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소명기회도 부여하지 않고 징계위원회도 개최함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한 것은 절차적 측면에서 적법하지 않다 ( 2002.01.25, 서울행법 2001구15503 )
[요 지]
징계는 참가인 회사 소정의 취업규칙을 비롯한 각종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도 이 사건에서와 같이 선정자들에게 어떠한 소명기회도 부여하지 않고, 참가인 회사 내부의 어떠한 징계위원회도 개최함이 없이 일방적으로 선정자들을 해고한 것은 절차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
주식회사 ○○정보통신 사건
(서울행법 2002.1.25 선고, 2001구15503)
⊙ 사 건 / 2002.1.25 선고, 서울행법 제4부 2001구1550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선정당사자) / 양○○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정보통신 대표이사 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우, 담당변호사 신강식
⊙ 변론종결 / 2001.12.21
[주 문]
피고가 2001.3.27 별지 목록 기재 선정자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해22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다만 소장의 청구취지란에 기재된 재심판정일자인 ‘2001.4.10’은 오기로 보인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별지 목록 기재 선정자들(이하‘선정자들’이라고만 한다)
원고(선정당사자. 이하‘원고’라고만 한다)는 2000.5.2, 선정자 정○○은 2000.7.20, 선정자 김○○, 정○○은 1999.12.13 각각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모두 2000.9.25부터 근무하지 않게 됨.
서울지방노동위원회(2000.12.7 판정 2000부해775)
선정자들이 참가인 회사에 근무하지 않게 된 것은 참가인 회사의 부당한 해고에 의한 것임을 인정하고서 원직복귀 및 임금지급 명령
중앙노동위원회(2001.3.27 판정 2001부해22)
참가인 회사가 선정자들을 해고한 사실이 없다고 보아 초심 결정을 취소하고, 선정자들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모두 각하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해고의 존재 여부
인정 사실
【채택 증거 : 갑1, 갑2, 갑7, 갑8, 갑10 내지 갑14, 갑21 내지 갑26, 을9, 변론의 전취지】
【배척증거 : 을3의 1, 2, 을2, 을4】
참가인 회사는 광고업, 인터넷사업 등을 주목적으로 하여 1998.3.26 설립된 회사인 바, 설립 당시부터 약 2년 가량 김○○가, 그 후 2000.2.24경부터 임○○가 각각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해오다가 2001.1.30경부터는 김○○의 형인 김○○이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위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한 김○○는 선정자들이 근무를 그만두게 된 2000.9.25경에는 형식적으로 참가인 회사의 인사부 차장의 직위에 있었으나, 당시에도 참가인 회사의 대주주로서 인사권을 비롯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다.
선정자들은 참가인 회사의 디자인실(디자인실은 하○○ 실장과 선정자들 이상 5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에 근무하면서 인터넷 광고에 대한 디자인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김○○ 차장은 2000.9.23(토요일) 14:00경 선정자들에게 “오늘 부로 정리해라, 인수·인계도 필요 없으니까 당장 짐 싸들고 나가라”라고 하였고, 이에 선정자들이 김○○ 차장에게 그 이유를 묻자 “이유가 없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선정자들은 당시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인 임○○에게 찾아가 위와 같은 사정을 이야기 하였으나, 임○○ 대표이사는 선정자들에게 “그냥 참아라”라고만 하면서 무시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스카우트(Scout)”라고 하는 인터넷 구인광고사에 2000.9.18부터 경력직 광고 디자이너의 구인 광고를 게재 의뢰하였고, 2000.9.18부터 같은 해 9.23까지 총 10여명의 취업 희망자들을 면접하였다.
한편 선정자들은 김○○ 차장으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들은 이후 2000.9.25(월요일) 아침에 출근하였으나, 그 동안 선정자들이 근무하던 디자인실에는 새로 입사한 것으로 보이는 직원들이 선정자들의 자리에 앉아 하○○ 실장으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받고 있었는 바, 김○○ 차장은 선정자들에게 “나가라, 너희들하고 근무하고 싶지 않다, 인수·인계도 필요 없으니까 오늘 부로 정리해라, 디자인실은 없어져야 한다, 인사는 다 내가 책임진다”라고 하였고, 이에 선정자들은 같은 날 11:00경 임○○ 대표이사에게 찾아가 위 사정을 이야기하였으나, 임○○ 대표이사는 전과 마찬가지로 어쩔수 없다는 식의 대답만을 하면서 외면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대표이사실을 나와 컴퓨터와 프린트를 사용하여 즉흥적으로 사직원 4부를 만들었는데, 당시 준비된 도장이 없어 선정자들은 각 사직원에 자신들의 지장을 찍었다. 이때 작성된 사직원의 “퇴직사유”란에는“강제해고”, 본문에는 “위 본인은 강제적인 해고압력으로 회사를 사직하고자 이에 사직원을 제출합니다”라는 문구가 각각 기재되었는 바, 선정자들은 이를 임○○ 대표이사에게 제출하면서 “우리는 법적으로 권리를 구제받겠다”라는 말을 하였고, 그 이후부터 선정자들은 참가인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김○○ 차장은 위와 같이 선정자들이 참가인 회사에 사직원을 제출한 당일 16:31경 원고의 휴대폰에 다음과 같은 음성 메시지를 녹음하였다.
“양 대리, 김 차장인데, 뭐 정○○ 씨는 핸드폰 꺼 버리고 그러는데 휴가 없어 당신들. 사장님이 분명히 말씀드렸으니까 휴가 없으니까 오늘 와서 정리를 하든간에, 아니면은 내일 다 하라구. 회사 그렇게 우습게 보지 말고.”
임○○ 대표이사는 2000.9.28 선정자들을 참가인 회사 인근의 커피숍에서 만나 선정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하여간 마음대로 해. 더이상, 회사 나가도 되고 안 나가도 되고 맘대로 해. 고소하든지 뭘 하든지 맘대로 해. (…) 자네들한테 일 안줄테니까 근무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나가. 똑같애. 김 차장하고 생각 똑같애. 이제부턴, 강제해고 공고한 적 없고, 근무해. 이제 자네들한테 절대 일 안줄꺼야. 어디가서 근무하든지 해.”
원고는 2000.9.27자로 임○○ 대표이사에게, 2000.10.5까지 연락이 없으면 김○○ 차장의 해고 통보를 임○○ 대표이사의 결정이라고 믿고 선정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적법한 절차를 밟겠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으나, 임○○ 대표이사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고, 이에 선정자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00.10.9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선정자들이 참가인 회사를 나간 2000.9.25 이후부터 선정자들에게 출근하여 근무할 것을 명하는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아니하였는 바, 선정자들이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자, 그 이후인 2000.11.25자로 비로소 원고에게 2000.9.28부터 무단결근 중이니 2000.12.4까지 복귀할 것을 명하는 통보를 내용증명우편으로 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00.12.7자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원직복귀 명령을 받고서 선정자들에 대해 출근명령을 내렸으나, 선정자들에게 근무할 책상과 의자, 컴퓨터 등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여 선정자들은 출근하였음에도 사실상 근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판 단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는 그것이 징계해고이든 직권면직이든 본질적으로는 고용계약의 해지로서 그 법적 성질은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라고 할 것이며,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는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때에 효력을 발생한다고 할 것이고, 그 의사표시의 방법은 서면, 구두 또는 전화 등 어떠한 방법이든 상관없다(대법원 1997.9.26 선고 97누1600 판결 참조).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실질적인 인사권을 쥐고 있는 김○○ 차장이 2000.9.23 및 같은 해 9.25 이상 두차례에 걸쳐 선정자들에게 일을 그만둘 것을 명령하였는 데다가 2000.9.25에는 선정자들이 일하는 부서에 신규직원들로 하여금 일하게 함으로써 현실적으로 선정자들이 더이상 참가인 회사에 근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점, 형식적으로 직원들에 대한 최종적인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임○○ 대표이사도 김○○ 차장의 위와 같은 행동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만 대답하면서 선정자들의 항의를 묵살한 점, 참가인 회사는 선정자들이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기 전까지 선정자들에게 출근명령을 비롯한 어떠한 인사명령도 하지 않았는 바, 이는 참가인 회사가 선정자들을 해고한 것임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쉽게 이해되지 아니하는 형태인 점(즉, 참가인 회사는 선정자들을 해고한 적도 없고, 그렇다고 선정자들이 제출한 사직원을 수리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대로라면, 참가인들은 2000.9.25 이후부터 무단결근을 하고 있는 셈이 되는 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선정자들에게 출근명령을 전혀 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김○○ 차장이 선정자들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하기 바로 직전에 이미 선정자들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를 맡을 신규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광고를 하고 면접까지 하였던 점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정황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참가인 회사는 이미 선정자들을 해고할 의사가 있었고 선정자들을 대신할 신규 직원들을 뽑은 것이며, 김○○ 차장이 선정자들에게 2000.9.23 및 같은 해 9.25 두차례에 걸쳐 참가인 회사를 그만둘 것을 통보하고, 임○○ 대표이사가 김○○ 차장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듯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선정자들로 하여금 더이상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한 것은 선정자들을 해고하기 위하여 이미 예정된 수순을 차례대로 밟은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적어도 2000.9.25에는 참가인 회사가 구두의 방법으로 선정자들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참가인 회사는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에서부터 일관되게, 선정자들이 갑자기 무단결근을 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임시로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가 선정자들에게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기 이전부터 광고를 통해 이미 직원을 모집하였고, 2000.9.25 아침 선정자들이 출근했을 때에 이미 신규 직원들이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주장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
그리고 선정자들이 임○○ 대표이사에게 위와 같이 사직원을 작성·제출한 것은, 참가인 회사로부터 사직의 ‘권유’를 받은 상태에서가 아니라 사직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상태, 즉 이미 참가인 회사로부터 확고한 해고의 의사표시를 확인한 상태에서, 앞으로 자신들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해고의 시점을 서면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참가인 회사는 선정자들에게 정식의 문서로 해고의 통보를 하지는 않았고, 구두로 하였을 뿐이다), 참가인 회사측에 앞으로 자신들의 권리구제를 위한 길을 찾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자체로서 어떤 독자적인 의미는 없으므로, 사직원이 수리되었는지의 여부는 참가인 회사가 선정자들을 해고한 것이라는 실질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참가인 회사가 선정자들에 대한 국민연금 등을 2000.9.25 이후부터 일정 기간 동안 납부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인 바, 왜냐하면, 이는 향후 문제될 부당해고의 주장에 대비하여 참가인 회사가 선정자들을 해고하였거나 그들이 제출한 사직원을 수리하지 않았다는 참가인 회사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유리한 정황 사실 중의 하나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임○○ 대표이사가 김○○ 차장과 같이 선정자들에게 명시적으로 해고의 통보를 한 것은 아니지만, 김○○ 차장의 조치에 대해 항의하는 선정자들에게 위와 같은 반응을 보임으로써 김○○ 차장의 해고 통보를 묵시적으로 용인하였다고 할 것인 바, 이와 같은 임○○ 대표이사의 의사는 선정자들이 참가인 회사를 그만둔 날로부터 3일 후인 2000.9.28 선정자들을 만나 자신의 생각이 김○○ 차장의 생각과 똑같고, 선정자들에게 앞으로 일을 주지 않겠다는 말을 함으로써 더욱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참가인 회사는 2000.9.25 선정자들을 해고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초심의 구제명령을 취소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는 결국 참가인 회사가 선정자들을 해고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그 절차가 적법한지의 여부에 달려 있게 된다.
해고의 정당성 및 절차의 적법 여부
해고 사유의 존재에 대해서는 그 사유를 이유로 해고한 사업주에게 입증책임이 있는 바, 이 사건에서 선정자들을 해고한 주체인 참가인 회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부터 계속 일관되게 선정자들을 해고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해고의 사유가 과연 무엇인지조차 이 사건에서는 그다지 명백하지 않으나, 일단 김○○ 차장이 선정자들에게 위와 같은 발언을 하게 된 경위로 참가인 회사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부터 주장해 온 여러 가지 사정들이 결국은 참가인 회사가 선정자들을 해고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로 한다.
살피건대, 김○○ 차장이 선정자들에게 위와 같은 발언을 하게 된 것은 선정자들이 김○○ 차장과 하○○ 실장의 업무지시에 따르지 않고, 대표이사의 시말서 제출요구에도 불응하며, 지각과 무단결근을 하였고, 음료수를 직장 내에 반입하는 등으로 참가인 회사 내의 기강과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는 점 등에 있다고 참가인 회사는 주장해 오고 있으나(갑9, 갑17 각 참조), 위 사유들은 이 사건 소송에서 그 존재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거나, 아니면 그 자체로서 어떠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는 성질의 것에 해당하므로, 위 사유들을 근거로 하는 해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징계는 참가인 회사 소정의 취업규칙을 비롯한 각종 규정에 따라 적합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도 이 사건에서와 같이 선정자들에게 어떠한 소명기회도 부여하지 않고, 참가인 회사 내부의 어떠한 징계위원회도 개최함이 없이 일방적으로 선정자들을 해고한 것은 절차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없다.
종합 판단
이상을 종합하면, 참가인 회사는 2000.9.25 적법한 절차와 정당한 사유도 없이 선정자들을 해고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바, 피고가 이와 달리 해고의 존재 자체가 없었다고 보아 초심 결정을 취소하고, 선정자들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모두 각하한 것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조건주, 김석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