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1. 11. 20. 피고의 C공장 사내하청업체인 D 주식회사에 입사한 이래 피고의 사내하청업체의 소속으로 피고 C공장 내에서 자동차조립 업무에 종사한 자로서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19다222096 등 판결로 원고에 대한 피고의 직접고용이 간주된다는 판결을 받은 피고 소속 근로자이다.
피고는 2024. 8. 27. 원고에게 2024. 9. 2.자 징계위원회 개최를 통보하면서 '부의내용'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첨부하였다. 그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4. 9. 2. 징계위원회(이하 '초심 징계위원회'라고 한다)를 개최하여 '원고가 2024. 8. 8. 흉기인 칼 2자루를 소지하고 회사에 출입하여 동료 직원인 E, F가 작업을 하고 있던 작업대에 꺼내 두고, 이중 칼 1자루로 자신의 배를 찌르는 듯한 시늉을 하는 등 직장질서문란 행위를 하였다. 이 사건이 공장 내에 알려지게 되면서 피해자 및 동료직원들은 원고와 같이 근무하길 희망하지 않고 있고, 모바일 앱인 블라인드에 관련 글이 게시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지게 되어 회사의 명예가 실추되었다.'는 사유로 피고의 취업규칙 제17조 제2호, 제4호, 제64조 제5호, 제15호, 제19호에 따라 원고를 2024. 9. 3.자로 해고한다고 의결하고, 2024. 9. 3.경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가 초심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함에 따라, 피고는 2024. 9.10. 원고에게 재심 징계위원회의 개최를 통보한 뒤 2024. 9. 23. 재심 징계위원회(이하 '재심 징계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하였다. 재심 징계위원회는 2024. 9. 23. 초심 징계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원고에 대한 징계를 '해고'로 의결하고, 2024. 9. 30.경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피고가 G노동조합H지부와 체결한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4. 9. 3.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6,201,196원 및 그중 별지 미지급 임금 내역표 '소계'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 다음날부터 청구취지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
판결
사건
2024가합111195 해고무효확인 등 청구의 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태영
피고
B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담당변호사 정현영, 조찬영
변론종결
2026. 4. 30.
판결선고
2026. 5. 21.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5,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아래와 같은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징계양정도 적정하지 아니하므로 무효이다.
이 사건 당시 원고가 근무한 'I'의 대의원 자리가 공석이어서 2024. 9. 2.자 초심 징계위원회를 3일 앞두고 2024. 8. 29. 대의원 J이 임시로 원고 소속 작업장의 대의원을 맡게 되었다. 원고와 J이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탓에, 원고는 초심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였고, J도 원고에 대한 충분한 변론을 하지 못하여 실질적인 변론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는 피고의 단체협약 제32조 제3항에 따른 절차를 위반한 하자가 있다.
원고는 직장동료인 F, E을 폭행, 성희롱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에 관하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작성한 사실도 없다. 당시 원고는 자해를 하고자 칼을 작업대 위에 올려놓은 것일 뿐이므로, F, E을 공격하거나 겁을 주려는 의사가 없었던 것이어서 원고가 그들을 협박한 것도 아니다. 설령 원고가 피고의 직장규율을 어지럽혔다고 보더라도, F, E이 원고를 용서하며 그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C공장 직원 259명도 원고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행위를 두고 직장규율을 어지럽혀 다른 직원에게 악영향을 미친 경우라고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부존재하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실체적 하자가 있다.
이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점, 원고가 작업대에 칼을 꺼내놓고 다시 가방에 칼을 집어넣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약 1분 정도에 불과하여 극히 짧은 점, 원고는 자해하기 위해 칼을 꺼낸 것이지 다른 사람을 공격할 의사는 없었던 점, 원고가 피고의 C공장에서 20여 년간 성실히 근무하였고 직장동료들도 원고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이 사건 해고로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현저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징계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위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대의원인 J은 피고의 단체협약 제32조 제3항에 따른 소명 및 변론의 기회를 보장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2024. 8. 27. 피고로부터 초심 징계위원회의 개최를 통보받으면서 초심 징계위원회에서 소속 대의원의 변론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고, 첨부된 부의내용을 통해 원고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사유와 징계근거 규정을 비교적 상세히 통지받았다. 초심 징계위원회는 그로부터 6일 후인 2024. 9. 2.에 개최되었으므로, 원고는 초심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을 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보장받았다.
대의원 J이 원고가 근무하는 'I'을 담당하게 된 시점이 2024. 8. 29.경이어서 그 무렵부터 원고와 초심 징계위원회의 변론을 준비하였다고 해도, 이 사건 해고 사유의 내용과 성격, 변론 준비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력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초심 징계위원회가 개최되기까지의 3일 간 J이 원고 등을 통해 징계위원회에 부의된 징계혐의사실을 확인하고 원고의 주장을 정리한 후 변론을 준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위 기간이 변론을 준비하기 불가할 정도로 지나치게 단기이어서 대의원 J의 변론기회를 실질적으로 침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힘들다.
설령 원고와 J에게 변론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였다고 한다면, 원고는 징계위원회 개최 통보서를 통해 안내받은 바와 같이 단체협약 제32조 제3항 후단에 따라 피고에게 연기 사유를 소명하여 징계위원회의 개최를 연기함으로써 변론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피고와 J은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그대로 초심 및 재심 징계위원회에 함께 참석하여 변론하였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5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4, 6, 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당시 피고 C공장의 'I'에서 E, F, K, L과 한조로 근무하던 중, 2024. 8. 5. 업무 분담과 관련하여 E, F, K과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원고는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F에게 '나 함부로 대하지 마라. 나도 더 이상 안 참는다'라고 이야기하였으나, F가 '제발 좀 참지 말아라'고 대답하였고, K이 대화 도중 자신에게 손가락질을 한다고 느껴 '손가락을 부러트린다'고 하였으나 '부러트려봐'라고 대답하여 충격을 많이 받았고 모욕감이 많이 들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더 이상 참지 않고 해야 할 말은 해야겠다. 시원하게 이야기해야 하고 어설프게 얘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고, 이에 2024. 8. 6. M에서 칼 1자루를 구입하였으나 호신용이라 칼날이 무딘 탓에 2024. 8. 7. 칼날이 잘 드는 칼 1자루를 추가로 구입하였고, 이 사건 당일인 2024. 8. 8. 위 칼 2자루를 가방에 담아 피고의 C공장으로 출근하였다. 위 칼 2자루는총길이 약 25~30cm, 칼날 길이 약 15~10cm이고, 칼날 덮개가 함께 있는 형태였다.
원고가 2024. 8. 8. 오전경 F에게 '일을 도와주겠다'하며 말을 걸었으나 F가 이를 거절하였고, 이에 화가 난 원고는 가방에서 칼 2자루를 꺼내 작업대 위에 올려놓았으며, 이에 놀란 E이 '지금 협박하는 거냐'고 묻자 원고는 '나를 찌르려고 한다'고 말하면서 칼 한 자루를 잡고 배를 찌르려는 시늉을 하였다.
E은 2024. 8. 28. 피고의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똑딱이를 따고 칼을 꺼내는 모습이 트라우마처럼 계속 떠오릅니다", "그때 원고의 얼굴을 보니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표정으로 있었습니다. 심장이 떨리고 무서워서 가만히 계속 작업만 했습니다", "(원고가) 다시 부스터에서 근무하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작업현장에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라고 답하였고, K은 같은 날 "(원고가) 착해요. 사실 저는 이분이 처벌받기를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하면서도 "다만 같은 장소에서 같이 근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나는 치료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하였다.
E, F는 2024. 11. 6.자 및 2024. 11. 17.자 탄원서를 통하여 '원고는 23년 동안 피고의 C공장에서 성실히 근무해온 직원이다. 원고의 선처를 탄원한다'며 원고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원고와 함께 피고의 C공장에서 근무해온 259명의 동료들도 탄원서를 통하여 마찬가지로 원고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
구체적 판단
인정되는 징계사유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당시 미리 준비한 칼 2자루를 직장동료에게 내보이며 공포심을 일으키고 그중 칼 1자루를 들어 자신의 배를 찌를 것처럼 자해행위를 하여 동료들을 협박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흉기를 사용하여 동료들을 협박하고 피고의 직장규율을 문란하게 하거나 어지럽힘으로써 다른 직원에게 악영향을 미친 행위로서, 상호 인격을 존중하고 예의와 우애를 가져야 한다는 피고의 복무규율을 위반한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피고의 취업규칙 제17조 제2호, 제64조 제5호, 제15호, 제19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직장 동료들과의 다툼 과정에서 자신이 동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더는 동료들이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강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M에서 미리 구매한 칼 2자루를 소지한 채 피고의 C공장 작업장에 출근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당시 직장동료 F와의 다툼이 반복되자 F, E이 볼 수 있도록 칼 2자루를 작업대 위에 올려놓은 다음 그중 칼 1자루로 자신의 배를찔러 자해할 것처럼 소동을 벌였다. 원고가 사용한 칼 2자루는 모두 칼날의 길이가 약 10~15cm에 이르는 흉기였다. 이러한 원고의 행동은 F, E 등이 원고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그들에게 흉기를 보여주며 공포심을 일으키고 나아가 그 흉기로 자신의 배를 찌를 것처럼 자해시도를 한 것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해악을 고지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원고는 칼로 F 등을 공격하거나 겁을 주려는 의사가 없었으므로 협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협박은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면 성립하는 것이고(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4316 판결 참조) 반드시 타인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단순한 자해의 시늉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F 등에게 어떠한 해악을 가할 듯한 위세를 보인 행위로서 협박에 해당한다고 봄이 옳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은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하던 직장동료 사이에서 발생한 업무상 갈등을 흉기를 사용하여 다른 동료를 협박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려 한 것으로서 협박행위의 경위와 내용, 사용한 도구 등에 비추어 직접 협박피해를 받은 E, F는 물론이고, 피고의 C공장 내 다른 직원들에게도 공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고, 업무상 갈등의 극단적인 표출 사례로서 피고의 기업질서 및 복무규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된다. 특히, 이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 E은 피고의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으로 인하여 받은 충격을 호소하며 원고와 함께 근무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같은 조에서 근무하였던 K 역시 원고의 선처를 호소하면서도 함께 근무하는 것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하였다.
비록 이 사건 이후인 2024. 11.에 이르러 E, F가 원고의 선처를 탄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피고 C공장의 일부 직원들도 같은 의사를 밝혔다고 해도 이러한 사정은 원고의 징계양정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가 될 수 있을지언정,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의 존부를 판단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인정되지 않는 징계사유
다만, '모바일앱 블라인드에 이 사건과 관련된 글이 게시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져 회사의 명예가 실추되었다.'는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보건대,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블라인드 앱 게시판에 'N'이라는 제목으로 피고의 C공장에서 발생한 이 사건에 관한 경위를 문의하는 글이 게시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글을 게시한 당사자는 원고가 아니다. 원고의 이 사건 협박행위 자체가 피고 회사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언동이라고 볼 수 있을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위 글의 게시를 통해 피고의 명예를 훼손한 당사자도 아닌 원고에게 위 글 게시 등을 통한 회사명예 실추에 대하여 명예훼손 언동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나아가 위 글은 피고의 C공장에서 발생한 이 사건에 관하여 사건 경위를 문의하는 글에 불과하여 이 사건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위 블라인드 앱은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소통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로서 특정 회사의 직원임을 인증 받은 사람들만이 게시판에 글을 읽거나 쓸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모바일앱 블라인드 게시글 등을 통한 피고의 명예실추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피고의 취업규칙 제17조 제4호, 제64조 제19호의 징계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위 가)항의 행위에 대하여 피고의 취업규칙 제17조 제2호, 제64조 제5호, 제15호, 제19호에서 정한 징계사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원고의 위 나)항의 행위에 대하여 피고 취업규칙 제17조 제4호, 제64조 제19호에서 정한 징계사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참조).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해당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 그리고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원고에게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피고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직장동료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다수의 직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자동차 제조업무의 특성상 피고 직원들 사이의 존중과 우애는 피고의 기업질서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고, 피고 소속 근로자인 원고로서는 직장 동료들 상호간에 인격을 존중하고 예의와 우애를 갖출 것이 요구된다(취업규칙 제17조). 그럼에도 원고는 직장동료가 자신을 무시하여 모욕을 당하였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직장동료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어 더는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목적 아래 흉기인 칼 2자루를 미리 준비하고 이 사건 당시 위 칼을 직장동료에게 내보여 위협을 하였고 나아가 그중 한 자루로 자신의 배를 찌를 듯이 위협하며 직장동료들을 협박하였다.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직접 협박피해를 받은 E, F 뿐만 아니라 피고의 C공장 내 다른 직원들에게도 공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었고, 업무상 갈등의 극단적인 표출 사례로서 피고의 기업질서 및 복무규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넉넉히 인정된다. 이러한 원고 비위행위의 경위와 내용, 방법과 수단, 사전 계획성, 직장 내 파급력 등에 비추어, 원고의 비위행위가 피고의 기업질서 유지 및 복무규율 확립 등에 미친 악영향이 매우 중하다고 평가된다.
더욱이 이 사건이 있었던 2024년 당시는 이른바 O 사건, P 사건, Q사건 등 흉기를 사용하여 살인범행을 저지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직후였던 탓에 시민들의 불안감, 공포심이 적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사회분위기를 모를 리 없는 원고는 자신의 불만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흉기를 사용하여 이 사건을 저질렀는바, 원고의 의도와 동기가 불량함은 물론 피고의 C공장 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느꼈을 충격과 공포, 불안감도 결코 작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이전에도, 2024. 7. 초경 직장동료 R과 언쟁을 벌이다가 쇠망치를 들어 R을 때리려는 시늉을 하거나, K이 자신에게 손가락질을 한다고 하며 K의 손가락을 잡아 비틀려고 시도하는 등 직장동료들을 상대로 폭행을 시도한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자중하지 않고 이 사건에 나아갔는바, 원고가 상당기간 불안, 우울장애 등으로 진료를 받아온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원고의 비위행위에 엄격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원고의 이 사건 협박행위가 피고의 기업질서에 미친 악영향, 피고 직원들에게 미치는 공포심과 불안감이 결코 가볍지 아니하였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사정이 사회 일반에 알려졌는지 아니면 피고의 내부적인 문제로 그쳤는지에 따라 징계의 가벌성에 큰 차이를 둘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이후 E, F가 원고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원고의 직장동료 259명도 같은 내용의 탄원을 하고 있기는 하나,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를 감안하더라도 원고에게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임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청구취지 제2항과 같이 피고에 대하여 2024. 10. 1.부터 2025. 6. 30.까지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에 위법이 없고, 징계사유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정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규훈(재판장) 양성모 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