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탈형제 생산직 근로자에게 발병한 “기질화 폐렴을 동반한 폐색성 모세기관지염”을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 (2005.04.15 서울행법 서울행법 2002구단4979)
[요 지]
망인은 P-8 오일, DOSNA, OS-2, NP-6 등 물질을 취급하였기는 하나, BOOP는 10만명 중 불과 5~6명 정도에게서 발생하는 흔하지 아니한 병으로서 BOOP 환자들 대부분의 경우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점, 위 물질이 폐의 손상이나 섬유화를 발생하게 하는 등 BOOP의 발생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현재까지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그 물질들을 흡입한 직업군에서 BOOP가 발병하였다는 보고도 존재하지 아니한 상태인 점과 아울러 망인이 종전부터 BOOP의 발병원인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정을 보태어 보면 망인의 BOOP가 업무상 취급한 위 P-8 오일, 하이레놀수지, OA-2, DOS NA, NP-6 물질의 흡입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추단할 수 없다.
* 사건 / 서울행정법원 2005. 4. 15. 서울행법 2002구단4979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 남○○
* 피고 / 근로복지공단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남편이었던 망 이○우(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1997. 4. 20. 주식회사 제○원(이하 제○원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콘크리트 수로관 및 전신주 파일에 사용되는 탈형제(계면활성제, 용액의 표면장력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 물질)를 제조하는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망인은 2001. 1. 18.경 퇴근 후 심한 고열, 호흡곤란 및 흉통으로 쓰러져 2001. 2. 26. 기질화 폐렴을 동반한 폐색성 모세기관지염(Bronchiolitis Obliterans with Organizing Pneumonia, 이하 BOOP라 한다)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망인은 제○원에서 취급한 각종 화학물질이 위 상병의 발생 원인이 되었으므로 이는 업무로 인한 질병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01. 4. 11. 피고에게 위 상병의 치료를 위한 요양승인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1. 9. 10. 망인에게 위 상병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그 승인을 거부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망인은 탈형제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원료나 첨가제에서 유독물질이 발생되고 그 유독물질을 장기간 흡입함으로써 BOOP가 발병되었으므로 망인의 위 상병은 업무상의 질병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망인의 근무내용
망인은 1997. 4. 20. 탈형제를 제조, 판매하는 제○원에 생산직 근로자로 입사하였다.
제○원에서 제조하는 탈형제는 H42P, NOX43, E82 3종인데, 90~100℃로 가열된 Daphne Oil P-8(쌍용정유 주식회사 제조, 이하 P-8 오일이라 한다)에 하이레놀수지를 용해시켜 탈형제의 원액을 생산하고, 그 원액에 상온에서 유화제인 OA-2, DOSNA, NP-6과 물을 적절하게 희석시켜 제품을 완성하게 되므로 비교적 그 생산과정이 단순하다.
망인은 2000. 10.경까지 3년 5개월간 혼자서 오전에 1회, 오후에 1~2회씩 하루 1톤 정도의 탈형제를 생산하고 2일에 1회 정도 완성제품이나 실험실에서 만든 신제품을 검사하는 업무를 담당하였고 2000. 10. 경 이○훈이 입사한 후 그와 함께 위 각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망인의 근무시간은 09:00부터 18:00까지였고 연장근무나 휴일근무는 하지 아니하였다.
망인이 취급한 원료 및 첨가제의 유해성
P-8 오일은 광유 냄새가 나는 반투명의 액체로서 자극성 물질로 분류되어 있고 연소시에는 황화수소의 발생 가능성이 있으나 정상상태에서의 부작용에 대한 자료는 없다. 인화점은 154℃이다.
하이레놀수지는 접착제용 페놀수지로 알킬페놀을 주원료로 하여 포름알데히드와 축중합시킨 분자량 1000~3000 정도의 폴리머 물질로서 자극성은 없으며, 상온에서는 고체이고 85~95℃에서 녹는다.
하이레놀수지의 원료가 되는 포름알데히드는 산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방부제 겸 세척제, 소독제로서 이미 기관지 및 호흡기계에 자극과 알레르기, 과민반응을 유발하고 기관지염을 유발하며, 천식을 악화시키고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유발하며, 습진 및 접촉성 피부염이 있는 환자에게 증상이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어 근로현장이나 제재소, 합판가공업체, 가구제조업체, 장의업소, 병원, 플라스틱 모델 제조업체 등에게 작업 환경 중에서의 농도를 규제하고 처리과정을 감독하는 등 직업병의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000~3000 정도로 축중합시켜진 폴리머 물질인 하이레놀수지는 독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OA2(폴리옥시에틸렌 올레일 에테르)는 지방알콜 콜리에틸렌 글리콜 에테르계의 계면활성제로서 독성 및 자극성이 적어 피부나 눈에 접촉하더라도 심한 자극을 주지는 않으나 약한 냄새가 나는 과민성 물질로 분류되어 있어 적절한 개인용 반면식 마스크를 착용하고 100℃ 이상에서 제품 취급시에는 반면식 정화 호흡용 보호구를 착용하여야 하며, 이를 흡입하였을 경우 노출지역으로부터 즉시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
DOS NA(Dioctyl Sulfosuccinate Sodium)은 자극성 물질로 분류되어 있는 옥틸 알콜의 특징적인 냄새를 지닌 음이온계면활성제로서 이를 접촉하는 경우 심한 시력장애를 일으키고 소화계와 피부 질환을 일으키므로 눈, 피부, 의복에 접촉시켜서는 안되며 적절한 환기하에 사용하여야 한다. 이를 흡입하는 경우 단기간에도 자극이 발생될 수 있다.
NP6(Polyoxyethyulen nonylphenolether)는 과민성 물질, 환경유해물질로 분류되어 있는 비이온계면활성제로서 이를 흡입하는 경우 자극이 발생될 수 있고 추가적인 영향으로 흉통, 호흡곤란이 포함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위 물질을 취급하는 경우 적절한 개인용 반면식 마스크를 착용하고 100℃ 이상에서 제품 취급시에는 반면식 공기정화 호흡용 보호구를 착용하여야 한다.
망인의 건강상태 및 BOOP 발병 경위
망인은 1962. 10. 28.생으로 BOOP 발병 당시 38세 2개월 남짓이었고, 22세 무렵부터 BOOP 발병 당시까지 계속하여 하루 1갑 정도의 담배를 피워왔다.
망인은 제○원에 입사하기 이전인 1994. 1. 31. 감기 및 객담 증상으로 의료법인 굿모닝병원(구 평택성심병원)에 내원하여 흉부단순촬영, 임상병리검사 결과 결핵으로 진단받고 그 무렵부터 1995. 2. 13.까지 외래치료를 받았다.
망인은 제○원에 입사한 이후에도 1998. 12.경 및 2000. 2.경 각 급성 인두염으로, 2000. 3.경 상세불명의 급성기관지염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2000. 9. 30. 이정환 내과의원에서 상세불명의 급성기관지염으로, 2000. 11. 18.부터 같은 달 29.까지 김주호 내과의원에서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기도 감염 후 기관지염으로, 2001. 1. 6.부터 같은 달 17.까지 폐결핵(의증), 만성기관지염(의증)으로 각 치료를 받고, 2001. 1. 18.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의료법인 굿모닝병원에서 감기 및 기관지염으로 입원치료를 받았다.
망인은 그와 같은 치료에도 그 증세가 호전되지 아니하여 2001. 1. 20.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에 입원하여 검사한 결과 폐렴, BOOP(의증) 등으로 진단받아 입원치료를 받다가 2001. 2. 26. 아주대병원으로 전원하여 검사한 결과 BOOP로 진단받고 2001. 4. 6.까지 입원치료를 받은 후 퇴원하였다.
한편, 망인은 2001. 10. 4.경부터 괴사성 피부염(Pyoderma Gangrenosum)과 습진(Eczema), BOOP 치료를 위한 약물의 투여로 인한 스테로이드 유발성 당뇨병, 흉부 대동맥류 팽창에 따른 후두신경 마비 등으로 계속하여 입원치료 등을 받다가 패혈증 및 패혈성 쇼크,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으로 2003. 12. 9. 결국 사망하였다.
BOOP에 대한 소견
BOOP는 1985년 처음 알려진 이후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단계로 인구 10만명당 불과 6~7명 정도의 빈도로 발생하는 흔하지 아니한 질환이다. BOOP는 급성 또는 아급성 폐손상이나 섬유화로 처음에는 독감처럼 시작하면서 호흡곤란, 기침, 열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고 청진상 폐하부에서 악설음이 들리며 흉부 방사선검사상 주로 폐하부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되고 기관지폐포액검사상 림프구가 증가하는데 개흉생검 또는 기관지 내시경 조직검사로 확진할 수 있고 스테로이드나 시클로포스파미드와 같은 면역억제재로 완쾌 또는 호전되어 간질성 폐렴 중에서 예후가 가장 좋다.
BOOP는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특발성(idiopathic)의 경우와 원인을 알고 있는 2차성(secondary)의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대개의 경우 여러 가지 정밀한 검사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환자의 경우 특발성으로 진단된다.
2차성 BOOP의 원인으로는 ① 독성가스 등 호흡기계의 자극성 가스 노출에 의한 손상, 유기분진(알곡류 또는 비료, 거름냄새 등), 광물성 분진(산화철, 탈크, 규소, 알루미늄 등), 용접과정에서의 자극성 금속가스(망간, 니켈, 크롬 등)의 흡입이나 흡연 등, ② 감염성 질환 즉 독감, 홍역, 아데노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 거대세포 바이러스, 후천성 면역결핍증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감염과 마이코플라즈마균, 레지오넬라, 폐렴구균, 폐포자낭충 등 세균에의 감염, ③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썰파제, 특정 항암제, 아미오다론 등 항부정맥치료제, 특정 혈압약, 특정 소염진통제, 제초제, 금 제재 등 특정약물에 의한 것, ④ 자가면역 또는 결합조직질환(피구근염, 쇼그렌증후군, 결절성홍반, 다발성 근염,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피부경화증, 결절성 다발성 동맥염, 궤양성 대장염, 류마티스 관절염, 베게너 육아종증), 임파선암, 백혈병 등 혈액암이나 위암, 폐암 등 고형암 등 각종 악성질환이 있다.
망인이 취급한 P-8 오일, 하이레놀수지, OA-2, DOS NA, NP-6가 BOOP의 발병원인이 된다는 점에 대하여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규명되어 있지 아니한 상태이고 그 물질을 취급하는 직업군에서 BOOP 환자가 발생하였다는 보고도 현재까지 존재하지 아니한다.
한편 흡연은 생존중의 만성기관지염과 사후의 폐기종의 진행정도와 가장 관련이 크다.
[인정근거] 갑 1, 2, 4-1 내지 4, 5, 8, 을 1, 2, 3, 4, 의료법인 성세병원, 의료법인 굿모닝병원(구평택성심병원), 박이비인후과, 제○원,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아주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이정환내과의원, 김주호내과의원에 대한 사실조회
판 단
망인이 제○원에서 3년 9개월간 P-8 오일, 하이레놀수지, OA-2, DOS NA, NP-6의 물질을 취급하여 왔으므로 위 각 물질이 망인에게 BOOP를 발병하게 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망인이 취급한 P-8 오일과 DOSNA는 자극성 물질로, OS-2는 과민성 물질로, NP-6는 과민성 및 환경유해물질로 각 분류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망인에게 발병한 BOOP는 10만명 중 불과 5~6명 정도에게서 발생하는 흔하지 아니한 병으로서 BOOP 환자들 대부분의 경우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점, BOOP는 급성 또는 아급성 폐손상이나 섬유화로 인하여 발생하게 되는데 망인이 취급한 P-8 오일, 하이레놀수지, OA-2, DOS NA, NP-6이 폐의 손상이나 섬유화를 발생하게 하는 등 BOOP의 발생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현재까지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그 물질들을 흡입한 직업군에서 BOOP가 발병하였다는 보고도 존재하지 아니한 상태인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제○원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그와 같은 물질들을 흡입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그 물질들의 흡입이 BOOP의 발병원인이나 폐의 손상이나 섬유화를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속하게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고, 오히려 흡연과 감기 바이러스에의 감염은 BOOP를 발병하게 하는 발병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망인은 결핵을 앓은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18년 전부터 하루 1갑 정도의 흡연을 계속하여 왔고 2000. 11. 18.부터 같은 달 29.까지 김주호 내과의원에서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기도 감염 후 기관지염으로 치료를 받는 등 종전부터 BOOP의 발병원인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정을 보태어 보면 망인의 BOOP가 업무상 취급한 위 P-8 오일, 하이레놀수지, OA-2, DOS NA, NP-6 물질의 흡입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추단할 수 없다.
따라서 망인의 위 상병과 업무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고 피고의 요양승인신청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