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이 사건 사직서의 제출은 참가인이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당시 진행되던 징계절차에서 해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원고 회사나 다른 회사에 다시 취업하기 위하여서라도 징계절차에 의한 해고보다는 사직서의 제출에 의한 의원면직이 최선의 조치라는 내심의 의사를 그대로 반영한 자발적인 것으로, 그 효력을 부정할 수가 없다. 따라서, 원고 회사가 참가인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인 원고 회사와 근로자인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적법하게 종료되었다 할 것이다.
* 사 건 / 2005.3.10. 서울행법 2004구합 32012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여객자동차주식회사 대표이사 우××,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재환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성희
* 피고보조참가인 / 최××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04.10.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4부해192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 사실은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2호증의2, 갑 제7호증의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4.12.27. 시내버스 운송업체인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오던 중 2003.12.4. 원고 회사에 대하여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고, 원고 회사는 즉시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여 참가인을 의원면직하였다.
참가인은 2003.12.26. 원고 회사의 위 사직서 수리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4.2.24.2003부해1131호로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는바, 이는 참가인의 사직의사가 인정되고 원고 회사는 참가인의 이러한 유효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당사자간의 근로계약관계가 합의해지되었다는 이유에 기한 것이었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04.3.23.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부해19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비진의 의사표시라는 이유로, 2004.9.13.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결정을 취소하면서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회사는, 참가인이 노동조합장 및 노동조합분회장과 원고 회사의 상무인 소외 황×록과 충분히 상의한 후 자신의 징계전력 및 당시 문제되었던 징계사유 등으로 징계해고될 것이라는 예상하에 다른 회사 등에 재취업을 할 경우 징계해고 전력이 장해 사유가 될 것이므로 징계해고보다는 사직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스스로 작성하여 원고 회사에게 제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한 위 사직의 의사표시를 비진의 의사표시로 보아 무효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상무 황×록이 사직의 의사가 없는 참가인에게 그 동안의 관행에 따라 반성의 뜻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면 징계가 감경되거나 최악의 경우 다른 영업소에서 일할 수 있다는 말로 형식적인 사직원 제출을 요구하였고, 이를 믿은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것에 불과하므로, 참가인이 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갑 제3호증 내지 갑 제7호증의 2, 갑 제9호증 내지 갑 제12호증, 을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황×록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2호증의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사건의 경위
참가인은 2002.11.경부터 2003.1.경까지 월 3회 이상 밀착 및 연착 운행을 하는 등 운행질서 문란을 사유로 하여 2003.3.4.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위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위원들은, 참가인이 1997.9.11. 감봉의 징계처분을 받은 이외에 교통법규 및 운행 질서위반과 교통사고 야기 등을 사유로 이미 총 5회의 징계처분〔그 중 1회의 징계처분만이 경고이고, 나머지 4회의 징계처분이 감봉(감급) 이상의 처분이다〕을 받았음을 이유로 취업규칙 제13조 제17호를 근거로 하여 참가인을 해고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고, 참가인은 해고의 처분도 이의가 없으나 다시 한번 기회를 줄 것을 요청하면서 다음에 또 징계사유가 발생하면 본인 스스로 사표를 쓰겠다고 말을 하였다.
이에 징계위원회는 참가인의 계속적인 운행질서 문란 등에 경각심을 주기 위하여 참가인으로부터 사표를 제출받기로 하되, 다만 참가인에 대한 징계는 견책으로 할 것을 결의하였고, 참가인은 2003.3.19. 피고에게 추후 운행질서 문란행위를 했을 경우에는 원고 회사의 의사에 따라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하겠다는 각서와 함께 “사유”와 “작성연월일”이 각 공란인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그 후, 참가인은 2003.11.23. 2회 왕복운행을 하는 오전반 배차요구에도 불구하고 3회 왕복운행을 하는 오후반에 배차되자 승무를 거부하고 퇴근하였으며, 같은 달 24.13:00 원고 회사의 교하영업소장인 소외 이×석에게 심한 욕을 하면서 “니가 무엇인데 일을 못하게 하냐”,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말을 하고, 이×석의 사무실까지 쫒아 들어와서 계속 욕설을 하여 말다툼을 하던 중 이×석의 얼굴에 재떨이를 던지면서 소란을 피웠다.
원고 회사는 2003.12.1.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59조 제1항, 제3항, 제4항 등이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같은 달 9. 참가인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원고 회사의 상무 황×록은 참가인에게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경우 참가인의 과거 징계전력이나 이번의 징계사유 등을 보면 구제받기 어려울 것 같으니 재취업을 위하여서라도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참가인이 재입사 취직원을 내면 사장 등에게 말은 해 보겠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2003.12.4. 원고 회사의 노동조합 지부장인 소외 임×수와 노동조합 일산영업소 분실장인 소외 김×호와 이 문제에 관하여 논의한 후,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각 “사유”란을 공란으로 하여 원고 회사에 대한 “본인은 하기 사유로 귀사를 사직코저 하오니 청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원과 노동조합지부장에 대한 “본인은 하기 사유로 퇴직하오니 귀 노동지부의 지부원 자격을 철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원을 각 작성하여 각 원고 회사와 노동조합에 제출하였다.
원고 회사는 2003.12.4. 참가인의 사직원을 즉시 수리하여 의원면직처리 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의 징계는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으나, 참가인은 2003.12.9. 징계위원회에 참석하고자 출근하였다.
참가인은 소외 회사에 근무할 당시 결근 등의 사유로 인하여 퇴직일 전 3년간의 월 평균 근로일수가 약 20일로 취업규칙에서 정한 월 소정근무일수 26일에 미치지 못하였다.
참가인의 과거 행적
참가인은 다음과 같이 총 6회에 걸쳐 징계처분을 받은 이외에 12회에 걸쳐 시말서 내지 각서 등을 작성하였다.
1995.9.5. : 차내 안전사고를 야기하여 시말서 작성
1996.6.18. : 같은 달 15. 무단결근으로 시말서 작성
1997.9.11. : 1997.3.14. 버스 전용차로 위반을 사유로 감봉의 징계처분을 받음
1998.7.8. : 1998.4.경부터 6.경까지 3개월간 노선질서 위반으로 시말서 작성
1998.8.17. : 무단지각으로 시말서 작성
1998.12.23. : 1998.9.경부터 11.경까지 3개월간 노선질서 위반으로 시말서 작성
1999.2.27. : 1998.9.경부터 12.경까지 4개월간 매월 3회 이상씩 연속하여 노선질서 를 위반하였음을 사유로 출근정지 3일의 징계처분을 받음
1999.3.17. : 배차간격지연으로 경위서 작성
2000.5.31. : 2000.2.경부터 4.경까지 매월 3회 이상씩 3개월간 연속하여 타코메타 와 관련한 운행질서 문란을 사유로 경고의 징계처분을 받음
2000.9.20 : 2000.8.31.신호를 위반하여 야기한 교통사고를 사유로 출근정지 15일 의 징계처분을 받고 각서 작성.
2001.7.7. : 2001.6.경 6회에 걸쳐 운행질서 문란으로 자인서 및 각서 작성
2001.10.26: 2001.9.24. 야기한 교통사고를 사유로 출근정지 5일의 징계처분을 받 음
2002.1.16. : 같은 달 15. 무단결근으로 자인서 작성
2002.3.15. : 2002.1.경부터 2.경까지 5회 이상 운행질서 문란으로 각서 작성
2002.5.27. : 2002.3.경부터 4.경까지 월 3회 이상 운행질서 문란으로 자인서 작성
2002.6.26. : 2002.5.경 5회 이상 운행질서 문란으로 각서 작성
2003.3.14. : 2002.11.경부터 2003.1.경까지 월 3회 이상 밀착 및 연착 운행을 하는 등 운행질서 문란을 사유로 견책의 징계처분을 받고 각서 작성
2003.3.10. : 2003.2.경 4회 이상 운행질서 문란으로 각서 작성
인사관련 근거규정 (생 략)
판 단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진의 아닌 의사 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4.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회사가 참가인을 기망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도록 하였다거나 이를 강요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2호증의 기재는 갑 제12호증, 을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황×록의 증언에 비추어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취업규칙 제13조 제1항 제17호는 ‘본 규칙의 정한 바에 따라 과거 감급 이상의 징계처분을 2회 이상 받은 자에게 다시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징계절차에 의하여 해고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이미 4회의 감급, 출근정지 등 감급 이상의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2003.11.23. 승무거부와 같은 달 24. 상급자에 대하여 폭행을 행사하는 등 소란을 피운 행위로 인하여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었고, 만약 참가인이 해고의 징계처분을 받게 되면 자의에 의한 사직의 경우와는 달리 다른 시내버스 운송업체에 취업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예상되었던 점, ② 특히 참가인은 2003.3.4. 그의 운행질서 문란을 징계사유로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그 이전의 징계전력 등으로 인하여 해고되어도 이의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다음에 또 징계사유가 발생하면 본인 스스로 사직서를 작성하겠다고 분명히 밝혔으며, 이에 징계위원들은 참가인에게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면서도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를 명확히 밝혀 참가인으로 하여금 작성 연월일이 공란인 사직서를 제출하게 한 점, ③ 이 사건 사직서에 “사유”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으나, 참가인이 노동조합 지부장인 소외 임×수와 노동조합 일산영업소 분실장인 소외 김×호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들과 상의 후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였고, 임×수, 김×호도 참가인의 징계전력과 이 건 징계사유 등에 의하면 참가인의 해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였으며, 상무인 황×록이 사직서를 쓸 경우 원고 회사에 재입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으나,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할 당시 강요나 강압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직서의 제출은 참가인이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당시 진행되던 징계절차에서 해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원고 회사나 다른 회사에 다시 취업하기 위하여서라도 징계절차에 의한 해고보다는 사직서의 제출에 의한 의원면직이 최선의 조치라는 내심의 의사를 그대로 반영한 자발적인 것으로, 그 효력을 부정할 수가 없다. 따라서, 원고 회사가 참가인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인 원고 회사와 근로자인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적법하게 종료되었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의 이 사건 사직서에 의한 의사표시가 내심의 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보아 참가인에 대한 의원면직처분을 부당해고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조해현, 박순영, 신상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