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직장내 따돌림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분열증이 발병했다는 주장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 (2005.02.16. 서울행법 서울행법 2004구단803)
[요 지]
원고의 주장과는 달리 특정 대학이나 특정 대학원 출신이 파벌을 형성하거나 다른 동료들이 원고를 따돌림하지는 않았고, 그러한 따돌림 때문에 다른 사람이 퇴사한 적도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정신분열증 증상과 업무량만으로 원고가 직장 안에서 과로와 스트레스를 겪었다거나, 그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분열증이 생겼다고 볼 증거가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사건 / 서울행정법원 2005. 2. 16. 서울행법 2004구단803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 이○○
* 피고 / 근로복지공단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89. 1. 1. ○○전자기술원(당시 이름은 주식회사 ○○사 중앙연구소이었다)에 연구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 2000. 5. 31. 퇴직하였다. 원고는 위 연구소에서 미디어통신연구소로 근무처를 옮기는 과정에서 상사들이 고의적으로 원고를 다른 곳으로 전출시켜 인사상 불이익을 주었고, 미디어통신연구소의 조직문화와 사고방식이 원고와 맞지 않으며, 동료들이 원고를 배척하는 등 여러 가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생긴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분열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 생겼다면서 2003. 10. 29. 피고에게 요양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3. 12. 15. 정신분열증은 주로 유전적, 생물학적 요인으로 생기는 것으로 업무와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 등을 들어, 원고의 요양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이러한 피고의 요양불승인처분을 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1(최초요양신청서 처리 결과 통보), 갑 2(소견서), 갑 3(진단서), 변론의 전체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 원인으로, 원고는 ○○전자기술원의 모범연구원이었는데, 새로 부임한 실장과 원고의 능력을 시기한 팀장이 원고의 의사를 확인하지도 않고 원고를 미디어통신연구소로 전출시켰고, 새로 옮겨간 곳에서는 연구원들 사이에 출신 학교별로 파벌이 심하여 원고는 육체적으로 과로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가지게 되었으며, 조직 통폐합으로 새로 옮겨간 씨디엠에이(CDMA)단말연구소에서도 계속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다가 퇴직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원고는 업무상 과로와 부당한 대우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정신분열증이라는 이 사건 상병을 얻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상당 인과관계가 있음에도 피고가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아니하고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판 단
살피건대 원고가 과연 정신분열증의 원인이 될 만큼 위 연구소와 업무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고, 그 과로와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을 불러일으켰는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먼저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6호증(문답서)의 기재와 갑 제4호증(의무기록)의 일부 기재는 원고의 주장만을 담은 것이나 원고가 의사에게 한 말을 담은 것에 불과하여 믿기 어렵다.
그리고 갑 제2, 3호증(소견서, 진단서), 갑 제9호증(사실조회회신과 문서송부촉탁내용), 을 제3호증(증인신문조서)의 기재에 따르면, 원고가 다른 병명을 배제하는 이른바 배제진단의 방법을 통하여 정신분열증의 증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원고가 ○○전자기술원에 있다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미디어통신연구소로 옮겨와 근무하면서 한 달에 20일에서 25일 가량을 근무하고 1996년 3월에 1일, 4월에 7일, 5월에 3.5일, 6월에 2일, 7월에 6.5일, 8월에 3일, 1997년 8월에 14일, 9월에 10일, 10월에 12일, 11월에 11일, 12월에 5일, 1998년 1월에 2.5일, 2월에 7일, 3월에 2일, 4월에 2.5일, 5월에 5일, 6월에 5일, 7월에 8일, 8월에 6.5일, 9월에 5일, 10월에 5일, 11월에 3일, 12월에 3.5일의 철야 근무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나, 역시 을 제3호증(증인신문조서)의 기재에 따르면, 그러한 철야근무를 할 때에는 아침 11시에 출근을 하거나 오후에 출근하는 경우도 있는 등 출근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아침에 일을 시작하다가 밤이나 새벽까지 근무가 이어지는 형태는 아니었고, 원고가 미디어통신연구소로 왔을 때 특정 대학이나 특정 대학원 출신이 파벌을 형성하거나 다른 동료들이 원고를 따돌림하지는 않았고, 그러한 따돌림 때문에 다른 사람이 퇴사한 적도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이 인정되는 원고의 정신분열증 증상과 원고의 업무 시간에서 엿볼 수 있는 원고의 업무량만으로 원고가 직장 안에서 과로와 스트레스를 겪었다거나, 그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분열증이 생겼다고 볼 증거가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이 과로와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는 점에다가, 갑 4(의무기록지, 다만 앞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 갑 10(국립의료원 사실조회 회신)의 각 기재, 이 법원이 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하여 한 감정촉탁결과, 국립의료원장에 대하여 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체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원고의 형제 중에 여동생 2명이 정신분열증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 ② 정신분열증은 유전적인 영향, 뇌의 구조적인 이상이나 기능적인 이상,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등 생물학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여기에 심리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쳐 발병된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으며,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정신분열증의 근본적 원인이 될 수 없으며, ③ 다만 이미 정신분열증에 걸릴 수 있는 체질을 가져 정신분열증에 취약한 사람들이 가족 환경, 가까운 친지의 죽음과 같은 환경적 영향이나 사회적 스트레스, 외상 등에 따른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스트레스가 정신분열증에 이환될 소질이 있는 사람에게 그 병을 발현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④ 원고가 연구소에서 조직문화와 사고방식이 맞지 않았고 상사와 갈등을 겪었다는 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로 인하여 정신분열증이 발현되었다거나 정신분열증을 악화시켰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점(갑 10 국립의료원 사실조회 회신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가지고 있는 정신분열증의 증상은 원고가 위 연구소에서 한 업무가 원인이 되어 생겼다기보다는 기질적인 요인이 주된 원인이고, 직장 안에서 일부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과로와 스트레스는 정신분열증의 발병이나 악화에 상당 인과관계를 추단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고 보여지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라 볼 수 없고, 피고가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보고 이사건 요양불승인 처분을 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기로 기각하기로 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은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