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25. 선고 2024나322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원고는 C라는 상호로 주차서비스업을 하는 사용자이고,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5. 5. 1.부터 2021. 11. 10.까지 근무하였던 자이다.

원고는 근로계약에 따라 위 근무 기간동안 피고에게 2017. 10. 1.부터는 월 2,500,000원(원천징수 공제 후 2,417,500원)의 임금을 지급하였고(2020. 10. 30.부터는 2,417,500원을 2,217,500원은 ‘급여’, 200,000원은 ‘퇴직금’으로 나누어 입금하였다), 2020. 1. 1.경부터는<1> 추가로 매월 2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8년경 피고와 피고가 퇴직금을 사전에 매달 임금에 합산하여 지급받는 대신 별도로 법령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에게 2018. 1.부터 2021. 11.까지 총 47회에 걸쳐 퇴직금 명목으로 총 9,400,000원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퇴직금 사전 지급 약정은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이어서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원고가 피고에게 2020. 1. 1.경부터 현금으로 매월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월급과 별도로 20만 원을 추가 지급한 사실, 2020. 10. 30.부터는 월급 2,417,500원을 2,217,500원은 ‘급여’, 200,000원은 ‘퇴직금’으로 나누어 입금하였다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매월 2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 것은 그 실질이 임금에 해당하나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재를 전제로 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위 20만 원의 지급근거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퇴직금을 월급 또는 연봉에 포함하여 지급한다는 기재도 없으며, 별도로 퇴직금 분할 약정서가 작성된 사실도 없다.

2)

원고가 매월 지급할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산정함에 있어서도, 원고는 매달 20만 원씩 지급했다고 하나 별다른 산정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고, 월 급여액이 서로 다른 근로자들도 모두 일률적으로 20만 원 또는 30만 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다고 진술하는 것을 보면, 위 금액도 피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3)

원고가 2020. 10. 30.부터 급여 지급 시 20만 원을 ‘퇴직금’으로 표시하여 별도로 송금한 것은 원고가 일방적으로 표시한 것에 불과하여 그 기재만을 이유로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재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4)

피고의 퇴직금청구에 대해 “예전부터 월급에 퇴직금 포함 급여 지급했었고 근로계약서 쓸 때도 이야기한 상태다. 따로 퇴직금을 지급해줄 수 없다”는 취지로 대답한 원고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피고는 “형이 장난처럼 얘기해서, 퇴직금 부분에 있어서 진지하게 얘길 해주었거나 미리 인지 가능하게 해주셨으면 이렇게 얘기 꺼내지 않았을 것 같아요”라고 답장하였던바, 피고는 퇴직금이 월급에 포함되어 분할지급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는 피고와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퇴직한 직원으로부터 퇴직금 미지급으로 노동청에 진정을 당한 일을 계기로 2018년 1월부터 모든 직원들에게 퇴직금으로 매월 2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였다’라고 주장하나, 직원들의 진술서를 보면 2017년 5월, 2015년 7월, 2016년 6월에 입사한 직원들도 ‘입사 시부터 매월 퇴직금을 급여에 포함하여 받기로 원고와 합의하였다’고 하고, 진술서를 작성한 모든 직원들이 현금이 아닌 계좌로 퇴직금을 입금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는 ‘2018년 1월부터’ 모든 직원들에게 ‘현금으로’ 퇴직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는 원고의 위 주장과 모순되고,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6)

원고도 이 사건 제1심 소송과정에서는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20만 원을 지급했다’는 주장을 하였을 뿐 피고와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체결하였음을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다가 원고 패소 판결을 받고 항소이유서에서 처음으로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존재를 주장하였는데,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가 퇴직금 면탈 목적으로 임의로 임금 일부를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했을 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기로 하는 실질적인 약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7)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월 급여로 입사 초기 2015. 5. 1.경에는 월 150만원을, 2017. 10. 1.부터는 월 25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는바, 일반적인 임금지급기준의 상승 추세에 비추어 2020년경에 이르러 월 20만 원씩을 추가 지급한 것은 실질적으로 임금 상승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고충정(재판장) 지상목 박평균

각주1) 원고는 2018년 1월부터 현금으로 매월 20만 원을 추가 지급했다고 주장하나,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갑 제2호증 근로계약서가 작성될 무렵(2020. 1. 1.) 현금으로 20만 원씩 추가 지급받은 사실은 피고가 인정하고 있으므로(2024. 5. 28.자 피고 답변서 5페이지) 다툼 없는 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