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근로자들의 조직대상을 달리하여 노조를 설립했다면 복수노조라 볼 수 없다 ( 2001.01.12, 서울행법 2000구20898 )
[요지] 아시아나항공노조의 규약상 그 조직대상에 운항승무원이 포함된 점은 인정되나, 운항승무원들은 항공노조 설립과정에서 개입한 바 없고, 규약제정 과정에도 관여한 바 없으며, 운항승무원들 일부가 노조에 가입하려 했으나 청원경찰이라는 가입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또 항공노조는 운항승무원들로부터 조합비를 징수하지도, 대의원을 선출하지도 않았으며, 회사측과의 단체협약시에도 이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하여 아무런 협상을 하지 않는 등 운항승무원들은 노조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따라서 운항승무원들은 원고 노조를 설립하고 설립신고를 제출했으며, 회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점을 비추어 보면 항공사노조의 실체에 운항승무원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지 않고, 노조의 자주성과 민주성에 비추어 볼 때 항공사 노조가 운항승무원들을 참여시키지 않고 제정한 규약의 법적 효력이 운항승무원들에게 미친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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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주식회사 사건
(서울행법 2001.1.12 선고, 2000구20898)
*사건 /2001.1.12 선고, 서울행법 제3부 2000구20898
설립신고반려처분취소
*원고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
*피고 /강서구청장
*변론종결 /200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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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피고가 2000.6.12 원고에 대하여 한 설립신고서반려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처분의 경위
[증거 : 갑1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원고 노동조합(아래에서 `원고 노조'라고 줄여 쓴다)은 아시아나항공 주식회사(이하 `아시아나항공'이라고만 한다)에 근무하는 운항승무원(조종사)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0.6.7 설립총회를 개최하고, 같은 달 8일 피고에 대하여 원고 노조의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00.6.12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아시아나항공에는 노동조합이 기히 설립되어 있고,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규약 제8조(구성)에 아시아나항공에 종사하는 노동자 중에서 사용자의 정의 및 사용자의 이익을 위한 자를 제외한 전체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운항승무원들만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는 기존 노조와 조직대상이 중복되므로 2001.12.31까지 설립신고할 수 없다'는 사유를 들어 위 설립신고서를 반려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원고의 주장
하나의 사업장에 이미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더라도 기존의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달리하여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은 복수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아 허용된다 할 것인데, 원고노조에 앞서 설립된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이하 `소외노조'라고만 한다)은 비록 그 규약 제8조(구성)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종사하는 노동자 중에서 사용자의 정의 및 사용자의 이익을 위한 자를 제외한 전체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형식적으로 둔 규정에 불과하고 실제로 소외 노조는 운항승무원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만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되었으며, 소외 노조의 조합 결성, 조합 총회, 단체협약 등의 과정에서 운항승무원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바도 없는 바, 그렇다면 원고 노조는 소외 노조와 조직대상을 달리 한다 할 것이어서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고, 원고 노조의 설립신고서를 반려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련법조 - 생략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인정되는 사실관계
[증거 : 갑1호증의 1 내지 4, 갑2호증의 1, 2, 갑3호증 내지 갑10호증, 갑11호증의 1, 2, 갑12호증의 1 내지 4, 갑13호증, 갑14호증, 갑15호증의 1 내지 3, 갑16호증의 1, 2, 갑17호증, 갑18호증의 1 내지 68, 갑19호증의 1, 2, 갑20호증의 1, 2, 갑21호증의 1 내지 4, 갑22호증, 갑23호증의 1 내지 6, 갑24호증, 을1호증, 을2호증의 1, 2, 을3호증의 1, 2, 을4호증의 1, 2, 을5호증, 을6호증, 을7호증의 1, 2, 을8호증의 1, 2, 을9호증의 각 기재, 증인 장동기의 증언, 변론의 전취지]
아시아나항공 내에는 1992년경부터 1993년경까지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려고 시도하다 좌절된 이후 다음의 소외 노조 설립시까지 별도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지 않았다.
아시아나 항공 소속 운항승무원들은 회원들의 후생, 상조, 복지증진, 근로지위 향상을 위한 제반 자료수집 및 연구 사업 등을 목적으로 조종사회를 결성하여 운영해 왔는데, 1993년 무렵부터는 위 조종사회에서 서명운동, 사직서 제출 등의 수단을 동원하여 운항승무원들의 급여, 근무시간 등 근로조건의 개선, 특히 외국 조종사들과의 급여 차이 해소를 아시아나항공에 요구하였으나 아시아나항공 측에서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운항승무원들은 노동조합 결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97년경부터 민주노총에 자문을 구하여 운항승무원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하여 왔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소속의 정비사들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나항공 소속의 다른 근로자들은 한국노총 계열의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하여 오다가, 1999.4.30 소외 노조의 노동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같은 날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강서구청에 제출하였는데, 이 때 소외 노조의 규약 제8조에서는 조합은 아시아나항공에 종사하는 노동자 중 노조법에서 정한 사용자의 정의에 해당하여 조합원으로 할 수 없는 자 및 조합 운영위원회에서 사용자의 이익을 위한다고 판단되어 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결의된 자를 제외한 자로 구성된다고 규정하였다.
운항승무원들은 자체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하려고 시도하던 중 위와 같이 소외 노조가 결성되자 공채 출신 부조종사들을 중심으로 하여 소외 노조에 가입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1999.5.4 내국인 운항승무원의 약 10분의 1인 49명이 가입원서를 작성하여 소외 노조의 노조위원장에게 전달하였다.
소외 노조의 노조위원장은 위 가입원서를 받으면서, 운항승무원들이 청원경찰 신분에 있기 때문에 운항승무원들을 노동조합에 가입시킬 경우 노동조합 설립신고서가 반려될 수도 있다면서 운항승무원들의 가입사실을 비밀에 부쳐 달라고 운항승무원들에게 요청하고 가입처리를 미뤄두는 한편 노동부장관에게 1999.5.13 항공기 승무원이 청원경찰로 임용되어 있는 경우 조합원 자격이 있는가를 질의하였는 바, 1999.5.26 노동부장관으로부터 청원경찰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는 내용의 질의회시가 오자, 이를 들어 운항승무원들의 가입사무처리를 중지하고, 또 운항승무원들을 제외한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조합비를 급여에서 공제하면서도 운항승무원들에 대하여는 조합비를 급여에서 공제하지 않고 별도로 이를 수금하지도 않았다.
운항승무원들은 소외 노조가 위와 같이 운항승무원들을 조합원으로 가입시킬 태도를 보이지 않고, 그 밖에도 소외 노조가 운항승무원들의 노조 가입 문제를 아시아나 항공과의 단체교섭시 협상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자, 소외 노조의 노조위원장에게 요구하여 가입원서를 모두 되돌려 받고, 더이상 소외 노조에 가입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으며, 소외 노조의 대의원회 등에 대표를 참여시키려 하지도 않았다.
운항승무원들은 그 후 대한항공의 운항승무원 노조의 결성진행경과를 지켜보면서 운항승무원들만으로 구성된 노조의 결성을 준비하여 왔으며, 2000.5월경에는 소외 노조의 노조위원장에게 복수노조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소외 노조의 조직대상에서 운항승무원들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도록 규약을 개정하여 달라고 요청하여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운항승무원들은 2000.6.2 운항승무원들의 청원경찰 신분이 해제되어 자유로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되자 소외 노조 집행부에 위 규약 개정을 다시 요청하였으나 소외 노조는 이를 거절하였고, 이에 운항승무원들은 소외 노조의 규약 개정과 상관없이 2000.6.7 원고 조합의 창립총회를 갖고 2000.6.8 앞서 본 바와 같이 조합설립신고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그 후 소외 노조는 운항승무원들을 명시적으로 소외 노조의 조직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으로 규약을 개정하기 위하여 2000.11.7과 11.8 대의원회의를 열었으나 위 개정안은 찬성 15표, 반대 17표로 부결되었다.
한편 운항승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청원경찰의 신분에 있던 객실승무원들은 운항승무원들과는 달리 소외 노조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1999.7.30 소외 노조 소속 캐빈(객실)부문 대의원선거를 시도하기도 하였으며(다만 입후보자 정족수 미달로 연기되었다), 2000.6.2 청원경찰 신분이 해제된 이후로는 객실승무원 약 1,300명 중 1,002명이 소외 노조에 가입하여 활동 중이다.
소외 노조는 1999.12.30 아시아나항공과의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시 운항승무원들의 임금인상을 위하여 별도로 협상한 바 없고, 2000.9.4 체결된 단체협약시에도 객실승무원 및 일반지원직(정비사, 운항관리사, 조리사 등)의 기본급 및 수당은 인상받으면서 운항승무원의 기본급 및 수당부분에 관하여는 일체 인상협상한 바 없다.
한편 원고 노조에는 내국인 운항승무원 525명 중 507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활동 중이고, 원고 노조는 소외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사이의 위 단체협약과는 별도로 2000.12.6 아시아나항공과 사이에 운항승무원의 급여 및 처우에 관하여 노사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노사협약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원고 노조가 전체 원고 노조 구성원을 대표하여 임금, 근로조건, 노조 활동 및 그외 사항에 대하여 교섭하고 협약을 체결하는 단체임을 인정하고, 위 노사협약의 효력은 단체협약의 효력에 준한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판 단
구 노동조합법(1996.12.31 법률 제5244호 부칙 제3조로 1997.3.1 폐지되기 전의 것) 제3조 단서 제5호는 복수노조를 금지하고 있었으나, 위 구 노동조합법을 폐지하고 새로 제정된 노조법은 원칙적으로 복수노조 설립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되 부칙 제5조 제1항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01년 12월 31일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유예기간을 두었는 바, 신규 설립 노동조합이 기존의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복수노조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규약의 조직대상에 관한 형식적인 규정내용만을 기준으로 하여서는 아니되고, 기존 노동조합의 규약과 새로 설립하려는 노동조합의 각 규약에 정하여진 각 조직대상에 관한 내용, 각 조직대상에 의하여 결정되는 각 조직형태, 실제 각 노동조합 구성원들의 실체와 구성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하여 새로 설립하려는 노동조합이 기존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노동조합인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5.25 선고 92누14007 판결, 대법원 1995.10.13 선고 94다34944 판결, 대법원 2000.2.25 선고 98두8988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처분 당시 소외 노조의 규약상 그 조직대상에 일응 운항승무원이 포함되었던 점은 인정되나, 소외 노조의 설립과정에서 운항승무원들이 개입한 바 없었고 위 규약제정 과정에서도 운항승무원들이 관여한 바 없으며, 소외 노조 설립 후 운항승무원들 중 일부가 소외 노조에 가입하려 하였으나 소외 노조는 운항승무원들이 청원경찰이라는 이유로 가입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점, 소외 노조는 운항승무원들로부터 조합비를 징수하지도 않고 운항승무원들 중에서 대의원을 선출하지도 않았으며(반면에 운항승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청원경찰이었던 객실승무원들은 소외 노조의 대의원을 선출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999년의 아시아나항공과의 단체협약시에도 운항승무원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하여는 아무런 협상을 하지 않은 점, 이에 따라 위 청원경찰 신분 해제시까지 운항승무원들은 소외 노조의 활동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었으며 운항승무원들 또한 소외 노조에 참여하려 하지 않고 별도의 노조를 준비하여 온 점, 운항승무원들이 청원경찰신분에서 해제되자 바로 원고 노조를 설립하고 설립신고를 하였으며, 2000년도의 단체협약시에 소외 노조는 운항승무원들을 제외한 다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원고 노조는 운항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 당시나 그 전후로 소외 노조의 실체에 운항승무원들이 포함되어 있다고도 보이지 않고,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에 비추어 볼 때 소외 노조가 운항승무원들을 참여시키지 않고 제정한 소외 노조 규약의 법적 효력이 운항승무원들에게 당연히 미친다고도 볼 수 없다(대법원 1997.7.25 선고 95누4377 판결 참조).
그렇다면 소외 노조는 운항 승무원들을 제외한 다른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고 원고 노조는 운항승무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그 조직대상을 달리한다 할 것이므로, 원고 노조가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에서 금지되는 복수노조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 노조의 설립신고서를 반려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형(재판장), 홍성준, 한애라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