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할부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금융기관이고, 원고는 2003. 9.경 피고에 입사하여 대여자산관리부 매니저(파트장)로 근무한 사람이다.
징계처분의 경위
피고는 203. 4. 3.경 원고가 직원(팀원) C을 성희롱하였다는 피해 신고를 받았다. 피해 신고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신고사실'이라 한다).
피고는 2023. 5. 18. 원고에게 위 신고사실에 대한 사실확인서 작성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2023. 5. 26. 위 신고사실을 부인하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23. 11. 9. 원고에게 '직장 내 성희롱'을 심의안건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니 출석하여 소명하라는 내용의 인사위원회 출석요구서(이하 '이 사건 출석요구서'라 한다)를 송부하였고, 피고는 2023. 11. 17.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였다.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3. 11. 17. '직장 내 성희롱'을 징계 대상 행위로 하여 원고에게 2023. 11. 22.자로 감봉 1개월을 징계하기로 의결하고 다음과 같이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23. 11. 29.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인사위원회는 2023. 12. 18.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① 이 사건 출석요구서에 징계혐의사실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아니하여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아니한 절차적 하자가 있고, ② 원고가 이 사건 신고사실의 행위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징계사유가 부존재하는 실체적 하자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절차적 · 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징계사유의 특정 여부
관련 법리
징계사유의 특정은 그 비위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될 정도로 적시함으로 충분한 것이고 최소한 피징계자가 어떤 비위행위로 징계가 이루어지는지 인식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방어권을 행사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특정되면 충분하다(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두14380 판결 등 참조). 즉,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징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 그에 불복하여 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면 징계사유를 세부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인해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구체적 판단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에게 송부한 이 사건 출석요구서의 '심의안건' 란에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기재된 사실, 이 사건 징계처분 통지서의 '징계대상 행위' 란에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만 축약하여 기재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인정근거, 을 제9, 11, 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신고사실1, 2로 구체화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 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출석요구서에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 준법지원부 본부장은 2023. 5. 8. 원고와 면담하여 이 사건 신고사실을 구두로 설명하고 인정 여부를 물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고는 위 면담 과정에서 신고사실1과 관련하여 '배우자 관련 이야기를 한 것은 맞지만 스토리상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이고, C과 악수를 한 적은 있으나 손을 잡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신고사실2와 관련하여 '몸매 관리를 잘하는 것 같다고 말한 사실은 있으나, "뒤태", "달라붙는 옷"과 같은 단어를 사용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의견을 밝혔다.
피고 준법지원부 준법감시인은 2023. 5. 18. 원고에게 이 사건 신고사실에 대한 사실확인서 작성을 메일로 요청하였는데, 첨부된 사실확인서 작성 양식에는 신고사실1, 2에 관한 C 및 관련자(부서 동료)의 진술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신고사실1, 2에 관하여 '왜곡이 있거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히며 당시 상황 및 확인요청사항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2023. 5. 26. 피고에게 송부하였다.
원고는 2023. 11. 17.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혐의사실에 대한 설명을 들은 위 위원들 앞에서 신고사실1, 2에 대해 소명하였다. 또한 원고는 감봉 1개월을 의결한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2023. 11. 29.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원고가 작성한 재심신청서에 따르면 원고는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재심 심의를 위해 2023. 12. 18. 개최된 인사위원회에도 출석하여 신고사실1,2에 관하여 재차 소명하였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신고사실1 관련
앞서 본 인정근거, 을 제10,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C ·D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배우자와의 성적 관계 및 스킨십 관련 이야기를 하며 C의 손깍지를 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언어적 · 신체적 행위로 이로 인하여 상대방인 C이 불쾌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취업규칙 및 관련 법령이 정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C은 피고의 직장 내 성희롱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2019년 봄에서 여름경 회식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강남역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던 중 E빌딩 뒷문 쪽으로 나가면 있는 F와 G편의점 사이 골목에서 "(와이프와) 성적 관계가 맞지 않는다", "연애때도 (와이프는) 관계하는 거를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스킨십을 좋아한다"고 하였고 자신의 손으로 제 손을 깍지 끼듯 잡고 자신의 엉덩이 쪽으로 손을 끌어당겼다'고 진술하였다.
C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2019년 봄에서 여름경 회식자리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원고의 신혼생활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가 "와이프와 성적 관계가 맞지 않는다"는 말을 하였고 "스킨십을 좋아하고 잘한다"고 하며 스킨십을좋아하냐고 물어 좋아하는 편이라고 대답하자 제 손깍지를 잡고 자신의 엉덩이 쪽으로 갖다 대어 놀라서 손을 바로 뺐는데 그게 엉덩이에 닿았는지 안 닿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원고 및 C과 함께 근무한 D은 피고의 직장 내 성희롱 조사과정에서 'C으로부터 원고가 술 마시고 나서 회식 같이 간다고 하면서 갑자기 손깍지를 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걸 들었고, C은 엄청 기분 나빠했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C이 증인에게 전화해서 원고가 회식자리 끝나고 돌아가면서 손깍지를 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요?'라는 질문에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신고사실1 관련 C의 진술은, 구체적인 장소와 대화 내용을 언급하는 등 매우 상세하고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인 점, 최초 신고 당시부터 이 법원에서 증언하기까지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이 일관되는 점, C은 원고의 행위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며 동료인 D에게 말하였고 이는 D이 들었다는 내용과도 일치하는 점, 원고도 C에게 배우자와의 성적 관계 등에 관하여 언급한 사실에 대하여는 인정하고 있는 점, C이 피해사실을 거짓으로 진술할 뚜렷한 이유나 동기가 나타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신빙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C이 행위 당시로부터 약 4년이 경과한 시점에 신고하였고 이후에도 원고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였다는 점을 들어 C의 진술을 신빙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C은 원고와 팀원과 파트장의 관계에 있었을 뿐 아니라 대전지점에서 서울지점으로 발령받아 원고로부터 업무적인 도움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C이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곧바로 이의를 제기하고 불편함을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고사실2 관련
앞서 본 인정근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C에게 몸매 등 외모를 평가하는 말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언어적 행위로 이로 인하여 상대방인 C이 불쾌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취업규칙 및 관련 법령이 정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C은 피고의 직장 내 성희롱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 걸으면서 "과장님은 같은 나이 또래의 다른 분들이랑 비교해서 몸매관리를 잘하시는 것 같다", "뒤태가 남다르다, 가끔 달라붙는 옷을 입고 오시면 20대 같으세요"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도 '원고가 "뒤태가 남다르다"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D은 피고의 직장 내 성희롱 조사과정에서 '입사 초 셋이서 밥먹고 나오면서 사무실 올라가는 길에 원고가 저한테 40대랑 어울리지 말고 같은 또래랑 어울려라.그래도 40대지만 몸매관리는 잘한 것 같다는 얘기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셋이 같이 점심시간에 밥 먹으러 가면서 C의 뒷모습을 보고 "나이에 안 맞게 뒷모습은 20대 같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원고 및 C의 또 다른 부서 동료는 피고의 직장 내 성희롱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평소에 "나이에 비해 ~하다" 등의 칭찬성 멘트를 하는 걸 종종 들은 바 있다. C도 당시 상황에서는 타인의 시선도 있고 웃으며 넘겼지만 속으로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진술하였고, 원고 역시 C에게 "나이에 비해서 몸매 관리를 잘하신 것 같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C의 진술은 그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을 뿐 아니라, 직장 동료들이 직접 들었다는 내용과도 주요 부분에서 일치하므로 신빙성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C이 몸매자랑을 하여 칭찬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원고와 C의 직장 내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이성의 몸매를 평가하는 발언은 상대방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으로서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원고가 C에게 신고사실1, 2 관련 언어적 · 신체적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피고의 취업규칙 및 관련 법령이 정한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결론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절차적 · 실체적 하자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이수경 김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