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19. 선고 2024가합60235 판결

취업규칙무효확인 등

주문

1.

이 사건 소 중 원고 A노동조합의 주위적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 A노동조합의 예비적 청구 및 원고 B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지방자치단체출연 연구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연구원법'이라 한다) 제2조에 따라 D시로부터 출연 · 보조를 받고 있는 재단법인으로 D시행정 및 D시의회 의정에 관한 중 · 장기계획 및 자료의 조사연구 등을 주된 목적 사업으로 수행한다.

2)

E연구원은 「지방자치단체 출차 · 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출자출연법'이라 한다) 및 2018. 1. 4. 제정된「E연구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이하 'E연구원 조례'라 한다)에 따라 설립된 연구원이다.

3)

원고 노동조합은 공공, 운수, 사회서비스 분야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원고 B은 E연구원에 소속되어 있던 근로자로서 E연구원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원고 노동조합의 F지부 G지회(이하 '원고 지회'라 한다)의 지회장이다.

나.

피고와 E연구원의 통합

1)

D시는 2022. 9. 5.경 발표된 '새정부 지방공공기관 혁신지침'에 따라 D시 출자 ·출연기관 중 유사 · 중복 기관을 통폐합하기로 결정하고, 지방출자출연법에 따른 출자 출연기관 운영심의위원회(이하 '운영심의위원회'라 한다)를 통해 피고와 E연구원의 통합 절차를 진행하였다.

2)

운영심의위원회는 2022. 12. 23. 제9차 회의에서 '기관 운영의 틀은 피고를 활용하고, 한 기관의 조례 개정 시 부칙에서 다른 기관의 조례를 폐지하는 방식'으로 통합할 것을 의결하였다.

3)

D시는 담당공무원, 피고 및 E연구원의 각 사용자 측 대표위원, 노동조합 대표자,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통합지원TF를 구성하여 총 6차례 논의를 거쳐 운영심의위원회 의결로 양 기관의 통합에 대한 사항을 정리하였다.

4)

D시의회는 2023. 7. 24. 「C연구원 운영 및 지원 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라 한다)를 일부 개정하여 아래와 같이 통합 절차 · 내용 등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였다.

5)

E연구원은 이사회 결정에 따라 2023. 11. 1. 해산되었고, 같은 날 해산등기가 마쳐짐에 따라 피고와 E연구원의 통합(이하 '이 사건 통합'이라 한다)이 이루어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

가.

원고 노동조합

1)

주위적 청구

이 사건 통합은 영업양도에 해당하므로 E연구원의 근로관계는 피고에 그대로 승계되고, 승계되는 근로관계에는 근로계약상의 지위뿐만 아니라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 근로조건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다. 그런데 피고는 E연구원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E연구원의 취업규칙에 비해 정년 · 보수체계 · 승진 등에서 불리한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하였는바,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및 E연구원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원고 지회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 노동조합은 원고 지회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피고 취업규칙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고, E연구원의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는 확인을 구한다.

2)

예비적 청구

피고는 원고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및 E연구원 단체협약을 위반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 노동조합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및 단체협약에 따라 보장된 동의권을 침해받았다. 따라서 원고 노동조합은 피고의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으로 5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한다(명시적 일부청구).

나.

원고 B

피고는 원고 B에 대한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및 단체협약을 위반하였으므로, 피고의 취업규칙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고 종전 E연구원의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는 확인을 구한다.

3.

본안전 판단

가.

원고 노동조합의 주위적 청구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 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 ·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이 정하는 일정한 권리 · 의무의 주체가 되고 조합원 임금협상의 당사자가 되거나 취업규칙의 변경에 동의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는 하나, 사용자에 대해 임금채권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어 단체협약또는 취업규칙이 정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이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지위에 있지 않다. 따라서 원고 노동조합은 피고 또는 E연구원 취업규칙이 직접 적용되는 지위에 있지 않고, 해당 규정으로 인해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상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인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간접적 · 사실적 이해관계를 가질 뿐이다. 따라서 피고 취업규칙의 효력 유무 및 E연구원 취업규칙 적용 여부는 임금채권자인 소속 구성원인 근로자들에 대한 법률적 지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볼 수는 있지만, 노동조합인 원고 노동조합의 법률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 · 불안을 야기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원고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피고 취업규칙 효력 및 적용 여부에 대한 확인 판결이 선고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해당 규정에 대해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소속 근로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분쟁해결도 기대하기 어렵고, 근로자들이 원고가 되어 피고 취업규칙이 자신들에게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의 확인판결을 받거나 종전 규정에 따른 이행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해당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원고 노동조합은 피고 취업규칙 효력 유무 및 E연구원 취업규칙의 적용 여부에 대한 확인을 구할 법률상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원고 노동조합의 주위적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2다28784 판결 등 참조).

나.

원고 B의 청구

원고 B은 피고 또는 E연구원 취업규칙을 직접 적용받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 위 두 가지 취업규칙 중 어느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게 되는지에 따라 정년 · 보수체계 · 승진등 근로조건에 차이가 발생하므로, 피고 취업규칙 효력 여부 및 E연구원 취업규칙의 적용 여부에 대한 확인을 구할 이익이 존재한다.

4.

피고가 E연구원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포괄승계하였는지

가.

쟁점

원고들은 '이 사건 통합은 영업양도로서 피고가 E연구원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음을 전제로, 피고가 E연구원 취업규칙보다 정년 · 보수체계 · 승진 등에서 불리한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한 것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통합에 따라 E연구원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우선적으로 살펴본다.

나.

관련 법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던 특정 사업을 법률에 의하여 공사에 이관하는 경우에 있어서, 인적 조직에 변동이 있고 물적 조직도 그것을 규율하는 법률 등에 차이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입법정책적 판단에 의하여 공사에 승계되는 권리 · 의무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공사의 설립에 관한 법률 등에서 이관되는 업무에 관한 권리 · 의무를 공사가 승계한다는 규정만을 두고 근로관계의 승계 여부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아니한 때에는 해당 공무원들의 근로관계가 공사에 당연 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3다39644 판결 등 참조).그리고 법률의 개정 등으로 인하여 정부의 특정업무의 대행기관이 변경된 경우에는 이를 두 단체 사이의 약정에 의한 영업양도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종전에 대행업무에 종사하던 직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이 업무를 맡게 된 기관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경우에 있어 근로관계의 승계가 있다고 보기 위해서는 법률의 부칙이나 새로이 업무를 맡게 된 기관의 정관, 취업규칙 등에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든가 두 단체 사이에 직원들의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별개의 약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0. 12. 12. 선고 99다66373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본 인정근거, 갑 제14, 17, 22, 23호증, 을 제12, 13, 15, 29, 30, 3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통합의 법적성질은 영업양도에 해당하지 않고, 그 밖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E연구원의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 노동조합의 예비적 청구 및 원고 B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를 제 · 개정할 수 있는바(지방자치법 제28조 제1항<1>), 조례의 제정권자인 지방의회는 선거를 통해서 지역적인 민주적 정당성을 지니고 있는 주민의 대표기관이고 헌법이 지방자치단체에 포괄적인 자치권을 보장하고 있는 취지로 볼 때, 조례에 대한 법률의 위임은 법규명령에 대한 법률의 위임과 같이 반

드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할 필요가 없으며 포괄적인 것으로 족하다(헌법재판소 1995. 4. 20. 선고 92헌마264, 279 결정 참조).

2)

피고는 지방연구원법의 적용을 받는 지방자치단체출연 연구원으로서 지방연구원법이 지방연구원의 재산운영 및 관리에 필요한 사항(제13조 제3항<2>), 경영평가에 관한 사항(제19조 제1항<3>) 등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함에 따라 피고의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하여 이 사건 조례가 제정되었다. 한편, 지방자치단체출연법은 기관의 통합 및 그에 따른 근로관계 승계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E연구원은 지방출자출연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서 지방출자출연법이 지방자치단체의 출자 · 출연과 대상 사업에 관한 사항(제4조 제5항<4>) 등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함에 따라 E연구원 조례가 제정되었다. 한편 지방출자출연법은 제24조 에서 출자 ·출연기관의 해산에 대하여 규정하면서 제3항으로 '출자 · 출연 기관의 해산 절차와 방법 등은 관계 법령과 해당 기관의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해산시 근로계약관계의 존속 및 승계 등에 대한 구체적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3)

D시는 2022. 9. 5.경 발표된 '새정부 지방공공기관 혁신지침'에 따라 D시 출자 ·출연기관 중 유사 · 중복 기관을 통폐합하기로 결정하고, 운영심의위원회에서 조례 개정을 통해 이 사건 통합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 사건 조례 개정을 통해

부칙 제2조에서 'E연구원 조례를 폐지한다.'고 규정하고, 부칙 제3조 내지 제5조에서 이 사건 통합에 따른 법률효과 등을 규정하였다.

결국 D시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법률의 포괄적 위임을 받은 이 사건 조례 개정을 통해 이 사건 통합을 진행하였는바, 양도인과 양수인의 계약을 통해 이루어지는 영업양도와는 법적성질을 달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나아가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 · 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양도가 이루어졌는가의 여부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로 볼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3826 판결, 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1022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조례 부칙 제4조 제1항에서 '이 조례 시행 전에 E연구원이 대외적으로 행한 법률행위의 효과와 법률관계는 피고가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에서'이 사건 조례 시행 전 E연구원이 시행한 사업 또는 시행 중인 사업은 피고의 사업으로 본다.'고 규정하며, 제5조에서 'E연구원의 모든 재산은 피고가 승계한다.'고 각 규정함으로써 피고가 E연구원의 대외적 법률관계 및 기존 진행 사업 · 재산을 승계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조례 부칙 제3조 제1항에서는 '이 사건 조례 시행 당시 E연구원 임원은 그 임기가 종료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E연구원 임원은 승계대상에서 제외한 점, ② 같은 조 제2항에서 '이 사건 조례 시행 당시 E연구원에 재직하던 모든 직원을 피고에 채용된 것으로 보되 근로계약 방식과 보수체계, 승진 등 각종 근로조건은 피고의 정관과 제 규정을 따른다.'고 규정함으로써 E연구원 직원 중 의사에 반하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만<5> 채용간주 규정을 두면서도 근로조건은 승계하지 않음으로써 근로관계의 포괄적 승계가 아니라는 점을 명시한 점, ③ 이 사건 통합 후 E연구원의 기존 조직은 모두 해체되고 피고와 통합되어 하나의 직제로 개편된 점, ④ 이 사건 통합 후 E연구원 H 청사는 폐쇄되었고 그 과정에서 업무 특성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피고청사에 인력이 혼합 배치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통합에 따라 E연구원의 인적 · 물적 조직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피고에 일체로서 이전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5)

결국 이 사건 통합이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와 E연구원 사이에 별도의 합의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근로관계의 포괄적 승계가 인정될 것인데, 이 사건 조례 부칙 제3조 제2 · 5항에 따라 E연구원 직원 중 의사에 반하지 않는 이들에 대하여만 채용을 간주할 뿐 근로조건은 승계하지 않음을 명시한 이상, 피고가 E연구원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원고 노동조합의 주위적 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 노동조합의 예비적 청구 및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이수경 김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