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1. 1. 30. 선고 2000구1103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1, 2,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15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 김제연은 1986.12.11 피고보조참가인 공사(이하 `한국통신'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1997.12.1부터 참가인 공사 노동조합(이하 `한국통신 노조'라 한다)의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중 1999.3.12자로 징계해고 되었다. 원고 김시환은 1981.11.21 입사하여 1998.2.16부터 한국통신 노조의 조직처장으로, 원고 박철우는 1986.2.24 입사하여 1997.3.25부터 한국통신 노조의 서울지방본부위원장으로, 원고 신규식은 1986.2.24 입사하여 1998.2.16부터 한국통신 노조의 서울지방본부 조직국장으로 활동하던 중 1999.3.11자로 각 징계해고 되었다.

나.

원고들은 “위 징계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받게 되자 이에 불복하여 원고 김제연은 1999.8.28 중앙노동위원회에 99부해569호로, 원고 김시환, 박철우, 신규식은 1999.9.27 중앙노동위원회에 99부해612호로 각 재심신청을 하였다.

다.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2000.3.17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인정근거]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3호증,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8 내지 11호증의 각 1, 2, 을 제16호증의 1 내지 26, 을 제17,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1)

사건의 배경

(가)

우리나라 경제가 1997년 말경부터 외환부족사태로 인하여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들어가게 되자, 정부는 `당면한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 금융, 공기업 등을 포함한 경제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하여, 각 소관 부처별로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정부는 `특히 공기업 부문은 그 동안 방만한 경영과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 경영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하여, 기획예산위원회를 중심으로 공기업 부문에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책임경영을 정착시켜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함과 아울러 정부 보유 공기업 주식의 해외매각을 통한 외자유치와 실업재원 확보 등을 위하여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기로 하고, 1998.4월경부터 부처별·기관별 사전 검토를 거쳐 공기업 민영화 시안을 마련한 다음, 행정개혁위원회 심의·공청회·공공부문 노조와의 면담 등의 절차를 거쳐, 1998.7.3부터 1998.8.4까지 사이에 제1, 2차 공기업 민영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기업 경영혁신을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었다.

(나)

한국통신은 위와 같은 공기업 경영혁신방침에 따라 경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함과 아울러 정보통신시장의 개방화에 대비하여 국제경쟁력을 갖춘 정보통신사업자로 발돋움하기 위하여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제1단계로 2000년까지 한국통신 주식의 국내 증시 조기 직상장, 신주(10% 이내)의 해외매각, 해외공모(18% 내외) 및 정부보유 구주의 종업원·기관투자가·일반 매각 등을 추진하기로 하고, 제2단계로 2001년 이후 국내의 증시 여건 등을 고려하여 나머지 정부지분 33.4%를 추가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는 한편, 사업구조조정에 따른 인력조정은 97년 기준 59,919명을 2000년까지 51,241명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인위적인 방법이 아닌 자연감소, 신규충원 억제, 퇴직제도 활성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자율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1998.4.3부터 1998.6.8까지 사이에 6차례에 걸쳐 한국통신 노조를 상대로 사업구조조정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1998.7.7 노사 양측이 사업구조조정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한국통신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측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다)

그런데, 한국통신 노조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한국통신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조원들의 고용보장이 불투명하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고용안정보장 및 국가기간 산업의 해외자본 예속 반대' 등을 명분으로 한국통신의 민영화 계획 저지를 위한 반대 투쟁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이에 한국통신 노조는 1998.4.19경 전국의보, 한국조폐공사 등 9개 노조와 함께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이하 `공공연맹'이라 한다)을 결성함과 아울러 그 무렵 공공연맹, 공익노련, 민철노련, 사무노련 등 7개 연맹으로 구성된 `공공부문 공동투쟁위원회'를 통해 공공부문의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연대투쟁을 전개하는 한편, 소속 노조원들을 동원하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이라 한다) 등이 주관하는 각종 집회에 적극 참여한 다음, 민노총의 총파업 일정에 맞추어 파업에 돌입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아래와 같이 그 소속 노조원들을 각종 집회에 참가시켰다.

①

한국통신 노조의 조합원 300여명은 1998.5.23 16:00경 민노총 주관으로 종묘공원에서 2,000여명의 근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일방적 구조조정 저지 등 공공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가시켰다.

②

한국통신 노조의 조합원 300여명은 1998.5.27 18:00부터 5.28 09:10경까지 명동성당에서 개최된 민노총의 제1차 총파업 관련집회에 참여한 다음, 5.28 11:50경 한국통신 노조 주관으로 광화문 사거리 국제빌딩 앞에서 `한국통신 해외매각 반대 및 일방적 구조조정 분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같은 날 15:00경 민노총 주관으로 종묘공원에서 개최된 `고용안정 및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제1차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였다.

③

한국통신 노조는 1998.6.14 11:00경 조합원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63빌딩 앞 고수부지에서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 및 고용안정 쟁취를 위한 한국통신 노조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고, 그 무렵부터 같은 달 17일경까지 총파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재적 조합원 53.07%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하였다.

④

한국통신 노조의 조합원 400여명은 1998.6.21 12:30경 한국통신·한국전력·한국중공업·담배인삼공사·가스공사 등 5개 공기업 노조 주관으로 종묘공원에서 5,000여명의 근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를 위한 5개 공기업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⑤

한국통신 노조의 조합원 600여명은 1998.6.29 12:00부터 17:00까지 한국통신·담배인삼공사 등 민영화 대상 공기업 노조 주관으로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 및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개최된 `민영화 공기업 노조간부 선도 투쟁집회'에 참가하였다.

⑥

한국통신 노조의 조합원 460여명은 1998.6.30 13:00경 한국통신·한국중공업 등 민영화 대상 공기업 노조 주관으로 과천 소재 정부 제2종합청사 앞에서 개최된 `민영화 공기업 노조간부 선도 투쟁집회'에 참가했다.

⑦

한국통신 노조의 조합원 2,500여명은 1998.7.12 12:00경 공공연맹 주관으로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공공연맹 소속 노조원 15,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공공연맹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였다.

(라)

한국통신 노조는 위와 같은 집회를 통해 정부의 방침에 따른 한국통신의 민영화 계획에 반대하는 한편, 1998.5.26부터 임금협약 체결을 위하여 한국통신과 사이에 진행하던 단체교섭을 통해 `주식의 해외매각과 고용조정에 관한 사항'을 임금교섭의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면서 임금협약 체결을 거부하여 오던 중, 위와 같은 선결조건의 불이행을 이유로 1998.7.10 개최된 제8차 교섭을 끝으로 단체교섭을 중단하였다.

(마)

한편, 한국통신 노조는 1998.6.26경 기존의 노조체제를 이른바 쟁의대책위원회(이하 `쟁대위'라 한다)로 전환하여 노동조합장인 김호선을 위원장으로 하고, 노조 간부들로 쟁의전술팀, 교섭팀, 조직팀, 지원팀, 선전팀 등을 구성함으로써 파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하였다. 이후 한국통신 노조는 1998.7.14 20:00부터 서울대, 경북대, 충남대, 제주 등 4개 지역에서 조합원 3,000여명을 동원하여 `총파업 결의를 위한 조합원 비상총회'를 개최한 다음,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의 규정에 따른 사전조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1998.7.15 09:00경 명동성당에서 개최된 파업집회를 시작으로 7.16 18:00경까지 조합원 6,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한부 파업을 단행하였다.

(2)

원고들의 비위행위

(가)

한국통신 노조는 옥외집회의 목적, 일시 등을 관할 경찰에 사전 신고함이 없이 1998.7.14 23:40경부터 7.15 01:30경까지 서울대학교 도서관 앞 광장에서 조합원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합원 비상총회'를 개최하였는데, 원고 신규식은 위 `조합원 비상총회'의 사회를 맡아 위 집회를 진행하고, 원고 김시환은 “정부가 강제적 구조조정을 중단하지 않으면 7.15 09:00를 기해 한국통신 역사상 처음으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한국통신 노조위원장 명의의 대회사를 대독하고, 원고 박철우는 투쟁사를 통해 “정부의 구조조정안을 반대하며, 22,000명 인력감축과 5% 임금삭감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는 등 위 옥외집회를 주최하였다.

(나)

한국통신 노조는 옥외 집회의 목적, 일시 등을 관할 경찰에 사전 신고함이 없이 1998.7.20 20:00경부터 21:20경까지 명동성당에서 조합원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하였는데, 원고 신규식은 위 `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의 사회를 맡아 위 집회를 진행하는 등 옥외집회를 주최하였다.

(다)

한국통신 노조가 1998.7.15 파업에 돌입하자, 원고 김제연은 쟁대위의 부위원장 겸 상황실장으로 활동하면서 1998.7.15 09:15경 명동성당에서 “한국통신의 해외매각에 반대한다. 아직 합의가 안되었다. 투쟁으로 이겨내자”라는 취지의 연설을 하는 등 위 파업을 주도하였고, 원고 김시환은 쟁대위의 조직팀장으로 활동하면서 1998.7.15 10:15경 위원장 투쟁명령 제4호를 통해 `7.15 08:00부터 7.16 18:00까지 시한부 파업을 실시할 것'을 선언하는 등 위 파업을 주도하였고, 원고 박철우는 쟁대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1998.7.16 09:37경 명동성당에서 `수도권 조합원의 참여 열기에 감동하였다. 2만명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안에 절대 반대한다. 해고자 복직과 부당노동행위의 척결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자'라는 취지의 연설을 하는 등 위 파업을 주도하였으며, 원고 신규식은 쟁대위 쟁의전술팀원으로 활동하면서 1998.7.16 10:13경 `23일에 있을 민노총 총파업에 적극 동참하자'는 취지의 연설을 하는 등 위 파업을 주도하였다.

(3)

해고의 경위

한국통신은 1999.1.26 및 1.28 원고들이 소속된 각 전화국에서 개최된 보통징계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별지 기재와 같은 징계사유를 들어 원고들을 모두 `파면'에 처하기로 하였다가, 1999.3.11 및 3.13 개최된 재심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를 모두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그 징계 양정만을 감경하기로 하여 원고들을 모두 `해임'에 처하기로 하였다.

나.

판 단

(1)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한국통신이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별지 기재 사유들 중 위 2의 가.(2)항의 사실을 제외한 나머지 사실들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거나 이러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것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그런데, 해고의 근거가 된 수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정되는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해고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유지하여야 할 것이므로, 아래에서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제반 정상에 비추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2)

징계재량권의 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근로자의 행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우선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또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며, 그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할 뿐 아니라, 그 방법과 태양에 있어서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지 않는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9.6.25 선고 99다8377 판결 참조).

(나)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한국통신 노조가 1998.7.15부터 1998.7.16 양일간에 걸쳐 행한 파업은 ① 정부 보유 주식의 매각이나 신주의 해외 매각을 통한 한국통신의 민영화 계획이 경영정책상의 문제에 불과한 것임에도 그러한 민영화 계획을 적극적으로 저지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②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에 따른 사전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와 같은 사전조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그 절차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결국, 한국통신 노조가 1998.7.15부터 1998.7.16 양일간에 걸쳐 행한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위 파업을 위해 설치된 쟁대위의 간부 혹은 구성원으로 활동하면서 위와 같은 불법파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였던 점 및 이 파업으로 인하여 한국통신에 상당액의 손실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 근로자들에게 보장된 단체행동권 역시 무제한의 권리일 수는 없는 것임에도,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 이후 여전히 자신들이 내건 목적의 정당성만을 주장하면서 한국통신 해고 근로자들로 구성된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에 가입하여 천막농성에 가담하는 등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25호증의 1, 2, 3, 을 제26호증의 1, 2, 을 제27 내지 31호증, 을 제32호증의 1, 2)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들에게는 사회통념상 한국통신과 사이에 근로계약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마용주, 김종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