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명예퇴직을 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해고에 해당한다 ( 2001.01.12, 서울행법 2000구18833 )
[요지] 경영상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를 단행하기에 앞서 노사간에 합의성 선정기준에 위배하여 직무수행과정에서 문제점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도 아니한 원고를 인사위원회의 심의내용과 달리 일방적으로 직권면직대상자로 선정한 후, 사직의 의사가 없는 원고로 하여금 명예퇴직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명예퇴직신청서를 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한 이상, 위와 같은 행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
농업기반공사 사건
(서울행법 2001.1.12, 2000구18833)
*사건/2001.1.12 선고, 서울행법 제14부 2000구1883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정수영,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연욱, 최호영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양철주,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 /농업기반공사 대표자 사장 문동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방, 담당변호사 오창국, 조길원
*변론종결 /2000.11.17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5.2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0부해148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인정 근거
갑2, 4, 20, 변론의 전취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농업기반공사및농지관리기금법에 의하여 2000.1.1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 및 농지개량조합연합회를 통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같은 법 부칙 제9조에 따라 위 농어촌진흥공사 등의 권리의무를 승계하였고, 원고는 1978.8.17 농어촌진흥공사에 입사하여 기전사업처 기계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1999.2.1 직위해 제 당한 후 같은 해 6.30 총무처로 대기발령을 받았다가 같은 해 7.10 제출한 명예퇴직신청서와 사직원이 수리되어 같은 해 9.30자로 사직처리 되었다.
원고는 농어촌진흥공사가 구조조정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을 직권면직대상자로 선정한 후 사직원을 제출하도록 종용하여 농어촌진흥공사로부터 사실상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해 11.22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2000.1.27 위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구제명령을 받았으나, 참가인 공사가 이에 불복하여 같은 해 3.13 중앙노동위원회에 2000부해148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5.25 원고가 퇴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직원을 제출한 이상 강요에 의하거나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취소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농어촌진흥공사는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인원감축을 실시하면서, 직무수행상 객관적으로 문제점이 입증된 자를 감원대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선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원고를 인사위원회의 의결내용과 달리 일방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자로 선정하여 총무처로 무보직 대기발령을 내린 후 원고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명예퇴직을 하지 아니할 경우 직권면직을 하겠다고 협박함으로써 사직의 의사 없는 원고로 하여금 직권면직조치를 피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원 및 명예퇴직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한 만큼, 실질적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자의에 의하여 농어촌진흥공사로부터 사직하였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채택증거
갑1, 5 내지 9, 14 내지 18, 을1 내지 11, 14 내지 25, 증인 하상수, 양은의 각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
원고에 대한 1999.2.1자 보직해임 경위
농어촌진흥공사는 전북 군산, 김제, 부안 등지의 용수개발 , 농지조성 등을 목적으로 하는 소위 새만금간척종합개발사업의 배수갑문 건설공사를 발주함에 있어, 배수갑문의 개폐를 위한 수위조절용 유압시스템의 설계 및 제작에 관하여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네덜란드국 네데코(NEDECO)사에 2차례에 걸쳐 설계용역을 의뢰한 다음 중앙건설심의회,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자문회의 등을 거쳐 1996.12월경 국내업체에는 배수갑문용 대형 유압실린더의 제작기술 및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지 않은 점, 구조물의 중요성과 내구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외국업체로부터 배수갑문 개폐용 유압식 권양장치를 납품받기로 결정하고, 1997.9월경 위 건설공사의 시공회사인 현대건설 주식회사와 사이에 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설명서에 유압식 권양장치의 유압실린더 및 관련 부품을 수입품으로 지정하는 조항을 명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국내 중소형 유압실린더 제작업체인 소외 주식회사 동진기계, 세원금속 등은 1998.3월경부터 농업진흥공사를 상대로 위 배수갑문 건설공사의 공사설명서에 유압실린더 및 부속품을 수입제품으로 제한하여 국내의 유압시스템 제작업체들의 시공참여가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있으므로 유압실린더의 외국제품 사용방침을 철회하고 국내업체들이 유압실린더를 개발하여 시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수차례 제기하였으나 그 뜻이 관철되지 않자, 같은 해 5월경부터 농림부장관, 감사원장, 공정거래위원회, 대통령비서실 경제구조조정기획단, 중소기업청,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 정부기관에 대하여 농업진흥공사가 국산품을 외면하여 외화유출 및 예산낭비를 조장한다면서 유압실린더 수입의 일부 보류를 요청하여 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계속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농업진흥공사는 위 정부기관들로부터 민원을 이첩받아 주무부서인 기전사업처에 대하여 민원처리를 지시하는 한편, 같은 해 6.16자로 원고를 충남지사의 기전부장에서 본사 기전사업처의 기계부장으로 전보하였다.
위 기전사업처는 원고가 기계부장으로 전보되기 전부터 농어촌진흥공사 대표자의 결재를 거쳐 위 민원제기업체에 대하여 유압식 권양장치의 국산화개발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국내업체의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완제품조차 개발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이미 결정된 국책사업의 계약내용을 변경하는 것은 곤란하므로 신기술, 신공법에 따라 개발이 완료되어 개발품의 성능이 공인, 검증된 경우에는 시공사와 협의하여 설계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이를 알려주는 한편,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유압시스템의 수입부품 선정경위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는 한편, 같은 해 7.2자 내외경제신문과 같은 해 10.18 및 12.8자 한국방송공사의 저녁 9시 뉴스시간에 `정부기관의 국산품 외면', `새만금사업 의혹투성이 계약'이라는 제목으로 유압시스템 부품의 수입결정, 배수갑문 도장공사의 공법 변경(원고에 대한 위 전보발령 전인 같은 해 5월 하순경 이루어졌다) 등에 관한 의혹, 과장 보도가 잇따르자 해명자료를 준비하여 정정보도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농업진흥공사는 위와 같이 기전사업처, 특히 원고가 소속된 기계부 소관 업무에 관한 의혹이 보도되면서 감사원으로부터 업무감사를 받게 되는 한편, 기전사업처장 권용삼, 하상수 등이 배수갑문의 도장공사의 공법선정과 관련하여 관련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자, 1999.2.1 원고에 대하여 `새만금사업지구 방조제 배수갑문공사관련 대처미흡 및 관리능력 부족'이라는 사유로 위 기계부장의 직위를 해제하는 발령을 내렸는 바, 그 후 위 권용삼은 1999.2.10 뇌물수수죄로 구속되어 같은 달 26일 기소되었고, 위 하상수는 배수갑문의 도장공법 변경업무 추진 소홀 및 보고사항 누락 등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에 이르렀으나(1999.4.20 개최된 징계위원회에 불이익조치를 건의하기로 하는 의결이 있었으나 구체적인 징계가 내려지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 대하여는 위 민원과 관련한 감사원의 업무감사나 농업진흥공사 감사실의 감사결과 구체적인 비위행위나 업무소홀 내지 시정조치사항 등이 전혀 지적된 바 없었고, 달리 재직 기간 중 징계를 받은 적이 없으며, 1회의 장관표창 및 2회의 사장 표창을 받은 적이 있다.
위 공사의 인사규정 제43조 제1항은 직위해제 사유로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 또는 직원으로서 근무상태가 심히 불성실한 자(1호), 징계의결이 요구 중인 자(2호),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3호)를 열거하고 있다.
원고에 대한 퇴직처리 경위
정부의 전액 출자에 의하여 설립된 농어촌진흥공사는 1998.8.5 기획예산위원회로부터 제2차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신계획에 따라 같은 해 3월 현재의 정원 2,478명을 1999.9월경까지 2,078명으로 감축하라는 지시를 받고,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라 노사 각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구조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신규채용 억제, 정년단축, 장기근속직원, 비위관련직원 및 조직운영상 객관적으로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들에 대한 명예퇴직 및 희망퇴직 유도 등 인력구조조정방안을 마련, 시행함으로써 상당수의 인원을 감축하였으나, 1999.6월 초순 현재 농림부의 지시에 따라 정원 외로 별도 운영 중이던 김포매립지관리단 소속 19명의 직원을 제외하고도 현원이 2,116명으로서 위 목표정원(2,078명)에 비하여 38명이 초과한 상태였다.
그리하여 농어촌진흥공사는 위 구조조정위원회에서 같은 해 6.9 추가로 20년 이상 근속자로서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인 자를 명예퇴직 대상자로, 3년 이상 20년 미만인 근속자를 희망퇴직 대상자로 정하고, 무보직자·징계처분자 등 문제점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자를 문제직원으로 선정하여 같은 달 10일부터 같은 달 19일까지 사이에 명예퇴직 및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을 적극 권고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같은 달 17일 고등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직위해제자(2명), 장기휴직자(1명), 무보직자(3명), 징계처분자(1명), 경고처분자(19명), 부조리 관련 책임자(2명) 등 28명을 대상으로 문제직원 선별 여부 및 처리방안을 심의한 결과, 그 중 무보직자 2명 및 직위해제자 등 8명을 구조조정 대상인 문제직원으로 선정하여 근속연수에 따른 명예퇴직 또는 희망퇴직을 적극 권고하되, 이에 불응할 경우 총무관리처로의 대기발령, 직위해제 및 해고예고 절차를 거쳐 직권면직 시키기로 하는 한편, 원고에 대하여는 새만금 배수갑문 도장공사 관련 대처미흡 및 관리능력 부족이라는 사유로 같은 해 2.1 이래 무보직 상태에서 있으나 보직해임사유에 관하여 객관적인 입증 근거자료가 없어 인사위원회에서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음을 건의한다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는데, 농어촌진흥공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문동신은 같은 달 21일 별다른 자료의 보완이나 추가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를 구조조정 대상인 문제직원에 포함시키도록 지시하여 원고를 포함한 9명을 문제직원으로 확정한 후 스스로 퇴직하지 아니할 경우 위와 같은 단계적 인사방침에 따라 직권면직할 것을 공고하였다.
농어촌진흥공사는 원고가 문제직원으로 선정된 데 불복하여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자 같은 달 26일 퇴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한 문제직원 선정자들인 소외 하승수, 최종원, 이승복, 정화영, 권오호 등 5명과 함께 같은 달 30일자로 총무관리처로 무보직 대기발령을 하고, 원고를 비롯한 위 문제직원 선정자들에게 회사규정상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 대상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스스로 사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직권면직되어 장차 다른 회사에 취직하는데 불이익을 입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는 한편, 아무런 직책과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회의실 또는 총무관리처 산하 각 부서에 출근하도록 하였다가 원고를 포함한 위 하승수, 최종원, 이승복 등 4명(위 정하영, 권오호는 당시 범죄행위로 기소된 상태라는 이유로 희망퇴직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였다)에 대하여 같은 해 9.30자로 명예퇴직 또는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그때까지 출근의무를 면제하는 대신 월급은 주겠다고 하여 같은 해 7.6 하승수, 최종원, 이승복 등 3명으로부터 명예퇴직 내지 희망퇴직 신청서 및 사직원을 제출받았다.
그런데, 원고는 농어촌진흥공사로부터 위와 같은 명예퇴직신청을 요구받고 당초 퇴직사유를 `강제권고에 의한 사직'으로 기재한 명예퇴직신청서 및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가 총무관리처장으로부터 `이런 식으로 사표를 제출하면 사장이 승인하지 않으므로 다시 작성하지 않으면 정해진 수순에 따라 직권면직조치를 취하겠다'는 말을 듣고 며칠간 고민한 끝에 같은 달 10일 명예퇴직신청 및 사직사유를 `구조조정'으로 기재한 사직원 및 명예퇴직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같은 달 27일 구조조정위원회에서 위 하승수, 최종원, 이승복 및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 내지 희망퇴직 처리가 결정된 후 같은 달 30일 고등인사위원회의 심의결과 확정되었다는 통보를 받게 되자, 같은 해 8.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농어촌진흥공사의 같은 해 6.30자 대기발령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고(이에 대하여는 같은 해 10.20 농어촌진흥공사의 사장이 고등인사위원회의 심의결과 구조조정 대상자로 선정되지 아니한 원고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나 보완자료 없이 원고를 문제직원으로 선정한 것은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부당대기발령으로 인정하는 취지의 결정이 있었다), 같은 해 8.20 및 9.10 2회에 걸쳐 농어촌진흥공사 사장 앞으로 강압에 의하여 작성한 사직서의 철회를 요청하는 취지의 탄원서 등을 제출하는 한편, 같은 해 9.15 개최된 명예퇴직자 환송모임에도 불참하는 등 자신에 대한 명예퇴직 처리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으나, 농어촌진흥공사는 같은 해 9.30자로 원고를 퇴직처리하고 원고의 예금계좌로 퇴직금 및 명예퇴직금을 입금하였으며, 같은 일자에 권오호를, 이에 앞서 같은 해 8.13 정화영을 각 해임하였고, 스스로 사직한 직원들을 포함하여 결국 같은 해 9월 말 기획예산처로부터 시달받은 목표 정원 내로 인력감축작업을 완료하였다.
판 단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다 하더라도,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고, 이 경우 정당한 해고사유가 없는 한 부당해고로 볼 것이다(대법원 1993.1.26 선고 91다38686 판결 2000.4.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농어촌진흥공사가 노사간 합의 및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구조조정대상자로 선정된 문제직원들에 대하여 스스로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할 경우 총무관리처로의 대기발령, 직위해제 및 해고예고절차를 거쳐 직권면직시킨다는 인사방침을 확정·공고하였고, 실제로 문제직원으로 선정된 정화영, 권오호에 대하여 직권면직에 해당하는 해임조치를 취하였던 점, ② 원고가 문제직원으로 선정된 후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총무관리처로 무보직 대기발령을 받고 위 공사의 거듭된 종용에 따라 사직서를 작성하면서 당초 사직이유를 강제권고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기재하였다가 재작성하지 않으면 직권면직하겠다는 경고를 받았음에도 구조조정에 의한 사직이라는 취지로 기재한 사직원을 제출함으로써 자신을 문제직원으로 선정하여 사직을 종용하는데 대한 강한 불만의 의사를 표시한 후 결국 고등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직서가 수리됨으로써 명예퇴직대상자로 확정되기에 이르자 곧바로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위 대기발령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는 한편, 2차례에 걸쳐 사직원 철회의사를 밝히고, 퇴직회식모임에도 불참한 점 등 원고와 위 공사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과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위 공사가 원고를 문제직원으로 선정하여 총무관리처로 무보직 전보발령을 한 조치는 사직원 미제출을 조건으로 한 조건부 해고통보에 다를 바 없고, 원고는 원래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위 공사가 자신을 문제직원으로 확정하여 무보직대기발령을 내리고 명예퇴직신청을 하지 아니할 경우 직권면직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표시하면서 사직원의 제출을 종용함에 따라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할 경우 직권면직처리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거듭되는 종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작성, 제출하였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농어촌진흥공사가 사직의 의사 없는 원고로부터 사직원을 제출받아 이를 수리함으로써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이상, 위와 같이 원고를 해고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원고가 기전사업처 기계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소관업무인 새만금간척사업지구 방조제 배수갑문공사를 추진함에 있어 국내업체들의 유압실린더 수입품 사용방침 철회 민원에 대하여 미흡하게 대처함으로써 이와 관련된 문제가 언론에 계속 보도되고 외부기관의 감사까지 받게 되는 등 관리능력의 부족을 드러내었고 이를 이유로 직위해제되어 무보직 상태에 있었던 이상, 직권면직의 대상인 문제점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자에 해당하므로 원고를 문제직원으로 선정한 데 대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고, 가사 원고를 직권면직 대상자로 선정한 데 대하여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 스스로 사직원을 작성·제출한 이상, 이를 수리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는 종료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부의 전액 출자로 설립, 운영되는 농어촌진흥공사가 정부로부터 공기업 경영혁신계획에 따른 인력감축을 지시받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인원삭감의 객관적인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에 따라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직원들로 하여금 명예퇴직 또는 희망퇴직의 형식으로 사직하도록 함으로써 해고회피를 위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공사가 추가적인 인력감축 과정에서 스스로 사직하지 않는 직원들을 직권면직하고자 그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할 것인바, 위 제2의 나.(2)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기계부장으로 전보되기 전부터 국내업체들로부터 위 유압실린더의 수입품 사용방침을 철회하여 달라는 민원이 계속되어 왔고, 기계부장으로 전보된 이후 신문 및 TV 뉴스를 통하여 위 유압실린더의 수입품 사용과 관련한 의혹이 과장보도된 데 대하여 해명자료를 제출하고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등 적극 대처한 점이 인정되며, 관련업체들의 거듭된 민원제기로 실시된 감사원과 위 공사 감사실의 자체감사에서도 원고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비위사항이나 업무처리상의 문제점이 지적되지 아니하였던 반면, 원고의 상급자인 권용삼이나 전임자인 하상수는 도장공법의 변경과 관련한 비위행위로 구속기소되거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던 점, 국내업체들이 제기한 민원의 궁극적인 목적이 위 유압실린더의 수입품 사용방침의 철회를 통한 공사참여에 있었던 반면 농어촌공사는 유압실린더의 수입품사용 방침을 고수하였던 만큼, 배수갑문공사의 사업계획 및 관련 공사계약을 변경하지 않는 한 위와 같은 민원제기 자체를 방지하거나 이에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위 기계부장으로서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직위해제사유에 해당될 정도로 국내업체의 민원에 미흡하게 대처하였다거나 관리능력의 부족을 드러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직무수행능력이나 근무태도가 심히 불량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재직기간 중 원고가 징계조치를 받은 적이 없는 반면, 장관표창 1회, 사장 표창 2회의 경력이 있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원고에게 직권면직대상자인 문제직원으로 선정될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위원회에서 당초 무보직자·징계처분자 등 문제점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자를 구조조정 대상자로 선정하기로 합의하였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직권면직 대상자를 심의, 선정하기 위하여 개최된 고등인사위원회 역시 심의 당시 원고가 무보직자였음에도 문제직원으로 선정할 만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자료가 없다는 사유로 결정에 어려움이 있음을 건의한 이상, 농어촌진흥공사의 대표자로서는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대상자의 확정 여부라는 중대한 사안에 관하여 인사권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와 자료를 바탕으로 신중한 의사결정을 하였어야 함에도 추가적인 심의나 근거자료의 보완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를 문제직원으로 포함시키도록 지시한 것은 절차상으로도 중대한 하자가 인정된다 할 것이다(참가인은, 고등인사위원회가 위 농어촌진흥공사 대표자의 인사권 행사를 보조하기 위한 단순한 심의기구에 불과하고 최종 인사권자에게 원고를 직권면직대상자로 선정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결정권을 전적으로 위임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구조조정위원회에서 마련한 직권면직대상자 선정기준, 위 고등인사위원회의 의결취지, 원고에 대한 사직원 및 명예퇴직 신청서를 수리함에 있어 고등인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확정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최종 인사권자가 직권면직대상자의 선정권한을 갖고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이 원고를 직권면직대상자로 선정한 조치가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소결론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농어촌진흥공사가 경영상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를 단행하기에 앞서 노사간에 합의성 선정기준에 위배하여 직무수행과정에서 문제점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도 아니한 원고를 인사위원회의 심의내용과 달리 일방적으로 직권면직대상자로 선정한 후 사직의 의사가 없는 원고로 하여금 명예퇴직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명예퇴직신청서를 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한 이상, 위와 같은 행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하고, 위 공사의 퇴직처리에 따라 원고의 은행계좌에 퇴직금이 입금되었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며, 원고를 직권면직대상자로 선정하여 해고시킬 만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원고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사직의사표시를 자의에 의한 것으로 보고 농어촌진흥공사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합의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도형, 김석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