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5고합114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시건 각 공소사실의 요지

[공통된 전제사실]<2>

전기통신금융사기(일명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 또는 기타 국내 수사기관의 추적이 어려운 지역에서 인터넷 전화 등을 이용하여 한국에 있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 사칭, 쇼핑몰 운영자 사칭, 대출 빙자, 가족 납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관리하는 계좌로 금원을 이체 또는 무통장 입금하도록 하거나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하는 조직으로서, 범행 전체를 총괄하며 내부 각 점조직 간의 유기적인 연락책을 담당하는 '총책', 총책의 지시를 받아 내부 조직원들을 관리하며 그들에게 기망 수법과 현금 수거 방법 등을 교육·지시하는 '관리책',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금융기관 등을 사칭한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는 '유인책·콜센터', 계좌에 입금된 피해금을 인출하여 전달하거나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돈을 받아오는 '현금인출책·현금수거책', 범행에 사용할 대포통장이나 조직원 등을 모집하는 '모집책' 등으로 각각 분담된 역할을 수행하면서 검거에 대비하여 고도의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피고인은 2025. 1.경 자신을 'B'의 'C 대리'라고 칭하는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현금을 받아 오면 15~10만 원의 일당을 주겠다. 식비, 교통비는 별도로 주겠다'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하여,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수거하는 '현금수거책' 역할을 담당하기로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과 순차 공모하였다.

[구체적 범죄사실]

『2025고합1144』

1.

피해자 D에 대한 범행

위 공모에 따라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은 2025. 2. 28.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E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저금리 대환 대출이 가능하다'라고 거짓말하여 피해자가 대환 대출을 신청하도록 유도하였고, 또 다른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은 재차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F증권 직원을 사칭하며 '기존 대출이 있는데 대환 대출을 신청하는 것은 약정 위반이다. 즉시 기존 대출금 3,500만 원을 상환해야 한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위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금융기관 직원이 아니었고, 피해자에게 대환 대출을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을 만나 돈을 전달하도록 하였고,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 12:48경 용인시 처인구 G에 있는 H 앞 노상에서 피해자로부터 현금 1,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기망함으로써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1,000만 원을 편취하였다.

2.

피해자 I에 대한 범행

위 공모에 따라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은 2025. 3. 6.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J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대출을 신청하면 금리 6%대의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라고 거짓말하여 피해자가 대환 대출을 신청하도록 유도하였고, 또 다른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은 재차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K은행 및 L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기존 대출이 있는데 대환 대출을 신청하는 것은 약정위반이다. 알려주는 계좌로 기존 대출금과 공탁예치금을 입금해야 한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위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금융기관 직원이 아니었고, 피해자에게 대환 대출을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5. 3. 12. 10:29경 M 명의 N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1,000만 원을 송금하게 한 후 M으로 하여금 위 돈을 6,000달러(환전 당시 8,777,760원)로 환전하여 출금하도록 한 다음 피고인을 만나 전달하도록 하였고,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 13:50경 서울 서초구 O건물 앞 노상에서 위 M으로부터 6,000달러를 전달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기망함으로써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1,000만 원을 편취하였다.

3.

피해자 P에 대한 범행

위 공모에 따라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은 2025. 3. 12.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J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현재 대출보다 저금리로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라고 거짓말하여 피해자가 대환 대출을 신청하도록 유도하였고, 또 다른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은 재차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Q회사 직원을 사칭하며 '상환 기한 내 변제하는 것은 약정 위반이다. 신용도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대출금 잔액 중 1,600만 원을 직접 상환해야 한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위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금융기관 직원이 아니었고, 피해자에게 대환 대출을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5. 3. 13. 14:55경 위 M 명의 위 N은행 계좌로 1600만 원을 송금하게 한 후 M으로 하여금 위 돈을 4,500달러(환전 당시 12,828,679원)는 환전하여 출금, 300만 원은 현금으로 출금하도록 한 다음 피고인을 만나 전달하도록 하였고,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 15:55경 서울 서초구 법원로2길 21에 있는 교대역 11번 출구 앞 노상에서 위 M으로부터 이를 전달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기망함으로써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1,600만 원을 편취하였다.

『2025고합1350(병합)』

위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은 2025. 3. 18. 15:29경 불상지에서 '(전화번호 1 생략)' 번호로 피해자 R에게 전화하여 S은행 대출상담사 'T'을 사칭하면서 "정부지원자금 대출이 있다. 최대 1억 원까지 대환대출이 가능하다."고 제안하고, 피해자가위 제안에 응하자 '(전화번호 2 생략)' 번호로 재차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U회사 채권팀'V' 팀장을 사칭하면서 "대출계약을 위반하였다. 기존 대출금을 전부 상환해야만 S은행측에서 대출해 주는 정부자금을 받을 수 있다. 대출금을 'W' 명의 계좌로 송금해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대출상환금 명목의 금원을 준비하게 하였고, 위 성명불상의 조직원은 그 무렵 현금인출책인 W에게는 위 금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특정한 사람에게 전달하라는 취지로, 현금수거책인 피고인에게는 W로부터 위 현금을 수거한 뒤, 이를 특정한 사람에게 재차 전달하라는 취지로 각 지시하였다.

그러나 사실 위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었고, 단지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편취할 계획이었을 뿐이었다.

W는 위와 같은 지시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2025. 3. 20.경 W 명의의 X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800만 원, 같은 날 같은 계좌로 800만 원, 같은 날 같은 계좌로 800만 원, 총 3회에 걸쳐 합계 2,400만 원을 송금받은 뒤, 이를 같은 날 ㈜Y 명의 Z은행 계좌로 송금하고, 이후 위 금원 중 500만 원은 같은 날 ㈜AA 명의의 N은행 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재차 송금한 뒤, 서울 강남구 AB에 있는 N은행 개포동지점에서 현금으로 인출하였고, 1,900만 원은 같은 날 ㈜AA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4 생략)로 재차 송금한 뒤, 서울 서초구에 있는 기업은행 양재점에서 현금으로 인출하였으며, 위 2,400만 원을 2025. 3. 20. 10:51경 서울 강남구 AC빌딩 인근 주차장에서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지시에 따라 위와 같이 AD으로부터 수거한 현금 2,400만 원을 택시를 타고 불상지로 이동하여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이 지정하는 성명불상의 현금수거책에게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하기 조직원들 및 AD 등과 공모하여 피해자의 재물을 편취하였다.

『2025고합1472(병합)』

1.

피해자 AE에 대한 범행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은 2025. 3. 4. 오전경알 수 없는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AF은행 카드배송원을 사칭하며 피해자로부터 카드를 신청한 사실이 없다는 말을 듣고 "카드는 반송처리를 할테니 은행 사고접수팀에 사고 접수를 하라"고 말하고, 피해자가 이에 응하여 위 조직원이 알려준 은행 사고접수팀으로 전화하자 직원을 사칭하며 금융감독원에 전화하도록 유도하였으며, 계속하여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면서 '한국소비자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허위의 공소장이 현출되게 한 다음 피해자에게 "본인 명의 불법 계좌가 개설되어 범죄에 사용되었다. 구속 수사가 원칙이지만, 검사의 수사에 협조를 하면 약식 수사를 받을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AG 검사와 전화 연결이 되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해라"라고 말한 후, 위 검사를 사칭하면서 "비밀리에 수사 중이니 제3자에게 발설하지 마라.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어 자산 검수를 해야 하니 현금을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달하면 검수 후 특이사항 없으면 돌려주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계속하여, 성명불상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다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하면서 "현재 수사 진행 상황을 보면, 휴대폰 유심칩이 복제되어 본인 명의가 도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피의자들이 명의가 도용된 휴대폰 유심칩을 가지고 카드사에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피해가 예상되니 카드론 대출이 실행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카드론 대출을 받아서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달하면 자산 검수 후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으면 카드사에 면책 처리를 하면 된다. 금융감독원 직원을 보낼테니 카드사에 카드론을 대출받아 현금을 마련하여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건네주면 된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해자의 명의나 계좌가 범죄에 사용된 사실이 없었고, 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은행 직원, 금융감독원 직원, 혹은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아니었으며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이를 다시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고, 피고인은 위 조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2025. 3. 5. 15:55경 서울 중랑구 AH 아파트 AI동 앞에서 위와 같은 기망행위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현금 1,200만 원을 교부받고, 2025. 3. 5. 19:31경 서울 중구 AJ에 있는 AK 앞 길에서 성명불상의 현금 전달책에게 수당 30만 원을 제외한 현금 1,170만 원을 전달하였으며, 2025. 3. 6. 17:30경 서울 중랑구 AH 아파트 정문 앞에서 위와 같은 기망행위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재차 현금 2,050만 원을 교부받고, 2025. 3. 6. 18:24경 서울 중구 AL에 있는 AM 앞에서 성명불상의 현금 전달책에게 수당 40만 원을 제외한 현금 2,010만 원을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기망함으로써 피해자로부터 현금 3,250만 원을 편취하였다.

2.

피해자 AN에 대한 범행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성명불상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은 2025. 3. 13. 오전경 알 수 없는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카드 배송기사를 사칭하며 피해자로부터 카드를 신청한 사실이 없다는 말을 듣고 "명의가 도용된 것 같으니 AO카드 사고예방팀으로 전화하라"고 말하고, 피해자가 이에 응하여 위 조직원이 알려준 카드사 사고예방팀으로 전화하자 직원을 사칭하며 금융감독원에 전화하도록 유도하였으며, 계속하여 금융감독원 'AP 과장'을 사칭하면서 "N은행 직원 117억 횡령 사건에 본인이 연루되어 있는데, 본인이 실제 가담한 범행인지, 단순히 명의가 도용된 피해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구속 수사가 원칙이지만, 검사의 수사에 협조를 하면 약식 수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에게 전화를 해라"라고 말한 후, 검사를 사칭하면서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재차 피해자에게 금융감독원 'AP 과장'을 사칭하면서 "검사님이 불편해하는 것 같다. 자금 출처에 대한 조사를 먼저 진행해야 하는데, 금융감독원 직원을 보낼테니 현금을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건네주면 된다. 돈은 조사 이후에 돌려주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해자의 명의나 계좌가 범죄에 사용된 사실도 없었고, 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카드사 직원, 금융감독원 직원, 혹은 검찰청 검사도 아니었으며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이를 다시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고, 피고인은 위 조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2025. 3. 14. 15:23경 경기 여주시 영릉로 125, 여주시립세종 도서관 앞에서 위와 같은 기망행위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현금 5,000만 원을 교부받고,2025. 3. 14. 17:39경 서울 강남구 AQ에 있는 AR약국 앞에서 성명불상의 현금 전달책에게 수당 50만 원을 제외한 현금 4,950만 원을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기망함으로써 피해자로부터 현금 5,000만 원을 편취하였다.

3.

피해자 AS에 대한 법행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2025. 3. 14. 12:19경 알 수 없는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AT카드 배송기사를 사칭하며 "피해자 명의로 카드가 발급되었다. 본인 발급이 아닐 시 AT카드로 전화하라"고 말하고, 피해자가 이에 응해 위 조직원이 알려 준 '(전화번호 3 생략)'로 전화하자 AT카드 직원을 사칭하며 "명의 도용 우려가 있으니 보안프로그램인 애니데스크 어플을 설치하라"고유도한 후 "AF은행에 피해자 명의로 개설된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이용되었다. 금융감독원으로 전화하여 확인하라"고 말하고, 피해자가 위 조직원으로부터 안내받은 금융감독원 '1322'로 전화하자 금융감독원 'AU' 과장을 사칭하며 "대포통장 사건 관련 범죄에 연루되어 검찰에서 조사 중이니 AG 검사에게 연락하라"고 한 뒤, 'AG' 검사를 사칭하면서 "명의 도용된 대포통장이 범죄에 연루되었으니 이를 소명하기 위해 소지하고 있는 모든 재산을 검수해야 한다. 우리가 보내는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달하고 이상이 없으면 돌려주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해자의 명의가 범죄에 사용된 사실도 없었고, 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카드사 직원, 금융감독원 직원, 혹은 검찰청 검사도 아니었으며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이를 다시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고, 피고인은 위 조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2025. 3. 20. 12:05경 서울 광진구 AV빌딩 앞 인도에서 위와 같은 기망행위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3,100만 원 상당의 자기앞수표 1장(수표번호 : AW)을 교부받고, 2025. 3. 21. 14:19경 서울 강동구 소재 명일역 2번 출구 앞에서 또 다른 현금수거책인 AX에게 위 3,100만 원 상당의 자기앞수표 1장을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 및 AX와 공모하여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기망함으로써 피해자로부터 3,100만 원을 편취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등으로부터 현금을 받아 제3자에게 이를 전달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취업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놓았는데, 이를 보고 연락한 'C 대리'라는 사람을 통해 'B'이라는 대부업체에 취직하여 고객들로부터 현금을 받아 이를 회수팀 직원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고,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전달책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보이스피싱 범죄를 공모하지 않았고, 이 사건 범행의 고의도 없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며(대법원 2000.11. 10. 선고 2000도3483 판결 등 참조),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의 공모나 모의는 범죄사실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이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그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모의 점과 함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103 판결 등 참조). 공모내지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여부는 범죄실현의 전과정을 통하여 각자의 지위와 역할, 공범에 대한 권유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상호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며, 그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355 판결 등 참조).

2)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며,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즉, ① 피고인이 대면 면접이나 근로계약서의 작성 등 통상적인 채용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다액의 현금을 수거하여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한 점, ② 피고인이 'AY 대리'라는 가명을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한 점, ③ 피고인에게 현금을 전달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현금을 수령하는 사람들과 특별한 대화 없이 AZ이 알려준 인상착의만을 통하여 그들을 찾아가 현금을 수거하거나 전달하였고, 그 과정에서 영수증 등 현금거래에 관한 어떠한 증빙서류도 주고받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보이스피싱에 가담한다는 고의를 가지고 이 사건 현금수거행위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2)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다는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인은 국내에서 거주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하여 약 20년간 체류한 후, 재외동포 체류자격(F-4)으로 2019년 11월경 다시 한국에 입국하여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국적의 한국인이다. 피고인은 부업 구직을 위하여 'BA', 'BB' 등 취업사이트에 이력서를 게시하였는데, 2024. 11. 6.경 'B'의 'C 대리'를 사칭하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하 'C'이라 한다)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C은 카카오톡을 통하여 명함을 제시하면서 B이 대출금 채권을 양수한 후 채무자인 고객들로부터 현금 변제를 받아 신용불량 기록을 말소해 주는 대부업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피고인에게 고객들로부터 현금을 수거한 후 이를 다시 B 직원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할 것을 제안하였다.

나)

당시 피고인은 C에게 고객들이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이유에 관하여 질문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C은 '계좌 이체를 하면 금융 기록이 남아 신용불량 기록을 말소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였고(2025고합1144 사건의 증거목록 순번 29 중 15쪽), 피고인은 위와 같은 설명을 듣고 수긍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C의 안내에 따라 2025년 2월경 신분증, 주민등록증, 가족관계증명서, 여권 등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하였고, 2025. 2. 27.경부터 AZ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마스크 착용 필수, 수습기간 내 가명 사용, 개인정보 노출 유의, 업무상 비용은 현금 결제)를 받으며 피해자 등으로부터 현금을 수거하여 이를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전달책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2025고합1144 사건의 증거목록 순번 22 중 2쪽).

다)

위 채용과정에서 피고인은 대면 면접을 거치지 않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교부받지 않았다. 그러나 ① 근로기준법 등 관계법령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 채용의 경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채용이 이루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은 점, ② 피고인은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비정규적·비대면 업무를 주로 수행하여 이러한 방식에 익숙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험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제출하고, 이후 채용되었다는 통지를 받은 다음 담당자로부터 업무지시를 받는 등 일련의 절차에 따라 채용 및 업무지시 등이 이루어진 점, ④ 피고인이 채용 과정에서 업무방식에 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질문을 하여 그에 대한 나름의 설명을 들은 점, ⑤ 피고인이 2025.2. 27. AZ에게 업무 시작에 앞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고, 전달받은 링크를 통하여 'B'이 대부업체임을 확인한 후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한 점(2025고합1144 사건의 증거목록 순번 25 중 23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대면 면접이나 근로계약서의 작성·교부 없이 채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자신이 하는 일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되어 있다고 알아챌 수 있었다거나 보이스피싱 범죄와 연관되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

이와 같은 피고인의 구직 경위, 회사에 관한 설명 내용, 채용 과정 및 그 과정에서 보인 피고인의 태도 및 사회경험 등을 종합하여 보면, C을 비롯한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치밀한 계획 하에 피고인으로 하여금 자신이 정상적인 대부업체에 취직한 것으로 믿게 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위와 같은 인식 하에 AZ의 지시에 따라 기계적이고 반복적으로 현금 수거 및 전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마)

피고인은 최초 1건 15만 원, 이후 건당 10만 원의 수당을 지급받았는데, 위 수당을 계좌이체로 지급받거나 수거한 현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수령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과거에도 디자인 업무를 수행하며 건당 10만 원 내지 20만 원의 수당을 지급받는 형태의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의 직업이나 사회 경험에 비추어 위와 같은 수당 지급 방식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이 이미 정상적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오인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수거한 현금에서 수당을 공제하는 방식 역시 정당한 급여 수령 방식으로 인식하였을 것 으로 보인다.

바)

피고인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AZ으로부터 'AY 대리'라는 가명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사용하면서 현금 수령 및 전달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위와 같은 가명 사용에 관하여 사원증 발급 전까지 임시로 사용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현금을 수거하거나 전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등과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AZ의 지시에 따라 수령한 현금을 대부분 지체없이 다른 현금수거책에게 전달하였으며, 피해자 등을 상대로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거나 그러한 행세를 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단순히 지시받은 대로 현금을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고, 이를 정상적인 회사 업무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가명 사용이나 현금 수령 및 전달 과정에서 별도의 영수증이나 증빙을 요구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피고인이 그 업무의 불법성을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

피고인이 AZ으로부터 현금으로 비용을 처리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자신의 명의 카드를 이용하여 택시비를 결제한 점, 현금 수령 및 전달 과정에서 마스크 착용 여부를 담당자에게 문의한 점(2025고합1472 사건의 증거목록 순번 32 중 5쪽), 현금 수령 당시 상대방이 자신의 사진을 촬영하였음에도 즉시 이를 제지하거나 삭제를 요구하지 아니하다가 이후 AZ의 지시에 따라 사진 삭제를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점(2025고합1472 사건의 증거목록 순번 32 중 3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자신의 신원을 숨겨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아)

이와 같은 사정들에, 피고인과 C, AZ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 메시지상으로 피고인이 보이스피싱을 공모하였거나 이를 의심하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국내에서 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하였다거나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현지(재판장) 안희길 조정래

각주1) 검사는 2025고합1350 사건의 공소장에 죄명을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방조'로 기재하였으나, 공소사실 기재 범행일시에 적용되는 적용법조는「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제15조의2 제1항, 형법 제30조이므로, 이에 해당하는 올바른 죄명은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이다. 다만, 사건에 관하여 최초에 붙인 사건번호와 사건명은 그 사건이 종국에 이르기까지 사용하므로(법원재판사무 처리규칙 제19조 제3항 본문), 이 사건에서는 최초에 붙인 사건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각주2)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주지 않으므로, 각 공소사실의 공통된 서두 부분을 한 번만 기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