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4. 5. 18. 선고 2003구합3586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시내버스 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서울시내버스 노선 중 F, G, H, I, J, K, L, M, N에 관하여 노선인가를 받고 있는 원고의 근로자들로서 2002년 9월 내지 10월 당시 참가인 B는 기업단위 노동조합인 A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공제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참가인 C은 G 노선버스를 운전하면서 노동조합의 체육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참가인 D은 F 노선버스를 운전하면서 노동조합의 법규부장직을 맡고 있었고, 참가인 E도 노선버스를 운전하면서 노동조합의 복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나.

그런데 원고는 2001년도 하반기 서울시내버스 부문 행정서비스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총 61개 운송업체 중 최하위인 61위를 기록하자 그 주된 이유가 I 노선의 배차간격이 길어서라고 판단,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며 2002. 9. 19. 참가인 C에 대하여 같은 달 23.부터, 같은 달 24. 참가인 D에 대하여 같은 달 26.부터, 2002. 10. 18. 참가인 E에 대하여는 같은 버스노선에서 근무하던 동료와 말다툼을 하여 같은 노선에서 근무하게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각자에게 전화를 걸어 일방적으로 I 노선버스를 운행할 것을 명하였다(이하'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라 한다).

다.

이에 참가인 C, D, E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부당할 뿐 아니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하는 한편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승무거부 내지 출근거부를 하였다.

라.

한편, 원고는 근로자들에게 무사고수당을 지급함에 있어 교통사고처리대장을 기준으로 하여 왔는바, 2002년 9월분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 무사고수당 지급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노동조합 공제부장으로서 당시 그 업무를 담당하면서 교통사고처리대장을 보관하고 있던 참가인 B에게 교통사고처리대장을 제출할 것을 수회 지시하였지만 참가인 B가 한동안 제출하지 않아 모든 운전자에게 무사고수당을 지급하게 되었다.

마.

이에 원고는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참가인 B의 경우 교통사고처리대장 제출지시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취업규칙 제13조, 제56조 및 제57에 근거하여 2002. 11. 4. 그 다음날로 정직 25일의 징계(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를, 참가인 C, D, E의 경우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이후 한달 이상 무단결근하였다는 이유로 취업규칙 제13조 제1호 및 제14호에 근거하여 2002. 12. 5. 내지 22.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바.

이에 참가인들은 다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정직 내지 해고와 참가인 E에 대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부당할 뿐 아니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원고의 노동조합 대의원대회 방해행위 등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3. 3. 11. 원고가 참가인 B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정직은 부당하며, 나머지 참가인들에게 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은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는 반면 예상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정당하지만 단체협약상 노동조합 전임자와 상무집행위원인 참가인 C, D에 대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은 단체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아 부당하고, 따라서 부당한 노선변경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것을 무단결근이라는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 역시 부당하지만 참가인들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구제신청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내용으로 참가인 B, C, D의 구제신청 일부와 참가인 E의 구제신청 모두를 각 기각하였고,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3부노74호, 부해231호로 참가인들이, 2003부해232호로 원고가 각 재심을 신청하자,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 10. 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이유를 그대로 원용하면서 다만 참가인 E의 경우 단체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은 부당하고, 따라서 부당한 노선변경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것을 무단결근이라는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 역시 부당하다고 이유 중에서 판단하면서도 주문에서는 참가인 E의 이 사건 해고 부분에 관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명령만 취소하고 원고의 재심신청과 나머지 참가인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증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갑 제14호증의 1 내지 3, 갑 제15호중, 갑 제16호증, 갑 제18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단체협약 제28조 제3항에서 노조임원 및 상집위원의 인사는 노조와 협의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이러한 규정취지는 노동조합의 간부에 대한 사용자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뜻에서 사용자로 하여금 노동조합의 간부에 대한 인사를 함에 있어 노동조합을 납득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하고, 노동조합에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게 하려는 것에 불과하여 이러한 사전협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진 인사라 하더라도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고, 또 원고가 서울시내버스 부문 행정서비스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최하위인 61위를 기록하여 보조금 삭감 등의 불이익 조치를 당하게 되어 그 주된 이유가 I 노선의 배차간격이 길어서라고 판단, 이를 개선할 업무상의 필요에서 장기근속자 순으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근로자들이 받는 불이익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과 그 지시 위반 및 그에 따른 장기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 역시 그 재량권을 일탈 내지 남용하지 않은 것으로서 정당하고, 이 사건 정직 역시 참가인 B가 충분히 제출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 지시를 위반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그 재량권을 일탈 내지 남용하지 않은 것으로서 정당함에도 그와 달리 부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의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정직 내지 해고와 참가인 E에 대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부당하다는 부분은 위법하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각 일부), 갑 제2호증(일부), 갑 제3호증의 1, 2(각 일부),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 갑 제7호증, 갑 제12호증, 갑 제14호증의1 내지 3, 갑 제15호증, 갑 제19호증의 1, 2(각 일부), 갑 제20호증(일부), 을 제2호증의 1 내지 3, 을 제3호증의 1 내지 3, 을 제4호증의 1 내지 5, 을 제5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6, 을 제8호증의 1, 2, 을 제9호증, 을 제10호증의 1 내지 30, 을 제11호증의 1 내지 30의 각 기재 및 증인 O의 증언과 이 법원의 서울특별시장 및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1호증의 1, 2(각 일부), 갑 제2호증(일부), 갑 제3호증의 1, 2(각 일부), 갑 제19호증의 1, 2(각 일부), 갑 제20호증(일부), 갑 제2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아래 인정사실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노동조합은 1965. 12. 1. 설립되어 한국노총 소속 A분회로 편제된 채 활동하여 오다가 2000. 7. 9. 단위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조직을 변경한 후 상급단체에서 회원조합으로 인정하여 주지 않아 독자적으로 활동하여 왔다.

(나)

그러던 중 부자지간인 P·Q가 2001년 12월경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취업규칙에 60세로 규정되어 있는 운전기사의 정년을 55세로 낮추려고 시도한 것을 비롯하여 연장근로, 연월차 휴가, 조합원들에 대한 노동조합 탈퇴종용 등에 관한 다툼이 일어나게 되었고, 노동조합은 2002년 2월경부터 2002년 9월 초순까지 원고 대표이사에게 근로조건 악화에 따른 문제점의 개선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라 한다)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할 목적 등으로 2002. 9. 17. 같은 달 25.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할 것임을 공고하였다.

(라)

원고의 대표이사로서 Q의 아버지이자 원고와 R의 회장으로 불리워지는 P은 2002. 9. 18. R 사장실에서 S과 T, O에게 세 사람이 U와 합심해서 2002. 9. 25.로 예정되어 있는 대의원대회를 무산시켜주면 만근처리를 해 줄테니 전략을 논의해보라고 지시하였으며, 2002. 9. 19.에도 O에게 전화를 걸어 V병원 지하커피숍으로 가서 U, T 등과 전략을 논의하라고 지시하였다.

(마)

이에 O가 V병원 지하커피숍으로 찾아가자 T, S, U와 함께 기다리고 있던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소속 서울시버스지부 W이 T에게 100만 원을 주면서 활동자금으로 사용하라고 하였고, T는 그 중 O, S, U에게 각 20만 원씩 지급하고 나머지 40만 원은 자신이 보관한 후 2002. 9. 25. 개최예정인 대의원대회를 무산시킬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논의하였으며, 2002. 9. 24.에도 O를 비롯한 원고 근로자 10여 명과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소속 X 및 서울시버스지부 상근자 5명이 음식점에 모여 임시대의원대회 개회가 선언되면 T 등이 의장에게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고 의장이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할 경우 이를 트집잡는 방법으로 대의원대회 개최를 무산시키기로 합의하였다.

(바)

O를 비롯한 원고 근로자 10여 명은 2002. 9. 25. 대의원대회 개최 당일 개최장소인 교양실의 참관인석을 먼저 점거한 채 참관인 자격 문제로 언쟁이 일어나자 유리창을 깨고, 행사용 마이크를 뽑고 의자 등 집기를 내던지는 등의 방법으로 대의원대회 개최를 방해하였다. 그리고 나서 T, S, U 주도로 2002. 9. 26.경부터 2003년 2월경까지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철야농성을 진행하며 조합원들의 사무실 출입을 막기도 하였고, 자신들의 부주의를 틈타 조합원들이 출입할 것을 우려하여 사무실에 자물쇠로 잠그기까지 하였으며, T, Y 등은 2002. 11. 30. 개최 예정인 대의원대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대의원 5명 정도를 회유·협박하여 2002. 11. 27.부터 4박5일간의 동해안 여행을 다녀오도록 하였다.

(사)

한편, 원고는 2002. 9. 19. 참가인 C에 대하여, 같은 달 24. 참가인 D에 대하여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한 것을 비롯하여 10여 명을 I으로 재배치하면서 그 사유와 기준으로 서울특별시가 2001년도 하반기 행정서비스 시내버스부분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총 61개 운송업체 중 최하위인 61위를 기록하였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하여 보조금 지급 등의 여러 불이익조치까지 당하게 되었는데, 그 주된 이유가 I 노선의 배차간격이 길어서라고 판단하여 이를 개선함으로써 다음에 실시되는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I 노선에 대한 인원배치를 늘리려고 하고 있던 중 2002년도 시민만족도 조사가 2002년 9월 23일부터 10월 초순 사이에 실시될 것이라는 사실을 2002. 9. 18. 전해듣게 되어 그 다음 날 다른 노선버스를 운전하던 원고 근로자들 중 장기근속자 우선으로 I으로의 노선변경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아)

하지만 참가인 C, D, E 등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따르지 아니하자, 원고는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위 참가인들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이후 한달 이상 무단결근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자)

그런데 시민만족도 조사는 서울특별시가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시민들의 행정서비스, 특히 시내버스 부문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평가하는 것으로서 1999년부터 1년에 2회씩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실시하여 오고 있으며, 상반기 조사의 경우 대략 4월에서 7월 사이(1999년의 경우 5월에서 7월 사이, 2000년의 경우 4월에서 6월 사이, 2001년의 경우 4월에서 6월 사이, 2002년의 4월에서 6월 사이), 하반기 조사의 경우 대략 9월에서 12월 사이(1999년의 경우 10월에서 12월 사이, 2000년의 경우 9월에서 11월 사이)에 이루어져 오고 있다. 한편, 서울특별시는 2001. 9. 12.부터 같은 해 10. 5. 사이 서울시내버스 전업체를 대상으로 운전기사, 버스시설 및 편의성, 쾌적성, 안전운행, 운행실태 및 대중교통체계 등 6개 차원 25개 세부항목에 걸쳐 시민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업체별 체감만족도 지수순위에서 원고가 조사대상 업체 61개 중 최하위인 61위(그 외에도 원고는 업체별 운전기사 차원만족도 지수 위, 업체별 버스시설 및 편의성 차원만족도 지수 순위, 업체별 쾌적성 차원만족도 지수순위, 업체별 안전운행 차원만족도 지수순위에서 각각 60위를, 업체별 운행실태 차원만족도 지수순위에서 61위를 기록하였다)를 기록하게 되자 2001. 11. 28.경 원고에게 2001. 12. 8.까지 시민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제출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차)

한편, 원고의 2002. 9. 19. 당시 노선인가대수 등의 노선현황은 다음 페이지의 표와 같다.

(생략)

(카)

원고는 장기근속자 우선으로 하여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관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고 있지도 않다.

(타)

그리고 원고는 I 노선용으로 23대 정도의 버스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운전기사들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1일 2교대제로 하고 있는데, I 노선의 경우 공휴일은 오전반, 오후반 모두 3회씩, 평일은 오전반 2회, 오후반 3회씩 운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2002년 9월의 I 노선버스 운행상황을 보더라도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이전인 2002. 9. 2.(월요일)의 경우 오전에는 16대가, 오후에는 15대가 운행되었으며,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이후인 2002. 9. 30.(월요일)의 경우 오전 14대 정도가, 오후에는 13대 정도가 운행되었을 뿐이다.

(파)

I 노선버스의 경우 배차간격이 30분 이상이고, 그 노선 또한 하계동이 출발지인 F, G, J, K 등과 달리 상계7단지에서 출발하여 종암동, 청계천, 중앙극장, 남대문시장, 공덕동, 신촌로터리를 거처 이화여대 입구까지로서 교통체증이 상당히 심한 구간이기 때문에 준법운행은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며, 휴게시간 없이 바로 다음 운행에 들어가야 할 형편이어서 원고의 운전기사들 사이에서는 아오지 탄광이라고 불리워지기도 한다. 게다가 O는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P과 Q가 회사 방침에 고분고분하지 않는 운전기사들을 I 노선으로 발령을 내는 방식으로 보복을 한다고 증언하기도 하였다.

(하)

또 원고의 참가인 E에 대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사유에 관하여, 참가인 E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의사유가 된 다툼의 상대방이 구사대원이었을 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구사대원과 다툰 적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은 5년 간 노동조합 핵심 간부인 복지부장 일을 해고 있었던 관계로 원고 입장으로서는 눈의 가시처럼 보였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

판단

(가)

사전협의절차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과 사전협의를 거치지 아니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1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제28조 제3항에서 노조임원 및 상집위원의 인사는 노조와 협의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처럼 단체협약에서 노동조합 간부의 인사에 대하여 노동조합과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한 취지는 단체협약 전체의 체계와 내용 및 노사의 관행에 비추어 노동조합의 간부에 대한 사용자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뜻에서 사용자로 하여금 노동조합의 간부 등에 대한 인사의 내용을 미리 노동조합에 통지하는 등 노동조합을 납득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하고, 노동조합에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게 하며, 아울러 노동조합으로부터 제시된 의견을 참고자료로 고려하게 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노동조합의 간부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위와 같은 사전협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졌다고 하여 부당하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15653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정직 및 해고 등의 정당성 여부

①

이 사건 정직의 정당성 여부

살피건대, 참가인 B가 원고로부터 자신이 보관하던 교통사고처리대장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고 상당 기간 제출하지 못한 사실과 원고가 이러한 사유를 이유로 정직 25일의 징계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 있으나, 한편 원고의 대표이사 P으로부터 노동조합 대의원대회 개최를 무산시킬 것을 지시받은 원고 근로자 T 등 10여 명은 사전 계획 하에 대의원대회를 방해하고, 나아가 T, S, U 등은 2002. 9. 26.경부터 2003년 2월경까지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철야농성을 진행하며 조합원들의 사무실 출입을 막기도 하였고, 자신들의 부주의를 틈타 조합원들이 출입할 것을 우려하여 사무실에 자물쇠로 잠그기까지 한 사실 역시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취업규칙 제57조2에서 징계종류로서 훈계(시말서 제출과 장래를 계고한다), 감급(시말서 제출과 근로기준법 감급기준에 준한다), 취업정지(3일 ~ 29일 이내의 취업을 정지시킨다) 및 징계해고의 4가지만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원고의 취업규칙 등에 비추어, 원고의 참가인 B에 대한 정직 25일의 징계는 취업규칙 제57조2에서의 취업정지로 보여지는데, 참가인 B가 원고의 지시에 곧바로 따르지 못한 것을 두고 취업규칙 제13조의 해고사유는 물론이고 그 제57조, 제58조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취업규칙 이외의 다른 징계사유가 더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는 단체협약도 일부만 제출하는 등으로 입증을 게을리하고 있다).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앞서 본 것처럼 P이 노동조합 대의원대회 개최를 무산시킬 것을 지시한 것과 그 후의 사태의 추이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모든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징계로서 이 사건 정직을 선택한 것은 그 징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 할 것이다.

②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의 정당성 여부

다음으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의 정당성 여부에 관하여 본다.

무릇 근로자에 대한 전보, 전직 등의 배치전환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전보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업무상의 필요성은 사용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할 것이 아니라 노동력의 적정배치로 인한 업무의 능률증진, 근로자의 능력개발과 근로의욕의 고양 등 기업의 합리적 운영에 기여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한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에는 물질적·시간적 요소 등이 고려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며, 신의칙위반 여부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설득하기 위하여 한 노력 여하 및 그 정도, 배치전환의 방법,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성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될 것인데, 이러한 업무상의 필요성과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 그리고 신의칙위반은 그 내용과 정도에 따라 상대적 관점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시민만족도 조사에서의 불만 사항을 개선할 목적에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하였다고는 주장하지만 시민만족도 조사는 1년에 2회씩 비교적 정례적으로 실시되어 왔을 뿐 아니라 원고는 이미 서울특별시로부터 2001. 11. 28.경 시민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2001. 12. 8.까지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있는 점, P이 T 등에게 대의원대회 개최 무산을 지시한 바로 그 다음 날부터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이루어진 점, 2002년도 하반기 시민만족도 조사 역시 그 이전에 실시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점, I 노선버스를 23대 정도만 보유하고 있으면서 평소에도 실제로는 10여 대만 운행하고 있었고,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 이후에도 그 이전보다 오히려 더 적게 운행한 적도 있는 점, 참가인 E은 자신이 구사대원과 다투었기 때문에 원고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한 것이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그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에 이르게 된 일련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에 대한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한편, 참가인 C, D, E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으로 인하여 사실상 휴게시간을 거의 갖지 못하는 등 이전보다 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생활상의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들과 함께 노동조합 대의원대회 개최 무산 지시와 거의 동시에 참가인 C, D에게 전화를 통해 일방적으로 그것도 유예기간도 없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을 한 점, 원고는 소속 일부 근로자들로 하여금 노동조합 대의원대회의 개최를 무산시키도록 지시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보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은 급박하게 하여야 할 정도의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참가인 C, D, E은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고 있어 부당하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③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

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이 부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의 취업규칙 제8조 제2호는 종사원은 회사가 업무의 사정으로 직종 및 직책의 변경, 전근, 이동발령을 명한 때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3조에서는 해고사유로서 그 제1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무단결근이 연속 3일, 월 5일 이상 또는 2회이상 승무를 거부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14호에서는 상사의 지시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2회 이상)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참가인 C, D, E이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채 승무를 거부 내지 결근한 것을 두고 취업규칙 제13조 제1호 소정의 정당한 사유 없는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거나 그 제14호 소정의 상사의 지시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앞서 본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모든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달리 참가인 C, D, E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참가인 C, D, E에 대하여 징계의 종류 중 해고를 선택한 것은 징계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서 부당하다 할 것이다.

④

소결

따라서, 참가인 B에 대한 이 사건 정직이 부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 주장과 달리 적법하고, 또 참가인 E에 대한 이 사건 노선변경명령은 업무상의 필요가 없어서,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서 각 부당하고, 이에 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므로 결국 이 부분 역시 적법하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손병준 기우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