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은행 간부가 비상근으로 아파트재건축조합장을 겸직했더라도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고 노무제공에 지장을 초래했다면 회사 승인을 받아야 할 타업무에 해당한다 ( 2005.05.27, 서울행법 2004구합28228 )
[요 지]
참가인의 취업규칙상 직원은 당원을 이용하여 영리행위를 하거나 사장의 승인 없이 다른 업무에 종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원고가 비록 비상근으로 조합장직을 수행했다고 하더라도 근무시간 중 조합업무와 관련하여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근무를 소홀히 한 점, 원고가 조합장직을 수행함으로써 참가인에 대한 노무제공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사전에 참가인의 승인을 받았어야함이 마땅하나 그러지 아니하였고, 참가인이 단계적으로 사퇴를 촉구하였으나 이에 계속해서 불응한 점 등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정직처분에는 위법이 없다 할 것이다.
○○○○ 사건
* 사 건 / 2005.5.27 선고, 서울행법 2004구합28228 부당정직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조○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중오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소건영
* 피고보조참가인 / ○○○○ 대표자 사장 정○동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문일봉, 장재원
* 변론종결 / 2005.4.22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4.8.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4부해183 부당정직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원고는 1979.11.12 유가증권의 집중예탁업무, 계좌간 대체업무, 보호예수업무 등을 수행하는 ○○○○(이하‘참가인’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조사개발부 차장(선임조사역)으로 근무하던 중, 2003.12.13 참가인으로부터 타업무 종사 금지 위반, 근무기강 확립 위반, 품위유지의무위반 등을 사유로 하여 무기정직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 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원고는 2003.12.24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징계라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제기하여 2004.2.18 위 위원회로부터 구제명령을 받았으나,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신청한 재심신청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8.12 위 구제명령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근로자가 다른 사업을 겸직하는 것은 근로자의 능력에 따라 사생활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므로 기업의 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이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고, 따라서 취업규칙상 타업무종사금지 조항은 전면적인 타업무 종사금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겸직으로 인하여 발생한 결과에 따라 근로자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정도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아파트재건축조합장의 활동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 행위가 아니고, 참가인의 기업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을 초래하는 업무라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조합장직 수행을 겸직금지위반으로 보고 징계의 사유로 함은 부당하다.
원고가 조합장직을 수행함으로 인하여 참가인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손실을 끼친 바가 없음에도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민원제기 및 부당한 사퇴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무기강확립규정 위반 및 품위유지위반이라 하여 징계사유로 함은 부당하다.
관련규정
취업규칙
제4조(근무기강 확립) 직원은 제 규정 및 직무상의 명령을 준수하며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질서를 존중하여야 한다.
제9조(품위유지의무) 직원은 직무내외를 불문하고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10조(타업무 종사금지) 직원은 당원을 이용하여 영리행위를 하거나 사장의 승인 없이 다른 업무에 종사하여서는 아니된다.
상벌 규정
제17조(징계대상)
직원으로서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징계절차에 따라 징계처분을 행할 수 있다.
취업규칙을 비롯한 제규정, 서약사항, 지시 및 명령을 위반하여 당원의 질서를 문란케 한 자
직무내외를 불문하고, 당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회적으로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자
제20조(정직)
정직은 직원의 신분을 보유하나 그 의사에 반하여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하며 무기정직과 기한부정직으로 구분한다.
무기정직은 징계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복직명령이 없으면 자연퇴직되는 것으로 한다.
기한부 정직은 1개월 이상 6개월 이내로 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서울 ○○구 ○○동 ○○아파트재건축조합의 조합원으로서, 2000.11.24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조합장 직무대행자로 선임되었다가 2001.1.14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장으로 선출되어 재건축조합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참가인은 2002.11.11 민원의 제기로 원고의 조합장으로서의 업무수행사실을 알게 된 후 원고가 회사의 승인을 얻지 않고 재건축조합장의 업무에 종사하는 것은 취업규칙상의 타업무종사금지 위반임을 알리면서 원고에게 조합장직의 사퇴를 요구하였다가 2003.6.3 또 다시 원고의 겸직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2003.6.13 같은 해 7.15까지 조합장직을 사퇴하고 취업규칙을 준수할 것을 서면으로 1차 최고하였다.
원고가 위 1차 최고에도 불구하고 조합장직을 사퇴하지 아니하고, 민원이 계속되자 참가인은 2003.7.29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취업규칙 제4조, 제9조, 제10조 위반을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에게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고, 2003.8.5 원고에게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하면서 징계 집행일로부터 3월 이내에 조합장직을 사퇴할 것을 재차 최고하였다.
원고가 위 징계처분 및 최고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조합장직을 사퇴하지 아니하자, 참가인은 2003.12.1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3)항과 같은 사유로 원고를 징계 집행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조합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기에 이르렀다.
위 ○○동 ○○아파트재건축조합은 전조합장 최○우가 조합비를 횡령하여 형사상 처벌을 받고, 그와 관련하여 조합원과 전 조합장 사이에 조합장직무집행가처분신청, 대의원회의무효확인소송 및 손해배상소송 등이 제기되는 등 분쟁이 많았으며, 원고 또한 일부 조합원들로부터 대의원회의 구성 및 아파트배정 등과 관련하여 형사고소되거나 진정 등에 휘말리기도 하였다.
원고는 근무시간 중 조합 업무와 관련하여 1일 평균 1.3통화 이상, 많을 경우에는 6~7통의 사적인 전화를 사용하였고, 조기퇴근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2003.5월~6월경에는 관련된 고소사건 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기도 하였다.
[인정 근거] 갑1~17-2, 을1~24, 34, 43~45,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징계사유 해당 여부
살피건대, 참가인의 취업규칙상 직원은 당원을 이용하여 영리행위를 하거나 사장의 승인 없이 다른 업무에 종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되어 있는 바, 참가인을 이용한 영리행위의 금지 이외에 위 규칙에서 말하는 사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다른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란 기업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을 초래하는 다른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할 것이다.
원고가 비록 비상근으로 조합장직을 수행하였다 하더라도 근무시간 중 조합업무와 관련하여 전화를 주고받고 근무지를 무단이탈하는 등 근무를 소홀히 한 점, 위 재건축조합이 전조합장의 업무와 관련하여 수차례의 소송이 제기되는 등 분쟁이 있었고, 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설계사·시공사의 선정, 재건축사업 승인절차 이행, 각종 설계변경, 공사일정 변경, 부속공사 시행업체 선정, 조합원에 대한 분양권 배정 및 분담금의 결정, 일반인에 대한 일반분양 등 그 업무의 양이 방대할 뿐 아니라 조합원들간의 관계 뿐 아니라 시공사 등 관련업체들과의 관계에서도 그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는 등 분쟁의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조합장직을 수행함으로 인하여 참가인에 대한 노무제공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은 넉넉히 추인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재건축조합장직의 수행은 참가인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타업무라 봄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승인을 받음이 없이 조합장직을 수행하였고, 수차례에 걸친 참가인의 사퇴요구 및 지시에 불응하여 왔을 뿐 아니라, 재건축조합을 둘러싼 각종 분쟁으로 인하여 감독기관을 경유한 민원을 포함하여 수차례 민원을 야기시키는 등 물의를 일으킨 이상 이는 근무기강확립규정 및 품위유지의무위반에도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참가인이 원고에게 최초 조합장직의 사퇴를 요구한 이래 1년여에 걸쳐 사퇴지시, 최고, 1월의 정직처분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사퇴를 촉구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불응함에 따라 이 사건 정직처분에까지 이르게 된 점, 참가인이 유가증권의 집중예탁업무 등 공적 업무를 처리하는 법인으로서 그 임직원은 일반 사기업의 근로자에 비하여 업무 내외에 걸쳐 고도의 공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점, 참가인이 이 사건 정직처분과 동시에 2월 이내에 조합장직을 사퇴하도록 최고한 것에 비추어 이 사건 정직처분은 원고가 조합장직을 사퇴할 경우 복직명령을 할 것을 전제로 한 조건부 정직처분이라고 보여지는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정직처분에 그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김정숙, 이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