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1,758,661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12. 15.부터 2026. 7. 14.까지는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8. 3. 2.경 피고와 위임직채권추심인 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각 6개월마다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2024. 11. 30.까지 C지점에서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이에 반하는 이 사건 퇴직금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본인은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세 납부의 대상이 되는 개인사업자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귀사와 근로관계의 성립을 원치 않으며,앞으로 본인이 근로기준법 기타 노동관계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귀사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청구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서약서를 각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에 관하여 사전에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인데(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므로 위 부제소 특약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법정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닌 채권추심을 위한 위임계약에 해당하고, 원고의 기본급 혹은 고정급을 정한 바 없으며,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채권회수 실적에 따른 성과수수료일 뿐 근로소득이 아니고, 피고는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해 오는 등의 사정으로 보아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
설령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받은 수수료의 총액이 원고가 퇴직 전 1년 동안 받은 수수료의 총액에 비하여 매우 과다하므로, 원고의 법정퇴직금은 퇴직 전 1년 동안 받은 수수료의 총액을 바탕으로 계산한 1일 평균임금을 기초로 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원고의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12. 6.14. 선고 2012다20048 판결, 2021. 2. 25. 선고 2020도17654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갑 제3 내지 12호증,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고가 채권위임사로부터 수임한 채권관리, 추심 등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는 등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는 채권위임사나 추심채권을 기준으로 담당 지점을 두고 있고,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채권추심원들을 각 지점에 배치하였는데, 이 때 채권추심원들의 채권추심업무는 배정된 지점에 따라 자동으로 정하여지게 되었다.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피고로부터 사번 및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ID를 부여받아 이를 이용하여 전산시스템에 접속한 다음 피고가 배정한 채권의 채무자 인적사항, 신용정보 등을 열람하고 채권추심과정을 전산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하였는데, 원고는 피고가 제공하는 위 전산시스템 없이는 독자적으로 피고로부터 부여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거나 곤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에게 사내 인트라넷 메일 등을 통하여 특정 업무나 사무실 환경정리 등을 상시적으로 지시하였다. 또한 각 지점의 지점장들로 하여금 채권별, 개인별 등으로 채권 회수율 등을 분석하여 일, 주, 월별로 실적을 관리하도록 하고, 각 지점의 업무배분 현황을 상시적으로 확인하여 인력운용방식을 계획하도록 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업무와 관련한 민원 대응, 정보보안 등과 관련된 교육을 실시하여 이를 이수하도록 하였다. 피고가 이러한 조직적인 근무 형태의 업무 방식을 취한 것은 단순히 채권추심원들의 업무현황 파악이나 실적 취합, 수임사무 지원 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를 상시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 감독하여 추심 실적을 향상시켜 피고의 이윤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라) 피고는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 및 '전화상담 응대 스크립트'를 정하여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에게 이에 따라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고, 고객을 응대할 것을 요구하였다. 피고의 D팀은 업무수행과 관련된 민원의 발생을 최소화하고자 원고를 비롯한 소속 채권추심원에게 모니터링 강화와 법률위반 적발시 패널티를 부여하는 방안을 시행하였고, 각 채권본부로 하여금 매월 지점 단위 점검결과를 취합하여 D팀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등 채권추심원의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민원을 조직적 차원에서 관리하여 왔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사무실의 지정된 자리에서 근무하고, 사무집기, 비품 등을 제공받았으며, 위임계약에서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전화요금, 우편 발송요금, 각종 서류 발급 비용 등을 채권추심원이 부담하기로 정했음에도 피고로부터 이를 일정 범위 내에서 지원받았다.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 제5항 등의 규정에 의하면 금융위원회에 등록된위임직 채권추심인인 원고는 추심업무를 제3자에게 재위탁하여 추심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고, 소속 채권추심회사 외의 자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를 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는 사실상 피고에게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사용자인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뒤 6개월마다 계약기간 만료 이후 반복적인 재계약이나 기간연장 합의를 통하여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종사하였으므로 업무의 계속성이 인정된다. 또한 원고가 피고로부터 기본급 없이 실적에 대한 대가의 형태로 급여를 받는 것은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의한 것일 뿐이어서 이를 원고가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지니지 아니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개인사업자로서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주된 요소로 고려할 수 없다.
피고는 내부전산관리시스템 운용, 사무실 및 사무집기 제공, 제3자 대행 금지, 실적관리 등은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 및 신용정보법에 근거한 것이거나, 민법상 위임관계에 기하여도 가능한 것이어서 그러한 사정들을 근거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해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르기 위한 것이라거나 위임관계에서도 가능한 것이라도 종속적 관계의 징표로 파악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근로자성 판단에서 배제할 이유가 없고, 근로기준법과 신용정보법은 규율 목적을 달리하므로 원고가 신용정보법에 의한 위임직 채권추심원이라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퇴직금 지급의무와 그 범위
퇴직금 지급의무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1년 이상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한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의 범위
원고는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수수료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원고의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수수료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통상의 경우보다 평균임금이 현저히 많게 산정되므로, 퇴직 전 1년 동안의 수수료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원고의 평균임금 산정 방식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3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 합계 19,419,892원을 기초로 산정한 1일 평균임금은 213,405원(= 19,419,892원 ÷ 91일)<1>인 반면, 퇴직 전 1년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 합계 39,241,950원을 기초로 산정한 1일 평균임금은 107,512원(= 39,241,950원 ÷ 365일)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받은 수수료 합계액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은 퇴직 전 1년 동안을 기준으로 한 것에 비하여 현격한 차이가 있고, 근무기간 동안 지급받은 월 수수료의 편차가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기간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에 비추어 원고의 퇴직 전 1년 동안의 수수료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21,758,661원{= 107,512원× 30일 × (6년 + 8개월/12개월 + 29일/365일)}이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1,758,661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4. 12. 15.부터 피고가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7. 1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희
각주1)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