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F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F에게 27,544,385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9. 15.부터 2025. 8. 21.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F의 나머지 항소 및 원고 E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 F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E와 피고 사이에 생긴 항소비용은 원고 E가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아래 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초일 무렵에 피고와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근무기간 동안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이하 '채권추심업무'라 한다)를 수행하였다.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5, 6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형식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 '법정퇴직금'란 기재와 같은 법정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체결한 각 위임계약서 내용과 같이 그 실질에 있어서도 피고의 수임인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피고의 근로자들이 아니었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은 모두 원고들 자신에 관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원고들이 속한 지점 내지 부서와도 무관한 것이어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자료가 될 수 없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또한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이 채권추심회사에 매일 정시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채권추심회사와 계약관계를 유지한 기간 동안 채권추심회사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에 전념하였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성과수수료를 받는 등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다른 회사의 채권추심원 등에 관한 판결 선례 등만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뿐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참조).
원고 E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을 제4호증의 5, 을 제7호증의 1 내지 3, 을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E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15년 이후 최초로 위임계약을 체결한 원고 E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E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는 채권추심원과의 퇴직금 관련 법적 분쟁이 증가하자 채권추심원과의 위임계약서에서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문제되는 조항을 수정하여 왔는바, 2015. 11. 10.자로 변경된 계약서 위임계약서 양식에 따르면, ① 계약해지 사유였던 겸업 및 실적 관련 사유를 삭제하고(제11조), 채권추심원의 겸업을 명시적으로 허용하였으며(제10조), ② 신용보증서 또는 신용보증을 요구하던 조항을 재정보증으로 대체하고(제15조), ③ 계약기간에 관하여는 상호협의로 계약갱신이 가능했던 조항을 삭제하고, 계약만료일전에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계약의 효력이 소멸한다고 변경하였으며(제4조), ④ 채권추심원 스스로 담당채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추가하였다(제5조).
원고 E는 2017. 11. 2. 위와 같이 변경된 계약서 양식에 따라 채권위임계약서를 작성하였고<1>, 계약서 말미에 따로 기재된 "본인은 본 계약서의 내용을 완전히 숙지하고 계약서의 모든 내용에 동의함으로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님을 재확인하며 또한 근로소득세보다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이 세제상의 이익이 보다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므로 온전히 수임인의 의사에 기초하여 위임인과 근로계약이 아닌 본위임계약을 체결함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에 별도로 서명날인하였다.
원고 E가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정(실적미달자 주말근무 · 연장근무 강제, 부서별 좌석 배치, 팀장을 통한 지시사항 전달, 출 · 퇴근시간 강제, 실적이 저조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페널티로서 수수료를 차감하거나 불이익한 신규채권 배정 등)에 대한 근거로 제출한 증거들은 대부분 원고 E가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기 이전의 자료들이거나 원고 E가 근무한 팀(I카드)이 아닌 다른 팀(J, K은행)의 단편적인 자료에 불과하고, 달리 위와 같은 내용들이 원고 E에게도 적용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원고 E는,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의 예상실적, 실제 회수실적 및 순위를 집계하여 공지하거나 경쟁사와 실적을 비교하고, 분기별로 실적 우수자들에 대하여 시상함으로써 원고 E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추심업무를 위임한 채권추심원의 예상실적, 회수실적을 집계한 것은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예상하고 지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조치로 볼 수 있고, 채권추심원별 회수실적의 순위를 공지하거나 경쟁사와 비교하고 분기별로 실적 우수자들을 시상한 것은 채권추심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여 추심실적에 관해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피고가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실시한 조치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게
다가 피고가 원고 E의 채권 회수실적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채권 배정의 감축, 수수료 지급율의 삭감 등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 E는, 피고가 정규직 직원들을 통하여 원고 E의 업무 현황을 점검하고, 교육을 시키는 등 지휘·감독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채권추심인은 관계 법령이 정한 업무상 준수사항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피고 역시 채권추심회사로서 채권추심인이 채권추심업무를 하면서 채권추심법 등 채권 추심 관계 법령과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이행을 위하여 정규직 직원들에게 채권추심인을 상대로 업무 활동 내역을 점검하고, 교육을 실시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 E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은 피고의 이러한 관계 법령상 의무 이행을 위한 조치로 볼 여지가 많다. 또한 신용정보법에서 추심업무의 위임을 인정하는 이상 채권추심회사인 피고로서는 근로관계가 아닌 위임관계에 있는 채권추심인에게도 채권추심 관계 법령 및 위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 E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근거로 피고가 근로관계에 따른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더하여 피고가 교육에 불참하는 채권추심원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피고는 원고 E가 근무할 당시 채권추심원들에게 각종 우편물 발송비용을 일정한도 내에서 지급해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임인은 민법 제688조에 따라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수임인에게 그 비용을 상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위 비용의 일부 보전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그 관계가 근로계약 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 F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갑 제2호증의 6, 갑 제15호증의 1, 2, 갑 제57호증의 1, 2, 갑 제59호증의 1 내지 3, 을 제4호증의 6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F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 F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채권추심 위임업무 수행 계약서'(2010년도 기준, 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2>가 위임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에 채권추심원의 신원보증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점(제7조), 원고 F이 피고와의 계약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타 회사에 고용 또는 용역제공 기타 사업을 행하여 이 사건 계약의 이행에 차질이 있다고 이행되는 경우 피고가 계약해지통보를 할 수 있다는 내용(제4조 제4항)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F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이 실질적인 '위임'의 관계를 예정한 계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 F과 피고와의 위임계약은 6개월 단위로 지속적으로 갱신되어 사실상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보장되어 있었다.
피고는 2013. 6. 1.경 서울신용보증재단과 구상권회수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위임받았는바, 구상권회수위임계약서(갑 제59호증의 2)에 따르면 피고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로 채권추심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하고(제2조), 위 재단의 채권 회수를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 및 운영하여야 하며, 계약 시에 제출한 「재단채권회수 전담조직 및 인력 운용계획」 에 따라 수임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제8조 제
1항, 제2항). 또한, 피고는 위임사무를 수행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민원 및 불법추심행위를 교육하여 사전예방하여야 하고, 수시 자체점검을 통해 금지사항 준수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며, 중요한 사항은 감독기관에 보고하고 그 결과를 위 재단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제14조 제1항, 제4항). 나아가 피고는 서울신용보증재단에 정기적으로 추심경과, 추심결과, 회수율과 그 내역, 전담조직, 인력 운영현황, 민원관련 처리내역 등을 보고할 의무까지 있다(제17조). 그와 같은 계약 내용에 비추어 피고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의 적정한 위임계약 수행을 위해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위 재단에 파견된 채권추심원을 대상으로 민원 및 불법추심행위 관련 교육을 하고 금지사항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상당한 정도의 지휘 · 감독을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직원 파견 요청에 따라 원고 F 등 채권추심원을 위 재단에 파견하여 근무하도록 하였다. 원고 F은 근무기간 대부분을 위 재단에 피고 소속으로 파견되어 위 재단으로부터 할당받은 채권의 추심업무만을 전담하여 수행하였고, 위 재단이 제공한 사무공간에서 업무수행에 필요한 PC, 책상, 의자 등을 제공받아 근무하였다.
원고 F은 채권관리5부 6팀의 팀장의 직급에 있으면서 피고의 정규직 직원들에게 주기적으로 문자메시지로 팀 내 구성원들의 실적을 보고하였다.
원고 F에게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였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나, 이는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인 피고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요소들로서 그와 같은 사정을 이유로 원고 F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
퇴직금 액수의 산정
별지 기재와 같은 원고 F의 퇴직금 산정 기간 및 산정금액에 대하여는 피고가 특별히 다투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 F에게 퇴직금으로 27,544,385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1. 9.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5. 8. 2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F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며, 원고 E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의 원고 F 패소 부분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에서 인정한 돈의 지급을 명하며,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원고 F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판결 중 원고 E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 E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고충정 지상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