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근거
갑15, 17호증, 을1, 2, 12, 13호증의 각 1, 2
원고 이동재는 1970.9.20, 원고 홍성화는 1972.5.7 참가인 협회의 전신인 한국의류수출조합{그후 한국섬유제품수출조합으로 개편되었다가 1993.9.1 구 공업발전법(1999.2.8 산업발전법에 의하여 폐지됨) 제23조에 따라 관련 유관단체를 통·폐합하여 현재의 참가인 협회가 설립되었다}에 각 입사하였고, 참가인 협회에서 원고 이동재는 기획부장으로, 원고 홍성화는 관리부장으로 각 근무하던 중 2000.3.16 참가인협회에 제출한 사직서 및 명예퇴직 신청서가 수리되어 같은 해 6.30자로 면직되었다.
원고들은 참가인 협회 임원들의 강요에 의하여 심리적 압박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 나머지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참가인 협회로부터 사실상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해 7.6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당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2000부해481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참가인 협회 임원들은 원고들을 참가인 협회로부터 몰아내고자 감독관청을 이용하여 갑자기 정년단축이라는 부당한 행정지시를 내리도록 한 후 이를 근거로 원고들에게 퇴직을 강요하면서 만일 이에 불응하면 퇴직위로금을 한푼도 주지 않고 해고시키겠다고 위협하는 한편, 직원들을 회유, 선동하여 원고들을 따돌리도록 함으로써 원고들로서는 더이상 참가인 협회에서 근무할 수 없는 심리적 압박과 정신적 고통을 받은 끝에 어쩔 수 없이 진의에 의하지 아니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강박에 의한 것이거나 비진의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일 뿐만 아니라 강요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제출한 사직서를 근거로 참가인 협회가 원고들을 면직한 인사조치는 사실상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단절한 것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사건정보
명예퇴직 권고과정에서 강한 권유를 받았다해도 최선이라고 판단해 사직했다면 비진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 ( 2001.05.29, 서울행법2001구2378 )
[요지] ① 참가인 협회의 정년단축방침으로 명예퇴직을 권고받는 과정에서 갈등과 강한 권유를 받았다해도 원고들이 명예퇴직위로금 지급조건 등을 제시한 것으로 볼 때 협회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원고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한 후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단절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은 협회가 직원들의 정년을 55세로 단축하는 인사관리규정 개정안에 대해 기명식투표를 실시했고 이사회 결의 당시에도 유효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의 경우 비록 협회가 기명투표 방식으로 개정안 찬반여부를 확인했다해도 직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찬반의견을 표명한 이상 근로자들의 동의가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고, 일부 이사들이 의결권을 위임한 것만으로 이사회 결의가 무효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과 협회 사이의 근로관계는 협회가 원고들의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적법하게 종료됐다.
사단법인 한국의류산업연합회 사건
(서울행법 2001.5.29 선고 2001구2378)
* 사건 / 2001.5.29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2001구237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 이동재, 홍성화
*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 피고보조참가인 / 사단법인 한국의류산업연합회 대표자 회장 김윤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티엘비에스 담당변호사 강석희, 정영환
* 변론종결 / 2001.4.10
[주 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12.22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0부해481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소장 기재 재심판정일은 위 날짜의 착오로 보인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채택증거
갑1호증, 갑2호증의 1 내지 4, 갑3 내지 8호증, 갑10호증의 1 내지 6, 을3, 4호증, 을7, 8, 9호증, 을10호증의 1 내지 8, 을11호증, 증인 조경식(일부 나머지 부분은 배척), 김병희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
참가인 협회는 산업자원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의류수출업자들의 사업자단체로서 의류산업과 관련된 각종 조사·연구 외에 산업자원부 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의류제품의 수출승인, 수출물량의 배정 및 수출비자발급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 오던 중, 1999년 말경 회원 업체들에 대한 일부 섬유제품의 대미 수출물량 배정업무를 불공정하게 처리한 것과 관련하여 2000.2.11 산업자원부 장관으로부터 재발방지를 위하여 ① 업무 담당자를 중징계하고, ② 수출 물량의 배정업무에 대한 결재권자를 임원으로 상향조정하며, ③ 조직활성화를 위하여 섬유산업연합회, 직물수출조합 등 섬유관련단체와 동일하게 정년을 58세에서 55세로 단축하고 신규인력을 충원하여 민원부서에 배치하고 그 조치계획 및 결과를 보고하라는 내용의 행정지시 사항을 통보받았다.
참가인 협회는 산업자원부에 대하여 위 수출 물량의 배정업무는 담당자의 착오로 인한 실수라고 해명하면서 위 행정사항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를 따르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2.2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수출물량의 불공정한 배정업무를 담당한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의결하는 한편, 2004년경 섬유제품의 수출자유화를 앞두고 수출제품의 물량배정과 관련된 참가인 협회의 업무가 축소되는 경우에는 어차피 인원감축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섬유관련 단체와 직원 정년 규정의 균형을 맞춘다는 차원에서 인사관리규정 중 직원의 정년을 58세에서 55세로 단축하기로 방침을 정하였다.
이에 같은 해 3.9 참가인 협회의 회장 김운렴은 당시 직원들 중 55세를 이미 넘어 정년규정의 단축에 따른 퇴직대상자에 해당하는 원고들과 업무부장 강범철 및 경리과장 이순경을 면담하여 산업자원부 장관의 위 행정지시사항 및 이에 따른 참가인 협회의 정년단축 방침을 설명하고 기본급의 18개월분에 상당하는 명예퇴직위로금을 제시하면서 정년 규정의 개정에 앞서 같은 해 6.30자로 명예퇴직해 줄 것을 권고하는 한편, 원고들이 이에 불응할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인사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고, 그 자리에서 원고들은 위 김운렴에게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명예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였다.
참가인 협회는 같은 달 13일 회장단 간담회를 개최하여 임원들로부터 원고들을 비롯한 위 명예퇴직 권고대상자들이 사실상 참가인 협회에서 장기간 근무하여 온 점과 1998년도에 실시된 구조조정 당시의 명예퇴직자들에 대한 처우(당시 기본급의 15개월분이 명예퇴직위로금으로 지급되었다) 등을 참작하여 결정한 위 명예퇴직위로금 지급조건에 관하여 동의를 얻었으며, 원고들을 비롯한 위 강범철, 이순경은 모두 같은 달 16일 참가인 협회가 제시한 위 명예퇴직금 지급조건을 수락하고 같은 해 6.30자로 명예퇴직할 것을 약속하는 각서 및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 협회는 같은 달 17일 직원들에게 시행일자를 같은 해 7.1로 하여 직원의 정년을 55세로 단축하는 내용의 인사관리규정 개정안 및 그 개정취지를 회람시키고, 같은 달 20일 직원회의를 개최하여 참석한 직원들로부터 기명투표방식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가 없음을 확인한 후 일부 직원으로 하여금 투표절차를 진행하도록 하여 위 인사관리규정 개정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직원 42명 중 39명이 참석하여 그 중 36명이 찬성 의견을 나타냈으며, 같은 달 23일 재적이사 36명 중 26명(의결권을 위임받은 경우 포함)의 참석 아래 개최된 이사회에서도 출석한 이사 전원이 위 인사관리규정의 개정을 승인하여 위 개정안이 확정되었다.
그 후 참가인 협회는 같은 해 4.6 원고들을 비롯한 명예퇴직 대상자들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내려 근로제공의무를 면제해 주는 한편, 같은 해 6일까지 상여금·체력단련비 등 각종 수당을 포함하여 종전대로 급여를 지급하다가 같은 해 6.30자로 원고들을 면직처리 하였으며, 같은 해 7.3 원고들의 예금계좌로 퇴직금 및 매월 기본급의 18개월분에 상당하는 명예퇴직금(총액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종전에 지급받던 월 임금의 1년분 이상에 상당한다)을 입금하였다.
판 단
사직의 의사표시가 강박에 의한 것이었는지 여부
사직서의 제출이 사용자의 강박에 의한 경우에 그 강박의 정도가 의사결정의 자유를 박탈하여 단지 법률행위의 외형만이 만들어진 것에 불과한 정도에 이른다면 그 의사표시가 무효로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불법적인 해악을 고지하여 외포심을 느끼도록 하는 등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에 그친 경우라면 민법 제110조의 규정에 따라 그 효력을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 협회 임원들이 원고들을 참가인 협회로부터 몰아낼 의도로 감독관청으로 하여금 부당한 행정지시를 내리도록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협회가 감독관청의 행정지시사항에 따라 직원들의 정년을 58세에서 55세로 단축하기로 방침을 정한 후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미 55세를 넘긴 원고들에 대하여 명예퇴직을 하지 아니하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인사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거나 명예퇴직금을 한푼도 주지 않겠다는 등으로 설명하였다 하더라도 그 취지가 인사관리규정의 개정으로 정년이 단축되는 경우 원고들이 이미 단축된 정년을 도과하여 당연퇴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려주어 사직을 권고·종용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두고 불법적인 해악을 고지한 강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 역시 종전의 인사관리규정에 의하더라도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인사관리규정의 개정으로 정년이 단축되는 경우 당연퇴직할 수 밖에 없어 퇴직금 이외에는 명예퇴직위로금 등의 금전적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결과를 입게 되는 경제적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므로(이 점은 원고들이 위 인사관리규정이 개정된 후 면직될 때까지 자신들이 제출한 사직서 또는 명예퇴직 등에 관하여 참가인 협회에 어떠한 이의도 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사직의 의사결정이 원고들 주장과 같이 강박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사직서의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인지 여부
비진의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인데(대법원 1996.12.20 선고 95누16059 판결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퇴직이라는 사실 자체를 진정 마음속으로 원하지는 않지만, 참가인 협회의 정년 단축 방침에 따라 인사관리규정의 개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단축된 정년에 따라 당연퇴직대상자로서 퇴직을 하기보다는 스스로 명예퇴직을 하는 것이 경제적 측면 등에서 여러모로 좋다고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것이므로, 이를 두고 사직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비록 원고들이 산업자원부 장관의 지시에 따른 참가인 협회의 정년단축방침으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명예퇴직을 권고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갈등과 비교적 강한 권유를 받게 되었다 하더라도 위에서 본 여러 사정들에다가 원고들이 참가인 협회에 대하여 명예퇴직위로금의 지급조건을 제시한 적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참가인 협회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한 후 이를 근거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단절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참가인 협회가 직원들의 정년을 58세에서 55세로 단축하는 내용의 인사관리규정 개정안에 대한 기명식 투표를 실시하였고, 이사회의 결의 당시에도 유효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였으므로 개정 인사관리규정은 효력이 없으며, 원고들을 면직한 후 원고들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한 경리과장 이순경을 재고용 하였음을 이유로 자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의 효력을 다툰다.
살피건대, 직원들의 정년을 단축한 인사관리규정의 개정은 근로조건에 관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여 직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고 그 동의의 방법으로는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 할 것인 바(대법원 1994.9.23 선고 94다23180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비록 참가인 협회가 직원회의를 소집하여 기명투표에 의한 방식으로 위 인사관리규정 개정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확인하였다 하더라도 직원들의 자유스러운 분위기하에서 찬반의견을 표명한 이상, 기명식 투표가 행하여졌다거나 참가인 협회의 상근 임원들이 직원회의를 소집하고 그 중 일부 직원을 지명하여 투표절차를 진행시켰다는 사정만으로 위 개정안에 대한 근로자들의 동의가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또한 이사회 결의 당시 일부 이사들이 의결권을 위임한 것만으로 이사회 결의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들이 위 인사관리규정의 개정 이전에 이미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위 인사관리규정의 개정에 흠이 있다거나 참가인 협회가 사직서를 수리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 별도로 경리과장 이순경을 촉탁에 의한 계약직 직원으로 다시 채용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들의 사직 의사표시가 아무런 하자가 없어 유효하다는 앞서의 판단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소 결
결국, 원고들과 참가인 협회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가 2000.3.16 임의로 제출한 사직서를 참가인 협회가 같은 해 6.30자로 수리함으로써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적법하게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들이 참가인 협회로부터 부당해고 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김도형, 유창범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