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4. 3. 16. 선고 2003구합12455 판결

판결요지

1.

공기업으로서의 참가인 법인의 사업 목적과 성격, 원고가 집회나 시위를 주도하게 된 경위와 주도한 집회나 시위의 횟수 및 기간, 집회와 시위로 말미암아 관련 사업장이 업무방해를 받은 정도, 원고가 집회나 시위를 주도하고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음에 따라 참가인 법인이 입은 영향,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절차에서 원고가 보인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법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의 귀책사유로 더 이상 그 존속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원고가 민주노총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의 지위에서 확정판결의 범죄사실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점, 참가인 법인이 당연면직의 예외사유로 두고 있는 이 사건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사항을 징계해고의 사유로 삼은 점 및 이 사건 단서조항이 도입된 시기나 경위 등을 함께 감안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해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당하게 이루어진 것이어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부당한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에 제출된 여러 자료들을 종합하여 고려할 때 참가인 법인이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가 구실에 불과할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원고의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사유로 삼아 해고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서울행정법원 2004.03.16 선고 2003구합12455 판결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당사자, 원고/ 김××,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

* 당사자,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곽××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5호증, 갑 제10호증, 갑 제13호증, 을 제1호증의 1, 2 내지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 법인은 정보, 통신, 전자분야의 지식과 기술개발보급 및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1,870명을 두고 위 목적분야의 업무를 다루며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78.8.1. 참가인 법인에 입사하여 행정기능원으로 근무하던 중이었다.

나.

그런데, 원고가 2001.12.14.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일반교통방해죄 및 업무방해죄 등으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받고 위 형이 확정되자, 피고는 2002.4.20. 관계법령 등을 위반하고, 연구원 명예나 위신을 손상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다.

다.

그후 원고는 참가인 법인의 위 징계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2002.11.11. 2002부해144, 부노42호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3.7. 2002부해870, 부노324호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신청사건에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라 한다) 대전충남지역 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1998.6.26. 대전○○병원 앞 집회의 개최와 1998년 2월경부터 9월경까지 민주노총 대전충남본부 집회를 주도하였다는 죄로 대전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위 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이것이 징계사유인 관련법령을 위반하였다거나 참가인의 명예나 위신을 손상하게 한 것은 아니므로 원고에게는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가사 존재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그후 복권되었으므로 그 해고사유는 소멸하였다.

(2)

원고가 위와 같이 재판을 받고 있을 당시 원고가 소속된 노동조합과 참가인 법인 사이에 원고를 포함한 조합원들이 조합활동으로 인하여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경우에 당연 면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단체협약에 “연구원은 조합원이 무면허, 음주, 뺑소니를 제외한 고통사고나 조합활동으로 인한 형사사건으로 형이 확정된 후 그 집행이 유예되었을 경우 일방적으로 면직할 수 없다”는 단서조항(이하 ‘이 사건 단서조항’이라 한다)을 두게 되었음에도, 참가인 법인이 원고를 징계해고 한 것은 위 규정을 두게 된 취지와 과정을 무시한 것일뿐더러 원고에 비하여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은 다른 사원들에 대하여는 별다른 징계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원고에 대하여만 유독 징계해고를 한 것으로 형평성에 반하는 부당한 해고이다.

(3)

참가인 법인의 전 대표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노동조합 활동을 저해할 목적으로 원고를 징계해고 한 것이므로 이는 원고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불이익한 처분을 한 부당노동행위이다.

(4)

결국, 참가인 법인이 원고에 대하여 한 징계해고조치는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에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참가인 법인의 징계해고조치가 정당하다는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다음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6호증의 1, 2, 3, 갑 제11호증, 갑 제18호증 내지 갑 제37호증(갑 제37호증 중 아래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부분은 제외), 을 제6호증(일부)의 각 기재와 증인 정××의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1998.1.23.부터 민주노총 대전충남지역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당시 정부는 이른바 IMF 관리체제하에서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1998년 2월경 민주노총 등이 참여한 가운데 고용조정제 등을 도입 시행하기로 하는 노사정위원회의 타협이 있었음에도 노동쟁의의 목적을 벗어나 정리해고 등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1998.2.7.경 대전역광장에서 “고용안전 쟁취를 위한 대전지역 노동자 결의대회”를 주최하면서 시가행진을 벌이고, 같은 해 6.26.경 대전성모병원 후문 앞 도로에서 경찰과의 물리적인 충돌이 야기된 “대전성모병원 해고자 원직복직 및 폭력행위 인권유린 근절을 위한 항의집회”를 개최하여 일반교통방해, 업무방해 및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를 범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해 9.5.경까지 8회에 걸쳐 위와 같은 죄를 범하였다는 이유로 1999.2.24. 대전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항소심에서 2001.12.14. 징역 10월,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받아 같은 달 22. 위 형이 확정되었다.

(2)

그리고, 참가인 법인은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였고, 2002.3.19. 열린 제3차회의(제1, 2차 회의는 원고의 불참으로 연기되었다)에서 원고의 위 행위가 인사규정 제38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임하기로 결정하여(원고의 행위는 파면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23년간 근무한 점을 감안하여 징계의 종류를 해임으로 결정하였다) 원고에게 통보하였고, 원고가 같은 달 26. 청구한 재심청구를 심의하기 위하여 같은 해 4.12.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고, 같은 달 20.자로 원고를 해임하기로 하는 징계처분을 하였다.

(3)

그런데, 참가인 법인의 단체협약 제44조 제4항에는 원래 “형사상의 유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시” 당연 면직되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나, 노동조합의 개정요구가 있었고, 참가인 법인도 유죄판결의 사유에 따라 사안의 경중을 따져 면직여부를 가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노동조합의 위 요구를 받아들여 2001.8.7. 위 당연면직 조항에 이 사건 단서조항을 추가하게 되었으며, 한편 원고는 2003.4.30. 복권되었다.

(4)

징계관련규정

☞ 단체협약

제37조(조합원의 징계) ① 조합원에 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하였을 때는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할 수 있다.

②

전항의 징계위원회는 조합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증인을 신청할 시 이를 승인하여야 한다.

제38조(징계사유) 연구원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직원을 징계할 수 없다.

1.

연구원 규정을 위배하였을 때

3.

사회적으로 연구원의 위신을 손상시키거나 연구원 재산상의 피해를 가져오는 행위를 하였을 때

제39조(징계의 종류) ① 징계의 종류는 견책, 감봉, 정직, 해임, 파면으로 한다.

③

해임은 그 직에서 면직되고, 퇴직금을 지급한다.

제44조(면직의 제한) 연구원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 이외에는 면직할 수 없다.

4.

형사상의 유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시, 단, 연구원은 조합원이 무면허, 음주, 뺑소니를 제외한 교통사고나 조합활동으로 인한 형사사건으로 형이 확정된 후 그 집행이 유예되었을 경우 일방적으로 면직할 수 없다.

☞ 인사규정

제38조(징계) ①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징계할 수 있다.

1.

관계법령, 제규정, 계약 및 정당한 지시사항을 위반하였을 때

3.

연구원의 명예나 위신을 손상하였을 때

제39조(징계의 종류) ① 징계의 종류는 견책, 감봉, 정직, 해임, 파면으로 한다.

⑤

해임은 그 직에서 면직되고 퇴직금을 지급한다.

☞ 인사관리요령

제92조(징계양정의 기준) ② 징계양정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4.

해 임

가.

고의 또는 과실로 징계사유가 생기고 그 결과가 극히 중대하여 장차 직원으로서의 신분유지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다.

판 단

(1)

징계사유의 존부

살피건대, 원고가 위와 같이 집회와 시위를 주도하여 업무방해죄 및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위 판결이 확정되었고, 여기에 위 판결의 범죄사실에 나타난 범행동기나 범행의 정도 및 법원이 정한 형의 양정 등을 더하여 고려하면,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단체협약 제38조 제1호, 제3호나 인사규정 제38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복권이란 죄를 범하여 형의 선고를 받은 자가 그 형의 선고를 부수적 효력으로서 다른 법령에 의하여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경우에 그 상실 또는 정지된 자격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 할 것인데,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원고가 받은 위 형과 무관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위 형의 부수적 효력으로 법령에 의하여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뿐더러 행정처분의 적법여부는 그 처분 당시의 사정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원고에 대한 복권은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에 이루어졌으므로 징계사유가 소멸되었다고 할 수 없다.

(2)

징계해고의 부당성 여부

(가)

먼저, 앞서 인정한 이 사건 단서조항의 취지나 위 단체협약이나 인사규정의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서조항은 당연면직 사유인 ‘형사상의 유죄로 금고이상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것으로 과실범인 교통사고나 조합활동으로 인한 형사사건의 경우에 금고이상의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인 법인이 당연면직 규정을 가지고 해당자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당연 면직처분을 하지 않기로 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뿐, 참가인 법인이 이 사건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경우 징계해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까지를 의미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는 위 징계해고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나)

다음으로 원고의 위 행위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면,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징계 횟수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공기업으로서의 참가인 법인의 사업 목적과 성격, 원고가 집회나 시위를 주도하게 된 경위와 주도한 집회나 시위의 횟수 및 기간, 위 집회와 시위로 말미암아 관련 사업장이 업무방해를 받은 정도, 원고가 위 집회나 시위를 주도하고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음에 따라 참가인 법인이 입은 영향,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절차에서 원고가 보인 태도 등 위 인정사실 및 기록상 나타난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법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의 귀책사유로 더 이상 그 존속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또한 원고가 주장하는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는 사례들은 과실범인 교통사고 사건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것으로 그 양형만을 가지고 참가인 법인의 징계여부가 형평을 잃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는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3)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의사가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당해 해고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대법원 2000.6.23. 선고 98다54960 판결 등 참조).

원고가 민주노총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의 지위에서 위 확정판결의 범죄사실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점, 참가인 법인이 당연면직의 예외사유로 두고 있는 이 사건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사항을 징계해고의 사유로 삼은 점 및 이 사건 단서조항이 도입된 시기나 경위 등을 함께 감안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해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당하게 이루어진 것이어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부당한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에 제출된 여러 자료들을 종합하여 고려할 때 참가인 법인이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가 구실에 불과할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원고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사유로 삼아 해고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손병준, 기우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