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1993.9.14. 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993.9.14. 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금1,034,292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 을제1호증, 을제2호증, 을제3호증, 을제7호증, 을제11호증, 을제12호증의 1,2,3, 을제13호증의 1 내지 2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증인 , 의 각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한다.
피고는 1988.2.경 설립되어 서울 종로구 에서 시내버스 운수업을 경영하는 법인격 없는 사단이고, 원고는 1993.8.6. 피고 복지회에 입사하여 운전직 근로자로 근무하던 자이다.
피고 대표자인 회장 은 1993.9.14. 원고가 ①1993.8.9. 불법태업을 주동하였고, ②같은해 9.13. 20:00경에는 승무를 거부하고 직장을 이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고, 이를 원고에게 "퇴사통지서"라는 제하의 서면으로 통보하였으며, 피고 이사회는 같은달 18. 위 해고조치를 승인하였다.
원고는 피고 복지회에 입사할 당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당시 피고 복지회에는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지 않아 단체협약이 체결된 바도 없었으며, 1993.12.30.까지는 취업규칙도 제정되어 있지 않았다.
징계절차의 구비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자신을 해고함에 있어 일반적관행에 따른, 변명의 기회조차 부여하여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당시 피고 복지회에는 취업규칙이 제정되어 있지 않았고 그외 해고의 절차에 관하여 특별히 정하여 진 바도 없었던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서 원고에게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위 해고가 절차위반으로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해고사유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3호증, 을제1호증, 을제2호증, 을제3호중, 을제6호증, 을제7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 의 각 증언(다만 증인 의 증언 중 앞에서 믿지 아니한 부분 및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각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입사한 4일 후인 1993.8.9. 피고 복지회 소속 운전직 근로자 전원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집단으로 승무를 거부하여 그날 하루 동안 피고는 마을버스를 운영하지 못하였다. 이에 피고는 같은달 13. 운전직 근로자 전원의 연명(連名)으로 불법파업을 한 데 대하여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회사의 규칙대로 충실히 근무할 것이며 재차 규칙 및 운행질서를 문란하게 하면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 및 시말서를 징구하고, 원고에 대하여는 같은달 10.부터 12.까지 승무를 정지시킨 후 같은달 13. 위 시말서 및 각서와는 별도로 "차후에는 이러한 일(승무거부)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금일 이후 더욱 열심히 근무에 충실하겠다"는 내용의 시말서를 징구하였다.
피고 복지회의 관리상무로서 운전기사들을 관리하던 소외 은 1993.9.13. 19:00경 피고 사무실 앞 마을버스 종점에서 원고가 배차를 받아 운행대기 중이던 마을버스에 올라타 차량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운전석 옆에 라디오가 부착되어 있지 않고 구멍이 뚫어진 채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원고에게 그 이유를 물었던 바, 원고는 라디오가 뜯겨 나간지 며칠 되었다면서, 운행중 대형버스 뒤에 정차하고 있으면 그 자리로 앞차의 매연이 들어온다고 보고하였다. 이에 소외 은 피고 복지회의 차량정비및관리책임자인 관리과장 소외 을 불러 라디오를 부착시킬 것을 지시하였고, 소외 은 라디오를 부착시키는 과정에서 원고가 라디오부착을 건의한 경위와 취지를 오해하고, 라디오가 부착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도 배기구가 차 뒤편에 있는데 어떻게 그 자리에서 매연이 나올 수가 있느냐, 왜 상무에게 허위보고를 하여 자신을 욕먹게 하느냐며 원고를 심하게 질책하였다. 라디오 부착이 끝난 후인 20:04경 원고는 이런 심정으로는 도저히 안전운행을 할 자신이 없다며 요금통과 배차판을 떼어 피고 사무실에 가져다 놓고 당일의 잔여 승무(4시간 정도)를 거부한 채 밖으로 나가버렸다.
피고는 원고의 해고사유에 대하여 전항에서 인정한 사실들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즉,
원고가 1993.8.9.자 불법승무거부를 주동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을제7호증, 을제9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증인 의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고, 을제3호중, 을제10호증의 2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는 당시 채용된지 사흘밖에 되지 아니하여 이전부터 근무하고 있던 근로자들과의 친분관계도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가 기존의 근로자들을 제쳐놓고 위 불법쟁의를 주동하였다는 것은 상식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원고가 ①입사시 제출한 이력서에서, 사실은 중학교를 다닌 사실이 없음에도 중학교 2년 중퇴라고 학력을 허위로 기재하였으며, ②1993.9.13. 승무를 거부한 후 그 다음날인 14. 05:30까지 출근하여 06:00부터 오전 승무를 시작하여야 함에도 07:00까지 출근하지 아니하고 무단히 결근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원고에게 해고를 통보한 퇴사통지서에 해고사유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유들을 새로이 내세워 주장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진실인지 여부를 떠나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오히려 위 ②의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제1호증, 을제2호증, 을제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복지회 소속 운전직 근로자들은 A,B의 두개조로 나뉘어 각각 오전근무(05:30부터 14:00까지)와 오후근무(14:00부터 24:00까지)를 하여 온 사정을 엿볼 수 있는 바, 그렇다면 1993.9.13. 승무거부를 할 당시 오후근무조였던 원고가 그 다음날 05:30분까지 출근하여야 하는 오전 근무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피고는 원고가 작업능력 및 직장적응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면서 마치 원고가 시용(試用)기간 중에 있었으므로 해고사유의 정당성 유무의 판단에 있어서 이점을 참작하여야 한다는 듯한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용기간은 근로계약체결시에 이를 명확히 약정하여야 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1.11.26. 선고 90다4914 판결 참조), 비록 통상의 운수사업체에서 시용기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더라도, 사전에 이에 관하여 정함이 없었던 본건과 같은 경우에는 피고가 원고를 시용조건부로 채용하였고, 위 해고 당시 원고가 시용기간 중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서 해고의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 이 사건과 같은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하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입각하여 해고사유의 정당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 바, 여기서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이유, 다시 말해 해당근로자와의 근로관계의 유지를 사용자에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이유를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1992.5.22. 선고 91누5884 판결 참조). 위에서 인정한 사실들을 기초로 하여 판단컨대, 원고가 피고에게 채용된 후 불과 1개월여 사이에 2회의 승무거부를 하기는 하였으나, 1993.8.9.자 승무거부는 원고가 주동한 것이 아니라 피고 복지회의 운전직 근로자 전원이 승무거부하는 데에 가담하였던 것에 불과하고, 피고는 이미 그를 이유로 사흘간 원고의 승무를 정지하고, 시말서 및 각서를 제출토록 하는 선에서 원고에 대한 문책을 마무리지은 바 있으므로 독립하여 이를 해고의 사유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고, 같은해 9.13.자 승무거부도 소외 이 원고의 정당한 차량정비건의에 대하여 그 경위 및 취지를 오해하고, 과도한 질책을 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그 동기에 참작할 바 있으며,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시간도 약4시간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원고의 위 각 승무거부가 해고 이외의 징계사유가 됨은 별론 원고와 피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더 이상 유지케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된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1993.9.14.자 해고는 정당한 이유를 결하여 무효라 할 것인 바, 피고가 이를 유효라고 주장하면서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복직시까지의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해고당하기 전에 월급여로서 금1,034,292원을 지급받아온 사실은 피고가 이를 명백히 다투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1993.9.14.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금1,034,292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199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4. 5. 27.
판사 김의열(재판장) 심준보 김현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