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1996. 1. 16. 선고 95노6902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가.

원심판시 각 건조물침입, 퇴거불응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 등 B 노동조합원들이 정보통신부 건물이나, C의 외국인접견실 등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나, 정보통신부의 정책에 반대이사를 개진하기 위하여 그 청사를 방문하는 것은 국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행사이고, C의 외국인접견실은 C직원은 누구라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며, 당시 C 이사회에서 의제로 다루어졌던 D 주식매각 특별이익금 처리 안건은 노사협상의 대상임에도 C 이사회에서 이를 임의처리하고자 하였으므로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이사회장에 들어간 것이므로 이러한 노동조합원들의 행위는 건조물침입이나 방실침입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의 일환으로서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였으므로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나.

원심판시 제7의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시 제7의 이른바 정시출퇴근투쟁으로 인하여 C의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이 저해된 것도 아니고, 이는 이른바 준법투쟁의 일환으로서 강제노역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헌법과 노동법하에서 관행적으로 단체협약 등에 의하여 정해진 출근시간 이전에 미리 출근하여 업무수행을 준비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 개개인이나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는 한 위 관행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며, 출근시간 지키기 운동은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행사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그릇 인정하거나 업무방해의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이 부분에 대하여도 유죄로 인정한 위법을 범하였다.

다.

원심판시 제1,2,3,5, 각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을 비롯한 B 노동조합원들의 통신구조개편에 반대하는 농성, B 이사회의 결의를 반대하는 농성, 노동절행사를 위한 집회장소로 이용하기 위하여 C 후정주차장의 차량을 옮기도록 요구한 행위 등 공소사실기재의 각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2조 소정의 노동3권 보장과 근로자의 근로조건유지, 향상을 위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어 이를 처벌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라.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B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원심판시와 같은 불법행동을 주도하고도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등 개정의 정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의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3.

위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의 항소는지 제3점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근로자의 쟁의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의 정성적인 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으나 이러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경우에는 근로자는 업무방해죄 등 형사상 죄책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B 노동조합은 원심판시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노조원들 수십여명이 위 공사 1층 현관통로 승강기 입구를 점거한 후 노래를 부르거나 구호를 제창하고, 북,괭과리를 두들겨 위 건물에 출입하려는 위 공사 임직원과 외부손님의 출입을 방해함은 물론 위 건물 11층 내지 14층 복도에 수십명씩 점거 농성하면서 집단적으로 구호를 제창하고, 노래를 부르고, 괭과리 등으로 각종 소음을 발생시켜 위 공사의 일상적인 업무를 방해한 사실, 원심판시 범죄사실 제2항과 같이 C 이사회를 저지하기 위하여 C 건물 11층 회의실 복도를 점거하면서 이사들의 출입을 막고, 9층 외국인 접견실에서 임시로 개최되는 이사회를 방해할 목적으로 조합원들이 이사회 회의장으로 난입한 사실, 원심판시 범죄사실 제3항과 같이 조합원 200여명이 위 공사건물 11층의 사장실 복도등을 약 1주일간 점거 농성하면서 건물벽면, 엘리베이터, 출입문 등에 스프레이를 이용하여 낙서를 하거나 대자보를 부착하여 위 공사의 업무를 방해한 사실, 원심판시 범죄사실 제5항 기재와 같이 위 노동조합간부들이 공사 직원들의 출근 차량진입을 막아 그 직원들의 출근업무를 방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같은 정보통신부나 C공사 건물의 점거농성행위, 이사회의장 난입행위, C 직원들의 출근을 방해하는 행위는 그 수단이나 방법이 소극적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중의 위력이나 물리적 강제력으로써 적극적으로 업무를 방해한 것이어서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 점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논지는 이유없다.

나.

피고인의 항소논지 제2점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근로자들이 작업시간에 집단적으로 작업에 임하지 아니한 것은 다른 위법의 요소가 없는 한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단순한 노무제공의 거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면서 위력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정도에 이르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할 것인 바,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C공사의 단체협약에 의한 위 공사 사장의 지시로 영업직원과 사무직원은 08:45경까지 전화수리, 가설 등 현장요원들은 08:00경까지 출근하여 각각 업무준비를 한 후 09:00경 현장에서 일을 시작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지시로 정당한 쟁의행위의 절차도 밟지 아니한 채, 수백 수천여명의 조합원들이 09:00 정각에 출근함으로써 전화고장수리가 지연되는 등 위 공사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원심이 이 부분에 대하여 업무방해죄로 의율처단하였음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니, 이 부분대 대한 피고인의 항소논지 역시 이유없다.

다.

피고인의 항소는지 제1점에 대한 판단

피고인을 비롯한 정보통신부의 정책에 항의하기 위하여 조합원 200여명이 다중의 위력으로 정보통신부 건물에 침입하는 행위, C이사회 회의장에 침입하는 행위, E대학교로부터 동 학교 대강당의 장소사용신청이 불허되었고, 학생과 교직원이외의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고, 정문수위들이 노동조합원의 출입을 제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중의 위력으로 위 대학 대강당에 들어가 노조 대의원 대회를 강행한 행위는 건조물침입의 구성요건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이는 모두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의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서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라고 할 수 없으니, 피고인의 이 점에 관한 주장도 이유없다.

라.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의 연령, 성행, 전과, 직업과 환경, 범행의 동기 및 수단과 결과 그리고 범행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들을 참작하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적절하다고 보여지므로 위 각 항소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4.

결론

이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6. 1. 16.

판사 최형기(재판장) 이창형 윤강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