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4. 2. 20. 선고 2003구합21954 판결

판결요지

1.

불법파업을 주도한 행위, 합의 이후에도 파업을 계속한 행위, 파업관련 사실조사를 방해한 행위, 현관에서의 농성행위 등은 단체협약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참가인들이 비록 불법파업을 진행한 노동조합의 간부들이기는 하나, 교섭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 다른 병원의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지부보다 1주일이나 늦게 파업에 돌입하였고, 가장 먼저 파업을 철회하고 전원 업무에 복귀시킨 점, 폭력사태 없이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형태로 파업이 진행되었고 업무복귀 후에는 병원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한 점, 업무에 복귀한 직원들에게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겠다는 업무복귀명령의 내용, 유형적인 실력행사를 통하여 사실조사를 방해하려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책임있는 사유가 참가인들에게 있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들에 대하여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선택하는 것은 그 정도가 지나쳐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

2.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해고된 날로부터 1년여가 지난 후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에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을 청구하여 명시적인 조건의 유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참가인들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 법인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하여 부당해고임을 다투었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구제명령을 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법인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자, 그 소송계속 중 참가인들이 퇴직금을 수령하였으며,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참가인들이 이 사건 소송에 피고보조참가신청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들이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

* 사 건 / 2004.2.20 선고, 서울행법 제4부 2003구합2195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학교법인 G학원 대표자 이사장 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한, 담당변호사 김△△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소××

* 피고보조참가인 / 박××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

* 변론종결 / 2004.1.1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인정근거: 갑1의 1, 2, 갑2의 1, 2,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 법인은 교육 및 의료사업을 영위하는 학교법인으로서 ○○시 ○○구 ○○동 2에 위치한 G대학교 S병원(이하‘S병원’이라고 한다)을 운영하고 있는데, 박××은 1997.9.1, 정××은 1988.5.1, 김××은 2003.3.1 각 S병원에 입사하여 간호사 또는 병원보조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2.5.29부터 시작된 파업과 관련하여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제6항을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2002.8.24 징계해고(이하‘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되었다.

나.

참가인들이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원고 법인과 위 S병원장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임을 이유로 2002.12.27‘원고 법인 등은 참가인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참가인들이 정상적으로 근무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구제명령을 발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2003.6.5 원고 법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들은 불법파업으로 S병원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고, 업무복귀 후에도 징계철회, 고소고발 취하, 손해배상청구 취하, 무노동무임금 적용철회 등을 요구하면서 불법파업과 관련한 사실조사를 방해하고 병원 1층 현관로비를 무단점거하여 시위농성을 하며 CCTV 카메라 렌즈를 청색테이프로 막는 등 병원의 정상적인 진료행위와 업무를 계속 방해하여 사회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규정

☞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3조(중재시의 쟁의행위의 금지)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된 때에는 그날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 단체협약(갑 10)

제30조(징계사유) 병원은 인사규정상의 아래 각 항에 해당될 경우는 징계한다.

1.

맡은 바 직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책무불이행)

2.

정당한 이유 없이 3일 이상 무단결근할 때

3.

고의로 병원에 재산상의 손해를 끼쳤을 때

4.

업무상 정당한 지시 불이행

6.

징계가 될만한 중대한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다.

인정사실(인정근거: 갑3, 갑4의 1, 2, 갑5, 갑6의 1~4, 갑7의 1, 2, 갑8의 1~3, 갑9, 갑10, 갑11의 1~3, 갑12의 1, 2, 갑13의 1~3, 갑14의 1~3, 갑15, 갑16의 1, 2, 갑17의 5, 6, 갑18의 1~32, 갑20의 1, 2, 갑23의 1, 2, 갑24의 1, 2, 갑25, 을5, 을11의 1~4, 을15의 1~9, 을19, 을24, 변론의 전취지)

(1)

S병원에는 전국보건의료산업협동조합 S병원지부(이하‘노동조합’이라고 한다)가 설립운영되고 있고, 박××, 정××은 각 노동조합 부지부장, 김××은 노동조합 사무장으로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였다.

(2)

S병원과 노동조합은 2002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2002.4.10부터 2002.5.10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교섭이 결렬되자, 2002.5.13 노동조합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다.

(3)

위 조정신청에 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회의를 개최하였으나 당사자간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2002.5.28 조정중지결정을 한 후 같은 날 중재에 회부하기로 결정하였다.

(4)

노동조합은 2002.5.24부터 2002.5.27까지 전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노동조합원 76%가 찬성을 하자, 중재회부일 다음 날인 2002.5.29 07:00부터 조합원 약 80명이 병원 현관 1층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하는 형태로 부분파업에 돌입하여 2002.6.21까지 24일간 파업을 계속하였다.

(5)

한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전국 병원지부들에 대하여 2002. 5.23을 기점으로 동시에 파업에 돌입하라는 지침을 내림에 따라, 원고 법인 소속 G대학교 중앙의료원 산하 S병원, 강남 S병원, 의정부 S병원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지부에서는 2002.5.23부터 일제히 파업에 돌입하였고, S병원의 파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계속 파업을 진행하였다.

(6)

파업기간 동안 노동조합원들은 노무제공을 거부하였으나 수납업무나 진료행위를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행동은 하지 아니하여 S병원의 외래진료나 입원환자에 대한 치료 및 수술업무가 전면 중단되지는 않았고, 분만실, 신생아실, 투석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에 필요한 인력은 배치되었으며, 노동조합원들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기물을 파손한 바도 없었다.

(7)

S병원측은 파업에 참가 중인 노동조합원들에게 2002.5.30과 2002. 6.5 2회에 걸쳐 개별우편발송 및 공고를 통해 업무복귀명령을 하는 한편, 2002.6.10경 노동조합 간부들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 등으로 부천남부경찰서에 고소하고, 2002.6. 14경 노동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02가합1566호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8)

그러던 중 S병원과 노동조합은 2002.6.11 중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총액대비 6% 임금인상, 유니온샾 제도 도입, 자판기 설치, 임산부 야간근무금지, 기타 사항은 노사가 별도로 협의’ 등의 내용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을 잠정합의하였고, 같은 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중재회부결정을 취소하였다.

(9)

위 합의 후에도 노동조합에서 “징계철회, 고소고발취하, 손해배상청구취하, 무노동 무임금 적용 철회”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계속하자, S병원측은 2002.6.19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업무복귀명령을 공고하였다.

1.

2002.6.22 08:00까지 업무에 복귀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 것임.

2.

위 일시까지 복귀의사를 밝히지 않은 직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병원에서 근무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동 직위에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것임은 물론 민형사상 책임과 병원규정에 따른 징계책임도 철저히 물을 것임.

(10)

파업에 참가 중이던 노동조합원들은 모두 위 업무복귀명령에 따라 2002.6.22 08:00경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하였다.

(11)

그 후 S병원측이 파업참가자들을 대상으로 2002.7.9부터 2002.7. 19까지 위 파업에 대한 사실조사를 실시하자, 노동조합에서는 병원측에 사실조치가 부당하다고 항의하면서 노동조합원들에게 답변할 의무가 없으니 알아서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린 후, 조사가 진행되는 총무과 사무실 입구에 피켓과 의자를 갖다놓고 간부 1명이 앉아 있기도 하였으나, 노동조합원들의 출입을 막거나 사실조사를 적극적으로 방해하지는 아니하였고, 노동조합원 대부분이 사실조사에 응하였다.

(12)

S병원측은 2002.7.22“사실조사에 성실하게 응하였고 개전의 정이 있는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을 것이나 사실조사에 불응하거나 무성의하게 응한 직원에 대해서는 추가조사 후 그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한다. 2차 조사에도 불응하거나 무성의하게 응한 직원에 대해서는 고의로 정당한 업무집행을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중징계한다”고 공고한 후 같은 날부터 2002.7.23까지 노동조합원 70여명에 대하여 2차 사실조사를 실시하였고, 이에 노동조합측이 2차 조사대상자들에게 사실조사에 임할 것을 지시하여 노동조합지부장과 참가인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실조사를 받았다.

(13)

S병원측은 사실조사를 마친 후 2002.8.8 파업관련자 284명 중 단순가담자 등으로 분류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사실조사에 불응하거나 무성의하게 응한 것으로 분류한 근로자 37명에 대하여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임을 공고하고, 같은 날 노동조합측에 2002. 8.19부터 2002.8.21까지 37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사실과 근로자측 징계위원 1명을 선정해 줄 것을 통보하였으며, 2002.8.9 징계대상자들에 대하여도 징계위원회 개최일시, 장소, 사유를 통지하였다.

(14)

그러자, 노동조합측은 병원 현관 1층 로비에서 농성장을 마련하여 노동조합 전임자인 김××과 노동조합지부장 김××이 2002.8.10부터 2002.8.24까지 고소고발취하, 손해배상청구소송취하 및 징계철회 등을 요구하면서 농성을 하였다.

(15)

S병원측은 2002.8.19부터 2002.8.21까지 사이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2002.8.24로 해고 4명, 감봉 7명, 견책경고 25명 등의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박××과 김××에 대하여는 각 2002.8.19, 정××에 대하여는 2002.8.20 각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불법파업 지시 및 유도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노동조합지부장과 함께 징계해고하였다.

(16)

이 사건 파업과 관련하여 2003. 6.25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의료법위반, 업무방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로 노동조합지부장 김××과 김××에 대하여는 각 벌금 500만원, 박××, 정××에 대하여는 각 벌금 400만원이 선고되었다.

라.

판 단

(1)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본 바와 같은 불법파업을 주도한 행위, 2002.6.11 합의 이후에도 파업을 계속한 행위, 파업관련 사실조사를 방해한 행위, 현관에서의 농성행위 등은 단체협약 제30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제6항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사유는 존재한다 할 것이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참가인들이 비록 불법파업을 진행한 노동조합의 간부들이기는 하나, 교섭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 다른 병원의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지부보다 1주일이나 늦게 파업에 돌입하였고, 가장 먼저 파업을 철회하고 전원 업무에 복귀시킨 점, 폭력사태 없이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형태로 파업이 진행되었고 업무복귀 후에는 병원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한 점, 업무에 복귀한 직원들에게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겠다는 위 2002.6.19자 업무복귀명령의 내용, 유형적인 실력행사를 통하여 사실조사를 방해하려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책임있는 사유가 참가인들에게 있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들에 대하여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선택하는 것은 그 정도가 지나쳐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해고 수용 여부

원고 법인은, 참가인들이 이 사건 해고 후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에 퇴직급여를 신청하고 퇴직급여를 수령하면서 아무런 유보의 의사를 표시한 바 없으므로 참가인들은 이 사건 해고에 승복하여 이를 받아들였다고 할 것이니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대법원 1996. 3.8 선고, 95다51847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19의 1~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박××, 김××이 각 2003.9.15, 정××이 2003.9.2 등 해고된 날로부터 1년여가 지난 후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에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을 청구하여 박××, 김××이 2003.9.18, 정××이 2003.9.8 명시적인 조건의 유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참가인들은 2002. 9.25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 법인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하여 부당해고임을 다투었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구제명령을 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법인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2003.7.21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자, 그 소송계속 중 참가인들이 퇴직금을 수령하였으며,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아니한 2003.11.3 참가인들이 이 사건 소송에 피고보조참가신청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들이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유담석(재판장), 김용관, 왕정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