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5. 1. 14. 선고 2004구합15017 판결

판결요지

원고가 입사 이래 이 사건 교통사고를 내기까지 7년여간 무사고로 운전해온 점,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원고는 기본급도 받을 수 없는 금전적 손해를 무기한 입게 되는 점, 무기한의 승무정지가 경제적으로는 사실상 해고와 같은 효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그렇다고 섣불리 다른 곳에 취업하기도 애매한 지극히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는 점에서는 해고보다도 오히려 불이익하다고 할 수도 있는 점, 이 사건 징계사유의 하나로 삼은‘차입금 1,000만원의 미상환행위’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되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는 불특정 다수의 승객을 운송하는 택시운전기사로서 일반 운전자들보다도 교통법규준수의무가 더욱 강하게 요구된다는 점, 그런데 참가인은 신호를 위반하여 진행하다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적지 않은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 역시 적지 아니한 점, 참가인이 이 사건 징계처분에 이르기까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아니하였고 원고에 대한 차입금 채무를 성실하게 변제할 뜻을 내비치지 아니한 점, 참가인과 같은 날 무기한 승무정지의 징계처분을 받은 다른 일부 피징계자에 대하여 며칠만에 징계조치가 해제된 점 등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결과적으로 참가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를 유발한 것에 대하여 무기한의 승무정지를 명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정도로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 사 건 / 2005.1.14 선고, 서울행법 제4부 2004구합 15017,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주식회사 H교통 대표이사 박××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소건영

* 피고보조참가인 / 도××

* 변론종결 / 2004.12.10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인정 근거 : 갑3, 4, 5-1, 5-3, 을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는 상시 근로자 250여명을 고용하여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1995.7.1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택시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2003.4.30 신호를 위반하여 택시를 운전하다가 중대한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원고로부터 차입한 1,000만원을 상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2003.9.3 참가인에 대하여‘무기한 승무정지’의 징계처분(이하‘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03.9.2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03.11.21 이 사건 징계처분을 부당징계로 인정하고 징계기간 중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발령하였으며, 이에 불복한 원고가 2003.12.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이 차입금을 상환하지 아니한다는 부분은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교통사고 야기 부분은 비록 징계사유에 해당하기는 하나 그 비위의 정도, 업무상 필요성과 경제적 불이익간의 이익형량 등에 비추어 이에 대하여 무기한 승무정지라는 중징계를 한 것은 징계권의 재량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정당하다는 내용의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참가인이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 점뿐이고 참가인이 차입금 1,000만원을 상환하지 아니하고 있다는 점은 징계사유로 삼지 않았다.

(2)

참가인이 신호를 위반하여 대형 교통사고를 야기함으로써 원고에게 심각한 손실을 가하였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그 책임을 원고에게 전가하는 등 비상식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참가인에 대하여 무기한 승무정지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징계권의 재량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인정근거 : 갑1, 2, 4, 5-1, 5-2,5-3, 6, 7, 8, 9, 을1, 2의 각 기재, 증인 윤××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1)

참가인은 1995.7.1 입사 이래 7년여간 택시를 무사고로 운전해 오다가 2003.4.30 신호를 위반하여 좌회전하다가 직진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야기하였는데, 위 사고로 인하여 중상 2명, 경상 1명의 인적 피해가 발생하였고, 인적, 물적 피해에 대하여 지급된 보험회사의 보험금이 13,704,000원에 달하였으며, 원고 소유의 택시도 수리비가 4,600,000원이나 소요될 정도로 파손되었다.

(2)

위 교통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향후 3년간 할증된 보험료를 보험회사에 납부하여야 하고, 교통사고지수가 악화되어 장차 원고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신규 택시면허(증차)를 받음에 있어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3)

참가인은 2003.5.1부터 2003.5.31까지는 위 교통사고 수습을 위하여 원고의 양해하에 배차를 받지 아니하였고, 2003.6.1부터 6.30까지는 위 교통사고로 인하여 30일간 운전면허정지처분을 받은 관계로 배차를 받지 아니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은 운전면허정지기간이 만료된 2003.7.1부터 이 사건 징계처분이 내려진 2003.9.2까지도 배차를 받지 못하였는데, 그 이유는 참가인에게 업무공백이 생긴 사이 원고는 부기사에게 참가인의 택시를 고정배차하여온 관계로 참가인이 복귀하였다 하더라도 당분간 참가인을 정기사가 아닌 부기사로 배치하고자 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자신에게 종전 택시를 고정배차해 줄 것을 주장하였기 때문이다.

(4)

노사 각 3인으로 구성된 원고의 상벌위원회는 2003.8.11~8.25 사이에 3차에 걸쳐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을 비롯한 징계협의자 11명에 대한 징계사유 및 징계양정을 심의한 후 2003.9.2참가인에 대한 징계처분을‘무기한 승무정지(다만, 2003.7.1~2003.9.2까지의 기 정지기간을 산입하여 2003.11.4.부터 시행)’로 결정한 후 그 각 징계사유 및 징계처분의 결과 등을 공고하였는데, 이때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는‘중대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이라고 공고하였다.

(5)

그러나, 2003.8.11 개최된 1차 상설위원회에서 상벌위원이 참가인에게‘원고로부터 차입한 금 1,000만원의 구체적인 상환계획’을 밝히라고 촉구하였고, 2003.8.25 개최된 최종 3차 상벌위원회에서도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가‘교통사고야기 및 차입금 미상환’임을 전제로 징계양정에 관하여 노사 상벌위원 사이에 논란을 벌였다.

(6)

원고의 단체협약에는 징계의 종류로‘승무정지’가 나열되어 있을 뿐‘승무정지’라는 징계의 처분기준이나 기간, 효과 등에 대하여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어디에도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그런데 현재 원고는 승무정지가 될 경우 부기사로도 승무시키지 아니하고 있으며, 기본급 등 일체의 급여도 지급하지 아니하고 있다.

라.

판 단

(1)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로 삼은 참가인의 비위행위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고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 등에 기재된 사유만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상벌위원회가 2003.9.2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를‘중대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이라고 공고하였다 하더라도, 2003.8.11 개최된 1차 상벌위원회에서 상벌위원이 참가인에게‘원고로부터 차입한 금 1,000만원의 구체적인 상환계획’을 밝히라고 촉구한 점, 2003.8.25 개최된 최종 3차 상벌위원회에서도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가‘교통사고야기 및 차입금 미상환’이를 전제로 징계양정에 관하여 상벌위원 사이에 논란을 벌였던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징계처분에서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비위행위는‘교통사고야기 및 차입금 미상환’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징계사유의 존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03.4.30 신호를 위반하여 교통사고를 야기한 것은 단체협약 제36조 소정의 징계사유인‘가해 교통사고 발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위 징계사유는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위 징계사유와 별개의 징계사유로 삼은‘원고로부터 차입한 1,000만원의 미상환행위’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권채무관계에 불과하여 단체협약 제36조, 취업규칙 제36조, 제58조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차입금 1,000만원의 미상환행위’를 이 사건 징계사유의 하나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3)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위와 같이 참가인이 본인의 과오로 교통사고를 야기한 행위에 대하여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 여부는 단체협약 등이 정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그 징계처분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정도,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로 인하여 피징계권자가 입게되는 불이익의 정도,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 근무성적, 그간의 공적,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다른 비위사실의 존부, 개전의 정 등을 참작할 때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는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1995.7.1 입사 이래 이 사건 교통사고를 내기까지 7년여간 무사고로 운전해온 점,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원고는 기본급도 받을 수 없는 금전적 손해를 무기한 입게 되는 점, 무기한의 승무정지가 경제적으로는 사실상 해고와 같은 효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그렇다고 섣불리 다른 곳에 취업하기도 애매한 지극히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는 점에서는 해고보다도 오히려 불이익하다고 할 수도 있는 점, 이 사건 징계사유의 하나로 삼은‘차입금 1,000만원의 미상환행위’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정당한 징계사유가 되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는 불특정 다수의 승객을 운송하는 택시운전기사로서 일반 운전자들보다도 교통법규준수의무가 더욱 강하게 요구된다는 점, 그런데 참가인은 신호를 위반하여 진행하다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적지 않은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 역시 적지 아니한 점, 참가인이 이 사건 징계처분에 이르기까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아니하였고 원고에 대한 차입금 채무를 성실하게 변제할 뜻을 내비치지 아니한 점(갑5-1), 참가인과 같은 날 무기한 승무정지의 징계처분을 받은 다른 일부 피징계자에 대하여 며칠만에 징계조치가 해제된 점(증인 윤××) 등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결과적으로 참가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를 유발한 것에 대하여 무기한의 승무정지를 명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정도로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이와 같은 견지에서 한 이 사건 재심 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남석(재판장), 최주영, 조성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