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가 성립함으로써 종료되고, 이에 의한 퇴직을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할 수 없다(1996.7.30, 대법 95누 7765 판결 등 참조). 한편,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2001.1.19, 대법 2000다 51919, 5192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 회사가 취업규칙에 신규 사원의 견습기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고, 참가인을 비롯한 일당제 촉탁운전기사들 중 일부를 정규직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채용함에 있어서도 임명장에 수습기간 및 발령취소사유를 유보해 두는 한편, 이와 별도로 참가인으로부터 수습기간 중 교통사고 야기 등 소정의 사유 발생시 채용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근로각서를 제출받은 점에다가 참가인의 운전기사 경력이 25인승 소형버스를 운전하여 약 4개월 정도 오지노선을 운행한데 불과하여 일천하고, 이와 같은 오지노선의 운행업무와 대형 버스를 이용한 ○○광역시 내의 운행업무가 운행버스의 규모나 운행구간의 교통량 및 이에 따른 주의의무의 내용과 정도 등에 있어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점, 소속 운전기사가 교통사고를 야기한 경우 버스운송사업체로서는 공제보험료율의 상승,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버스의 증차 및 노선 배정 등에 있어 사실상 불이익을 받게 되는 점 등을 감안하여 볼 때, 원고 회사는 참가인을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신규 채용함에 있어 그 직업적 능력과 업무적격성 등을 판단하기 위하여 정식채용을 전제로 확정적인 근로계약의 체결 여부를 일정기간 유보하는 시용기간을 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위와 같은 시용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시용기간 중 피해정도가 큰 교통사고를 야기한 것은 채용취소나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 회사로부터 사직서 제출을 권유받고 그로부터 며칠 후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시용기간 중 교통사고의 야기를 이유로 어차피 채용이 취소되거나 해고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1987.9.8, 대법 87다카 555 판결 참조)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와 친분관계에 있던 장인의 선처 부탁마저 별다른 효과가 없자 장차 다른 회사에 취업할 경우에 입게 될 지도 모를 불이익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당시의 상황에서 사직서 제출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비록 그 과정에서 원고 회사로부터 사직서의 제출을 요구받은 적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사직서의 작성, 제출이 원고의 진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회사측의 압력 내지 강요나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가 참가인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양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원고 회사가 사직의 의사 없는 원고로 하여금 사직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을 유도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