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들의 유인물배포, 집회, 농성행위 등은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병원의 인사규정을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또 원고들의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등과 함께 원고 오×심 등의 노민추에서의 직책, 가담 정도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에 대한 정직 2∼3개월의 징계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병원의 부서이동조치가 원고 김×희 등과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은 점, 이로 인해 원고들이 임금 등 근로조건이나 출·퇴근에 있어서 특별한 불이익은 없는 점, 업무상 필요에 의해 원고들 외에도 100여명에 대한 부서이동조치를 단행한 점, 부서이동에 따른 1∼2시간의 연장근로는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조치는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보인다.
원고 임×순 등은 노민추의 직책과 가담정도 등이 고려돼 중노위에서 부당징계로 인정됐으나 단순히 징계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정만으로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할 수 없고, 원고들이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고 집회, 시위활동을 통해 병원 환자들의 안정을 해친 점은 명백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또 원고 오×심 등에 대해서는 징계양정 또한 적정해 그 징계처분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점 등으로 보면 가사 원고들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 해도 표면상 구실에 불과하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 의료법인 ○의료재단 사건 (서울행법 2000구 32679, 2001.07.31 판정)
* 사 건 / 2001.7.31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2000구 32679 부당노동행위및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 취소
* 원 고(선정당사자) / 오×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 피고보조참가인 / 의료법인 ○의료재단 대표자 이사장 이×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안영수, 이창환
* 변론종결 / 2001.5.29
주문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선정당사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갑 제1호증의 1, 2, 을 제1호증, 변론의 전취지
원고(선정당사자)와 별지 선정자목록 기재 선정자들(이하 `원고들'이라 하고, 선정자도 편의상 `원고'라 칭한다)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에 입사한 이후 간호사 등으로 3년 내지 10년 이상 근무하여 오던 중 `유인물 배포, 집회, 농성행위 등'을 이유로 1999.10.28 원고 오×심, 박×휘, 조×규는 정직 2개월, 원고 소×희, 강×진, 이×행, 김×희는 정직 1개월의 각 징계처분을 받았다(한편, 원고 임×선, 황×영, 장×선, 오×숙, 윤×영, 윤×주, 신×현, 김×아, 천×미는 감봉 3개월, 원고 김×임, 박×호는 감봉 2개월의 각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하에서는 정직처분을 받은 원고들을 `원고 오×심 등'이라 하고, 감봉처분을 받은 원고들을 `원고 임×선 등'이라 한다).
또한 원고 김×희, 오×숙, 윤×영, 신×현, 김×아, 장×선(이하 `원고 김×희 등'이라 한다)은 별지 기재 처분일에 참가인으로부터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부서이동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위 징계처분 및 부서이동처분이 부당징계 및 부당전보이고 동시에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들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2000.3.31 중앙노동위원회에 2000부노41 및 2000부해179호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0.8.29 원고들의 부당징계구제재심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참가인이 원고 임×선 등에 대하여 행한 감봉 2∼3개월의 징계는 이를 부당징계로 인정하고, 참가인은 위 감봉처분을 취소하고 징계기간 중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정하였으나, 원고 오×심 등의 부당징계구제 재심신청과 원고 김×희 등의 부당전보구제 재심신청 및 원고들의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은 이를 기각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의 유인물 배포, 집회, 농성행위는 노동조합의 단결을 강화하고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목적으로 한 것이며, 그 수단 및 방법에 있어서도 사회통념상 인정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인 바, 이를 이유로 한 징계처분은 부당노동행위이며 정당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피고는 원고 김×희 등에 대한 부서이동처분이 업무상 필요성에 의하여 행하여진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고 하나, 이는 원고들의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하여 단행된 것이며 원고들 중 신×현, 오×숙에게는 심대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초래하고 있으므로 부당전보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되는 사실관계
[채택증거]앞서 든 증거들, 을 제4호증의 1 내지 4, 을 제5호증의 1 내지 16, 을 제6호증의 1 내지 11, 을 제7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5, 을 제9호증,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1호증의 1 내지 7, 을 제12호증의 1 내지 4, 을 제13호증의 1 내지 4, 변론의 전취지
원고들을 포함한 참가인 병원의 근로자들은 1999.8.23 노동조합 창립대회를 개최하고 원고 오×심을 위원장으로 한 노동조합(이하 `신규노조'라 한다)을 설립하여 같은 달 24일 인천 남동구청에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대하여 인천 남동구청장은 1999.8.27 위 신규노조설립신고서를 반려하면서 이미 참가인 병원에 1989.8.2 ○병원노동조합(이하 `기존노조'라 한다)이 조직되어 있음을 알렸고, 원고 오×심의 이의신청에 대한 1999.9.4 회신에서 `기존노조설립 후 노조 활동사항에 대하여 보고받고 있으며 1997.7월 총회 임원선출 회의록 검토결과 조합원 20명 전원이 참석하여 임원이 선출·보고되었다'고 회신하였다.
원고들은 신규노조설립신고서가 반려된 이후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이하 `노민추'라 한다)를 결성하여 활동하였으며, 원고들의 노민추에서의 직책은 원고 오×심이 위원장, 원고 소×희, 강×진, 김×희가 부위원장, 원고 박×휘가 사무국장, 원고 조×규가 조직1부장, 원고 이×행이 회계감사, 원고 임×선이 여성부장, 원고 황×영이 교육부장, 원고 장×선이 문화부장, 원고 오×숙이 선전부장, 원고 윤×영이 조직2부장, 원고 윤×주가 조직4부장, 원고 신×현이 조직위원장, 원고 김×아가 총무부장, 원고 천×미가 조직3부장이다.
원고들을 포함한 참가인 병원의 근로자들은 신규노조설립신고서가 반려된 1999.8.27 이후 기존노조에 가입하기 위해 기존노조의 위원장인 두×연 및 차×원(1999.8.27 남동구청에 노조위원장 변경신고)에게 수회에 걸쳐 내용증명우편으로 가입신청서를 보내고 병원별관 1층에 있는 기존노조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기존노조 가입을 시도하였으나(근로감독관이 동행하기도 함), 위 가입신청서는 반송되고 기존노조 사무실은 문이 잠겨 있는 등 뚜렷한 이유 없이 노조가입을 계속 거부당하였는 바, 1999.9.14 원고 조×규, 소×희가 기존노조 부위원장 이×미와 박×구에게 전달하려고 하다가 접수를 거부당한 가입원서 및 임시총회소집요청서에 의하면 노조가입의사를 밝힌 근로자들의 수는 333명에 이른다.
그 후 노동부장관은 인천 남동구청장의 질의에 대하여 1999.10.15 `노동조합이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의 가입을 거부하는 경우 가입신청서가 객관적으로 당해 노동조합에 도달한 것으로 간주되는 시기에 노동조합에 가입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회시하였다. 한편, 원고들은 기존노조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에 조합원지위확인가처분신청을 제기하여 2000.5.31 위 법원으로부터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원고들의 조합원 지위가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원고들은 1999.8.25부터 `희망의 길'이라는 제목의 유인물(발행인 : 원고 오×심)을 제작(같은 해 11월 중순경까지는 매일, 그 이후는 주 3회에 걸쳐 1회에 200부 정도)하여 8.25, 9.20 같은 달 21일, 22일, 27일 등에 병원의 사전허가 없이 병원 내에서 배포하였으며, 같은 달 29일과 30일, 10.2에는 동암역 등 병원 외부에서 위와 같은 노조가입 과정상 문제점 등을 알리는 내용의 유인물을 1회에 1시간 정도 배포(수량 미상)하였다(원고별로 유인물 배포에 가담한 일자는 조금씩 다름).
위 `희망의 길'이란 유인물과 병원 외부에서 배포한 유인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1999.8.31자 희망의 길 : 아직도 노동자들을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중세시대 군주와 같은 봉건적인 작태가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고, 돈으로 매수하여 협박과 폭력이 난무하는 행위가 병원에서 자행되고, 급조하여 만든 유령노조를 비호하는 병원측의 행동을 용서하지 맙시다.
1999.9.29자 동암역 배포 유인물 : ○병원은 노동자의 피와 땀을 먹고 시민의 고통과 아픔을 이윤추구 수단으로 삼아 성공시대를 도래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여성노동자가 임신하면 미관상 좋지 않다며 강제휴직을 시키고 출산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면 일자리가 없기 일쑤입니다 … ○병원 노동자들의 월급에서는 매달 1,000원씩 강제로 빠지는 돈이 있습니다. 바로 이×여 이사장이 자선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새생명찾기운동본부에 내는 기금 마련을 위한 것입니다 … ○병원에는 민주노조를 막으려는 구사대 폭력이 판치고 있습니다 … 인천의 자랑 ○병원은 전국 39개 종합병원 가운데 불법의료가 가장 많아 … ○병원에 대한 특혜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
원고들은 ① 1999.9.1 18:00부터 19:10까지 병원 정문 앞 도로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지역본부, 전국병원노동조합총연맹, 기타 단체에 소속된 300여명이, ② 같은 달 7일 18:00부터 일몰시까지 같은 장소에서 위 단체에 소속된 380여명이, ③ 같은 달 11일 13:20부터 16:00까지 같은 장소에서 위 단체에 소속된 380여명이, ④ 같은 달 28일 17:30경부터 같은 장소에서 위 단체에 소속된 160여명이, ⑤ 같은 해 10.9 14:00부터 같은 장소에서 위 단체에 소속된 140여명이 개최한 집회에 참석하였고, 그 과정에서 확성기를 이용하여 고함, 노래, 야유 등의 방법으로 병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시위를 하였다(원고별로 집회 참석일자는 조금씩 다름).
한편, 위 집회 개최 장소는 병원 본관 앞 주차장과 여성클리닉 사이 폭 15m 공용도로상이며, 병원 본관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이다.
원고 오×심은 1999.10.9부터 같은 달 15일까지 병원별관 1층 기존노조 사무실 앞 공용도로상에서 텐트를 치고 삭발단식농성을 하였고, 원고들 중 일부도 위 텐트 농성에 가담하였다.
원고 박×휘는 1999.9.28 18:15경 병원 직원인 고×진, 김×이 위 집회 및 병원진입과정을 촬영하는 것을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고×진의 카메라를 빼앗으려고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위 카메라가 파손되었고, 고×진은 2주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염좌, 김×은 3주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두피좌상 등 상해를 입었으며, 동인들의 고소에 의해 원고 박×휘는 상해 및 재물손괴죄로 약식기소 되었다(한편, 원고 박×휘는 위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원고 임×선, 천×미, 김×임, 박×호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위 유인물 배포와 관련하여 2000.8.9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로 벌금 5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검사가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청구를 하고 항소도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 김×임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등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에 채권가압류신청을 제기하여 1999.11.15 위 법원으로부터 각 1,000만원에 이를 때까지 원고들의 임금채권의 1/2를 가압류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참가인은 1999.10.2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한 후 원고들의 유인물 배포, 집회, 농성행위 등이 참가인 병원의 취업규칙 제10조(채용의 제한) 제10호(기타 병원의 인사규정에 저촉되는 사유가 있는 자), 제63조(해고) 제1호(제10조 각호의 1에 해당하게 된 자), 징계규정 제6조(직위해제) 제2호(직원으로서 품위를 손상시키고 타직원에게 현저한 악영향을 끼친 자), 제7조(징계면직) 제4호(직원을 선동하고 질서를 문란케하며 직원에게 폭력행위를 한 자), 제9호(업무상 상위자의 정당한 지시명령을 부당히 항거하고 순종치 않은 자), 제10호(병원 내에서 사전에 허가없이 집회, 연설, 방송선전 또는 문서의 배포, 첨부, 게시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 인사규정 제43조(준수사항) 제6호(병원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언동을 하지 말 것), 제70조(면직사항) 제9호(업무상 상위자의 정당한 지시명령을 부당히 항거하고 순종치 않은 자) 등에 해당한다고 하여 대부분 면직 등 중징계를 의결하였다가 같은 달 23일, 26일, 28일에 징계양정을 위한 징계위원회를 다시 개최하여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 오×심 등에게 정직 2∼3개월, 원고 임×선 등에게 감봉 2∼3개월의 각 징계처분을 하였다.
참가인은 별지 기재 처분일에 원고 김×희 등에 대하여 별지 `부서이동처분 내용 및 처분일' 기재와 같은 내용의 부서이동조치를 하였는데, 같은 병원 구내의 부서이동으로 위 원고들의 임금 등 근로조건이나 출, 퇴근에 있어서 특별한 변동은 없다(다만 일부 부서는 1∼2시간의 연장근로를 하게 됨). 한편, 참가인은 1999.9.28 인천서해 권역응급센터 개원과 직원순환근무로 인해 병원 내 간호사 550여명 중 100여명에 대한 부서이동조치를 한 바 있다.
판 단
원고 오×심 등의 부당징계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위 인정사실과 같은 원고들의 유인물배포, 집회, 농성행위 등이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에 해당하여 이를 이유로 한 징계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바,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근로자의 조합 가입을 함부로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데, 기존노조의 대표자들의 뚜렷한 이유 없이 원고들을 비롯한 상당수 근로자들의 노조가입신청을 수차에 걸쳐 거부하였던 점, 위 신규노조설립신고서 반려 이전까지 원고들을 비롯한 상당수 근로자들이 기존노조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기존노조가 근로자들의 의견을 대변하면서 적극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하였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노조가입을 주된 목적과 내용으로 하는 원고들의 위 행위는 그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서 근로자들의 단결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일응 판단된다.
그러나, 근로자의 행위가 노동조합의 활동으로서 정당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행위의 성질이나 목적 측면 외에도 수단, 방법 측면에서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고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하며(대법원 1990.5.15 선고 90도357 판결, 대법원 1996.4.23 선고 95누6151 판결 등 참조), 특히 유인물배포행위의 경우에는 그 유인물의 내용·매수, 배포의 시기·대상·방법, 이로 인한 기업이나 업무에의 영향,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인격, 신용, 명예 등이 훼손,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는 없는지 등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3.13 선고 91누5020 판결, 대법원 1992.6.23 선고 92누425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 인정사실과 같은 유인물의 기재내용(특히 `협박과 폭력이 난무하는 행위', `뇌물제공의혹', `강제휴직' 또는 `월 1,000원 강제징수' 부분 등)은 단순히 과장적 수사의 범위를 넘어 참가인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임이 분명하고(인천지방법원에서도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의 유죄가 인정되었다), 그 내용이 진실에 부합한다고 할 만한 자료도 없으며, 동암역 등 병원 외부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도 배포되었는 바, 노동조합의 단결을 강화하기 위한 원고들의 목적을 고려한다 할지라도 이는 노동조합의 일상적인 언론·선전활동의 표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위 집회, 시위행위의 경우에 있어서도 참가인 사업장이 환자들의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록 그 장소가 병원 본관으로부터 다소 떨어진 공용도로상이고 그 과정에서 특별한 폭력, 파괴행위 등이 없었다 할지라도, 위 집회 시위행위로 인하여 참가인 병원이 환자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안정을 제공하는데에 장애를 초래하였음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유인물배포, 집회, 농성행위 등은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참가인 병원의 인사규정 제43조 제6호(병원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언동을 하지 말 것)를 위반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 앞서 살핀 바와 같은 원고들의 행위의 성질과 목적, 원고들이 위와 같은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등과 함께 원고 오×심 등의 노민추에서의 직책, 가담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오×심 등에 대한 정직 2∼3개월의 징계가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원고 오×심 등의 부당징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김×희 등의 부당전보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며,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7.7.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부서이동 조치가 원고 김×희 등과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 아닌 점, 이로 인하여 위 원고들이 임금 등 근로조건이나 출, 퇴근에 있어서 특별한 불이익은 없는 점, 참가인은 위 원고들에 대한 부서이동 조치에 즈음하여 응급센터 개원 등 업무상 필요에 의해 위 원고들 외에도 100여명에 대한 부서이동조치를 단행한 점, 부서이동에 따른 1∼2시간의 연장근로는 감수하여야 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점(대신 참가인은 연장근로수당 지급의무가 있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는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보인다. 원고 김×희 등의 부당전보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원고들의 부당노동행위 주장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하거나 전보 등 인사명령을 함에 있어서 표면상의 이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한 것을 이유로 징계 또는 인사명령을 한 것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의사가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당해 불이익처분의 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어 그와 같은 불이익처분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7.6.24 선고 96누16063 판결, 대법원 1997.3.28 선고 96누42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 임×선 등은 노민추에서의 직책과 가담정도 등이 고려되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징계로 인정되었으나 단순히 징계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할 수는 없는 점,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들이 참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고 집회, 시위활동을 통하여 참가인 병원 환자들의 안정을 해친 점은 명백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원고 오×심 등에 대하여는 징계양정 또한 적정하여 그 징계처분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점, 원고 김×희 등에 대한 부서이동조치 역시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으로서 생활상 불이익과 비교 교량하여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가사 참가인이 원고들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 하더라도 위 징계처분 및 부서이동조치의 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의 부당노동행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이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한위수(재판장), 김도형, 유창범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