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가 특별한 사정없이 정당한 배차지시를 위반하면서 물의를 야기하여 참가인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 징계 심사기간 중 자숙의 시간을 갖지 아니한 채 참가인 회사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작성하여 강남터미널 및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배포하고 참가인 회사 사무실 및 노동조합 사무실에 진입하여 폭행 등의 행위로 그 업무를 방해한 점 및 종전에 2회에 걸쳐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점과 그 징계사유 등을 함께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신뢰관계는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깨어져 더 이상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사 건 / 2004.5.13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2003구합28467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강××,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상범,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송영섭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
*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J고속 대표이사 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부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유정주
* 변론종결 / 2004.4.8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1999.8.9 버스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한다) 회사에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02.10.16 징계해고(이하‘이 사건 해고’라 한다)되었다. 해고사유는 원고가 2002.9.8 임시차 배차지시를 받고서도 길을 모른다는 이유로 거부하여 참가인 회사에 영업손실을 초래하였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3.2.13 승무직 근로자의 승무의무는 근로계약에 따른 기본적 의무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를 거부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8.1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2002.9.8 당시 배차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고, 단지 참가인 회사 전주영업소 영업주임으로부터‘동수원터미널 가는 길을 아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모른다’고 대답하였을 뿐이며, 가사 원고가 배차지시를 거부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경징계운영위원회 운영내규 소정의 단순한 승무거부에 해당하여 참가인 회사는 징계 중 해고를 선택할 수 없고, 또한 다른 승무거부자에 대한 징계와 비교하여 볼 때도 원고에 대하여만 해고를 선택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에서 든 각 증거와 갑 제5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1 내지 5,을 제2호증의 1, 2, 을 제 3호증의 1 내지 7, 을 제4호증의 1 내지 8,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7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7, 을 제9호증의 1 내지 7, 을 제10호증, 을 제11호증의 1 내지 4, 을 제12호증의 1 내지 6, 을 제13호증의 1 내지 7, 을 제14호증의 1 내지 6, 을 제15호증, 을 제16호증의 1, 2, 3,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김××, 박××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8호증의 기재와 증인 임××의 증언은 믿기 어려우며, 갑 제10, 11호증, 갑 제12호증의 1, 2, 갑 제13호증의 각 기재는 아래 사실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사건의 경위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고속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 2002.9.8.09:00부터 전주-서울간 노선을 왕복 운행하여 전주터미널에 16:20경 도착한 후 서울행 배차시간 17:45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는 추석을 2주 앞둔 일요일이라 추석 전 벌초 및 성묘를 한 승객이 많은 관계로 참가인 회사 전주영업소 총무 박××는 같은 날 16:00경 전주 출발의 각 노선의 매표율 등을 점검하여 전주에서 동서울터미널로 가는 손님이 많이 대기중인 것을 확인하고 전주-동서울 임시 노선을 17:40에 투입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 후 박××는 같은 영업소의 김×× 영업주임에게 순번상 17:40분 임시 배차에 운행할 기사가 누구인지를 확인하여 그 기사에게 임시차 운행을 준비하도록 지시하였다. 그에 따라 김××은 임시차를 운행할 기사가 원고임을 확인하고,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원고에게 임시차 운행기사로 배정되었으니 운행할 것을 지시하였다. 당시 참가인 회사의 차량배차의 시스템은 임시차의 배차시간이 정해지면 그 시간과 가장 근접한 이후의 정시차량 운전기사가 임시차를 운행하는 것으로 정하여져 있었다.
그러나 원고는 동서울터미널 가는 길을 알지 못하는 이유로 김××의 배차지시에 따르지 않겠다고 하였다. 김××은 사무실로 가던 중 집이 서울인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동서울터미널을 모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아니하여 다시 주차장에 있는 원고를 찾아가 배차지시에 응할 것을 요구하면서 길을 잘 아는 사람을 운전석 뒷좌석에 태워주겠다고 하였으나 원고는 여전히 위 임시차의 운행을 거부하였다.
그래서 김××은 박××에게 원고의 배차지시 거부를 보고하였고, 그에 따라 박××도 원고를 찾아가 배차지시에 따를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 역시 거부하였다. 그리하여 박××는 원고에게 마침 소지하고 있던 음식물 전단지에 배차를 거부하는 이유를 기재하여 달라고 하였고, 원고는 위 전단지 이면에‘동서울터미널을 몰라서 못갑니다. 70기 강××’이라고 기재하였다.
그 후 원고는 박××가 있는 사무실에 찾아와‘나 열받아서 서울도 못가겠다. 정기차도 운행하면 사고날 것 같다. 사고나면 책임질거냐’고 거세게 항의하면서‘다른 차랑에 편승하여 서울로 올라간다’고 하면서 사무실을 나갔다.
그리하여 참가인 회사는 임시차를 배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다른 회사에게 그 기회가 넘어갔다.
한편 원고가 다른 차량에 편승하여 서울로 올라가려는 것을 김××등이 진정시켜 같은 날 17:25 전주-서울행(강남터미널)버스를 운전하고 서울로 올라가도록 하였다.
그런데 참가인 회사에서 운전기사 채용시 배부하는 근무수칙에‘배차지시는 고속본부장의 지시를 배차원이 대리하여 집행하는 것이므로 어떤 경우라도 거부할 수 없다’로 명시되어 있고, 배차관리지침에는‘정당한 배차지시를 불응하며 승무하지 않은 경우’를‘배차거부’로, ‘정당한 배차지시를 불응하며 물의야기 후 승무하는 경우’를‘배차항거’로 규정되어 있다.
참가인 회사는 2002.10.9 원고를 참석시킨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그 후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징계 이후의 원고의 행동
원고는 위 징계절차 기간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심리 진행 중에도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각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참가인 회사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 지부장의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기대만큼 응하지 아니하자 이에 앙심을 품은 소위‘전국버스노동조합 민주화추진위원회’의장인 임××을 비롯한 동료 수십명과 함께 2003.4.1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 사무실을 점거하면서 조합원들을 폭행하는 등 노동조합의 업무를 방해하였고, 또한 같은 날 참가인 회사 고속영업부 사무실에도 진입하여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등 참가인 회사의 업무도 방해하였다.
원고의 과거 행적
한편 원고는 지방 사업소 숙박시 음주로 인한 지적을 받고 1999.11.4 근무 중에는 음주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하여 참가인 회사에 제출하였고, 1999.12.27 평소 알고 지내던 여자와 음주하던 중 그 여자의 남편이 현장에 찾아와 서로 폭행을 하여 파출소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는 등의 이유로 2000.2.18 승무중지 15일의, 2000.11.1 추돌사고로 승무정지 15일의 각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다른 운전기사의 징계 여부
참가인 회사는 원고와 같은 버스운전기사인 소외 김××, 김××에 대하여 배차거부를 이유로 승무정지 3월과 2월의 처분을 한 사실은 있으나 그들은 모두 8년 무사고 경력을 가지고 있고, 배차거부 후 개전의 정이 현저한 사정이 있는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그와 같은 징계처분을 하였고, 소외 임××에 대하여는 배차거부와 그로 인한 직장질서문란을 이유로 해고한 사실이 있다.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중 징계관련 부분
별지 목록 기재와 같다. <생 략>
판 단
징계사유의 존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에 있어서 운전기사는 근로계약에 따른 기본적 의무로서 사용자의 승무지시에 따라 지정된 노선을 운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바,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사용자의 배차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는 채무불이행이 될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해고사유가 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89.9.26 선고 89다카5475 판결, 2000.6.23 선고 98다5496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 원고가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지리를 모른다는 이유로 보조인력의 제공의사까지 밝힌 참가인 회사의 정당한 배차지시에 불응하면서 기분이 상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의 총무에 대하여 자신에게 배정된 정시차량도 운행하지 않겠다는 등으로 소란을 피워 물의를 일으킨 점, 원고의 그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결국 임시차의 배정이 취소되어 참가인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 등의 행위는 취업규칙 제66조 제1, 2, 4, 6항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원고는 승무거부의 경우는 경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나,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단순한 소극적인 승무거부가 아니라 적극적인 업무지시위배와 직장질서 문란행위로 영업상의 손실을 초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징계양정
나아가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의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징계횟수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징계권 남용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참작할 사정은 대상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이거나 유리한 것이거나 막론하고 징계해고를 하기 전의 사정에 국한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징계해고를 한 후의 사정도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2.12 선고 90누562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 원고가 특별한 사정없이 정당한 배차지시를 위반하면서 물의를 야기하여 참가인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 징계 심사기간 중 자숙의 시간을 갖지 아니한 채 참가인 회사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작성하여 강남터미널 및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배포하고 참가인 회사 사무실 및 노동조합 사무실에 진입하여 폭행 등의 행위로 그 업무를 방해한 점 및 종전에 2회에 걸쳐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점과 그 징계사유 등을 함께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신뢰관계는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깨어져 더 이상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징계의 종류로 해고를 선택한 것이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부당하다거나 다른 고속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징계와 비교할 때 형평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재심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조윤희, 신상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