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지각과 업무착오 등 경미한 징계 사유에 대해 해고한 것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 2001.07.05, 서울행법2000구42508 )
[요지] ① 참가인이 중국 출장시 제3자에게 원고회사 제품 샘플을 교부한 점은 인정되나, 원고회사를 해할 목적으로 제품을 유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서류 영문번역작업도 법률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있는 중요한 서류이기 때문에 원고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아 전문번역업체에 용역을 준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된다고 할 수 없으며 원고회사 컴퓨터로부터 기밀서류를 무단으로 복사했다는 점은 그 진위 여부를 불문하고 이미 해고를 통보한 후에 일어난 일로서 해고사유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후 중국 출장 여비정산서 및 출장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점도 적법한 해고사유로 볼 수 없다.
참가인이 비록 몇차례 지각하고, 업무시간 중에 자리를 비운 관계로 원고 대표이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지 못하였으며, 하청업체의 관리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생산된 제품 전부를 납품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원고회사에 입사한 이래 공휴일에도 출근하여 정상 근무하고, 평일에도 수시로 야근을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회사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과한 것으로서 그 정도가 지나쳐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주식회사 메일벨 사건
(서울행법 2001.7.5 선고 2000구42508)
* 사건 / 2001.7.5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2000구4250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 주식회사 메일벨 대표이사 강도현
*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인철, 조용호, 곽영섭
* 피고보조참가인 / 서세원
* 변론종결 / 2001.5.17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0.12.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0부해500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회사는 상시근로자 1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개발업체로서 2000.3.2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무역팀장으로 근무하던 참가인에 대하여 같은 해 5.22 근무태도가 불성실하고, 중국 출장시 원고회사의 제품샘플을 무단으로 제3자에게 유출시키는 등 원고회사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구두로 해고처분을 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00.6.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같은 위원회가 2000.8.21 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참가인의 원직 복직 등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내리자, 원고는 같은 해 10.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위 위원회는 같은 해 12.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상 다툼 없는 사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3개월의 시용기간을 정하고 입사한 수습사원인 바, 위 기간 동안 참가인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수행능력을 관찰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유로 원고회사 업무에는 적격이 아니라는 판단하에 참가인을 해고한 것으로서 이는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것이다.
중국 출장시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임의로 제3자에게 원고회사의 제품 샘플을 교부하였다.
중국 출장을 다녀온 후 출장보고서 및 여비정산서를 작성, 제출하지 않았다.
하청회사에 대한 관리의무를 소홀히 하여 현재 원고회사에서 개발하여 하청의뢰한 제품이 시중에 불법 유통되고 있다.
회사의 대외비로 분류된 주주명부를 임의로 외부에 유출시켰다.
참가인은 자신의 영어실력이 뛰어나다고 하였으나 실제로는 외국회사와 메일, 전화 접촉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으며 서식번역 업무에도 차질이 있었다.
평소에 자주 지각을 하였다.
참가인에게 해고통보를 하자 참가인이 사용하던 컴퓨터로부터 원고회사의 내부기밀서류를 무단 복사하였다.
인정사실
원고회사는 이메일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으로서 미국 시장 개척 등 무역 업무를 전담할 직원이 필요하여 2000.3.2 참가인을 무역팀장으로 고용하면서 임금은 연봉 1,700만원으로 정하되 일단 1,600만원을 12개월로 나누어 지급하고 100만원은 따로 맞춰주기로 약정하였다. 이때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고용할 당시 취업규칙을 두고 있지 않았는데(현재의 취업규정은 2000.8.1 제정·시행되고 있다),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에 정식 채용된다는 점을 고지한 바 없다.
원고회사의 대표이사 강도현이 해외 출장 중이던 2000.3.21 당시 경리사원이던 김영미가 원고회사의 주주명부를 열람하기 위해 회사를 방문한 김정일에게 강도현의 허락 없이 주주명부를 보여주었는데, 강도현은 이에 대한 참가인의 책임을 물어 김영미와 함께 시말서를 쓰도록 하였다.
참가인은 2000.4.27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강도현과 함께 중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출장 마지막 날에는 참가인 혼자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지인을 만나 원고회사 제품을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중국 내 공장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그에게 원고회사 제품 샘플을 교부하였고, 귀국 후 강도현으로부터 중국에서 제품을 제3자에게 교부한 것은 실수이며, 제품복제의 우려가 있으므로 제품 반출시에는 주의를 요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강도현은 잦은 미국 출장으로 인하여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하여 업무지시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참가인은 지각하거나 업무시간 중에 자리를 비운 관계로 강도현과 통화를 하지 못한 적이 몇차례 있었고, 2000.5.8 출장 전 업무회의에도 지각하였다.
참가인은 무역팀장으로서 해외 업체와의 이메일, 전화 접촉, 미국시장 진출(아마존 입점)을 위한 각종 서류의 영문번역, 미국 전자박람회 출품을 위한 하청회사의 제품 생산·납품의 제반사항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서류 영문 번역작업은 강도현의 승인 아래 외부의 기술번역전문회사에 의뢰하였으며, 미국 전자박람회 제품 출품은 하청회사에서 생산하기로 한 1,000점 중 400점만을 납품받아 출품하였다.
참가인은 원고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2000.4.13 총선일, 같은 해 5.1 노동절, 같은 달 5일 어린이날 및 같은 달 11일 석가탄신일 등 휴일에도 계속 출근하여 근무하였고, 평일에도 수시로 저녁 8시∼9시까지 야근을 하였다.
강도현은 2000.5.22 참가인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보하였는데 참가인이 자신의 디스켓에 있던 서류를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것을 보고 원고 회사의 내부기밀서류를 복사하여 유출하려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참가인은 그 후 출근하지 않다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하여 같은 달 29일 출근하였는데 그 때 강도현은 참가인에게 중국 출장 보고서와 여비 정산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참가인을 원고회사로부터 2000.3월분과 4월분 월급만을 지급받았다.
[채택 증거] 갑2의 1 내지 3, 갑3, 을1 내지 을5, 을7, 변론의 전취지
[배척 증거] 갑9, 증인 김정일의 증언
판 단
시용기간 중의 근로자인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고용하면서 채용된 날로부터 3개월간을 수습기간으로 정하고 수습기간이 만료된 자에 관하여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해고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통보하거나 그러한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참가인 입사 당시 3개월의 시용기간을 인정하는 취업규칙도 없었던 점, 참가인은 처음부터 무역팀장으로 채용되어 해외 출장을 다녀오고 무역관련 업무의 총괄자적인 지위에 있었던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은 시용 근로자가 아닌 정식 사원으로 채용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해고의 정당성 여부
징계사유가 있는 경우에 어떠한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의 사이에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여지는 균형이 있을 것이 요구되고,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과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중국 출장시 제3자에게 원고회사 제품 샘플을 교부한 점은 인정되나, 원고회사를 해할 목적으로 제품을 유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서류 영문번역작업도 법률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있는 중요한 서류이기 때문에 원고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아 전문번역업체에 용역을 준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된다고 할 수 없으며, 주주명부의 외부유출은 원고 대표이사의 부재 중에 경리직원이 열람 및 복사를 허용한 것으로써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시말서를 제출함으로써 이미 일단락된 사건이고, 원고회사 컴퓨터로부터 기밀서류를 무단으로 복사했다는 점은 그 진위 여부를 불문하고 이미 해고를 통보한 후에 일어난 일로서 해고사유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후 중국 출장 여비정산서 및 출장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점도 적법한 해고사유로 볼 수 없다.
참가인이 비록 몇차례 지각하고, 업무시간 중에 자리를 비운 관계로 원고 대표이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지 못하였으며, 하청업체의 관리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생산된 제품 전부를 납품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원고회사에 입사한 이래 공휴일에도 출근하여 정상 근무하고, 평일에도 수시로 야근을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회사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과한 것으로서 그 정도가 지나쳐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김성수, 고홍석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