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6. 13. 선고 2024노2946 판결

변호사법위반, 행정사법위반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29,350,000원을 추징한다.

피고인에게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67번의 변호사법위반 및 행정사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판결 중 원심 공동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항소가 제기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법원은 원심 공동피고인 C의 항소에 대하여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2025. 3. 11. 항소기각결정을 하였고, 2025. 5. 10. 위 결정이 확정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공동피고인들 부분은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이 A으로부터 ㈜H(이하 'H'이라 한다)의 회원들 중 서비스 등에 불만이 있는 회원들에게 환불 등 상담 및 내용증명 작성을 해주면 환불금의 10% 상당을 수수료로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다. 또한 피고인이 판시 범죄일람표 2 연번 67,68번 기재와 같이 의뢰인 AE, AF에 관하여 사무처리를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내용증명을 작성하고 관련 상담을 한 것과 피고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유사투자자문사 등의 피해에 관하여 상담해주겠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한 것은, 행정사법 제2조 제1항 제2, 4, 6호에 따라 행정사의 정당한 업무범위에 속하는 행위로서 변호사법 제109조에서 금지하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의 예외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이러한 업무를 행정사가 할 수 있는 업무범위로 인식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변호사법위반 및 행정사법위반의 고의와 위반행위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 추징 29,35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 단

가.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67번의 변호사법위반 및 행정사법위반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A은 부실채권 컨설팅 업체인 D㈜의 실질 운영자이고, 피고인 B은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E사무소를 운영하는 행정사이며, C은 위 E사무소의 사무직원이다.

A은 2020. 11. 20.경 피고인 B에게 ㈜H의 회원들 중 서비스 등에 불만이 있는 회원들에게 환불 등 상담 및 내용증명 작성을 해주면 환불금의 10% 상당을 수수료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하였고, 피고인 B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A의 위 제안을 수락하고, 사무직원인 C과 환불 상담 및 내용증명 발송 등 법률사무를 취급하기로 공모하였다.

누구든지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약속하고 소송 사건, 비송 사건, 가사 조정 또는 심판 사건, 행정심판 또는 심사의 청구나 이의신청, 그 밖에 행정기관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 수사기관에서 취급 중인 수사 사건, 법령에 따라 설치된 조사기관에서 취급 중인 조사 사건, 그 밖에 일반의 법률사건에 관하여 법률상담, 법률관계 문서 작성 또는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해서는 아니 되고, 행정사와 그 사무직원은 행정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서 타인의 소송이나 그 밖의 권리관계분쟁 또는 민원사무처리과정에 개입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A, C과 공모하여, 2021. 3.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E 사무실에서 ㈜H 회원인 AE에게 회원가입비 환급금을 돌려받아주겠다고 말하고, 가입비 환급금의 10%를 그 대가로 지급받기로 약정한 뒤, 유사투자자문사에 대한 대응방안을 공유하는 등 상담을 진행하고, AE을 대리하여 계약해지 및 할부 항변권을 청구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작성 및 발송하였으며, 그 대가로 2021. 3. 22.경 AE에게서 수수료 890,000원을 A 명의의 K은행 (계좌번호 1 생략)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변호사가 아니면서 AE에게서 890,000원 상당의 수임료를 받고 법률사무를 취급함과 동시에 행정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서 타인의 권리관계분쟁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설시 증거들에 의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다른 고객들과 달리 AE 명의의 내용증명이 제출되지 않았고, 그 외에 피고인이AE 명의의 내용증명을 작성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점, ② AE이 피고인 명의의 계좌가 아닌 A 명의의 계좌에 수임료를 송금하였고(증거목록 순번 69번), H 가입비 환불을 원하는 고객들의 정보를 메모해둔 파일에 AE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증거목록 순번 78번), 이는 F의 직원이 작성하여 A에게 전달한 것으로 위 정보가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나.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67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1)

관련 법리

행정사법 제2조 제1항에서 행정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를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제1호), 권리 · 의무나 사실증명에 관한 서류의 작성(제2호)과 제출대행(제4호), 인가 · 허가 및 면허 등을 받기 위하여 행정기관에 하는 신청 · 청구 및 신고등 행정사무 대리(제5호), 행정 관계 법령 및 행정에 대한 상담 또는 자문에 대한 응답(제6호), 법령에 따라 위탁받은 사무의 사실 조사 및 확인(제7호) 등으로 규정하면서 그 단서에서 특별히 전문성이 필요한 사무 등에 있어 다른 법률이 제한을 둔 경우 이를 업무범위로부터 제외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법제가 기본적인 행정사무에 있어서는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행정사가 조력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특별히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고, 업무 수행에 관한 사회적 신뢰의 요청이 크거나, 부적절한 사무처리가 이루어졌을 경우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이 중대한 사무에 있어서는 특정한 경력이나 교육, 훈련, 시험 등을 통해 해당 업무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에 한정하여 그와 관련한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그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24. 8. 29. 선고 2020헌마839 결정 참조). 또한 행정사법 제22조 제3호는 행정사의 업무범위를 벗어나서 타인의 소송이나 그 밖의 권리관계분쟁 또는 민원사무처리과정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여 널리 법률사무를 행하는 것을 직무로 하므로 변호사법은 변호사의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직무의 성실·적정한 수행을 위해 필요한 규율에 따르도록 하는 등 제반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데, 그러한 자격이 없고 규율에 따르지 않는 사람이 처음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얻기 위해 타인의 법률사건에 개입하는 것을 방치하면 당사자 기타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해하고 법률생활의 공정·원활한 운용을 방해하며 나아가 법질서를 문란케 할 우려가 있는바, 비변호사의 법률사무취급을 금지하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제도를 유지함으로써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취지의 규정이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도1004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행정사법의 업무범위와 취지에, 변호사의 직무 등에 관한 법 규정의 내용, 변호사가 아닌 사람의 법률사무 취급 금지제도의 취지 등을 더하여 보면, 행정사의 업무 범위는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 및 행정기관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과 그 작성된 서류의 제출대행, 개인 간 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개인 간에는 각종 계약에 관한 서류, 그 밖에 권리관계 또는 사실관계가 존재함을 증명하는 서류를 단순하게 작성하는 행위'로 제한된다고 봄이 타당하다(서울고등법원 2013. 8. 23. 선고 2013노237 판결 참조<각주1>).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을 받고 법률사무를 취급함과 동시에 행정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서 타인의 권리관계분쟁에 개입한 사실, 변호사 아니면서 법률사무 취급 표시를 한 사실과 피고인에게 그 고의도 인정되므로,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가)

먼저 피고인이 처리한 사무내용에 관하여 살피건대,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68번 기재 AF의 경우, AF(입금자명: AG)이 2021. 3. 31. A의 K은행 계좌로 46만 원을 송금하였고(증거목록 순번 69번), 그 무렵 다른 의뢰인들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AF 명의 내용증명서가 작성되어 H 등에 내용증명우편으로 송달된 사실(증거목록 순번 10번)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이 AF에 대한 내용증명서를 작성하는 등 사무처리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다음으로 피고인이 A으로부터 받은 제안의 내용에 대하여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실들, ① 환불대행위임계약서에 의하면 피고인이 A으로부터 대행수수료로 월 100만 원씩 지급받고, 실비는 별도로 지급받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 계약서 제6조에 의하면 '매월 100만 원씩 지급받기로 한 것은 한 달 대행건수 15건을 기준으로 정하며, 차후 대행건수의 증가 또는 감소로 인한 수수료 약정에 피고인과 A이 상호 협의한다'고 정해져 있는 점(증거목록 순번 45번), ② 그런데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에 의하면 실제로 피고인이 A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행건수는 한 달에 15건에 전혀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각주2> 2020. 11.부터 2021. 4.까지 매달 100만 원을 훨씬 상회하는 금원을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A으로부터 매달 대행건수 15건을 기준으로 월 100만 원씩 받기로 하는 제안을 받았고 실제로도 그와 같이 이행되었다는 취지의 피고인 주장을 선뜻 믿기는 어렵다.

다)

피고인의 고객들은 대부분 A의 주선을 받거나 H의 피해자 모임에서 피고인을 알게 되어 가입비를 환불받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상담을 받았고(증거목록 순번 42번), 그에 따라 피고인 내지 A에게 카드결제 취소의 대가로 환불금의 10% 상당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며, 원심 증인들은 법정에서 가입비 환불을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피고인과 상담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상담내용 및 이 사건 범행의 진행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고객들이 내용증명 작성을 위임할 당시 할부항변권 및 계약해제권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잘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및 A에게 카드결제 취소를 의뢰하면서 그 수단이 되는 내용증명 송부를 일괄 위임하였으며, 그에 따라 피고인이 내용증명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라)

피고인이 작성한 내용증명에는 고객이 가입한 H의 상품명, 계약금액과 함께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항변권 행사 및 약관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계약해제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었고, 위 내용증명이 H, 각 카드사 및 결제대행업체에게 각 발송된 후 카드결제가 취소되어 고객들이 가입비를 환불받았으므로, 위 내용증명은 단순히 행정기관에 제출하거나 행정기관의 업무와 관련된 서류가 아닌 타인의 권리관계에 대하여 작성된 법률관계 문서에 해당하고, 위 내용증명의 발송을 통하여 법률관계의 변동이 초래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마)

한편 피고인이 행정사로서 적어도 위와 같은 행정사의 업무범위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스스로를 행정사라고 소개하면서 H의 피해자들에게 가입비 환불 관련 피해상담을 해주겠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수차례 올렸는바, 피고인 스스로 자신이 변호사가 아님을 알면서도 위와 같이 법률사무를 취급하여 타인의 권리관계분쟁에 개입하고 그러한 뜻을 표시하였으므로, 그 고의 역시 인정된다.

바)

추징금 액수의 경우, 위 제3의 가.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67의 변호사법위반 및 행정사법위반의 점이 무죄로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A이 취득한 이익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추징금 액수(29,350,000원)가 달라지지 않는다.

3)

그러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원심판결 중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67번의 변호사법위반 및 행정사법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를 주장하는 항소는 이유 있고,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위 부분과 나머지 변호사법위반죄 및 행정사법위반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