 ·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3 내지 23, 29 내지 9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보면, 윤활유 공장에서 원고 A이 2007. 10.경부터 정비 업무를, 원고 B이 1993. 12.경부터 생산 업무를, 원고 C가 2003. 7.경부터 생산 업무를, 원고 D이 2003. 6.경부터 정비 업무를 계속 수행하여 왔다고 봄이 상당하고, 위 원고들이 2024. 8. 31. I에서 모두 퇴사한 사실은 인정된다.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을 종합해 보면, ① 원고들이 윤활유 용기생산 또는 그와 관련한 정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업무상 지휘 · 명령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②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가 피고의 주된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③ 그밖에 피고가 원고들의 선발, 교육, 근태결정권 등을 독자적으로 행사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결국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의 근로관계의 실질이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와 I이 체결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민법상 도급계약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도급인으로서 일의 완성을 위하여 필요한 지시를 하거나 정보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가 없다.

1)

계쟁기간에 부합하는 별다른 증거가 없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원고들이 주장하는 계쟁기간은 2013. 11. 7. 이후 2년의 기간인 것으로 봄이 타당하나, 해당 기간에 부합하는 유의미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 원고들이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을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증거는 2016.경 이후의 카카오톡 대화내역 또는 2020.경 이후의 업무연락 내용이 다수를 차지하고, 2013.경 이후 현재까지 원고들의 업무수행 방식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또한 추가적으로 살펴도, 원고들이 2025. 5. 16.자 준비서면에서 특정한 계쟁기간에 부합하는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느 계쟁기간을 보더라도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나 피고도 원고들이 G 입사 이후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한 사정 자체를 명시적으로 다투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피고의 2025. 5. 28.자 준비서면 1, 2면 표1. 참조), 이 사건 변론이 진행된 경과 등을 참작하여, 제출된 증거만으로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2)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대한 피고의 상당한 지휘 · 명령을 인정하기 어려움

가)

피고의 직원들은 매주 원고들에게 이메일로 주간 생산요청서를 발송하였는데, 위 주간 생산요청서에는 I이 매일 생산해야 하는 윤활유 용기별 제품 코드, 제품명, 수량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었다. 또한 피고의 직원들은 원고들에게 카카오톡을 통한 업무상 요청을 하거나 생산설비 현황 등을 공유하였고,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 사이에서 통화나 주간회의를 통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나)

그러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I이 피고가 지정한 원재료 및 시설 등을 사용하여 피고가 요구하는 품질과 규격을 갖춘 윤활유 용기를 생산해 납품하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매주 I에 제품 규격 및 생산수량이 기재된 주간 생산요청서를 발송하는 것은 도급업무의 특정과 일의 완성을 위한 필수적인 절차이다. 원고들은 피고가 주간생산요청서를 통하여 구체적 · 직접적인 업무지시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도급인도 수급인에 대하여 일의 완성을 위한 요구를 할 수 있고, 주간 생산요청서의 기재를 전부 살펴도 하자 없는 제품 생산을 위한 정보가 담긴 것에서 더 나아가 원고들을 비롯한 I 소속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식이나 근로자 배치에 관한 사항까지 통제하였다고 볼 만한 내용을 찾기 어렵다.

다)

피고의 직원들이 원고들에게 발송하였다는 카카오톡 메시지의 경우, 대부분 업무상 필요에 따라 간헐적으로 소모품 교체예정 공지, 물품 입고예정 공지, 동파예방당부, 설비 이상 발생 등 윤활유 공장 설비의 유지 · 관리에 관한 사항을 공유하거나 사업장 안전 확보를 점검하는 내용이고, 이를 넘어서 원고들의 개별적인 노무수행 방식까지 지시하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주간회의 회의록도 대부분 윤활유 용기생산 일정, 설비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는 내용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원고들은 모두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및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6조에 따른 관리감독자교육을 이수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원고 B은 I 생산관리 팀장, 생산조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역임하면서 현장대리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 C는 생산조장이었으며, 원고 D은 공무조장, 안전보건담당자, 현장대리인 업무를 수행하기도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는 수급인의 관리감독자 또는 현장대리인 지위에 있던 원고들에게 도급업무 수행 및 일의 완성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였고, 원고들도 도급업무의 완성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도급인인 피고에게 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원고들은 피고가 작업표준서를 일방적으로 작성 · 배포했다고 주장하고, 피고의 직원이 2016. 11.경 원고 B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통하여 개정된 성형작업표준서 및 검사표준서의 비치를 요청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 B은 2014. 11. 23.경 I 안전보건담당자의 직위에서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생산 제품별 세부적인 작업 공정, 제품별 사용원료, 작업조건, 규격, 작업순서, 품질관리 사항 등을 규정한 성형 작업 표준서, 검사 표준서 등이 포함된 '품질관리 작업표준'을 작성하여 2024. 11. 28.경 I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았고, 위 품질관리 작업표준은 도급업무 수행에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I은 자체적으로 제작한 사출성형기 작업표준에 따라 구체적인 작업조건과 작업순서 등을 규정하고 이를 소속 근로자들에게 적용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완제품의 품질 유지를 위한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기본적으로 I이 자체 작성한 품질관리 작업표준 및 사출성형기 작업표준 등에 따라 소속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식이 결정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원고들의 업무가 피고의 주된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가)

윤활유공장의 핵심 생산공정은 윤활유의 배합 및 충전을 통한 윤활유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I이 수행한 '용기' 생산 업무와 구분된다. 원고는 윤활유 제품생산 업무와 윤활유 용기생산 업무가 밀접하게 연동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의 직원들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이행을 관리하기 위하여 윤활유 용기생산 계획 및 용기생산 공장 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윤활유 제품생산이라는 주된 사업에 부수된 업무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실제로 I의 폐업 이후 피고가 외부 업체로부터 윤활유 용기를 구매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윤활유 용기생산 업무가 윤활유 제품 생산에 불가분적으로 연동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윤활유 용기생산을 담당한 원고 B · C는 출하검사, 불량검사, 검사일지 기록등의 '품질관리', '안전관리', '조직관리', '실적보고' 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윤활유 용기 생산 관련 정비 업무를 담당한 원고 A · D은 '일상점검 및 기록유지', '안전관리', '유틸리티, 환경관리', '금형교체'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반면 피고의 직원들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관리한 일부 인원만이 용기생산계획 수립, 완제품 검수 및 인수, 중대한 설비 이상에 관한 조치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들이 수행한 것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피고의 직원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직원이 수행한 업무는 명확히 구분되었다.

또한 원고들을 비롯한 I 근로자들은 자체적으로 편성한 교대근무 체계에 따라 근무한 반면, 피고의 직원들은 원고들과 구분된 다른 장소에서 상시 주간근무를 하였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들이 서로 교체 투입되어 근무하였다거나 혼재되어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다)

결국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들 사이에는 비교대상 근로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측면에서도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4)

그밖에 파견의 징표를 발견하기 어려움

가)

I은 자체적인 품질관리 작업표준, 사출성형기 작업표준을 작성하여 사용하였고, I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교대조 구성 및 작업조건 설정도 원고들과 같은 관리감독자 또는 현장대리인이 결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고들은 I 소속 담당자에게휴가 사용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을 뿐, 피고가 원고들의 휴가 사용을 통제하며 승인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원고들은 피고의 직원에게 근로자 연차 사용을 보고한 경우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도급인인 피고로서는 주간 생산계획의 진행 현황을 확인하기 위하여 교대조로 근무하는 I 직원들의 결근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원고들이 카카오톡을 통하여 직원의 연차 사용을 보고한 내용을 살펴도, 현장관리자 역할을 수행한 원고들이 결원 발생에 따른 인원배치 조정 및 생산량 조절 방안을 결정한 내용을 피고에게 보고한 것에 불과하므로, 오히려 원고들이 실질적인 작업배치권을 행사하였다고 보일 뿐이다.

나)

그밖에 원고들은, ① I이 피고 소유의 금형과 설비를 사용하였고, ② 피고가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배포하였으며, ③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들이 함께 소방훈련에 참여했다는 사정 등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의 적극적 징표인 피고의 상당한 지휘 · 명령 및 피고 사업에 대한 원고들의 실질적 편입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①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일의 완성을 위한 재료를 제공할 수 있고, 피고가 지정한 원재료를 사용하여 윤활유 용기생산을 해야 하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내용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가 금형 및 설비를 제공한 것은 도급업무 수행을 위한 지원이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고, ② 피고가 배포하였다는 물질안전보건자료는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른 의무 이행을 위한 조치에 해당하며, ③ 원고들이 실제로 피고의 직원들과 함께 소방 훈련에 참여하였음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방훈련에 참여하였더라도 사업장의 안전확보를 위한 조치일 뿐 그것을 피고의 상당한 지휘 · 명령이나 피고 사업에 편입된 징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원고들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6.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김현정 이유지

각주1) 2024.경 기준이나, 원고들이 윤활유 공장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던 기간 동안 윤활유 공장 조직개요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