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1999. 6. 18. 선고 98가합67930 판결

종업원지위확인등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금 2,745,1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8. 6. 27.부터 1999. 6. 18.까지는 연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 회사는 전자제품의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1998. 2.에 대학교를 졸업한 자들로서 피고 회사로부터 입사와 관련하여 서류전형합격, 면접합격통보 및 최종합격통보를 각 받았다가 소위 채용내정취소된 자들이다.

나.

원고들에 대한 채용내정 및 채용내정취소의 경위

(1)

피고 회사가 소속된 <삭제>그룹의 <삭제>위원회 또는 피고 회사는 1997. 8.경 피고 회사를 포함한 그룹에 속해있는 회사들에서 근무할 신입사원을 모집하기로 하고 원고들이 재학중인 각 소속 대학교에 1998. 2. 졸업예정자 또는 1997. 8. 졸업자를 상대로 신입사원 추천의뢰 또는 우수학생 취업 추천의뢰를 하였는데, 원고들은 소속 대학교의 추천을 받아 소정의 서류를 제출하여 1997. 9. 29.경 서류전형 합격통보를 받고, 이어 실시한 면접을 거쳐 1997. 10. 24.경 위 <삭제>위원회로부터 면접 합격통보를 받으면서 피고 회사에 배치예정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았고, 다시 <삭제>그룹이 실시한 신체검사를 받은 후인 1997. 11.경 피고 회사로부터 최종적으로 합격되었으며 피고 회사에 우선적으로 입사하게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위 통보에는 원고들이 "대졸신입사원 입사예정자 소집간담회"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고 만약 참석하지 않으면 합격을 취소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2)

피고 회사는 1997. 11. 30. 열린 "대졸신입사원 입사예정자 소집간담회"에서 원고들에게 배부한 대졸 신입사원 입사안내문을 통하여 앞으로 개인별로 통보될 교육일정에 따라 1997. 12. 8.부터 1998. 4. 3.까지의 사이에 7차로 나누어 원고들에 대한 신입사원 입사교육을 실시하고 그 교육실시 차수에 따라 원고들 각 개인의 입사예정일이 결정될 것임을 밝히면서, 늦어도 1998. 4. 6.까지는 모두 근무가 시작될 것이며 근로계약서 등 입사에 필요한 제반서류를 입사예정일에 제출하도록 하였다.

(3)

그러나 피고 회사는 아래 2.항 정리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위 IMF구제금융사태라는 경제사정의 악화 등을 이유로 1997. 12.경부터 실시될 계획이었던 위 입사교육 등의 일정을 연기하고, 1998. 2.경 원고들에게 피고 회사의 사업구조조정이 있은 후에 원고들의 입사일정이 추후 별도로 결정될 것임을 알리면서 이에 대한 양해를 바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냈다.

(4)

피고 회사는 1998. 6. 11. 및 같은달 12. 개최된 신입사원 소집점검에서 원고들에게(여기에는 원고들 외의 추천전형 대졸신입사원도 포함되어 있다) 피고 회사의 사정으로 원고들에 대한 신규채용을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그 대신 (i) 금 2,000,000원의 위로금을 받는 조건으로 입사지원을 취소하고 이에 대한 일체의 법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방안과, (ii) 1999. 6. 30.까지 피고 회사의 채용발령을 기다려 보되, 위 기한까지의 채용은 피고 회사가 정한 채용발령예정순번에 따르고, 만약 신규인력 수요가 없어 채용되지 못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두 가지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였으나, 원고들은 위 두 가지 방안을 모두 거부하였다.

2.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종업원지위확인 청구부분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1998. 4. 6.부터 피고 회사 종업원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통보는 채용을 하기 위한 사실행위로서의 준비행위에 불과할 뿐 그와 같은 통지로서 곧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따라서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채용하기 위한 채용준비과정을 거치다가 채용이 확정되기 전 부득이 이를 취소한 것에 지나지 않아 결국 원고들은 처음부터 피고 회사의 종업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으며, 이는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입사할 때에는 근로계약서, 서약서 등 피고 회사가 구비하도록 요구한 11가지 서류를 갖추어야 하는데도 원고들이 현재까지 이들 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점에서도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함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 기본적으로 낙성, 불요식의 계약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의 경우처럼 대기업인 피고 회사가 대학졸업예정자들을 상대로 신입사원을 모집함에 있어 원고들이 피고 회사가 신입사원 채용절차로서 정하고 요구하는 서류전형 및 면접절차에 응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며, 이에 따라 피고 회사가 서류전형과 면접 및 신체검사를 거친 후 1997. 11.경 원고들에게 최종합격동지를 해 줌으로써 승낙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이는 동시에 원고들에 대한 피고 회사의 채용내정통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아야 하는 것은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사원채용과정이 매년 연말에 다음해외 대학졸업예정자들을 상대로 우수한 인력을 경쟁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전국 대학의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서류전형 및 면접만에 의하여 대규모 인원을 채용하는 절차를 취하고 있는 점, 그 채용도 대부분 연말 또는 연초 등 정기적으로 실시할 뿐 수시 또는 개별적으로 모집하는 경우는 거의 없거나 있어도 아주 미미한 점, 또한 위 면접 및 이에 따른 신체검사일정을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거의 같은 일정으로 잡아 실시함으로써 사실상 다른 기업에의 취업 응시 내지 청약의 선택 기회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 등에서도 그 타당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가사 피고 회사의 주장과 같이 원고들이 취업하기 위해서는 소정의 근로계약서, 서약서 등의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제출해야 하는 형식적, 부수적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회사가 1997. 11.경 원고들에 대하여 채용내정통지를 함으로써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성립되었다고 볼 것이고, 다만 대졸신입사원 모집요강(갑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당시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아니하고 있었으므로 졸업예정일인 1998. 2.까지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거나, 그 사이에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채용결격사유가 발생하는 것 등을 사유로 해약할 수 있는 권한을 피고 회사가 유보하고 있고, 소정의 입사교육 후 취업할 시기는 원고들에 대한 개별적인 입사예정일의 통지에 의함을 그 특별한 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적어도 그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최종입사예정일인 1998. 4. 6.부터는 일을 피고 회사의 종업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현실적으로 취업시켜 원고들이 노무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피고 회사의 정리해고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가 부득이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것이므로 정당하다고 주장하는바, 위 주장은 가사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채용내정취소가 정리해고에 해당하여 정당하다는 취지로 보인다.

(가)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1)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ii) 사용자가 해고 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iii)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iv) 그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 즉, 원고들에 대한 해고가 위와 같은 정리해고의 요건들을 구비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나)

원고들에 대한 정리해고의 정당성 판단

1)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8, 을11, 을12, 을13, 을 16, 을17, 을18, 을20-1내지4, 을21 내지 28, 을30, 을40의 각 기재와 증인 <삭제>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회사는 1997. 8. 확정한 1998.부터 2001.까지의 5개년 사업계획에서 종래 메모리 반도체 위주이던 피고 회사의 사업구조를 개편하여 메모리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사업 상호 간의 균형적 발전을 꾀함으로써 1996년도의 매출액 미화 5,700,000,000달러, 총자산 미화 8,500,000,000달러를 2001년도에는 매출액 미화 29,400,000,000달러, 총자산 미화 23,600,000,000달러로 증가시켜 종합전자회사로 성장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었는데 위 계획에는 미화 24,800,000,000달러의 많은 자금과 32,000명의 추가적 인원 투입이 요구되었으므로 대규모의 자금차입이 계획됨과 동시에 원고들을 비롯한 신입사원들을 대규모로 채용하게 된 것이다.

나)

그러나 1997. 11. 소위 IMF사태가 발생하게 됨에 따라 국내 금리가 연11%에서 연19.45%로 폭등하는 등 고금리상태가 장기화됨으로써 대규모 자금차입이 곤란해지고 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해외차입금에 대한 상환부담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신정부가 1998. 2. 출범하면서 <삭제>그룹을 비롯한 대규모기업집단들에 대하여 기업구조조정을 강력히 촉구함에 따라 <삭제>그룹은 1998. 2.말경 주거래은행인 <삭제>은행과 사이에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위 약정에 따르면 피고 회사는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등의 위 약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신규대출의 중단, 기존대출금의 회수 등의 금융상의 제재를 받도록 되어 있었다.

다)

위와 같은 상황 하에서 피고 회사는 위 5개년 사업계획의 근본적 수정에 착수하여 종래 반도체 분야, 부품/소재 분야, 통신 분야, 멀티미디어 분야, 전장 분야 등 5개 유망분야를 전략분야로 삼아 집중육성하려던 계획을 반도체 부문, 통신 부문, 지원 부문의 3개 사업부문으로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업구조조정안을 마련하게 됨으로써 피고 회사의 조직도 기존의 5개 사업부문 32개 사업본부에서 3개 사업부문 22개 사업본부로 축소되게 되었다.

다)

한편, 피고 회사는 1994년도에 126,875,679,000원, 1995년도에 834,602,431,000원, 1996년도에 71,144,727,000원의 순이익을 내었으나, 1997년도에는 183,543,382,000원, 1998년도에는 상반기에만 330,411,503,000원의 적자를 내게 되었다.

위 각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 당시 전반적인 국가적 경제위기 속에서 현실적으로 막대한 적자가 발생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 예상되고 있었고, 또한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외부적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였던 조직의 축소개편으로 인하여 인력의 과잉상태에 있었다 할 것이므로 정리해고를 위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2)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2-1,2, 을3-1,2, 을4, 을5, 을31, 을32, 을33, 을34-1내지6, 을35의 각 기재와 증인 <삭제>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 전인 1998. 1.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주관하였던 <삭제>그룹 기획실에 피고 회사가 채용내정한 인원을 다른 계열사로 전배해 줄 것을 요청하여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 당시까지 피고 회사 채용내정인원 중 13명이 <삭제>그룹 소속의 다른 계열사에 입사조치되었으며, 그 후에도 피고 회사는 1998. 7. 15. <삭제>그룹 소속 28개 계열사에 피고 회사의 채용내정자들에 대한 입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의 노력을 하여 1998. 11.까지 총46명의 피고 회사 입사내정인원이 <삭제>그룹 소속 다른 계열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나)

피고 회사는 1998. 3. 정규직원들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하여 모두 2,854명이 퇴직하고, 그 밖에도 1,212명의 직원들이 의원사직을 하는 등 피고 회사의 인원은 1998. 1. 21,360명에서 1998. 6. 17,415명, 1998. 7. 14,692명으로 대폭 감소되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에 앞서 기존의 직원들에 대하여도 명예퇴직, 의원사직 유도 등을 통하여 인원감축을 하였고, 또 피고 회사의 채용이 어려워지게 됨에 따라 원고들을 다른 계열사로 전배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등 채용내정자들에 대한 채용내정취소를 회피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경영악화에 따른 인력감축 필요성 때문에 원고들에 대하여 채용내정취소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3)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해고대상자 선정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6-1,2의 각 기재와 증인 <삭제>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회사는 1997. 11.경 추천전형에 의하여 원고들을 포함하여 총 1100여명에 대하여 최종합격통지를 하였다가 1998. 6. 12. 전원에 대하여 채용내정취소를 하였다.

나)

피고 회사는 1998. 5. 18. 피고 회사 노동조합과 사이에 "고용안정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협약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향후 1년간 노동조합과의 합의 없이는 정리해고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위 각 인정사실에 의하면, 기존 직원들에 대하여 명예퇴직, 의원사직 유도 등을 통하여 상당한 인원을 감축한 후에도 인원감축의 필요성은 계속되었으나, "고용안정에 관한 협약"에 의하여 기존 직원들에 대한 추가적인 정리해고가 불가능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은 비록 피고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되어 종업원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당시까지 현실적인 노무의 제공을 하지 않은 상태로서 근로관계에의 밀접도가 통상의 근로자에 비하여 떨어진다고 할 것이어서 기존의 근로자들에 비하여 우선적인 정리해고 대상에 속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이 원고들을 비롯한 채용내정자들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4)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 당시 채용내정자들에게 채용내정을 취소할 수 밖에 없는 피고 회사의 불가피한 경영사정을 설명하는 이외에 채용내정자 각자에게 2,000,000원을 지급하는 등의 두 가지 안을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채용내정자들에게 발생하였을 수도 있는 피해에 대하여 적절한 보상을 하려고 하였는바, 그렇다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에 필요한 절차를 거쳤다고 판단된다.

(다)

소결

살피건대 원고들과 같이 피고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는 성립되어 있으나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아니하는 등의 사유로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있는 경우에는, 합리적이고 상당한 이유가 있는 한 기존의 근로를 제공하면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그 정리해고의 요건에 관하여 이를 다소 완화하고 동시에 기존 근로자들보다 우선적인 정리해고의 대상자로 삼는다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바탕에서 위에서 본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 즉 해고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춘 정당한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1998. 6. 12.자 채용내정취소, 즉 해고로서 피고 회사의 종업원의 지위를 상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변론종결시까지도 여전히 종업원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고 있는 이 부분 청구는 (비록 원고들이 위와같이 1998. 4. 6.부터 1998.6. 12.까지의 일정기간 동안은 피고 회사의 종업원의 지위에 있었으나 그것은 변론종결 당시의 법률관계에 관한 존부, 즉 현재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전제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나.

임금청구 부분

(1)

원고들은 이 사건 채용내정취소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피고 회사에게 최종입사예정일인 1998. 4. 6.부터 원고들을 취업시킬 때까지 매월 1,600,000원 상당의 임금 지급을 구하므로 살피건대,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1998. 4. 6.을 최종입사예정일로 하는 근로계약이 성립되고 1998. 6. 12.자로 채용내정취소 즉 해고가 정당히 이루어진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의 청구 중 1998. 4. 6.부터 채용내정이 취소된 1998. 6. 12.까지의 임금을 구하는 부분은 이유 있고(이 부분에 관한 한 원고들이 예비적 청구취지에서 구하는 위 기간 동안의 3,520,000원의 임금청구와 함께 판단하기로 한다), 한편 위 채용내정취소가 무효임을 전제로 1998. 6. 13. 이후의 임금을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2)

임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은 원고들의 월급이 매월 1,600,000원임을 전제로 하여 이를 구하고 있는바, 살피건대 갑2의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신입사원 모집요강을 발표하면서 임금을 연19,200,000원으로 제시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들은 이를 근거로 월 1,600,000원이라고 계산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신입사원 모집요강에 기재된 대로 반드시 피고 회사, 즉 사용자가 구속된다고는 볼 수 없고 이는 다만 일응의 기준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어서 (상여금의 지급여부 및 그 액수, 제세공과금 공제 전후 여부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기준 제시가 없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위 금액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다. 한편, 을37-1,2,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들과는 별도로 대여장학생 제도를 통하여 채용되어 1998. 1. 12.부터 근무하고 있는 피고 회사의 신입사원 <삭제>에 대하여 849,000원의 월 급여와 같은 액수의 4월 상여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소한 위와 같은 액수의 급여는 받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여 이를 기준으로 산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인바, 이를 계산하면 원고들이 1998. 4. 6.부터 1998. 6. 12.까지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은 각 2,745,100원{849,000×(25/30+2+ 12/30)}이라 할 것이다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1998. 4. 6.부터 1998. 6. 6.까지는 수습을 받을 예정이었으므로 그 기간 중에는 기본급의 80%만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 회사와 원고들이 근로계약 당시 위와 같은 수습기간을 설정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위자료청구 부분(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 부분을 같이 판단한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채용내정한 후 입사예정일이 지나도록 취업시키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채용내정을 취소하는 배신으로 말미암아 원고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서 각 1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에 대한 채용내정취소가 정당한 것인 이상 피고 회사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성실의무위반)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예비적으로 피고 회사가 1997. 11. 원고들에 대하여 최종합격통지를 함으로써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되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들을 채용예정일에 취업시킬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1998. 6. 12. 일방적으로 원고들에 대하여 채용내정을 취소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피고 회사의 위 채무불이행으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통상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통상의 손해는 피고 회사의 1년 연봉 19,200,000원이라고 주장하므로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채용내정한 후, 실제로 취업시켜 임금을 지급할 채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원고들은 1년에 한 번 공개채용을 통해 근로자를 채용하는 우리나라의 취업관행상 향후 1년 간은 취업을 못함에 대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취지로 보인다)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채용내정의 취소가 정당한 것인 이상 그것으로써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은 유효하게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그 후에도 근로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각 미지급임금 2,745,100원 및 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소정의 금품청산기간이 경과한 다음날인 1998. 6. 27.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1999. 6. 18.까지는 연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9. 6. 18.

판사 이수형(재판장) 황병헌 김상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