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3. 5. 23. 장해등급 3등급의 판정을 받아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장해급여를 받아 오면서 2003. 1. 3.경에는 당시 월 평균임금 70%에 해당하는 월 7,630,670원의 장해보상연금을 수령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그 무렵 별지 기재와 같이 이른바 '최고보상기준금액제'로 요약되는 관계 법령의 변경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고시한 1일 최고보상기준금액인 133,070원을 평균임금으로 산정하여 2003. 2. 3. 및 2003. 3. 3. 원고에게 각 2,140,200원으로 감액한 장해보상연금만 지급하고 이를 초과하는 종전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위와 같이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시행되기 전에 이미 업무상 재해를 입고, 피고에게 보험급여 지급신청을 하여 장해보상연금 등의 지급결정을 받았고, 개정 전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원고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장해보상연금을 받을 권리를 이미 취득하였으며, 이와 같이 확정된 원고의 장해보상연금수급권은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공법상의 권리로서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재산권에 해당되는바, 위와 같이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8조 제6항과 부칙 제7조는 헌법으로 보장된 재산권인 원고의 장해보상연금 수급권을 사후에 박탈하거나 소급하여 제한하는 입법으로서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침해금지의 원칙'과 '신뢰보호의 원칙'을 정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으므로, 이에 터잡아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 역시 위법하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사업을 행하여 근로자가 입은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를 입은 근로자의 재활과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 운영하며 재해 예방과 기타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을 행함으로써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제1조),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가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보험급여를 산정하고,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점에서는 손실전보적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기는 하나, 평균임금의 최저보장이나 연금제도의 채택, 과실상계 등이 인정되지 않는 점 등은 생활 보장적 성격을 나타낸다고 할 것인바, 개정된 관계 법령이 원고 주장과 같이 과연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을 침해하고 신뢰보호 원칙 반하는 소급입법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재산권보장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재산권은 사적 유용성과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 가치 있는 구체적인 권리라 할 것이어서 단순한 이익이나 재화획득에 관한 일반적 기회 등은 재산권보장 대상이 아닐뿐더러,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가 손실전보적 성격 뿐 아니라 생활보장적 성격을 가진 사회보장 수급권으로서 순수한 의미의 재산권과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입법자는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 수급권의 구체적 내용을 정하면서 입법 목적 달성에 알맞도록 정책판단에 관한 재량에 따라 독자적으로 그 내용을 규율할 수 있고, 여기에 필요한 정책판단, 결정에 관하여는 일차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데, 사회보장법제는 무엇보다도 나라의 재정능력, 전반적 사회보장수준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것으로 한정된 재원으로 재해근로자나 기타 수급권자의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기여함과 아울러 사회보험으로서 소득재분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근로자의 급여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연금수급권의 제한은 불가피한 것이고,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하여진 보험급여 수급권은 사회보장제도의 하나로서 입법과정을 통하여 형성되는 권리로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당하였을 때 그 때 시행되던 법률로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앞으로 받은 보험급여 수급권이 모두 확정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그 보험급여의 수급권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될 때의 구체적 입법 내용에 따라 그때 그 때의 수급권 내용이 개별적으로 정하여진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가 이 사건 개정 법률의 시행일 이전에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고 할지라도, 그 재해에 따른 장해급여를 연금의 형태로 선택하였을 경우 그 연금을 현실적으로 받을 시점에 시행되던 법에 따라 그 연금액이 정하여지는 것이 소급하여 원고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원고가 장차 장해연금을 개정 전의 법령에 따라 당초의 평균임금으로 계속하여 받으리라는 신뢰가 있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가 사회보장적 성격을 가진 권리로서 구체적 입법으로 정하여진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신뢰는 헌법에 정한 재산권 보장에 따라 보호될 수 있는 신뢰가 아니라 할 것이고, 따라서 개정된 관계 법령이 소급 입법에 해당한다거나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관계 법령이 헌법에 위반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헌법에 위반되는 법령을 적용하였음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효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