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이사로서 각종 협의 및 직원단합을 위하여 회식자리를 갖는 과정에서 음주사실은 인정되나 B형간염을 급격히 악화시킬 정도를 마셨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 (2005.06.15 서울행법 2004구합21647)
[요 지]
과다한 음주가 B형 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 등 간질환의 유발 및 악화시키는 요인이고, 원고가 시작부장 및 이사대우 등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노동조합과의 협의 및 직원 단합 등을 위해 회식 자리를 갖는 과정에서 음주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B형 간염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킬 정도의 술(최소한 매일 소주 360㎖l 1병 이상을 5~10년 이상 마시는 정도)을 마셨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사건 / 서울행정법원 2005. 6. 15. 2004구합21647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 탁○○
* 피고 / 근로복지공단
* 판결선고 / 2005.6.15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68. 1. 5. 소외 ○○자동차 주식회사(당시 회사명은 ○○산업 주식회사, 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실험2부 부장, 시작(試作)부장, 시작담당 이사대우 등의 직위를 거쳐, 이사로 근무하던 중인 1996. 1. 12.경 정기건강검진결과 간경변증, 간암말기의 진단을 받았고, 그 후 간동맥화학색전술 등의 치료를 받다가 1997. 11. 21. 간이식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정기적인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원고는 2003. 10. 31.경 피고에게 상병명을 위 간경변, 간암(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하여 요양승인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4. 2. 19. 이 사건 상병과 업무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내지 5,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B형 간염 보균자로서 과로와 음주를 삼가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어야 함에도 소외 회사의 실험 2부장, 시작부장, 시작부 이사대우, 시작부서 총괄책임 이사로 근무하는 동안 업무상 불가피하게 과로와 음주를 반복함으로써 기존의 간질환이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급속하게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원고의 업무내용
원고는 1989. 3. 1.부터 1992. 2. 16.까지 실험2부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80여명의 부서원들의 인사고과 등의 관리 업무와 ‘세피아’ 성능실험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1991. 6.경 미국 아리조나 사막에서 30일간 차량성능실험 및 1991. 7.경 벤치실험동 및 자동차부식실험동의 건설 등으로 야근과 출장이 잦았다.
원고는 1992. 2. 17.부터 1995. 12. 22.까지 시작부장 및 이사대우로 근무하면서 460여 명의 부서원을 관리하는 시작부장의 업무 및 중역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특히 1994.경에서 1995.경 사이에는 시작공장의 사회공단으로의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도출하는 일과 1994.경 신설된 자동차로 기술자 및 직원들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일, 1995. 9.경 프라이드를 개조하여 웨건형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일 등으로 야근과 음주가 잦았다.
원고는 1995. 12. 23. 소외 회사로부터 여러 가지 공로를 인정받아 고졸 기능직 사원으로서의 정식 이사로 승진하였다가 1997. 7.경 소외 회사의 경영난으로 임직원이 일괄사퇴하면서 퇴직하였다.
원고의 가족력 및 발병 무렵 생활습관 등
원고의 아버지는 위암, 어머니는 자궁암을 각 앓았었다.
원고는 1989.경 정기건강검진결과 B형 간염 보균자임을 알게 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진단 당시 자주 술을 마셨고, 담배를 하루에 1갑 반정도 피웠다.
원고는 B형 간염 진단 후에도 이와 관련하여 정기적인 병원 진료를 받은 사실이 없다.
의학적 견해
과로나 스트레스가 간질환을 유발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고, 과로 및 스트레스와 간질환 진행과의 상관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의학적 연구결과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간염의 지속기간이 6개월 이상이면 만성간염으로 분류되는데, 만성간염은 급성간염과 달리 수년 또는 수십년 지속되면서 반복적으로 염증과 괴사를 일으켜 간경변 및 간암으로 진행하게 되며, 만성 B형 간염으로 진단된 성인에서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되는 비율은 5년 경과후 각각 9%, 2.7%이며, 10년 경과후에는 23%, 11%, 15년 경과후에는 36%, 25%, 20년 경과후에는 48%, 35%로 보고되고 있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경변증으로 진단된 성인에게 간암이 발병되는 비율은 5년 경과후 13%, 10년 경과후 27%, 15년 경과후 42%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만성 C형 간염의 경우는 음주가 간암 및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높인다는 사실이 역학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만성 B형 간염의 경우는 그 역학 관계가 훨씬 불분명하고 관계가 있더라도 과량(여기서 과량이라 함은 최소한 매일 소주 360㎖1병 이상을 5~10년 이상 마시는 것을 말한다)의 음주에 국한된다.
간질환은 그 원인이 다양하며 한가지 질환도 임상경과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검사소견이 관찰되므로 간질환 환자들은 자신의 간질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하여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의 1 내지 5, 갑 제8호증의 1 내지 9, 갑 제10호증,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2, 을 제4호증의 2, 3, 을 제5호증 내지 을 제9호증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과로 및 스트레스가 B형 간염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시킨 것인지 여부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만성 B형 간염은 그 자연경과로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되는 예가 흔하고, 과로나 스트레스 자체가 간질환의 발생이나 악화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므로, 결국 현재의 의학적 소견은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간질환이 발생되거나 악화된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인바, 사정이 그러하다면, 위와 같은 일반적인 의학적 소견과 다르게 인과관계를 추단하기 위하여는 예외적으로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존질환인 만성 B형 간염이 정상적인 경우보다 더 악화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두14441 판결, 2003. 10. 10. 선고 2002두6187 판결, 2002. 10. 25. 선고 2002두556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시작부장 및 이사대우 등의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육체적으로 과로하고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는 보이나, 갑 제7호증,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 갑 제11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증인 이○연의 증언과 이 법원의 가톨릭대학교강남성모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만으로는 원고의 경우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존질환인 B형 간염이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급속하게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으로 전이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업무로 인한 음주가 B형 간염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시킨 것인지 여부
살피건대, 과다한 음주가 B형 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 등 간질환의 유발 및 악화시키는 요인이고, 원고가 시작부장 및 이사대우 등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노동조합과의 협의 및 직원 단합 등을 위해 회식 자리를 갖는 과정에서 음주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갑 제7호증,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 갑 제11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증인 이○연의 증언만으로는 B형 간염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킬 정도의 술(최소한 매일 소주 360㎖l 1병 이상을 5~10년 이상 마시는 정도)을 마셨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 결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요양신청을 불승인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중곤(재판장), 안병욱, 김명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