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6. 선고 2024노51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D으로 하여금 김포에 있는 회사에서 일을 배우게 한 것이 아니어서 D에 대하여 미지급한 임금이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 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2)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1>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 및 원심 변호인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 내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결 이유에서 이에 관한 판단을 상세히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결 이유에서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 즉 ① D은 2022. 10. 3.경부터 2022. 11. 28.경까지 사이에 피고인에게 "내일 찾아갈 협력업체 팀장님의 연락처를 보내주시길 기다립니다. 김포 G 팀장님이 내일까지 휴가입니다. 저는 어디로 출근해야 할지요? 연락이 없으셔서 기다리며 신사업 프로젝트 작업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김포로 넘어가야 되는데, 차량은 어디로 어떻게 가지러 가야 할지요? 사진 보냅니다. 공구와 임팩트 드릴의 브랜드, 모델, 가격을 문자로 보냈고, 참고로 카톡으로는 H 부장앞으로 보냈는데, 전달해드릴 것입니다. 이번 주는 퇴근 후 피곤해서 프로젝트 진행을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주면 김포 한 달 수습이 끝나니 본사 출근해서 틈틈이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불 신청이 가능한지요? 아직 급여를 못 받아서 식대와 주유비를 충당하려니 생활비 감당이 안 되어서 아내에게 말하기도 면목이 없어서요. 법인카드는 아직 준비 전인지요? 당장 주유할 비용도 없고 임팩트 드릴도 필요한데, 법인카드를 받으러 퇴근길에 들러도 될까요? 김포 G 팀장과 논의하셨나요? 약 한 달이 되었는데, 다음 주부터 어떻게 일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내일 출근할 곳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등의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같은 기간 동안D에게 "(전화번호 1 생략) I. 전화하세요, 내가 보냈다고. 10시까지 홍제역 3번 출구에서 우리 아들하고 만나세요. 혼자 하는 것이 더 편하다기에. 우리 차 레이 앞뒤 전후 사진 좀 찍어서 보내주세요. 드릴이랑 사진도. 오늘 소하중은 타이머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가도 필요성이 없어요. 나중에 통화하도록 해요. 내일 9시 40분까지 사무실로 오세요."라는 등의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점,<2> ② 피고인이 김포 소재 회사에서의

근무를 마치고 피고인의 회사로 출근한 D에게 제시한 근로계약서 초안에 "파견 중 무단 결근 시 당사 근로규칙에 의거하여 처리되며, 안전사고 등의 문제 발생 즉시 당사에 보고하여야 한다."(제11조 나.항) 및 "교육 후 파견종료일부터 3년 이상 당사에서 근무하는 것을 약정하고, 그 이전에 퇴사 시에는 파견기간 중 발생한 제반 비용(차량대차, 월급여, 세금 등)의 10배를 위약금으로 납부한다."(제11조 다.항)라는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는 점,<3> ③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2022. 10. 1.자로 D에 대한 4대보험(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자격상실 신고가 완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한 것일 여지가 크므로, 이를 근거로 피고인과 D 간의 근로계약이 2022. 10. 1.자로 해지되어 D의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당심에서 특별히 새로운 양형자료가 현출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이 양형부당사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

유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원심의 양형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훈재(재판장) 양지정 엄철

각주1) 미용학원강사가 미용학원 운영자로부터 강의종목·강의시간·강의장소를 지정받아 거의 매일 출근하여 정해진 강의시간표에 따라 직접 강의를 하고, 수강생이 없어 폐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강생수에 따른 보수의 증감 없이 단위 시간당 일정액을 보수로 지급받은사안에서, 비록 강의 일정에 따라 근무시간이 변경되고, 강의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하여 위 운영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으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이른바 '4대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이다.

각주2) 검사가 당심에서 제출한 추가증거기록(검사 증거목록 순번 15번) 참조.¦

각주3) 증거기록 47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