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29. 선고 2025나5650 판결

퇴직금 청구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5,517,778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8. 12. 10.부터 2021. 7. 31.까지 피고의 인천지점에서 위임직 영업중개인으로서 피고가 영위하는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의 계약체결에 관하여 영업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위와 같이 영업업무를 수행하는 기간 동안 피고와 1년 단위로 위임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임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위임인'은 피고, '수임인'은 원고를 가리킨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원고는 비록 피고와 위임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피고로부터 업무수행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스스로의 판단과 재량에 따라 수임 업무를 처리하였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3, 5, 6, 28, 29, 3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가)

피고는 2014. 10. 31. 위임직 영업중개인과 체결하는 위임계약서 양식을 위임계약의 취지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개정하고, 피고의 전 지점에 위임직 영업중개인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출 · 퇴근 구속 금지, 조회 · 석회 등 금지, 비자발적 참석 교육 · 안내 금지, 예상 매출 작성 · 보고 등 금지, 겸업 허용, 직위 사용 금지, 근무 복장 지정 금지 등에 더욱더 유념하여 지점 운영을 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나)

원고와 피고는 위와 같이 변경된 양식의 위임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계약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원고에 대하여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고 업무수행에 있어서 시간적, 장소적 제약을 받지 않으며 겸업도 가능한 것으로 정하고 있다.

다)

위임직 영업중개인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영업실적에 따른 수수료만 지급받았고, 업무수행기간에 따라 수수료 액수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라)

원고는 피고를 사업주로 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피고는 위임직 영업중개인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고, 원고는 자신을 사업자로 하여 사업소득세를 신고 · 납부하였다.

2)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를 고려하여 볼 때, 갑 제4, 5, 8, 12, 16, 22,24, 25, 27, 30호증, 을 제3, 5, 6, 17, 28, 29, 30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위 인정사실이나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는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위 업무들에 관한 계약 체결 및 유지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이를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하였고,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영업중개인들의 업무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피고는 전국적으로 운영하는 지점에서 지점장을 통하여 각 지점의 영업조직을 관리하였는데, 원고가 소속된 인천지점의 경우도 위임직 영업중개인과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혼합한 3~4개 팀을 구성하여 운영하였고, 정규직 직원이 각 팀의 팀장을 맡아서 팀원들을 관리하면서 각 팀별 영업실적 현황을 작성하여 왔다.

나)

피고는 위임직 영업중개인들에게 구체적인 영업지침, 영업 캠페인, 영업방법, 영업대상 등을 전달하고, 관련된 교육을 실시하였다. 피고의 인천지점이 2020. 12. 작성한 '2021년 사업계획 달성 방안'(갑 제8호증의 3)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지점장 부임 후 매주 수요일을 영업의 날로 지정하여 영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동참을 유도하고 있음

○

회수율이 낮은 민사채권보다는 상사채권 수임을 위한 영업방법 교육

○

신용조사 및 기업평가 영업비중이 높은 영업직을 대상으로 채권추심연계영업 강조하여 추심영업 매출을 높일 계획임

○

건당 신용조사비 매출을 높여야 하는 필요성을 설명하고 개선 여부에 대한 진도율 체크 통해 지속적인 변화 유도

○

신용조사 고객은 지속적인 의뢰가 가능한 법무사, 법무법인, 변호사사무실, 금융기관이 효과적인 대상으로, 담당자 변경의 빈번함을 이해하고 반복적인 영업 교육

○

KCB 리얼플러스 상품의 연계를 통한 재산발견율 상승효과 홍보하며 신용조사비단가를 높이는 방법으로 활용할 계획임

○

신용조사 매출에 성과가 있었던 타지점 성공사례를 전파하여 대기업, 공공기관, 보험사, 렌탈사 등을 공략하여 대형 거래처 유지에 노력

다)

피고가 위와 같이 영업중개인들의 업무수행에 관여한 것은 피고의 매출증대를 위한 것으로 보이고,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나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원고와 같은 위임직 영업중개인들은 신용정보법 제27조가 규정하는 위임직 채권추심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라)

피고의 인천지점은 매월 위임직 영업중개인들의 실적을 관리하면서 출근율, 지시사항 이행 여부, 업무태도 등을 점검하여 이들에게 아래와 같이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주의(경고), 교육, 해촉, 재계약 거부 등의 조치를 하였다. 특히 피고는 평소내부 전산망 로그인 기록 등을 통하여 위임직 영업중개인들의 출근율을 관리하였다.

(1)

피고의 신용사업지원실은 2020. 5. 19. 피고의 인천지점장에게 이메일을 통하여 '해촉 대상 산정 기준'을 보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2)

피고 본사는 2021. 3. 인천지점에 대한 수시감사를 실시하였는데, 주요 지적사항 중에는 "위임직 채권추심인 D과 영업직 E가 지점에 미출석 함에도 위임계약을 유지하고 있음"이라는 내용이 있다.

(3)

인천지점의 지점장 F은 위 수시감사 이후에 ① 인천지점의 영업활성화를 통한 매출 유지 및 향상을 위하여 주 1회 매주 수요일 현장영업 캠페인을 실시하고, 영업우수자 중 리더역할자 지정하여 2명 단위의 소규모 영업활동을 시행하고 있고, ② 우수 영업직 소수 정예를 유지하기 위해 영업 우수직 활동비 지원하고 신규 영업직 정착 및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③ 영업직 정예화 및 인원 구조조정을 위해 근무분위 기 저해자 위주로 해촉 및 재계약 불가를 통보하는 등으로 현재 30% 구조조정을 이뤄냈다고 보고하였다.

마)

피고의 인천지점이 2020. 12. 작성한 '2021년 사업계획 달성 방안'에는 "지점현황 - 추심직 29명, 영업직 27명 수준으로 매출부진한 일부 인원을 해촉 예정임.", "1년 이상 근무하였으나 매출이 장기 부진하거나 근무태도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계약연장을 불허하여 인원 관리"라고 기재되어 있다.

바)

피고의 인천지점은 위임직 영업중개인들마다 자리를 배정하여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을 제공하였고, 매월 영업용 우편물 발송비용의 일정 금액을 지원하였다.

사)

원고는 약 2년 7개월 동안 계속하여 피고의 영업중개인으로서 일하였고, 위 기간 동안 피고의 영업중개업무 외에 겸업 내지 겸직을 한 정황도 보이지 않아 업무의 계속성 및 전속성이 인정된다.

아)

원고가 영업에 성공하여 피고의 매출이 발생할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달 15일에 정기적으로 지급하였는데, 위 수수료는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의 성격만 가진 것이 아니라 원고가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도 띠고 있고, 원고가 근무기간 동안 받았던 수수료의 액수, 그 지속성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수수료는 생계유지적 성격이 있는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다.

자)

영업중개인들은 채권자 방문 및 면담 등을 위한 출장업무가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가 근무시간과 장소를 제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주요 징표가 될 수 없다. 게다가 피고의 인천지점의 경우에는 영업중개인들이 매주 수요일(우천시에는 목요일) 오전 9시에 피고 인천지점이 지정하는 특정 지역으로 현장영업을 나가도록 하고 있다. 또한 피고의 영업중개인들은 영업 관련 전산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하여 피고의 사무실에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를 이용하여야 했으므로 지정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 역시 영업중개인들의 접속기록 등을 근거로 영업중개인들의 출근율 등을 파악하여 왔다.

차)

비록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고,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를 들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

다.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에 관한 판단

1)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영업중개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이 총 964일이고, 원고가 퇴직 전 3개월(92일) 동안 지급받은 임금이 합계 6,406,960원인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5,517,778원[= 퇴직 전 3개월간의 1일 평균임금 69,640원(=6,406,960원 ÷ 92일) × 30일 × 964일 / 365일]이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5,517,77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1.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제1심 제1차 변론기일에서 청구취지 금액을 당초 '5,907,835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에서 '5,517,778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으로 감축하였음에도 제1심은 이를 간과하고 피고에 대하여 감축된 청구금액보다 많은 '5,907,835원및 이에 대하여 2021. 8.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명하였는바,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은 처분권주의에 반하여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고충정 지상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