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및 피고 주식회사 B의 지위
원고는 제1심에서 ① 주위적으로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에 대하여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구하고, ② 위 주위적 청구가 기각될 경우에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피고 C에 대하여 손해배상 및 주식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였는바, 피고 회사에 대한 주위적 청구와 피고 C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법률상 양립할 수 없어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주관적 · 예비적 공동소송에 해당하고, 제1심은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 C에 대한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예비적 피고인 피고 C만이 항소를 제기하였는바,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지도 않고 항소를 제기당하지도 않은 피고 회사는 '항소심 당사자'의 지위에 있게 된다(대법원 1981. 12. 8. 선고 80다577 판결 참조).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2022. 9. 16. 전자상거래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 C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원고는 2022. 9.경 피고 회사의 임직원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주금 4,008만 원을 납입하고 주식 167주를 배정받았다.
원고는 2022. 10. 11.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때부터 세일즈팀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3. 6. 14. 피고 C과 다음과 같은 주주간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2023. 6. 21.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
원고의 주장
원고가 피고 회사에 납입한 4,008만 원은 실질적으로 주식 167주에 대한 출자금이 아니라 위약 예정에 대한 보증금이어서 이 사건 계약은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 회사는 부당이득으로 원고에게 위 4,008만 원을 반환해야 한다.
판단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20조). 여기서 위약금이란 계약불이행의 경우에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일정액을 지불하는 금액이고,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란 근로자의 계약불이행의 경우에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실제 손해의 발생 여부 및 손해의 액수와 관계없이 일정액을 지불할 것을 미리 약정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1항이 정한 근속의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2항이 정한 바에 따라 피고 C에게 원고의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그 출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의 문언상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계약 제2조를 두고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로 인해 원고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 C에 대한 청구
원고의 주장
주위적으로, 피고 C은 피고 회사를 경영하면서 사기 또는 탈세 등의 위법행위를 하여 피고 회사를 회생할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었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으로 인해 피고 C 이외에는 주식 처분이 금지되고 의결권 행사도 불가능하여 보유주식의 가치가 0원이 되었다. 피고 C은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출자금 상당액을 배상해야 한다.
예비적으로, 피고 C은 원고의 보유주식 167주를 취득가액인 4,008만 원에 매수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 C은 주식 매매대금으로 원고에게 4,008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판단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판단
갑 제4호증 내지 제1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C이 피고 회사를 경영하면서 사기 또는 탈세 등의 위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주식 매매대금 청구에 대한 판단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 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계약의 형식과 내용, 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다2602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2항은 '원고가 근속의무를 위반한 경우 피고 C의 선택에 의하여 하기 각호와 같은 방식으로 피고 C에게 매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위 규정은 피고 C이 원고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위 규정을 피고 C이 원고의 주식을 매수해야 할 의무를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 C에게 원고의 주식을 매수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1항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체결일로부터 4년간 피고 회사에서 재직해야 할 근속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제2항에서 '원고가 제1항의 근속의무를 위반한 경우' 그에 대한 제재 및 손해배상을 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주식매도청구권의 행사조건은 원고가 퇴사금지 약정을 위반하는 것이므로, 피고 C의 주식매도청구권 행사는 위 약정 위반에 대한 제재수단의 일종이다.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2항 가.호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 이내에 퇴사하는 경우의 매수가액, 제2조 제2항 나.호는 이 사건 계약 체결일로부터 4년 이내에 퇴사하는 경우의 매수가액을 정하고 있는데, 그 기간이 각 3년 이내와 4년 이내로 중첩되어 규정되어 있다. 한편, 나.호의 금액은 '가.호의 금액과 최근평가계산금액의 10% 중 더 큰 금액'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가.호의 금액보다 항상 크거나 같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볼 때, 제2조 제2항 가.호 및 나.호는 원고의 퇴사 시기에 따라 가.호는 이 사건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 이내에 퇴사한 경우에, 나.호는 이 사건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 이후부터 4년 이내에 퇴사한 경우에 각 적용되는 조항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2조 제2항의 'C의 선택에 의하여'를 피고 C이 가.호와 나.호의 금액 가운데 매수가액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3항에서 '본조 제2항에 의하여 C이 대상주주의 주식매수를 선택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피고 C은 원고의 주식을 매수할 것인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소위 스타트업 형태의 회사에서 인적 자원의 유출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어 직원 주주에 대한 장기근속 유인을 위하여 근속의무 위반시 주식을 양도하도록 하는 주식매도청구권 조항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2항도 근속의무 위반을 방지하기 위하여 둔 주식매도청구권 조항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원고는 피고 C이 2023. 6. 21. 원고가 보유한 피고 회사 주식 167주를 취득가액인 4,008만 원으로 매수하기로 하는 청약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원고가 이에 동의하였으므로 주식 매매계약이 성립하였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20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C이 원고가 보유한 피고 회사 주식에 관하여 청약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 C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조휴옥(재판장) 성지호 김현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