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공공근로사업 출근시 차량 전복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 2001.06.20, 서울행법 2000구31409 )
[요지] 사실상 이 사건 공공근로작업장에서 일하던 공공근로자들 모두가 산밑에서부터 집결지까지 자신의 차량 및 동료근로자의 차량을 통근수단으로 이용하여 왔고 사업주인 관리소도 예산상의 부족을 이유로 차량지원을 하지 아니한 채 공공근로자들이 자신 및 동료근로자의 차량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것을 묵인하거나 이를 당연하게 여겨 왔으며, 아울러 공공근로자들이 위와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산밑에서부터 집결지에 이르는 동안에는 다른 경로 선택의 여지도 없는 점 및 위 집결지와 그에 이르는 도로는 모두 관리소가 수행하는 공공근로사업의 작업장 범위내에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위 집결지는 사업주인 관리소가 미리 지정하는 장소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망인이 비록 자신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근하던 중이었더라도 대중교통수단이 미치지 않아 다른 대체교통수단이 없는 지역에 들어온 다음부터 즉, 사업주인 관리소가 수행하는 작업장 범위내로서 사용자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영역 내로 들어온 다음부터는(여기서부터는 원래 사업주가 작업장 및 집결지까지 교통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통근과정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것으로 보아 그 이후의 통근과정에서 일어난 재해에 대하여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망인의 위 사고는 사용자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과정 중에 일어난 재해라고 보아야 한다.
* 사 건 / 서울행법 2000구31409
* 원 고 / 김옥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디지털 담당변호사 이강진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94-267 소송수행자 임완규, 심희선
* 변 론 종 결 / 2001. 5. 16
[주 문]
피고가 2000. 9. 19.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 구 취 지 ]
주문과 같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남편 김형옥
2000. 2. 14.부터 동부지방산림관리청 평창국유림관리소(이하 '관리소'라 함)에서 실시하는 2000년 숲가꾸기 공공근로사업에 취업자로 선발되어 풀베기, 잡나무 및 조림수 곁가지 자르기 업무에 종사하여 옴.
2000. 8. 10. 07:50경 그 소유의 강원 8거5710호 세레스 화물자동차에 동료근로자인 김정철을 동승시키고 운전하여 강원 평창군 미탄면 백운리 산 1의1 소재 비행기재 중턱의 집결지에 도착한 후 이미 도착한 2대의 차량이 길 한편에 세워진 상태에서 차량을 진행방향에서 되돌아오기 쉽게 주차시키려고 회전하다가 경사진 곳으로 미끄러져 굴러 약 120m 아래로 추락하여 동승자와 함께 사망.
이에 원고는 2000. 9. 18.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하여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19. 위 사고는 원고의 출근중의 재해로서 교통수단의 관리 이용권이 사업주가 아닌 근로자인 망인에게 전담되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 다툼이 없거나, 갑1,2,3,6, 을1, 변론의 전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출·퇴근용으로 사용한 트럭은 사용자인 관리소에서 제공한 교통수단이 아니고 나아가 그 차량에 대한 관리 이용권 또한 망인에게 전담되어 있었으며 망인의 일방적인 운전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이를 업무외 재해라고 보아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사고가 원고의 출근중에 사용자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관리소의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일 뿐만 아니라, 사고 장소인 도로에 대한 안전관리를 하지 아니한 하자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관리소에서 실시하는 숲가꾸기 공공근로사업은 조림의 나무들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하여 조림지 내에서 간벌, 천연림보육, 육림산물수집, 조림예정지정리, 조림, 병해충방제 등의 업무를 하는 것이다.
공공근로작업장소는 조림지의 위치에 따라서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차량이 운행할 수 있는 포장도로에서 상당히 떨어진 깊숙한 산 속에 위치하고 있어 작업장소에 도착하기까지 임시도로, 산림로, 구도로 등의 비포장도로를 이용하여 작업장소에 가장 가깝고 가기 쉬운 곳을 집결지로 정하고, 관리소에서 공공근로자들에게 다음날 이루어질 사업과 사업장을 알려 주면 근로자들이 알아서 지정한 시간까지 집결지에 도착한다. 통상 공공근로자들은 08:00 집결지에 도착하여 출석확인과 동시에 각종 안전사고 예방 및 작업요령 등을 교육받은 후 각 조별로 작업장소에 배치되어 08:30경 숲가꾸기 공공근로 산지작업이 시작된다.
조동리 숲가꾸기 사업장은 평창읍 조동리, 고길리, 지동리, 노론리와 미탄면 회동리, 수청리, 백운리, 평안리, 창리의 58개소 907 ha로 숲가꾸기 작업시기에 따라 작업종을 달리하여 개소를 이동하면서 작업을 실행하여 왔다.
사건당일 관리소에서 공공근로작업을 위하여 집결지로 지정한 강원 평창군 미탄면 백운리 산 1의1 (평창영림계획구 65 임반, 속칭 비행기재 중턱)은 산밑에서부터 비포장도로로 3.5Km 정도 떨어진 해발 600m에 있는 구 42번 국도변인데, 그곳은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한 최단거리에 있는 장소이며, 산밑에서부터 비포장도로를 따라 도보로 이동할 경우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곳이다. 따라서 공공근로자들이 08:00까지 집결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야 지정된 집결지에 도착할 수 있고 더구나 산밑에서부터 집결지에 이르기까지의 비포장도로에서는 대중교통수단이 다니지 않는 지역이므로 자신 및 동료근로자의 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망인이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주거지인 강원 평창읍 고길리에서부터 출발하여 집결지까지 가려면 06:30경 운행하는 첫차를 타고 약 30분 정도 걸려 산밑에 있는 미탄에서 내린 다음 2시간정도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게 할 경우에는 09:00가 되어서야 집결지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하여 망인은 사건당일 앞서 본 바와 같이 동료근로자를 동승케하고 자신의 소유 트럭을 운전하여 작업장소에 가기 위하여 관리소가 미리 지정한 집결지인 강원 평창군 미탄면 백운리 산 1의1 (평창영림계획구 65 임반)에 도착한 후 주차하던 중 앞서 본 바와 같이 추락하여 사망한 것이다.
관리소에서도 공공근로사업 실행지역은 정기노선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지역의 오지에 위치하고 있고 도보로는 작업장소에 나올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공공근로자들에게 출·퇴근을 위한 차량을 제공하여야 함에도 예산관계상 차량을 제공하지는 않고 하루 교통비로 2,000원만을 별도로 지급하면서, 지정된 시간까지 집결지에 이용가능한 교통수단을 최대한 활용하여 집결하도록 하고 작업이 끝난 후에는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는 등으로 공공근로자들이 자가용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것을 묵인하거나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 왔다.
그리고, 관리소는 공공근로자들에게 집결지에 차량을 운전하고 올 경우의 안전사고예방을 위한 교육을 몇 차례 실시하였을 뿐, 사고장소에 공공근로자들이 통근수단으로 이용한 차량들을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직원을 배치하거나 주위 표시푯말, 추락방지턱 등을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 앞서 든 증거, 갑4의1,2,3, 갑5의1,2, 갑7, 갑8의1,2, 갑9의 1내지8, 갑10의 1내지7의 각 기재 및 영상과 증인 성기주, 이규섭의 각 증언, 이 법원의 관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
판 단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 12. 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상의 업무상 재해라고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단순한 통근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용자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용자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근로자로 하여금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통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인데, 근로자가 자신이 임의로 마련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는 경우에는 그 통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전적으로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그 통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나, 그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그 통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통근중의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공공근로자들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산밑인 미탄까지 갈 수는 있으나 그곳에서부터 집결지까지는 자기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동료근로자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외에는 관리소가 정해놓은 시간내에 작업장 및 그가 정하는 집결지에 올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공공근로자들에게 출·퇴근 방법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고, 이에 따라 사실상 이 사건 공공근로작업장에서 일하던 공공근로자들 모두가 산밑에서부터 집결지까지 자신의 차량 및 동료근로자의 차량을 통근수단으로 이용하여 왔고 사업주인 관리소도 예산상의 부족을 이유로 차량지원을 하지 아니한 채 공공근로자들이 자신 및 동료근로자의 차량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것을 묵인하거나 이를 당연하게 여겨 왔으며, 아울러 공공근로자들이 위와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산밑에서부터 집결지에 이르는 동안에는 다른 경로 선택의 여지도 없는 점 및 위 집결지와 그에 이르는 도로는 모두 관리소가 수행하는 공공근로사업의 작업장 범위내에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위 집결지는 사업주인 관리소가 미리 지정하는 장소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망인이 비록 자신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근하던 중이었더라도 대중교통수단이 미치지 않아 다른 대체교통수단이 없는 지역에 들어온 다음부터 즉, 사업주인 관리소가 수행하는 작업장 범위내로서 사용자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영역 내로 들어온 다음부터는(여기서부터는 원래 사업주가 작업장 및 집결지까지 교통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통근과정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것으로 보아 그 이후의 통근과정에서 일어난 재해에 대하여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망인의 위 사고는 사용자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과정 중에 일어난 재해라고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망인이 재해를 당한 지점은 관리소가 작업준비를 위한 최초집결지로 지정한 도로이고 망인이 소속되어 있던 작업장 범위내에 들어있어 사용자의 지배 관리권이 미치는 영역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위 사고는 망인의 운전상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관리소가 지정한 집결지에 대한 앞서 본 관리상의 하자도 한 원인이 되어 그로 말미암아 발생한 재해에도 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어느 모로 보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결 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하고 원고의 이 사건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신청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태환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