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4. 3. 29.자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13,295,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7.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돈을,
2025. 7. 1.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7,553,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주방용품 및 일용잡화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한 회사로, 국내·외에 생산/물류 거점을 구축하여 전 세계에 생산/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1996. 11. 4. 피고에 입사하여 영업부에 소속되어 있다가 2016. 7. 1.부터 2023. 10. 31.까지는 물류관리팀(안성)(이후 '안성물류팀', 'B2C물류팀'으로 조직변경)의 팀장(부장)으로, 2023. 11. 1.부터 2024. 1. 28.까지는 한국물류지원팀(한국물류센터) 부장으로, 2024. 1. 29.부터 피고 SCM<1>본부 부장으로 각 근무한 자로서, 2023.12.말경 임기를 2024. 1. 1.부터 2년으로 하는 피고의 노동조합 대의원으로 선출되었고, 2024. 3. 29. 피고로부터 징계해고 되었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 사건 해고 경위 등
피고는 2023. 12. 26.경 원고에 대해 정리해고예고 통지를 하였다가 2024.1.말경 정리해고예고 통지를 취소하였다.
피고는 2024. 2.경 SCM본부 직원의 제보를 받고 원고가 피고의 내부자료들을 무단으로 노동조합 지회장(C), 집행부 임원 2명(D, E)(이하 위 수신인 3명을 통틀어 '노동조합 측'이라 한다)의 이메일 또는 원고의 개인 이메일로 전송한 사실을 확인하였고, 2024. 3. 11.경 원고에게 대기발령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2024. 3. 22. 원고에게 '원고가 2023. 6. 9.부터 2024. 2. 13.까지 총 24회에 걸쳐 본인의 회사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이메일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회사의 승인 없이 생산제품의 원가 등의 영업비밀을 포함한 회사 내부자료를 (1) 권한 없는 다른 직원들(C, D, E)에게 누설하거나 (2) 본인의 개인 이메일 계정을 활용하여 외부로 반출하였다'는 징계사유를 들어(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하고, 원고가 발송한 별지 기재 메일을 각 순번에 따라 '순번 ○번 메일'이라 하며, 원고가 발송한 각 메일에 첨부된 각 자료들을 통틀어 '이 사건 자료'라 한다) 2024. 3. 28.자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2024. 3. 27.경 피고의 징계위원회에 '본인은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로자 대표에게 근로자의 권리를 위한 요구와 조합원으로서 조합에 대한 문의 등을 위하여 메일을 발송하였다. 해당 메일에 영업비밀의 자료는 없으며 회사에 피해를 발생시킬 목적으로 하지 않았음을 진술한다'는 취지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4. 3. 28. 이 사건 징계사유 해당 비위행위는 피고의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3, 7, 12호 및 취업규칙 제18조, 제34조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고, 2024. 3. 29. 원고에게 위 심의결과를 통보하였다.
원고의 재심 신청에 따라 피고는 2024. 4. 25.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처분을 유지하기로 의결하였다.
피고 내부 규정
피고의 취업규칙,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으로 ① 이 사건 해고일 이후인 2024. 4.부터 2025. 6.까지 기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 113,295,000원 및 지연손해금과 ② 2025. 7.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7,553,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각 청구한다.
해고사유의 부당성
피고는 취업규칙 제83조 제8항 각 호에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피고는 취업규칙 제83조 제8항 각호의 사유가 아닌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3, 7, 12호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는바, 그 자체로 부당하다.
이 사건 자료는 주로 물류팀의 인력배치현황이나 재고현황 등 단순한 사업현황에 대한 자료이거나 피고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서 등으로 피고가 이를 영업비밀로 관리하지 않았고,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도 없으며, 해당 자료는 피고의 직원이 자유롭게 열람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자료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관련 부서 직원들 상당수에게 공개되었거나 이미 지득한 자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자료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상 영업비밀이라거나 형법상 업무상배임죄의 대상이 되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부당한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긴박한 경영상 위기가 발생하였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자료를 회사 내에 있는 노동조합 측에 전송했을 뿐 피고 밖으로 반출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자료의 전송으로 피고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가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3호의 '형사 소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부정, 불법한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자료 전송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가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7호의 '정당한 상사의 명령에 불복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자료를 이메일을 통해 노동조합에 전달한 것일 뿐, 그 외의 회사 물품을 반출하거나 반출하려 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가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12호의 '회사의 허가 없이 회사물품을 반출하거나 또는 반출하고자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징계양정의 부당성
설령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전송한 이 사건 자료는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 내부 직원들에게는 이미 널리 공개된 자료였다는 점, 원고가 해당 자료를 부정하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획득하지 않았고, 전송 범위나 대상 역시 원고와 같이 피고에 재직 중인 노동조합 집행부의 C 지회장 외 2명으로 한정되었던 점, 원고에게 피고에 손해를 끼치거나 경쟁회사나 자신이 이득을 얻고자 하는 목적이 전혀 없었던 점 등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은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피고
해고사유의 정당성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에 의하여 조합원인 원고에 대하여 징계사유에 관한 취업규칙의 규정이 단체협약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한 바에 배치되는 경우 해당 취업규칙 규정은 무효가 되고 단체협약상 규정이 우선 적용된다.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3호는 '형사 소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부정, 불법한 행위를 한 자'라고 정하고 있는바,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는 물론, 결과적으로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는 않더라도 형사처벌의 가능성이 있거나, 그에 준하는 비난가능성이 있는 행위는 모두 위 규정에 따른 징계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사건 자료는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형법상 업무상배임죄의 대상이 되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는 해당하는데, 원고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자료를 노동조합 측에 이메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는바, 이는 형사처벌 대상인 범죄행위(업무상배임)에 해당할 뿐 아니라, 설령범죄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가능성이 있거나 그에 준하는 부정한 행위로서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3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피고의 보안 관련 취업규칙 규정 및 비밀유지서약을 위반하여 피고의 영업비밀 내지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이 사건 자료를 반출하였는바, 이는 정당한 상사의 명령에 불복한 것으로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7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가 자신의 외부 이메일 계정이나 해당 파일을 열람할 권한이 없는 피고의 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이 사건 자료를 전달한 것은, 피고의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12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원고가 타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관리자의 직급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 해당 비위행위를 범하였다는 점, 이 사건 자료는 피고가 오랜 기간 상당한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여 제작한 영업비밀 내지 영업상 주요한 자산으로서 원고가 이를 권한 없는 자 또는 본인의 개인 이메일로 반출한 순간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보아야 하는 점, 피고가 회사의 기밀사항을 누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사내 규정을 두고 있고, 원고 역시 피고에 수차례 정보 보호에 관한 각종 서약서에 서명을 해왔음에도 이를 위배하고 이 사건 비위행위를 범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자료가 영업비밀 내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법리
구 부정경쟁방지법(2015. 1. 28. 법률 제130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은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정보 보유자가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 ·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2528 판결 등 참조).
한편 영업비밀에 관한 정의 규정 중 비밀유지성에 관한 부분은 2015.1. 28. 법률 제13801호로 개정되어 '상당한 노력'이 아닌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될 것이 요구되었다가 다시 2019. 1. 8. 법률 제16204호로 개정되면서 '합리적인 노력' 부분이 삭제되었다. 현행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 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업비밀에 해당하기 위한 비밀유지성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를 강화하기 위하여 보호 대상이 되는 영업비밀의 인정요건을 완화한 개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 또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의사로 무단으로 자료를 반출한 경우에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자료의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도3043 판결,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도7962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등 참조).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6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 즉, 피고가 이 사건 자료에 해당 자료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이를 고지한 바 없는 점, 해당 자료는 관련 부서에 속해 있거나 협업하는 관계에 있는 상당수의 직원들에게는 공개되거나 제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자료가 피고에 의하여 비밀로 관리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자료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영업상 주요한 자산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2 내지 15호증, 을 제36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자료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자료의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자료에는 ㉠ 피고의 인력 배치현황(업무분장, 직급별 인원 수, 조직도 등)에 관한 자료(순번 1 내지 4번 메일 및 첨부자료), ㉡ 피고의 인원 현황, 생산수량, 주문현황 등이 기재된 일간 보고 자료(순번 6, 7번 메일 및 첨부자료), ㉢ 물류최적화를 위한 사업 계획 검토 자료(순번 5, 11번 메일 및 첨부자료), ㉣ 피고 창고의 동별, 층별 도면(순번 8번 메일 및 첨부자료), ㉤ 피고의 재고 현황(창고별 재고 수량, 위치, 입고 계획 등) 관련 자료(순번 9 내지 14, 16번 메일 본문 및 첨부자료), ㉥ 관련 회사와의 사업 관련 추진 현황 및 준비 관련 정보(순번 15, 17, 18, 21 내지 23번 메일및 첨부자료), ㉦ 관련 회사와의 사업 추진을 위한 계약서, 내부 품의서 등 중요 서류(순번 19, 20번 메일 및 첨부자료), ㉧ 인원 및 장비, 재고, 출고, 물류비, 시간외 근무현황 등 피고 영업 전반에 대한 정보가 기재된 월간보고 자료(순번 24번 메일 및 첨부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자료는 피고 내에서 결재 라인에 있는 임직원만 제한적으로 볼 수 있거나, 회의 참석 대상자에게만 제공된 자료이거나, 업무상 관련이 있는 자들에게만 이메일로 공유된 자료 등에 해당하므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통상 입수할 수 없다(원고는 이 사건 자료 중 일부는 피고의 인트라넷을 통해 전 직원에게 공개되는 자료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고 현황 등에 관한 자료는 피고의 SAP<2> 또는 BI<3> 시스템에서만 조회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위 시스템에 대한 접근권한은 원고가 소속된 SCM팀 등 구매, 손익분석, 재고연령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 등에게만 한정적으로 인정된다. 피고가 전 직원이 조회할 수 있도록인트라넷에 게시한 자료는 SAP 또는 BI 시스템에서 조회되는 자료 중 일부 데이터만 선별, 가공한 것으로 원고가 노동조합 측에 전달한 자료와는 차이가 있고, 그외 자료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자료는 피고가 1978년경부터 쌓아온 경영 노하우 및 데이터등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그 자체로 상당한 재산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 피고의 인력 배치현황(업무분장, 직급별 인원 수, 조직도 등)에 관한 자료(순번 1 내지 4번 메일 및 첨부자료)의 경우, 피고가 설립된 이래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직 편제 및 운영 등을 반영한 것일 뿐만 아니라, 피고가 2023년 인사 및 조직개편 관련 컨설팅 비용으로 합계 3억 6,000만 원을 지출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자료는 피고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인 것으로 그 사용을 통해 경쟁사에 비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인다. 또한, ㉢ 물류 최적화를 위한 사업 계획 검토 자료(순번 5, 11번 메일 및 첨부자료)는 피고가 2023년 2월부터 물류비용 최적화를 위하여 컨설팅 업체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제공받은 것이고, ㉦ 내부 품의 서 등 중요 서류(순번 19, 20번 메일 및 첨부자료)는 피고가 물류 대행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한 내용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 관련 회사와의 사업 관련 추진현황 및 준비 관련 정보(순번 15, 17, 18, 21 내지 23번 메일 및 첨부자료)는 물류 이 관 업무 등과 관련된 것으로, 물류비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방안, 물류 업무를 이전하기 위한 세부 단위 업무 및 일정, 진행 현황 및 협의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통해 피고가 경쟁사에 비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인다.
해고사유의 정당성
단체협약 위반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할 수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 제83조 제8항 각 호에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 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피고는 위 취업규칙상 해고사유가 아닌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3, 7, 12호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는바, 그 자체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피고의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은 '회사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징계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취업규칙이 아닌 위 단체협약에 정한 징계해고사유를 들어서만 원고를 징계해고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두4672 판결). 따라서 피고가 취업규칙이 아닌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3호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9, 17 내지 20호증, 을 제35호증의 각 기재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하여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3호의 징계사유는 인정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자료를 노동조합 측에 발송한 이유에 대하여 '사무직 F 사원의 퇴사 후 공석인 업무를 현장근로자 G 사원이 대체하여 근무하였는데, 업무의 효율 및 정당성을 위해 G 사원을 사무직군으로 전환할 것을 노사협의회에 상정하여 줄 것을 요구하거나 안성사업장 정리해고 과정에서 정리해고의 필요성 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주장하는바, 원고가 노동조합 측에 발송한 이메일 및 이에 첨부된 이 사건 자료의 내용, 피고는 2024. 1. 31. 안성사업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을 정리해고 하였고, 이에 위 근로자들은 2024. 2. 19.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원고의 위 주장은 납득 가능하다.
피고는 노동조합 지회장인 C가 2023. 4. 19.부터 2024. 2. 13.까지 총 15회에 걸쳐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직원들로부터 수집한 피고의 영업비밀 내지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개인 이메일로 전송하는 방법 등으로 외부로 무단 반출함으로써 피고에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C를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남대문경찰서는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다고 보아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위 수사 당시 C는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에 협의를 위한 기구가 있고, 제가 그 기구에 참석하여 조합원들이 겪는 부당함이나 문제들을 어필한다. 그래서 위와 같은 문제에 대해 회사와 협의하기 위해 조합원들로부터 관련 자료들을 받았다', '원고가 안성사업장 폐쇄를 저지해달라고 자료들을 보냈다. 원고가 보낸 자료에는 외부 시설들과 관련 업체들을 안성사업장으로 집중시켜야 수익이 발생한다는 컨설팅 보고자료가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도 원고가 고용안정협의회에서 언급하거나 요구하였던 내용 또는 향후 고용안정협의회에서의 협상에 필요할 것으로 스스로 판단한 자료들을 고용안정협의회의 진행 상황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노동조합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진술하였는바, 원고가 이 사건 자료를 경쟁업체 또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의사로 자료를 반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는 설령 형법상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원고의 비위행위는 그에 준하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이 사건 자료의 내용, 원고가 이 사건 자료를 노동조합 측에 전달한 목적과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행위가 '형사 소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7호, 제12호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의 승인 없이 피고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이 사건 자료를 노동조합 측에 이메일로 발송하는 방법으로 반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피고의 취업규칙 제18조, 제34조 및 비밀유지서약 등을 위반한 것으로서 피고의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7호의 징계사유(정당한 상사의 명령에 불복한 자)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4> 같은 항 제12호의 징계사유(회사의 허가 없이 회사 물품을 반출하거나 또는 반출하고자 한 자)에도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5>
피고의 취업규칙 제18조는 '사원은 회사의 규칙, 규정, 지침, 지시 등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상사의 명령,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34조 제5 내지
8항은 '사원은 회사의 기밀사항을 누설하거나 그 사항과 관계없는 사원에게도 보여서는 아니 된다. 사원은 회사의 허락 없이 회사에 관계되는 일체의 문서 또는 전자매체, 물품 등을 반출하거나 타인에게 보여주거나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는 등 회사의 기밀이나 회사에 관계되는 일체 문서 등의 보안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원고는 1996. 7. 1. 비밀유지서약서에 서명하였는데, 위 서약서에는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직접 개발, 습득하거나, 본인이 회사 내 또는 회사업무를 보조하는 모든 자로부터 간접적으로 습득한 원가 등에 관한 정보, 판매 및 영업, 홍보 관련 정보, 타사 제휴 현황, 관련 회사와의 사업정보 등 모든 정보'를 영업비밀로 보면서, '영업비밀을 피고의 업무 수행 목적에 한하여만 사용하고 피고가 아닌 본인이나 제3자를 위하거나 기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으며, 해당 업무와 관련이 없는 피고의 직원을 포함하여 어떠한 귀사 내·외의 사람에게도 공개하거나, 유포하거나, 누설(귀사의 영업비밀을 이메일 본문 및 첨부자료로 송부하는 행위, 귀사의 영업비밀이 담긴 서류나 저장장치를 전달하는 행위 등)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1996.11. 6. '피고의 제규칙과 상사의 지시 및 명령을 순종하겠다', '직무수행 중 인지한 회사의 기밀을 재직 중은 물론이고 퇴직 후에도 이를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서약서에 서명하였고, 2014. 3. 31. 위와 유사한 내용을 포함한 서약서에 서명하였으며,2014. 7. 15. '인터넷, 전자 메일, 메신저 등 사내 정보 관련 매체의 활용을 업무외 사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인터넷이나 전자 메일 등 모든 정보 매체를 활용시 회사의 기밀을 알 필요가 없는 제3자(직원, 고객 포함)에게 누설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전산보안 서약서에 서명하였다.
원고는 앞서 본 취업규칙 규정 및 비밀유지서약 등에 따라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습득한 정보나 자료 등을 피고의 승인 없이 피고의 직원을 포함한 제3자에게 누설하거나 전달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였으나, 피고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자료를 상당한 기간에 걸쳐 노동조합 측에 이메일로 전송하였다.
소결론
결국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사유 해당 비위행위가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3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위 비위행위가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7호, 제12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참조).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 · 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고,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하여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7호, 제12호의 징계사유만 인정되고,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가 이 사건 자료를 반출한 목적은 회사가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발생했다는 회사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측면이 있다고 보이는 점, ② 원고가 해당 자료를 부정하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획득한 것은 아니고, 자료를 전송한 상대방도 피고에 재직 중이고 노동조합 집행부에 속한C 지회장 외 2명에 한정되는 점, ③ 이 사건 자료가 피고 외부로 유출되었다거나 외부로 유출될 실질적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이 인정된다.
앞서 든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는 피고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존속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를 해고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해고의 효력이 없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해고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동안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그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가리킨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일 이후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서 해고되기 전인 2024. 2.분 급여명세서상 기본급은 5,198,000원, 성과격려금은 2,166,000원, 식대보조는 189,000원인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서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임금으로 월 7,553,000원(= 기본급 5,198,000원 + 성과격려금 2,166,000원 + 식대보조 189,000원)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이 사건 해고 이후인 2024. 4. 1.부터 2025. 6. 30.까지 기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 113,295,000원(= 월 7,553,000원 × 15개월) 및 이에 대하여 각 그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5. 7. 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 날인 2025. 7.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과 ② 2025. 7.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7,553,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백승영 송서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