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군복무 중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다발성 경화증이 유발됐다고 추단된다면 직무수행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등록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 ( 2004.06.29, 서울행법 2003구합13694 )
[요 지]
원고가 1998.11.16부터 약 13개월간이나 군의 최고위직인 합참의장의 전속부관으로서 수면시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합참의장을 보좌하면서 극도의 긴장속에서 생활하여야 하였고, 1999.12.15 이후에도 사제상전장교로 근무하면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로를 하여 전역신청까지 한 바 있으며, 2002.4월경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2주간 야외훈련을 받은 직후 다발성 경화증이 발병하였는 바, 비록 의학적으로 다발성 경화증의 발병 원인이 완전히 규명되지는 못한 상태라 하더라도, 원고에게 다발성 경화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유전적인 요인 등 다른 요인이 있었다는 점이 밝혀지지 아니한 이상, 군 복무 중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다발성 경화증이 유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사 그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군복무 중 겪게된 지속적인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다발성 경화증이 유발되거나, 현저히 악화되었다고 추단된다.
따라서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원고의 현재 상병이 직무수행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국가유공자등록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서울지방보훈청 사건
(서울행법 2004.6.29 선고, 2003구합13694)
* 사 건 / 2004.6.29 선고, 서울행법 제5부 2003구합13694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 원 고 / 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태관
소송복대리인 법무법인 다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박영운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류재철
* 피 고 / 서울지방보훈청장
소송수행자 윤성태, 이인선
* 변론종결 / 2004.5.18
[주 문]
피고가 2003.2.13 원고에 대하여 한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0.3.2 육군 소위로 임관하여 육군 제65사단 작전처 대위로 근무하던 2002.5월경 다발성 경화증이 발병하여 2002.9.30 전역하였다.
원고는 공무수행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질병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2002.10.1 피고에게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3.2.13 원고에게 원고의 질병이 공무수행 중에 입은 상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등록을 거부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1, 갑2-1, 2, 을1
처분의 적법 여부
인정사실
원고의 경력 및 업무 내용
원고는 1990.3.2 육군 소위로 입대한 후 제1사단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다가 민간위탁교육으로 ○○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제15사단 및 육군훈련소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다가, 1998.11.16부터 합동참모본부의장(이하 ‘합참의장’이라 한다)의 전속부관으로 근무하였다.
합참의장의 전속부관은 통상 고참 소령이나 중령이 맡아왔는데, 원고는 대위계급으로서는 처음으로 합참의장 전속부관의 직책을 맡게 되어 1999.12.14까지 근무하였다. 원고는 가족과 떨어져 합참의장의 공관에 마련된 숙소에 기거하면서 매일 05:30경 기상하여 공관관리업무를 수행하고 공관에 근무하는 공관병, 경비병 등에게 업무를 지시한 후, 07:50경 합참의장과 함께 출근하여 합참의장과 보좌관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였다. 원고는 퇴근시간인 17:00 이후에도 거의 매일 예정되어 있는 합참의장의 일정에 따라 외부에서 합참의장을 보좌하느라 24:00가 넘어서 공관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고, 공관에서도 그곳으로 찾아오는 손님을 안내하거나, 긴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유선상으로 통보받은 내용을 합참의장에게 보고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웠다. 또한 원고는 휴무일에도 골프, 식사, 음주 등 합참의장의 일정에 따라 합참의장을 계속 보좌하여야 하였고, 합참의장의 일정으로 인하여 휴가도 제대로 갈 수가 없었다.
원고는 1999.12.15부터 제20기계화사단 인사처에서 사제상전장교로 근무하면서, 전체 부대일정, 행사계획 및 준비, 상급부대지시사항 수명, 부대시설관리, 복지시설의 운영자금관리 등 전반적인 부대관리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07:00경 출근하여 07:30경 매일 사단장이 주관하는 참모상황회의를 시작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였는데, 통상적인 업무 외에도 거의 매일 진행되는 외부기관의 부대방문행사 준비, 부대창설기념일행사 계획 및 준비,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 워크숍 계획 및 준비, 총선에 따른 준비, 상급기관 하달공문에 대한 응신 등으로 야간근무를 해야했고, 매주 3~4일은 02:00경이 되어야 퇴근할 수 있었다. 원고는 2000.1월경 동계전투훈련인 혹한기 훈련과 군단급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에 참가하여 2주일간 야외에서 훈련을 하기도 하였는데, 그와 같은 업무와 훈련으로 인한 과로가 견디기 어려워 2000.2.12 전역신청을 하기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2000.4.27경 근무태만이란 이유로 보직에서 해임되어 그 이후 2001.7.5까지 제20기계화사단 109기계화보병대대에서 수송정비장교의 직무를 수행하였고, 2000.8월경 소령진급 심사에서 탈락되었다.
원고는 2001.7.6부터 전역하기 전인 2002.9.29까지 제65사단 작전처 군사보호구역관리장교로서 군사보호구역 내의 시설관리 및 유지, 군사보호구역과 관련한 민간인들의 민원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거의 매일 지프차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이용하여 산악지역에 있는 군사시설을 돌아다녀야 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요추부분에 부상을 입기도 하였다.
이 사건 질병의 발병
원고는 2002.1월부터 상세불명의 동통, 결막염, 추간판장애, 만성접형동염, 상세불명의 급성기관지염, 상세불명의 흉통, 상세불명의 급성인두염이 계속하여 발생하면서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가고 있었는데, 원고는 2002.4월 중순경 2주일간의 군단급 야외기동훈련에 참가하여 매일 06:00경 기상하여 훈련을 받고 23:00경까지 야간 전술회의를 계속하였을 뿐만 아니라, 차가운 날씨에 야지에서 텐트를 이용한 숙영을 하였고, 세수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열악한 상태에서 훈련이 계속되어 충분한 숙면과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원고는 위 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복귀한 후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왼쪽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아니하게 되어 2002.5.6 서울 성동구 소재 김안과의원, 한양대학교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시신경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2002.5.9 국군수도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뇌신경의 양성 신생물, 시야결여라는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아오다가 2002.5.31 서울아산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다발성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의학적 소견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신경계의 백질에 생기는 탈수초(신경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지질)성질환의 하나로서 통상 호전과 악화가 반복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발병원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유전적인 요인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임신 또는 백신의 주사 등이 그 발병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학계에서는 자가면역기전의 이상, 즉 T 임파구 등 자가면역체계가 활성화되면서 중추신경계의 수초를 공격하여 중추신경계의 여러 곳에서 염증성 병변을 일으킨다는 내용의 보고가 있고, 이에 관한 연구가 계속 중인데, 과로나 스트레스는 인체의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다발성경화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인정근거] 갑3 내지 7, 갑8-1, 2, 을3, 4, 증인 박○○, 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65보병사단, 합동참모본부, 20기계화사단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판 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1998.11.16부터 약 13개월간이나 군의 최고위직인 합참의장의 전속부관으로서 수면시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합참의장을 보좌하면서 극도의 긴장속에서 생활하여야 하였고, 1999.12.15 이후에도 사제상전장교로 근무하면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로를 하여 전역신청까지 한 바 있으며, 2002.4월경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2주간 야외훈련을 받은 직후 다발성 경화증이 발병하였는 바, 비록 의학적으로 다발성 경화증의 발병 원인이 완전히 규명되지는 못한 상태라 하더라도, 원고에게 다발성 경화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유전적인 요인 등 다른 요인이 있었다는 점이 밝혀지지 아니한 이상, 군 복무 중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다발성 경화증이 유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사 그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군 복무 중 겪게된 지속적인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다발성 경화증이 유발되거나, 현저히 악화되었다고 추단된다.
따라서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원고의 현재 상병이 직무수행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국가유공자등록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창석(재판장), 김병수, 문주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