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법원판결

서울지방법원 1996. 4. 4. 선고 95가합88400 판결

판결요지

1.

단체협약에 의하면 회사는 조합임원 및 대의원의 인사에 관하여 조합의 동의를 얻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이 사건 징계면직 당시 노동조합 대의원의 신분에 있었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회사는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의를 얻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어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처분은 무효라 할 것이다.

2.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위 이동명령이 관행에 근거한 것으로서 정당한 업무상의 명령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면,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이×규, 김×철의 각 증언(뒤에서 믿는 부분 각 제외)은 아래에 든 각 증거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을 제2 내지 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6호증의 1 내지 21, 을 제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오히려 갑 제9호증 제1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증인 강호원의 증언 및 증인 이×규, 김×철의 각 일부증언을 모아보면 (가)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1994. 2/4분기 근무평가통지서상의 평가점수는 30점에 불과하였던 사실, (나) 피고회사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수입품과를 구성하는 각 팀별로 과장직을 따로 두고 있었던데다가 원고가 근무하던 9층 면세점은 09:30부터 19:30까지 개점하고 그 근무자들도 09:30부터 18:10까지 근무하는 조와 10:30부터 19:30까지 근무하는 조로 나뉘어지며, 이에 대하여 1층 로비점은 07:30부터 21:30까지 개점하고 그 근무자들의 근무조별 근무시간은 위 9층의 경우와 같이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약 9시간 정도로 이루어져 근무조에 따라서 그 근무자들의 출ㆍ퇴근 시간이 위 9층 면세점보다 빠르거나 늦게 되는 등 위 9층 면세점과 로비점 사이에는 근무시간에 차이가 있었던 사실, (다) 피고회사의 식음료부와 조리부에서는 동일과 내의 이동인 경우에도 대표이사 명의의 전보발령에 의하여 이루어졌는 바, 그 동일과내의 근무장소별 영업시간은 페닌슐라가 07:00부터 23:00까지, 룸서비스는 24시간 모두, 벤케이는 07:00부터 22:00까지, 쉔부른은 12:00부터 22:00까지였던 사실, (라) 또한 피고회사는 원고가 피고회사의 이동지시를 계속하여 거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징계조치를 취한 바 없이 원고에 대한 급료 등 처우를 종래대로 하여 온 사실, (마) 피고회사는 노동조합측으로부터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동명령의 부당성을 지적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회사의 관행을 설명한다던가 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한 바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 바,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볼때, 피고회사의 근무평가에서 극히 낮은 평가점수를 받은 원고가 피고회사의 주장대로 매출실적이 저조하였던 로비점 시계코너의 판매활성화를 위한 적임자라고 보기 어려우며, 9층 면세점과 1층 로비점 사이에는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의 차이가 있고 그 책임자도 별도로 임명되어 있어 실질상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므로 9층 면세점에서 1층 로비점으로 이동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전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일 뿐 아니라 이는 위 식음료부와 조리부의 동일과 내에서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의 차이가 있는 별개의 영업장으로 전보되는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아니함을 알 수 있어 대표이사가 식음료부와 조리부의 근무자들에 대하여 동일과 내의 영업장간의 이동에 있어서도 전보발령을 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이동명령은 위 인사관리규정상의 이동에 해당하는 전보명령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결국 피고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이동명령을 하면서 앞서 본 피고회사의 단체협약이나 인사관리규정을 배제하고 노동조합의 동의도 받음이 없이 면세점본부장 명의로 구두에 의하여 행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할 것이므로 이는 정당한 업무상의 명령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원고를 해고할 만한 어떠한 잘못이 있다 할 수 없다.

원고가 근무시간 중에 근무지를 이탈하여 회사의 승인없이 업무와 관계없는 행위를 한 것은 일응 위 취업규칙 제69조 제1호, 제10조 제6호, 제8호에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된다 할 것이다.

그러나 징계사유와 징계처분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한 정도의 형평성이 존재하여야 할 것인데, 갑 제4, 12, 13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강×원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는 노동조합 조합장인 소외 이×대가 단독으로 조합원들의 의사에 못미치게 임금협상을 체결한 것으로 생각하여 위 조합의 대의원 자격으로 회사와는 무관하게 노동조합의 집행부에 대하여 불만을 표시하고 각성을 촉구하고자 이 사건 불신임 서명운동에 이르게 되고, 조합원들도 이에 응하여 위 서명운동에 함께 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 바, 사실이 이와 같다면 이는 단순한 노동조합 내부의 문제에 불과하고 이로써 피고회사의 명예에 어떠한 훼손이 있었다거나 피고회사에 대하여 어떠한 손해를 초래하였다고 볼 수도 없어, 피고회사의 위 이동명령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정당한 업무상의 명령이 아니어서 원고가 이에 대하여 불복한 것이 정당한 해고사유가 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인정의 비위사실만으로는 위에서 본 제반 사정 등에 비추어 원ㆍ피고 사이에 더 이상 근로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원고가 범한 비행의 정도가 중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회사가 원고를 취업규칙이 정하는 징계중에서 가장 무거운 처분인 징계면직에 처한 조치는 그 정도가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