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0. 10. 19. 선고 2000구1632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00.5.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0중재재심1 중재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중재재심결정 중 주문 제2항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2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2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인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공단'이라고 한다)은 1988.7.1 부산교통공단법에 기하여 부산교통권역 내의 대중교통시설의 건설을 촉진하고 운영의 합리화를 기함으로써 시민생활의 편익과 복지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법인이고, 원고는 참가인 공단의 과장급 이하 직원들을 가입대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인데, 원고와 참가인 공단은 1999.6.1부터 같은 해 12.7까지 사이에 1999.1.1부터 적용할 임금협약과 1999.7.15부터 적용할 단체협약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나.

이에 원고는 1999.12.9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53조에 기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하였는데,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구성한 특별조정위원회는 당사자 사이에 조정이 성립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법 제62조 제3호에 기하여 직권으로 중재에 회부할 것을 권고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같은 달 23일 위 권고를 받아들여 중재회부결정을 함에 따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00.1.10 종전 임금협약과 단체협약을 기초로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형식으로 중재재정을 하였는데, 그 중재재정에서 이 사건에서 문제된 단체협약 제57조(보전수당의 지급기준)와 제78조(순환근무) 제1항에 관하여 1997.7.15 체결된 종전 단체협약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이에 참가인 공단은 위 중재재정에 불복하여 2000.1.19 피고에게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피고는 같은 해 5.17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 중 위 단체협약 제57조, 제78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을 별지 중재재심결정 기재와 같이 일부 변경하는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을 하였다.

[증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1, 2, 갑2, 갑4]

2.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의 위법, 월권 여부에 관한 판단

가.

보전수당에 관한 부분(단체협약 제57조)

(1)

보전수당에 관한 단체협약 및 보수규정의 내용

(가)

보전수당은 1989.10.19 참가인 공단 보수규정의 개정을 통하여 신설된 것으로서 통상근무자(교대근무자, 교번근무자, 야간격일제근무자 등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그 근무형태가 평일은 09:00에 출근하여 18:00에 퇴근하며, 토요일은 09:00에 출근하여 13:00에 퇴근하고, 공휴일은 휴무하는 직원들을 가리킨다)만을 그 지급대상으로 하는 수당이다.

(나)

보전수당 신설 당시의 보수규정 제18조 제2항 별표 3. 제12호는 보전수당의 지급률과 지급액을 `통상임금의 17%'로, 그 성질을 `통상근무자가 공단의 업무와 관련하여 취업규칙상의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업무개시 전 또는 종료 후에 통상적(포괄적, 단체적)으로 또는 부서의 업무사정에 따라 임시적으로 행하는 연장근로에 대하여 지급하며 동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46조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 연장근무와 휴일근무에 대한 수당지급에 갈음하여 세부사항은 내규로 정한다'고 규정하였는데(을 제3호증의 1 내지 3), 그 후 1991.6.11 원고와 참가인 공단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약에서 보전수당을 통상임금의 20%로 상향조정함과 동시에 `세부사항은 공단의 관련규정에 의한다'고 합의함으로써 보전수당의 성질을 위 보수규정 별표 3. 제12호에서 정한 그대로 하게 되었고(을제4호증), 다만 보수규정 별표 3. 제12호 중 지급률 부분만을 개정하여 보전수당의 구체적인 지급산식을 `통상임금×1.5/184×24.5시간'으로 정하였다.

(다)

그 후 원고와 참가인 공단 사이에 1997.7.15 체결된 단체협약은 제57조에서 `보전수당은 통상임금(월)의 20%로 한다'고만 규정하고 보전수당의 성질에 관하여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는데, 위 단체협약의 체결에 따라 보수규정 별표 3. 제12호는 보전수당의 지급산식을 종전의 `통상임금×1.5/184×24.5시간'에서 `통상임금의 20%'로 하도록 개정되었으나 보전수당의 성질에 관하여는 여전히 종전의 규정을 그대로 두었으며, 다만 보수규정 내규에서 월10일 미만 근무자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20%×근무일수÷10'으로 계산한 금액만을 지급하도록 지급률을 제한하였다.

[증거 : 을2, 을3-1 내지 3, 을4, 을5-1, 2, 을6, 을7-1, 내지 6]

(2)

피고의 중재재심결정 이유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위 (1) (라)항에서 본 1997.7.15 단체협약 제57조를 그대로 유지한 데 대하여, 피고는 위 단체협약에서 정한 보전수당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있는 각종 초과근로에 대한 수당의 지급에 갈음하는 것인데, 그 지급액을 개인별 초과근로시간의 많고 적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통상임금의 20%로 고정시킴으로써 그에 해당하는 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한 통상근무자의 초과근로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이 지급되지 않게 하여 해당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으므로, 이 부분 중재재정은 근로기준법 제55조에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취소한 후 해당 부분을 별지 중재재심결정 주문 2항과 같이 변경하였다.

(3)

보전수당의 성질 및 중재재심결정의 위법성

(가)

보전수당의 성질

원고와 참가인 공단은 1997.7.15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1991.6.11에 체결한 임금협약과는 달리 보수규정의 성질에 관하여 단체협약에 별다른 조항을 두지 아니하였으나, 그 동안 보전수당의 지급을 둘러싸고 어떠한 이의도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개정된 위 단체협약도 보전수당의 성질을 보전수당 신설 당시의 보수규정의 내용대로 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삼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보전수당의 성질은 위 보수규정 별표 3. 제12호의 ` … 취업규칙상의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업무개시 전 또는 종료 후에 통상적(포괄적, 단체적)으로 또는 부서의 업무사정에 따라 임시적으로 행하는 연장근로'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달려 있다 할 것인데, 갑제3호증의 1 내지 3(급여지급명세서), 을제11호증(연장근로등에관한지침)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사전에 연장근로의 계획을 세우고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 정식으로 시행하는 연장근로나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그 근로시간을 계산하여 그에 대하여 보전수당과는 별도로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여 왔으며 그러한 연장근로수당이 보전수당에 비하여 결코 적지 아니하였던 사실, 이러한 정식의 연장근로 등을 제외하고도 통상근로자들이 개인적인 사정이나 부서의 사정에 따라 업무개시 전 또는 업무종료 후에 일시 연장근로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러한 연장근로는 시간을 계측하면서까지 그 연장근로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정도로 중요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그 시간을 계측할 정도로 작업의 긴장도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어서 이에 대하여는 일률적으로 20% 정도의 범위 안에서 보전수당을 지급하여 왔던 사실 및 통상근무자들은 이러한 보전수당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따라서 그 동안 정식의 연장근로수당과는 별도로 보전수당이란 제도를 둔 데 대하여 이의제기가 없었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 바, 그렇다면 보전수당이란 통상근무자가 개인적인 사정이나 그때 그때 부서 사정에 따라 비계획적으로 행하는 임시적이고 관행적인 연장근로에 대하여 그 시간의 다과에 관계없이 당연히 그 정도의 연장근로가 있는 것으로 의제하여 지급하는 특수한 내용의 수당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중재재정의 위법성

그렇다면 단체협약 제57조가 보전수당을 일률적으로 통상임금의 20%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규정이 피고의 해석과 같이 참가인 공단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20%를 초과하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대한 근로기준법상의 추가 임금지급의무를 면하게 함으로써 해당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가져오는 조항이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위와 같은 공식적인 연장, 야간, 휴일근로와는 별도로 객관적으로 계측되어 인정받기 어려운 일상적인 연장근로에 대하여도 사용자로 하여금 그 대가를 지급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에게 유리한 규정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보전수당에 관한 종전의 단체협약 제57조나 이를 유지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이 부분 중재재정에는 근로기준법 제55조를 위반한 위법이나 달리 월권의 점이 없음에도, 피고가 이 부분 중재재정을 취소하고 위와 같이 그 내용을 변경한 것은 중재재정에 위법 또는 월권의 점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불복이나 이에 따른 취소·변경이 가능하도록 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9조 제1항에 반하여 위법하거나, 피고에게 주어진 중재재정에 관한 재심의 권한을 일탈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순환근무의 점에 관한 부분(단체협약 제78조 제1항)

(1)

종전 단체협약의 내용

참가인 공단이 운영하는 부산지하철은 역사 54개 중 44개가, 분소 43개 중 27개가 지하에 위치하고 있고 나머지 역사 10개와 분소 16개만이 지상에 위치하고 있는 바, 지상 역사와 분소가 통풍, 일조량, 공기 등 근무여건에 있어서 지하 역사나 분소보다 훨씬 양호하여 대부분의 직원들이 지상 역사와 분소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참가인 공단은 순환근무의 방법을 통해 가능한 한 그 불균형을 시정하려고 노력하여 왔는데 원고의 요구에 따라 마련된 종전 단체협약 제78조 제1항은 이러한 순환근무에 관한 참가인의 인사권을 제한하여 `공단은 지상 역사 및 분소에 근무하는 조합원에 대하여 1년 6개월 이상 근무케 할 수 없으며, 지하 역사 및 분소 장기근무자 순으로 교체하되, 근무조건이 나쁜 지하 역사 및 분소로부터 우선적으로 지상 역사 및 분소로 교체한다'고 규정하였다.

(2)

중재재심결정의 위법 내지 월권의 점에 관한 판단

피고는 위 단체협약 제78조 제1항이 참가인 공단으로 하여금 일정 기간 이상을 지상 역사 및 분소에서 근무한 조합원에 대하여 예외 없이 전보하도록 강제하고 그 전보의 순서까지 획일적으로 정함으로써 사용자의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법한 중재재정이라고 판단하여, 이 부분 조항을 `공단은 지상 역사 및 분소에 근무하는 조합원에 대하여 1년 6개월 이상 근무케 할 수 없음을 원칙으로 하며, 근무조건이 나쁜 지하 역사 및 분소의 장기근무자 순으로 지상 역사 및 분소로 교체함을 원칙으로 한다'로 변경하였는 바, 이에 대해 원고는 위 종전의 단체협약 조항은 사용자인 참가인 공단의 순환근무에 관한 인사권의 자의적 행사를 제한하고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로서 오히려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이 위 조항과 관련하여 사용자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함으로써 그 중재권한을 남용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순환근무와 같은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인 참가인 공단에 속하는 것이긴 하지만, 위와 같은 역사 및 분소의 입지와 이에 따른 근무여건의 차이는 근로자들의 근무조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관한 노사간의 협상과 합의를 통하여 사용자의 인사권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다 할 것이고, 다만 종속노동을 그 본질적 요소로 하는 근로계약관계의 속성상 사용자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데는 내재적 제약이 있다 할 것이므로, 만일 그 제한의 정도가 과도하여 사용자의 인사권을 형해화시킬 정도에 이른다면 이는 근로계약관계의 본질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종전 단체협약 제78조 제1항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조합원에 대하여는 어떠한 예외도 인정하지 않은 채 참가인 공단에 그 전보를 강제하고 있고, 그 전보의 순서까지 획일적으로 정함으로써 이에 관한 참가인 공단의 재량을 완전히 박탈하였는 바, 이는 인력의 구성에 따라서는 그러한 내용의 인사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사용자의 인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근로계약관계의 본질적 부분을 훼손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이 위 종전 단체협약 조항의 엄격성을 완화하여 여기에서 정한 순환근무의 기준을 원칙으로 삼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용자에게 일정한 재량이 인정될 여지가 있도록 그 문언을 변경하였다고 하여, 이를 피고가 그 중재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거나 사용자의 인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 중 주문 제2항 부분은 위법 내지 월권의 중재재정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주문 제3항 부분에 관한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에는 위법 내지 월권의 점이 없어 이를 다투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 부분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김성수, 김민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