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4. 11. 19. 선고 2004구합13219 판결

판결요지

발전산업 민영화정책은 정부의 산업정책 내지 발전산업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중재회부결정이 유효한 상태에서 파업은 불법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징계처분은 회사가 필수공익사업장에 해당하고 원고가 장기간에 걸친 파업에 참가해 무단결근한 책임 등 종합해보면 형평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또 원고의 파업참가가 불법이 명백하며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부당노동행위라 볼 수 없다.

한국○○발전 주식회사 사건

* 사 건 / 2004.11.19 선고, 서울행법 2004구합 13219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등

* 원 고 / 이○봉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소건영

* 피고보조참가인 / 한국○○발전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갑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명현

* 변론종결 / 2004.10.15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4.3.1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 회사’라 한다) 사이의 2003부노205, 부해598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 회사는 서울 OO에 본사를 두고 상시근로자 1,700여명을 고용하여 전기를 생산ㆍ공급하는 등 전기업을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이하‘발전노조’라 한다) 조합원으로서 하동화력본부에서 근무하던 중 2002.11.30 참가인 회사로부터 ‘원고가 2002.2.25부터 발전노조가 주도한 불법파업에 가담하여 2002.4.2까지 무단결근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감봉 2월을 받았다가 2003.3.31 열린 재심 징계위원회에서 감봉 1월(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로 감경되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징계이거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남지방노동위원회 2003부노9, 부해25로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03.8.8 기각되었고, 이에 원고가 2003.9.13 중앙노동위원회에 2003부노205, 부해598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04.3.16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2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정당한 쟁의 행위

(가)

파업 목적과 수단의 정당성

발전노조가 2002.2.25 개시한 파업(이하 ‘이 사건 파업’이라 한다)시 내세운 단체협약 요구사항 중 ‘발전산업의 민영화반대 및 발전소 매각 철회’의 문제는 주된 요구사항이 아니라 국민여론을 반영하는 선언적인 수준에 불과하고 참가인 회사측의 성실교섭의무 해태나 전국전력노동조합과 한국전력 주식회사 사이의 기존 근로조건 승계 합의사항 불이행 등의 귀책사유로 이미 파업에 돌입할 상황이었을 뿐 아니라 공기업의 민영화는 대대적인 구조개편으로 이어져 발전노조 조합원들의 신분(감원) 및 근로조건에 불이익한 변동(노동강도 강화)을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파업은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이 있고, 또한 그 수단에 있어서도 직장을 배타적으로 점거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이른바‘산개투쟁’의 방법으로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되었으므로, 결국 이를 불법파업이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노사정위원회 공공부문구조조정특별위원회에서 공동연구단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의 도매시장 경쟁을 위한 전력부문 배전분할 추진중단, 배전산업부문에 있어 내부경쟁 촉진을 위해 독립사업부제 도입추진 및 전력요금체제의 합리적 개선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대정부결의문을 채택함에 따라 위와 같은 발전노조의 파업목적의 정당성이 사후적으로도 인정되었다.

(나)

파업시기 및 절차의 적법성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54조 제1항은 ‘조정은 조정신청이 있은 날부터 일반사업에 있어서는 10일, 공익사업에 있어서는 15일 이내에 종료하여야 한다’라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4조 제2항은 ‘특별조정위원회의 중재회부권고는 제54조의 조정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하여야 한다’라고 각 규정되어 있는데, 발전노조가 노동쟁의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 인터넷 민원실로 조정신청을 한 2002.2.8로부터 이미 15일 경과하여 조정기간이 만료된 후인 2002.2.24에 이르러 특별조정위원회가 노동쟁의 조정이 성립될 가능성이 없다고 인정하여 중재회부권고를 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가 그 다음 날인 2002.2.25 05:00에 중재회부결정을 하였으므로, 위 중재회부권고와 중재회부결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어서 ‘중재회부결정 이후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3조의 규정을 들어 이 사건 파업이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2)

징계사유

이 사건 파업이 불법이라고 할 수 없는 이상, 원고가 파업에 참여하여 출근하지 아니한 것은 정당한 파업권의 행사로서 이에 대하여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무단결근이라고 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고, 가사 이 사건 파업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 회사의 징계사유 중 적색비상 미응소는 회사가 낸 적색비상이 비상근무규정에 위배된 것이라서 원고가 응할 의무가 없고, 훈방 후 미복귀는 다른 조합원들과 마찬가지로 발전노조의 지침에 따른 것이며, 투쟁복 착용, 출근선전전 및 삭발식 참여는 지부 복지부장으로서 노조활동을 수행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3)

징계재량권 일탈ㆍ남용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가 입은 손해는 없고, 원고도 다른 조합원들과 마찬가지로 쟁의대책위원회의 파업지침에 따라 평화적으로 파업에 참석하였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복귀 이후 반성여부 등 객관적이지 못한 자의적인 기준으로 다른 조합원들에 비하여 중징계를 한 것은 징계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다.

(4)

부당노동행위

이 사건 파업이 주체, 목적, 절차, 방법 등의 측면에서 정당성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에 참여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5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인‘정당한 쟁의행위에 참가함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경우’에 해당하고, 가사 이 사건 파업이 불법이라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단지 개전의 정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삼아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한 것으로 이 점에서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징계관련 규정

별지 징계관련 규정의 각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파업 등의 경위

(가)

한국전력공사는 정부의 전력산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00.12.23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관한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2001.4.2 수력원자력발전 주식회사와 5개의 화력발전 주식회사인 한국중부발전 주식회사, 한국남동발전 주식회사, 한국서부발전 주식회사, 한국동서발전 주식회사 및 참가인 회사로 분리되었다.

(나)

원고가 가입한 발전노조는 2001.5.29 전국전력노동조합으로부터 분할되어 5개 회사들의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여 2001.7.28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그 산하에 각 회사별로 남부발전본부, 중부발전본부, 남동발전본부, 서부발전본부 및 동서발전본부의 5개 단위 노동조합을, 각 사업장별로 37개 지부를 두고 있다.

(다)

새로 출범한 발전노조는 2001.9.17부터 회사측과 임ㆍ단협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오던 중, 정부가 2002.1월 초경 전력산업의 독점화 및 비효율적인 경영으로 인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개 회사를 우선 2002년 민간에 매각하는‘발전회사 민영화 기본계획’을 추진하자, 기존의 단체교섭 내용에‘발전소 매각방침의 철회 및 해고자 복직’을 추가하였고, 2001.10.31 민영화에 반발 중인 전국철도노조, 한국가스공사노조 등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및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6개 공공부문 노동조합과‘국가기간산업 민영화(사유화) 저지 공동투쟁본부(일명:공투본)’를 발족하여 민영화 저지를 위한 연계투쟁을 결의하였다.

(라)

그러던 중 발전노조는 회사측과의 5개월간 10차에 걸친 단체교섭과 6차에 걸친 실무교섭 과정에서 총 154개 조항 중 13개항에 대하여만 합의가 되었을 뿐 발전소 민영화 반대, 해고자 복직 등에 관하여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2002.2.8 19:00경 중앙노동위원회 인터넷 민원실에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하였고,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2.19과 2002.2.22 두 차례의 조정절차를 거쳐 2002.2.23 및 2002.2.24 특별조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조정안을 제시하면서 2002.2.25까지 그 수락여부를 중앙노동위원회에 통보하도록 노ㆍ사 양측에 요구함과 아울러 만약 어느 일방이 수락을 거부하거나 발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등 조정성립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중재에 회부하겠다고 통보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특별조정위원회는 2002.2.24 22:00경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4조 제1항에 의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재회부를 권고하였다{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4조 제2항은 ‘특별조정위원회의 중재회부권고는 제54조의 조정기간(공익사업장의 경우는 15일)이 만료되기 전에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특별조정위원회는 ‘일과시간 후의 인터넷 민원접수는 다음 날 09:00에 접수된 것으로 본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내부규정에 따라 발전노조의 조정신청이 2002.2.9 09:00에 접수된 것으로 보고, 초일불산입 원칙을 적용하여 2002.2.24 24:00에 15일간의 조정기간이 만료되는 것으로 판단하여 위와 같이 2002.2.24 22:00 중재회부권고를 하였다.

(마)

위와 같은 특별조정위원회의 조정안에 대하여 회사측은 이를 수락하겠다고 통보하였으나, 발전노조는 2002.2.21 06:00부터 2002.2.22 12:00까지 전국 각 지부별로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조합원 81.3%가 파업을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위 조정안에 대한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아니한 채 2002.2.25 04:00부터 발전소 민영화 철회, 해고자 복직, 합병ㆍ분할시 노조와의 사전협의 등을 요구하면서 철도, 가스 등 다른 공공부문과 함께 이 사건 파업에 돌입하였다. 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2.25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1조 제2항 소정의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는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5조의 규정에 의하여 2002.2.25 05:00 직권으로 중재에 회부하고, 2002.3.8에는 중재재정을 하였다.

(바)

한편 발전노조의 노동조합 규약상 조직체계는 본부위원장, 본부부위원장(수석부위원장 및 5명의 본부장), 본부중앙위원(37개 지부장), 본부 집행간부, 지부 집행간부 및 평조합원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파업기간 중에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이하‘쟁대위’라 한다)가 최고 의결ㆍ집행기관으로서 파업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파업계획 수립, 지휘감독 사항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고, 이 사건 파업도 쟁대위가 기획하고 주도하였는데, 당시 쟁대위는 발전노조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등 임원 3명, 총무실장, 조직쟁의실장, 대외협력실장, 정책기획부장, 복지후생실장, 홍보실장 등 산별실장 6명 및 동서발전본부, 서부발전본부, 중부발전본부, 남동발전본부, 남부발전본부의 본부장 5명 합계 14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

이 사건 파업 당시 쟁대위는 2002.2.26 쟁대위 위원들과 제주도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부장들에게 명동성당으로 집결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그에 따라 각 지부장들과 쟁대위 위원들이 2002.2.27 명동성당으로 집결하였다. 한편 발전노조의 조합원들은 2002.2.24 14:30경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민주노총 주최의 ‘2002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하여 파업의지를 다진 다음, 17:30경부터 서울대학교 노천극장에 집결하여 2002.2.25 03:00경까지 파업전야제와 농성을 벌이던 중 쟁대위의 파업강행결정에 따라 2002.2.25 04:00경 이 사건 파업을 개시하였다. 그런데 2002.2.26 20:00경 경찰력의 학내 진입으로 인하여 조합원들은 서울대학교를 빠져나온 후 쟁대위의 지침에 따라 3~10명 단위로 일조가 되는 ‘산개조’를 구성하여 수도권 등지에 흩어져 다니면서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이른바 ‘산개투쟁’을 하였다. 그리고 쟁대위가 2002.2.27경 민주노총 사무실 내에 설치한 공개상황실을 통하여 구체적인 파업지침을 내려보내면 그 공개상황실 직원이 발전노조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각 산개조에게 파업지침을 전달하였고, 그 지침을 받은 산개조는 독자적으로 산개투쟁을 하였으며, 그와 아울러 각 산개조는 매 시기별로 산개인원 및 이탈인원을 파악하는 등 조직상태를 점검하여 공개상황실에 보고하고, 공개상황실은 다시 이를 쟁대위에 보고하였다.

(아)

한편 참가인 회사는 발전노조의 위와 같은 요구에 대하여 발전소 민영화 철회 및 해고자 복직 등의 문제는 인사, 경영권의 본질적인 내용에 해당하여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발전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하여 발전노조는 발전소 민영화 철회 등을 요구하면서 그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이 사건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자)

이에 참가인 회사는 파업 중인 조합원들에게 2002.2.26 유인물 배포, 2002.2.25과 2002.3.1 주요 일간지를 통해 업무복귀를 명령했으나 원고를 포함한 조합원들은 불응하였고, 이에 노ㆍ사 협상의 중단을 선언한 후 2002.3.11경부터 이 사건 파업 주동자들과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였다.

(차)

그 후 발전노조는 2002.4.2 정부와 사이에, 2002.3.8자 중앙노동위원회 중재재정을 존중하여 ‘발전소 민영화 관련 교섭은 논의대상에서 제외하고, 발전노조는 이 사건 파업을 중단하고 조합원들은 즉각 회사에 복귀하는 대신, 회사는 조합원에 대한 민ㆍ형사상 책임과 징계가 적정한 수준에서 해결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노ㆍ정합의서를 작성하였고, 그에 따라 발전노조가 2002.4.3 조합원들에게 파업중단과 회사복귀명령을 내림으로써 38일간의 이 사건 파업이 종료되었다.

(2)

원고의 파업 전후의 행위 등

(가)

원고는 이 사건 파업기간 동안인 2002.2.25경부터 2002.4.2경까지 38일간 무단결근하였다.

(나)

또한, 원고는 파업 전에 참가인 회사의 적색비상에 응소하지 아니하였고, 파업 중 경찰에 연행되어 업무복귀 각서를 제출하여 훈방되었음에도 업무에 복귀하지 아니하였으며, 업무복귀 이후에 노조지부 후생복지부장이 되어 참가인 회사의 수차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쟁복을 착용하였고, 2002.9.9경부터 2002.10.21경까지 출퇴근 선전전이나 징계철회를 요구하는 삭발식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3)

징계처분의 경위 등

(가)

참가인 회사는 1,250명의 노조원의 파업을 주도하고 적극 가담하였다는 사유로 노조지부장과 임원에 대한 징계심사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후, 2002.11.30 초심 징계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감봉 2월의 처분을 하였다.

(나)

이에 원고는 재심을 신청하였고, 참가인회사는 2003.3.31 재심 징계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파업 중 경찰에 연행된 후 업무복귀 각서를 제출하여 훈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에 즉시 복귀하지 아니하고, 업무 복귀 후 수차례에 걸친 지시에도 불구하고 투쟁복을 계속 착용하였으며, 출근선전전이나 징계철회를 요구하는 삭발식에 참석하는 등의 행동에 비추어 개전의 정이 적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를 감봉 1월로 의결하였다.

(다)

이 사건 파업에는 발전노조 조합원 총 5,600여명 중 5,300여명이 참가하였고 이 사건 파업과 관련하여 초심 징계심사위원회의 징계대상자가 5,000여명에 이르렀으며, 그 중 해고가 결정된 근로자는 348명(재심 징계결과 296명이 복직), 기타의 징계처분을 받은 근로자는 5,040명이 되었다.

(라)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포함한 징계대상자들에 대하여 징계심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징계양정기준으로 ‘노조에서의 직책, 가담정도, 파업시 역할{단순가담자(일반대상자, 교대근무이탈자, 각서 후 미복귀자, 재이탈자), 하급ㆍ중급ㆍ상급ㆍ최상급 주도적 행위자}과 복귀일자(3.2 이전, 3.25 이전, 4.2 이전, 4.3 이후) 및 복귀 이후 개전의 정 유무{반성(반성여부 고려요소 : 불법파업시 조기수습 노력, 복귀 이후 경영혁신참여 노력, 복귀 이후 불법 및 위규행위 여부, 징계조사시 반성정도 및 태도, 사업소장 의견 및 탄원서 제출), 부분반성, 미반성}, 징계심사위원회에서 진술한 내용 및 태도’ 등을 설정하였고, 재심 징계심사위원회에서는 징계양정기준으로 ‘최초 징계양정, 무단결근일수, 파업시 역할, 적색비상 응소여부, 파업행정, 1차 및 2차 탄원서 제출여부, 징계조사 응소해명’을 설정하였다.

(마)

한편 참가인 회사의 하동화력본부 소속으로 원고와 함께 징계대상이 된 직원 중 징계심사위원회에서 김○현은 감봉 3월, 하○경, 한○철, 김○현, 성○구, 공○오, 이○술, 김○규, 이○규, 이○헌, 이○근은 감봉 2월, 박○영은 견책처분을 받았다가, 재심 징계심사위원회에서 김○현은 파업 당시 사수대 역할을 수행하고, 파업 복귀 이후 업무방해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로 감봉 2월, 하○경은 적색비상 미응소, 파업 중 사수대 역할 수행, 복귀 이후 출근선전전 참여, 업무용 컴퓨터에 파업전야라는 영화를 올렸다는 이유로 감봉 1월, 나머지 직원들은 파업 당시 조장역할 수행, 적색비상 미응소, 소속 부서장의 미탄원 등을 이유로 모두 견책처분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을 1~3, 4-1~8, 5,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 단

(1)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

(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구비하여야 할 것인 바(대법원 1998.1.20 선고, 97도588 판결 등 참조), 정리해고나 부서ㆍ사업조직의 통폐합, 공기업의 민영화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며,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뺏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12.26 선고, 2001도3380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은 정부의 발전산업 민영화정책을 저지하고 그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기 위한 대정부 투쟁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발전산업 민영화정책은 정부의 산업정책 내지 발전산업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며, 또한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은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정부의 발전산업 민영화 정책이 사후적으로 포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ㆍ경제의 전반적인 여건 변화에 따른 정책결정의 변경이라 할 것이어서, 이러한 쟁점만으로는 원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이 사후적으로 정당하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그리고 파업의 시기와 관련하여 보더라도, 일과시간 후의 인터넷 민원접수는 주로 민원인의 편의를 위하여 마련된 제도로서 담당직원이 그 접수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다음 날 09:00에 접수된 것으로 본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내부규정이 적어도 민원인측의 기간준수 여부의 판정이 아니라 소정절차의 기산일 산정의 측면에서는 그 효력을 부정할 수 없으므로,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일과시간 후인 2002.2.28 19:00 인터넷 민원접수를 2002.2.9 09:00에 신청이 있는 것으로 보게 됨에 따라 2002.2.24 이루어진 중재회부권고 및 2002.2.25 이루어진 중재회부결정은 각 유효하고 따라서 이 사건 파업은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된 때에는 그날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3조를 위반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그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파업은 불법파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2)

징계사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파업은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는 이상 원고가 회사측의 출근명령을 거부하는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불법파업에 가담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무단결근한 행위는 단체협약 제45조 제1호, 제49조 제1항 제4호, 취업규칙 제10조, 제11조 등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징계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고 할 것이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실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목적과 이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하며, 같은 정도의 비위를 저지른 자들 사이에 있어서도 그 직무의 특성 등에 비추어, 개전의 정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징계의 종류의 선택과 양정에 있어서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은, 사안의 성질에 따른 합리적 차별로서 이를 자의적 취급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어서 평등원칙 내지 형평에 반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9.8.20 선고, 99두2611 판결 참조).

그러므로 살피건대, 참가인 회사는 그 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가 공공의 일상생활과 국민생활을 현저하게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필수공익사업장에 해당하고 불법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명예 및 신용훼손 등 손해가 발생한 점, 원고가 1,250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장기간에 걸친 파업에 참가하여 무단결근한 책임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무단결근은 원래 해고사유인데도 원고가 당초 파업시의 역할, 복귀일자, 개전의 정 유무에 따라 감봉 2월의 처분을 받았다가 재심 징계심사위원회에서 복귀일자, 복귀 후의 반성여부와 정도, 징계절차에서의 진술내용과 태도, 사업소장의 선처요망 등을 모두 고려하여 징계의 내용이 감봉 1월로 감경된 점, 그리고 이 사건 파업의 태양과 원고의 파업 전ㆍ후의 행위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볼 수 없다.

(4)

부당노동행위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를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해고한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의 의사가 추정된다고 하여 당해 해고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는 터이므로, 그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고(대법원 2002.6.23 선고, 98다54960 판결 등 참조),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하고 사용자가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한 경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9.10 선고, 95누1673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파업이 불법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파업참가가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 할 수 없고, 따라서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당한 사유가 있어 이를 부당한 징계로 볼 수 없으며, 원고가 제출한 자료를 종합하더라도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징계함에 있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사유가 구실에 불과할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원고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그 사유로 삼아서 징계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유남석(재판장), 최주영, 조성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