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상여금 반납 등에 대해 근로자들이 의견 교환 및 의사 집약을 통해 동의했다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대한 적법한 동의이다 ( 2000.12.01, 서울지법 2000가합24547 )
[요지] 한보철강 근로자들이 전체 또는 각 부서별 회의를 거쳐 상여금 등 반납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현안에 대해 근로자들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한가족협의회의 근로자위원들이 수시로 사용자측과 협의를 진행해 합의를 도출했고, 협의 내용과 결과를 근로자들에게 알렸으며, 이에 따라 사용자가 배포한 동의서에 수천명의 근로자들 중 절대 다수가 서명한 바 있다. 따라서 상여금 등의 지급중지 및 반납에 관해 근로자들이 자율적인 의견 교환 및 의사 집약을 통해 동의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할 것이므로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대한 적법한 동의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한보철강공업(주) 사건
(서울지법 2000.12.1 선고 2000가합24547 임금)
* 사 건 / 2000.12.1 선고, 서울지법 제42민사부 2000가합24547 임금
* 원 고 / 별지 원고들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진
* 피 고 / 정리회사 한보철강공업 주식회사의 관리인 나석환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완
* 변론종결 / 2000.11.17
[주 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별지 청구금내역 중 청구채권액 기재 금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2, 을12-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은 정리회사 한보철강공업 주식회사(이하 `한보철강'이라고만 한다)의 근로자들이거나, 또는 근로자로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자들이다.
한보철강이 1998년까지 시행하던 급여규정은 직원들에게 지급할 상여금에 대하여 `회사는 영업실적에 따라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다', `상여금 지급률과 그 기준 및 시기는 사장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보철강 부산제강소의 노동조합이 1996년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은 `회사는 종업원에게 연간 600%의 상여금을 지급한다. 지급시기는 매 짝수월 100% 지급한다'고 규정하였고, 위 단체협약의 부속합의서(1996.6.12 체결)는 `회사는 지급직전 2개월 급여 평균의 230%를 성과급조로 상반기 130%, 하반기 100%씩 각 지급한다'고 규정하여 직원들에 대한 상여금 및 성과급(이하 `상여금 등'이라고 한다) 지급의무를 명문화 하였다. 위 부산제강소는 그 후 1996.12월경 주식회사 한보로 매각되었고, 이에 따라 한보철강의 사업장(당진 공장)에 적용될 명문화된 상여금 등 지급 근거규정은 없게 되었으나, 한보철강은 그 이후에도 위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에 의하여 직원들에게 상여금 및 성과급을 계속 지급하였다.
그 후 한보철강은 1998.10.20경 급여규정을 개정하여 `회사는 연간 상여금 600%를 매 짝수월에 각 100%씩 지급한다', `회사는 경영성과에 따라 성과급 230%를 상반기 말에 130%, 하반기 말에 100%씩 각 지급한다'고 규정하여 상여금 지급의무를 명문화하는 대신 성과급의 지급은 회사의 경영성과에 따르는 것으로 정하였다.
한보철강은 1997.1월경 부도를 내고 그 후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받는 등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하게 되자, 같은 해 8월경 상여금 등의 지급중지 등의 내용을 포함한 비상경영대책을 수립하였고, 같은 해 9월까지 전체 근로자의 86%에 해당하는 근로자로부터 상여금 등 지급중지 등에 대한 동의서에 서명을 받아 같은 해 10월부터 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 후 한보철강은 1998.10월경 위에서 본 급여규정을 개정할 무렵 다시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 전원으로부터 이미 지급중지된 상여금, 성과급과 1999년 1/4분기까지의 상여금, 성과급을 반납하기로 하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고, 1999.2월까지 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한보철강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들로부터 2차례에 걸쳐 상여금 등의 지급중지 또는 반납에 대한 동의서에 서명을 받음에 있어, 관리직원들과의 1대1 면담을 통하여 서명을 하지 않는 직원은 정리해고 또는 휴직을 시키겠다고 위협하거나, 서명하지 않는 직원들에게 작업을 시키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서명을 강요하여 근로자들이 어쩔 수 없이 동의서에 서명을 하게 되었는 바,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의 위 동의는 사용자측의 일방적 요구에 의하여 이루어진 비진의 표시로서 한보철강 또한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으므로 무효이거나, 또는 강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하자 있는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고, 또한 과거에 지급하여 오던 상여금 등의 지급을 중단하는 것은 사실상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하여 근로자들의 과반수의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한 동의가 있어야 하는 바, 한보철강의 관리자들이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동의서에 서명을 강요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서명을 받았더라도 이는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한 동의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취업규칙 변경은 무효여서 결국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 여부를 불문하고 원고들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지급중지 또는 반전된 1997.10월부터 1999.2월까지 상여금 등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을1-1 내지 6, 을2-1 내지 14, 을3-1 내지 4, 을4-1 내지 4, 을5-1 내지 16, 을 6-1 내지 3, 을7-1, 2, 을8-1 내지 18, 을9-1 내지 10, 을10-1 내지 46, 을11-1 내지 11, 을13-1, 2, 을14-7 내지 9, 11의 각 기재와 증인 구자도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한보철강의 노사협의회
한보철강의 사업장(당진 공장)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부산제강소가 주식회사 한보로 매각된 이후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지 않았고, 1998.10.8 비로소 노동조합이 결성되었으나 그 조합원의 수는 근로자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대신 당진공장에는 1995년 이후 노사협의회인 한가족협의회가 결성되어 있었는데, 한가족협의회의 근로자 위원들은 각 부서별로 근로자들의 투표에 의하여 선출되었으며, 사실상 사용자측과 근로조건 등 제반의 문제에 대하여 협의를 하여 왔다.
한보철강의 경영 위기
한보철강은 1997.1월경 부도를 내고, 같은 해 8.17 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후 회사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었으나, 8조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와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적자(1997년 2,270억원, 1998년 9,435억원, 1999년 6,057억원)로 인하여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요금조차 제때에 납부하지 못하는 등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으며, 희생의 유일한 방안으로 모색되던 해외 매각 협상마저 지연되어 자칫 회사가 파산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었다.
1997년 비상경영대책 및 상여금 등 지급중단 동의
한보철강의 법정관리인 등 경영진은 1997.8월경 회사가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고 최소한 제3자 인수시까지의 회사 유지를 위하여 생산·판매와 직결되지 않는 모든 비용의 극한적인 감축, 임원 연봉 재조정, 직원 상여금, 성과급 감액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비상경영대책을 수립하였다.
그 후 한보철강의 경영진은 같은 해 8월 말경부터 한가족협의회 실무회의를 통하여 근로자 위원들에게 회사의 경영여건과 비상경영체제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참을 설득하였는데, 한가족협의회의 근로자 위원들 또한 대부분 회사의 방침에 공감하여 그 무렵 근로자들에 대하여 동참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하였으며, 같은 해 9.6경에는 사용자측과 비상경영대책에 동참하기로 하는 내용의 서면 합의를 하였다.
한보철강의 경영진은 같은 해 9월 초경 위와 같이 한가족협의회에서 노사협의를 진행하는 것과 병행하여 `상여금 지급 일시 중단 등 극한적인 원가절감 운동을 포함한 회사를 되살리는 비상경영체제에 동참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된 동의서를 각 부서별로 배포하여 근로자들로부터 서명을 받았는데, 같은 해 9.5경까지 전체 근로자 2,762명 중 2,375명이 위 동의서에 서명을 하였다.
1998년 취업규칙 개정 및 상여금 등 반납 동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한보철강의 부산제강소가 주식회사 한보로 매각된 이후 한보철강의 당진공장에는 독립한 취업규칙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는데, 1998.8월경 관할 천안지방노동사무소로부터 취업규칙 작성 및 신고를 요구하자, 한보철강 경영진은 새로이 취업규칙을 제정하기로 하고 같은 해 9월경부터 취업규칙의 제정 문제에 대하여 한가족협의회를 통한 노사협의를 진행하였다.
위 협의 당시 상여금 등의 지급을 급여규정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는 근로자측 의견과 회사의 경영여건을 감안하여 지급유보 조항을 두자는 사용자측 의견이 대립하였으나, 수차례에 걸친 실무 협상 끝에 같은 해 9.24경 회사측과 근로자 위원들 사이의 급여규정에 과거 부산공장의 단체협약에 의하여 지급하여 오던 상여금 등의 지급 근거규정을 두는 대신 1997년 비상경영대책에 의하여 지급 중지된 상여금 등을 반납 처리하고, 1999년 1/4분기까지의 상여금 등을 추가로 반납하기로 하며, 위와 같은 상여금 등 반납에 대하여 전 직원 등의 서명을 받기로 하는 내용으로 합의가 성립되었다.
그리하여 한가족협의회는 같은 해 9월 하순경 수차례에 걸쳐 직원들을 상대로 취업규칙의 제정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각 부서별로 위와 같은 협의 내용을 설명하였으며, 한보철강의 경영진은 위 협의 결과에 따라 그 무렵 `비상경영대책에 따라 지급중지된 상여금, 성과급 등을 반납 처리하고, 아울러 1999년 1/4분기까지의 상여금 등을 반납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동의서를 각 부서별로 배포하여 근로자들의 서명을 받았다. 위 동의서에는 원고들을 포함한 한보철강의 근로자들 전원이 서명하였다. 그 후 한보철강은 같은 해 10월경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제정과 상여금 등 반납 등에 관하여 법원으로부터 허가결정을 받아 이를 시행하였다.
판 단
먼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의 상여금 등 지급중지 또는 반납 동의가 근로자들의 내심의 의사 없이 이루어진 비진의 의사표시이거나, 사용자측에 의하여 강요된 하자 있는 의사표시인지 여부에 대하여 보건대, 갑7-1 내지 3의 각 기재와 증인 김주화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한보철강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상 명문의 근거규정이 없음에도 과거에 다른 사업장에 적용되던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상여금 등을 지급하여 왔다면, 그 이후 위 상여금 등의 지급을 중지 또는 반납하는 것은 사실상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 바, 근로자들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없는 한보철강의 경우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은 근로자들 과반수의 자유로운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한 동의가 있어야 근로자들 전원에 대하여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위 2차례에 걸친 상여금 등 지급중지 또는 반납에 대한 근로자들의 동의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대한 적법한 동의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한보철강의 근로자들이 전체 또는 각 부서별 회의를 거쳐 상여금 등 반납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상여금 등 반납 등의 현안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선거를 통하여 선출된 한가족협의회의 근로자 위원들이 수시로 사용자측과 협의를 진행하여 합의를 도출하였고, 위와 같은 협의 내용과 결과를 근로자들에게 알렸으며, 이에 따라 사용자가 배포한 동의서에 수천명의 근로자들 중 절대 다수가 서명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상여금 등의 지급중지 및 반납에 관하여 근로자들이 자율적인 의견 교환 및 의사 집약을 통하여 동의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근로자들의 동의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대한 적법한 동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결국, 원고들이 구하는 1997.10월 이후의 상여금 등은 한보철강의 취업규칙의 적법한 변경에 의하여 피고가 이를 지급할 의무가 없는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수현(재판장), 황병헌, 하상혁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