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고용관계를 승계하지 않은 이상 채용 거부를 해고로 볼 수 없다. ( 2000.09.08, 서울행법 2000구4759 )
[요 지] 참가인들은 서광산업에 의해 채용되었고, 서광산업에 의해 선임된 관리사무소장의 업무지시를 받아왔으며, 해고예고통고를 받고 사직서를 제출했던 점 등에 비춰보면 서광산업이 실질적으로 사용종속관계에 근로를 제공받는 사업주였다고 여겨질 뿐 입주자대표회의가 참가인들의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사용자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나아가 원고회사가 이 사건 아파트 관리를 위탁받은 후 며칠 동안 근로를 제공받아 왔다 하더라도 서광산업으로부터 인수받은 사직서 및 퇴직적립금 등에 기초하여 직원들과 사이에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정산한 이상 참가인들과 사이에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계속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고가 서광산업이나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관계를 승계하지 않는 이상 참가인들에 대한 채용거부를 해고로 볼 수 없다.
*사건/2000.9.8 선고, 서울행법 제4부 2000구4759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대한종합주택관리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형두, 이대영, 지배인 김수정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양철주
*피고보조참가인/강일웅, 신철균
*변론종결/2000.7.14
[주 문]
피고가 2000.2.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강일웅 사이의 99부해632호 및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신철균 사이의 99부해633호 각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모두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인정근거 : 갑 1, 2)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강일웅은 1996.11.30부터, 참가인 신철균은 1998.4.1부터 서울 성동구 행당동 삼부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관리사무소 소속 전기기사(강일웅)와 경비원(신철균)으로 각 근무하여 왔는 바,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의하여 새로운 관리업체로 선정되어 1999.4.23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맡게 된 원고회사는 참가인들에 대한 채용을 거부하여, 강일웅에 대하여는 같은 해 5.1부터, 신철균에 대하여는 같은 달 10일부터 각각 출근할 필요가 없다는 통보를 하였다.
이에 참가인들은 1998.6.28 및 같은 해 7.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회사가 자신들에 대한 고용관계를 승계하였으므로 자신들의 채용을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같은 해 8.19 원고회사가 참가인들과 사이에 고용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결정을 받게 되자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99부해632호(강일웅) 및 99부해633호(신철균)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같은 위원회는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참가인들의 실질적인 사용자이므로 위탁관리업체의 변경에 불구하고 새로운 관리업체인 원고회사에게 참가인들을 비롯한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고용이 승계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채용거부를 부당해고로 보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회사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의 계약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수탁받았을 뿐, 별도로 기존의 관리사무소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관계를 승계하기로 약정하지 아니한 이상,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관계가 당연히 원고회사에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참가인들에 대한 채용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인정사실(채택증거 : 갑 1 내지 12, 변론의 전취지)
소외 삼부토건 주식회사(이하 `삼부토건'이라 한다)는 소외 행당2구역 재개발조합이 시행한 이 사건 아파트 신축 공사를 시공한 다음 수분양자들의 입주가 개시될 무렵인 1996.11월경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관리하면서 주택관리업체인 소외 서광산업개발 주식회사(이하 `서광산업'이라 한다)에 그 관리업무를 위탁하였다.
참가인 강일웅은 1996.11.30, 참가인 신철균은 1998.4.1 서광산업에 의하여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속 전기기사(강일웅) 및 경비원(신철균)으로 채용된 후 관리사무소장의 업무지시를 받아 근무하였다.
서광산업은 삼부토건이 1999.4.22자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권을 입주자대표회의에 인계하여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원고회사에게 아파트 관리를 위탁하기로 결정하자, 같은 해 3.20 참가인들을 포함한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속 직원 19명(관리소장 제외)에 대하여 위탁관리계약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취업규칙에 따라 같은 해 4.22자로 해고하게 되었음을 통보하는 한편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받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들도 같은 해 4.19 서광산업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1999.4.22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같은 달 22일부터 2001.4.21까지로 된 아파트관리업무 위수탁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관리사무소의 기구 및 직원의 인수 여부에 관하여는 상호 협의하여 결정하되 입주자의 관리비 부담을 절감하기 위하여 적절하게 재편성하기로 약정하는 한편, 삼부토건 및 서광산업과 사이에 관리권인수인계서를 작성하면서 서광산업으로부터 참가인들을 비롯한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해고예고통고서와 직원들의 사직서를 인수하였으나, 달리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나 서광산업과 사이에 직원들의 고용승계 여부에 관한 명시적 약정을 한 바는 없다.
원고회사는 같은 달 23일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하여 서광산업으로부터 사직서, 퇴직적립금 등을 인수받았다면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하여 1월 내에 재고용 여부를 결정하겠으니 퇴직하는 날까지 열심히 근무하여 달라고 말한 후 같은 달 24일까지 비번자순으로 면담절차를 거쳐 참가인 강일웅에게는 같은 해 5.1부터, 참가인 신철균에게는 같은 달 10일부터 출근할 필요가 없다고 통보하는 등 관리사무소의 기존 직원 19명 중 4명만을 채용하였을 뿐 나머지 15명은 채용하지 아니하였고, 같은 달 15일자로 19명의 직원 전원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을 정산하였다.
판 단
원고회사가 서광산업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에 관한 영업을 양수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와의 계약에 따라 관리업무를 수탁받은 이상, 서광산업과 참가인들 사이의 앞서 본 근로관계가 원고회사에 승계되기 위하여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종래부터 서광산업과 체결한 위수탁관리계약상의 지위에 기한 감독권의 범위를 넘어 참가인들을 비롯한 관리사무소의 기존 직원들에 대한 급여, 인사, 노무지휘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서광산업과의 위탁관리계약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불과할 뿐 관리사무소의 직원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입주자 대표회의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 등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적어도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여 위탁관리업체의 변경은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노무지휘권의 수임자를 바꾼 데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7.12 99마628 결정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들은 이 사건 아파트의 시공회사로서 관리를 맡게 된 삼부토건으로부터 관리권을 위탁받은 서광산업에 의하여 채용되었고, 서광산업에 의하여 선임된 관리사무소장의 업무지시를 받아왔으며 서광산업으로부터 해고예고통보를 받고 서광산업에 대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서광산업이 참가인들을 실질적으로 사용종속관계에 두고 근로를 제공받는 사업주였다고 여겨질 뿐, 이와 달리 입주자대표회의가 참가인들의 급여·인사·노무지휘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사용자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아파트를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 관리하는 경우에 통상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소장 등에 대한 임용승인권이나 부적격 직원에 대한 해임요구권, 직원의 신규채용 등 관리사무소의 기구 및 인원에 대한 협의결정권을 갖고 직원들의 임금, 퇴직금 등의 지급이나 필요경비의 지출에 관한 결재권을 보유하는 한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장이 공동으로 개설한 예금계좌에 관리비를 수납하여 지출하는 내용의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위와 같은 계약조항들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수탁회사의 부적정한 급여 책정이나 인사권 행사 등으로 인하여 입주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거나 공동주거생활의 안녕이 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수탁회사가 가지고 있는 권한 행사에 일정한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계약상의 권리에 불과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입주자대표회의가 급여 등의 책정이나 인사권 행사의 주체가 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원고회사가 이 사건 아파트 관리를 위탁받은 이후 참가인들로부터 며칠 동안 근로를 제공받아 왔다 하더라도, 위탁관리를 시행한 첫날 이미 참가인들을 비롯한 관리사무소 직원들 전원에 대하여 신규 채용 여부를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하여 결정하겠다고 통보하였을 뿐 아니라 서광산업으로부터 인수받은 사직서 및 퇴직적립금 등에 기초하여 직원들과 사이에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정산한 이상, 참가인들과 사이에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계속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가 서광산업이나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관계를 승계하지 아니한 이상, 참가인들에 대한 채용거부를 해고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를 부당해고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도형, 김석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