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84,987,099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3. 1.부터 2026. 1. 9.까지는 연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2017. 3. 20. 설립된 주식회사인 원고는 망 F(이하 '망인'이라 한다)과 사이에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망인은 2020. 7. 18. 원고가 수급인으로 공사를 진행한 전남 곡성군 C 소재 D 곡성공장 PCR Inner Ext. 레이아웃 확보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현장에서 현장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E는 광주 (차량번호 1 생략) 굴착기(이하 '이 사건 굴착기'라 한다)의 소유자로,2020. 7. 18. 16:00경 이 사건 굴착기를 운전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원고로부터 도급받은 진입로 작업을 마친 후 원고 소속 현장소장의 지시로 중량물인 철근 다발(길이 8m, 무게 955.2kg, 120개)을 섬유로프(벨트슬링)로 묶어 이 사건 굴착기의 퀵 커플러에 부착된 혹에 걸어 2.9m 높이의 2층 데크 플레이트로 인양하는 작업을 하던 중섬유로프 한쪽이 탈락하여 철근 다발이 쏟아지면서 아래에서 철근 다발을 묶어 이 사건 굴착기에 부착된 혹에 거는 작업을 한 후 대기하던 망인이 위 철근에 맞아 경추골절에 의한 경수파열로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후 2020. 10.경 망인의 부모인 G과 H에게 망인의 평균임금 88,833.40원을 적용하여 산정한 유족보상일시금 114,000,000원을, 망인의 동생인 I에게 장례비 12,922,380원을 각각 지급하였다.
G, H는 광주지방법원 2023가단512524호로 원고를 상대로 하여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위 법원은 2023. 10. 25. '망인의 과실을 고려하여 원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하고, 손해배상액을 합계 264,290,332원[= (일실수입397,271,904원 - 유족급여 114,000,000원) × 0.7 + 위자료 66,000,000원(= 총 위자료76,000,000원 - 원고가 2020. 7. 22. G, I과 합의하고 I에게 지급한 10,000,000원)]으로 정하여, 원고는 G, H에게 손해배상으로 각 132,145,166원(= 264,290,332원 × G, H의 상속분 1/2)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3. 11. 10. 확정되었다(이하 위 사건을 '관련 사건', 그에 따라 확정된 판결을 '관련 판결'이라 한다). 원고는 관련 사건이 계속 중이던 2023. 7. 12. 피고에 대한 소송고지신청을 하여 소송고지서가 2023. 7. 19.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한편 원고와 원고 대표이사 J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기소되어 2021. 1. 20. 원고는 벌금 7,000,000원, J는 벌금 5,000,000원의 형을 각 선고받아(광주지방법원 2020고단5701호) 위 판결은 2021. 1. 28 확정되었다. E 역시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망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되어 2021. 6. 10. 금고 10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같은 법원 2021고단925호), 위 판결은 2021. 6.18. 확정되었다(이하 위 사건들을 통틀어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위 각 판결들의 주요 내용은 각각 아래와 같다.
피고는 보험업법 및 관계법령에 의한 보험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1958. 12. 16. 설립된 주식회사로, E와 사이에 이 사건 굴착기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2020. 7. 22. I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하였고, G과 H에게 2024. 2. 1. 100,000,000원, 2024. 2. 29. 125,563,323원 등 합계 235,563,323원을 지급하였다.
또한 원고와 근로자재해공제계약(이하 '이 사건 공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L 공제조합은 2023. 11. 20. 망인의 부모들에게 공제금 100,000,000원을 지급한 후 2024.11.경 원고와 사이에 위 공제금 지급에 따라 L공제조합이 피고에 대하여 보유하는 구상금 및 그 지연손해금 채권 일체를 원고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2024. 12. 12. 피고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통지하였다. 이 사건 공제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와 E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망인과 그 유족들의 손해액은 합계354,090,332원이며, 원고와 E의 내부적 분담 비율은 30:70이다.
원고는 원고의 부담부분인 106,227,099원(= 354,090,332원 × 30%)을 초과하는 235,563,323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였고, L공제조합은 원고와 체결한 이 사건 공제계약에 따라 100,000,000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여, 결국 피고는 원고와 L공제조합이 원고의 부담부분을 초과하여 지급한 손해배상금 합계 229,336,224원(=235,563,323원 + 100,000,000원 - 106,227,099원)의 범위 내에서 면책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위 229,336,224원의 범위 내에서 명시적 일부청구로서, 원고가 망인의 유족들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합계 235,563,323원 중 E의 내부적 분담비율인 70%에 해당하는 164,894,32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범위
책임의 인정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로서 중량물의 취급작업을 하면서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 작성, 작업지휘자 지정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으나 이를 준수하지 아니하였고, 당시 시행되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고용노동부령 제251호, 2019. 4. 19. 일부개정)은 굴착기를 이용한 인양작업을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음에도<1> 이를 위반하여 이 사건 굴착기를 이용한 인양작업을 하도록 지시한 과실이 있고, E는 이 사건 굴착기의 소유자이자 운전자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굴착기를 이용한 인양작업이 금지되어 있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인양작업을 한 과실이 있으며, 이러한 원고와 E의 과실이 경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원고와 E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과 유족들의 손해에 대하여 부진정연대책임을 부담하므로, E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여 E의 손해배상책임을 병존적으로 인수한 보험자인 피고 역시 원고와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 및 그 유족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망인 역시 이 사건 굴착기를 이용한 철근 인양작업 시 철근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하여 굴착기의 이동현황을 살펴 위험반경을 벗어나는 등으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잘못이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판단되므로, 공동불법행위자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2>
과실상계 후 일실수입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유족급여로서 지급되는 유족보상일시금은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한 경우에 근로복지공단이 근로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장래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상실하게 된 재산상 손해에 관하여 일정 금액을 유족에게 지급하는 것이므로,
피해자의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유족보상일시금은 피해자의 일실수입 산정 시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3다247405 판결 참조).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과실상계 후 일실수입은 관련 판결에서 인정된 망인의 공제 및 과실상계 전 일실수입 397,271,904원에서 망인의 유족이 지급받은 유족보상일시금 114,000,000원을 공제한 후 공동불법행위자들의 책임비율인 70%를 적용한 198,290,332원[= 일실수입 283,271,904원(= 397,271,904원 - 유족급여 지급액 114,000,000원) × 공동불법행위자들의 책임 비율 70%, 원 미만은 버리며, 이하 같다]이 된다.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망인의 연령 및 원고와의 관계 등 기타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망인의 위자료를 76,000,000원<3>, 망인의 유족인 G, H, I의 위자료를 각각 3,000,000원으로 인정한다.
합계
283,290,332원(= 과실상계 후 일실수입 198,290,332원 + 망인의 위자료 76,000,000원+ 망인의 유족 3명에 대한 위자료 합계 9,000,000원)
구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부진정연대채무를 지되, 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고,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다28426 판결 참조).
원고와 피고의 내부적 분담 비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즉, ① 원고는 근로자의 위험 방지를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굴착기를 이용하여 인양작업을 하는 것을 지시한 과실이 있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러한 원고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주된 원인이라고 판단되는 점, ②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이 당일 작업계획에 없던 철근 인양작업을 지시하여 E가 그에 따라 인양작업을 수행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다만 E 역시 법령을 위반한 현장소장의 인양작업 지시에 대하여 인양작업에 수반되는 위험성 등을 이유로 이에 불응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하지 아니하고 인양작업을 한 과실이 있는 점, ④ 원고는 평상시 작업자들의 안전교육을 어느 정도 실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보다 E에게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된 것을 고려할 때 이 사건에서 피고의 내부적 분담 비율이 50% 이상 인정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하나, 위와 같은 양형은 E가 망인의 사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 인양작업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를 원고와 E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의 내부적 분담 비율을 정함에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의 내부적 분담 비율은 70:30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구상권의 범위
원고가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망인의 유족들에게 합계 235,563,323원을 지급한 사실, L공제조합이 2023. 11. 20. 망인의 부모들에게 공제금 100,000,000원을 지급한 후 원고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위 공제금 지급에 따른 피고에 대한 구상금 및 그 지연손해금 채권을 양도한 사실은 각각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와 같이 원고와 L공제조합이 망인의 유족들에게 그 손해액 합계 283,290,332원을 초과하는 합계 335,563,323원을 지급함으로써 피고도 면책되었으므로, 원고는 위 손해배상금 및 공제금 합계 335,563,323원에서 망인 및 그 유족들에 대한 손해배상금 합계 283,290,332원 중 원고의 내부 분담 비율 70%에 해당하는 부분인 198,303,232원(= 283,290,332원 × 70%)을 공제한 137,260,091원(= 335,563,323원 - 198,303,232원)의 범위 내에서, 피고가 면책된 금액인 84,987,099원(= 손해배상금 합계 283,290,332원 × 피고의 내부 분담 비율 30%)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 84,987,099원 및 이에 대하여 면책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최종 손해배상금 지급일의 다음 날인 2024. 3.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1. 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L공제조합이 자신의 구상금 채권을 제1심판결 선고 후에 원고에게 양도한 이 사건 채권양도 행위는 외견상 채권양도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실제로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 소송신탁에 해당하므로 신탁법 제6조에 따라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제1심판결이 선고된 2024. 10. 8. 이후인 2024. 11.경 이 사건 채권양도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2024. 12.경 피고에게 채권양도통지가 이루어진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그러나 한편,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채권양도 등이 이루어진 경우, 그 채권 양도가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신탁법 제6조가 유추적용되므로 무효이며,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인지의 여부는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된 경위와 방식, 양도계약이 이루어진 후 제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적 간격, 양도인과 양수인 간의 신분관계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4.11. 27. 선고 2014다48361, 2014다49111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L공제조합이 보상한 금액인 100,000,000원은 피공제자인 원고가 입은 손해의 일부이므로 L공제조합은 이 사건 공제계약 제13조에 따라 원고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보험자대위에 따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점, ② L공제조합은 위와 같은 점에 더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공제계약에 따라 공제금을 계속 납부해온 사정 등을 참작하여 원고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L공제조합이 직접 피고를 상대로 보험자대위에 따른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 어떠한 법률적 · 사실적 장애가 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며, 달리 L공제조합이 원고에게 소송행위를 하게 할 것을 주된 목적으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할 동기를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채권양도가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두례(재판장) 김소영 장창국
각주1) 굴착기를 이용한 화물 인양작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취지의 규정은 2022. 10. 18. 신설되었다(위 규칙 제221조의5).
각주2) 근로복지공단이 I에게 장례비로 12,922,380원를 지급하였으므로, 장례비는 따로 인정하지 아니한다.
각주3) 원고가 2020. 7. 22. 이 사건 사고에 따른 망인의 위자료 명목으로 I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관련 판결에서는 망인에 대한 적정한 위자료가 76,000,000원이라는 전제하에 여기서 위 10,000,000원을 공제한 66,000,000원을 위자료로 인정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위 10,000,000원을 포함한 손해배상금 지급금을 기준으로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형평의 원칙상 망인의 위자료를 위 10,000,000원을 공제하지 아니한 76,000,000원으로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