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5. 4. 12. 선고 2004구합33954 판결

판결요지

서약서에 서명함으로 인하여 이 사건 윤리강령과 서약서는 원고가 참가인의 직원으로서 준수하여야 할 규범 및 의무가 되었다 할 것임도 불구하고 원고가 서약서의 규정에 위반하여 참가인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출강을 강행한 점은 참가인의 인사규정을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원고는 이미 4차례에 걸쳐 각종 복무규율 위반으로 징계처분을 받은 점, 원고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징계의 종류로는 해임, 정직, 감봉, 견책이 있고 그 중 견책은 서면으로 훈계하는 것에 그치는 것으로 징계처분 중 가장 경미한 처분인 점 등을 감안하면, 참가인이 원고에게 위와 같은 징계사유가 있음을 들어 견책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적정한 징계처분이었다고 인정되고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 사 건 / 2005.04.12, 서울행법 2004구합 33954 판결.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이×훈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주목, 장병애

* 보조참가인 / 한국생산성본부 대표자 이사 김×현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종길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김갑진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을 제7호증의 6과 같다), 2(을 제6호증의 6과 같다), 을 제3, 4, 5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5, 7, 을 제7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은 산업발전법 제27조의 규정에 의하여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170여명을 고용하여 산업의 생산성향상을 위한 경영진단 및 지도사업, 교육훈련사업 등을 영위하는 재단법인이고, 원고는 1984.11.1. 참가인에 입사하여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의 출강승인 거부에도 불구하고 ○○대학교 경영대학원 2003년 하반기 학기에 출강하여 강의함으로써 참가인의 ‘윤리강령 및 규범(이하 이 사건 윤리강령이라 한다)’과 서약서를 위반하여 인사규정 제40조 제1호의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를 징계절차에 회부하였고, 이에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2003.12.11. 원고가 같은 달 9.의 통보에도 불구하고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아니하자, 원고에게 위와 같은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를 견책하는 징계처분을 결의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그 무렵 원고에게 징계사실을 통지하였다.

그 후 원고는 위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참가인의 재심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하였으나, 재심인사위원회는 2003.12.23. 원고가 다시 위원회에 출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기로 결의하였다.

다.

원고는 2004.2.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위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며 부당징계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4.5.17.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에 2004.6.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10.12.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2003.1.1.부터 시행하고 있는 윤리강령과 그에 따라 작성된 서약서는 그 도입 목적과 운영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도덕적 규범의 실천을 넘어서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새로운 의무사항을 부과하여 대외활동을 제약하는 것이므로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취업규칙으로 규정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거치지 아니한 채 시행된 절차상의 하자가 있고, 그 내용 또한 헌법상 비례의 원칙, 행복을 추구할 권리, 과잉금지의 원칙 등에 반한다.

또한 참가인이 원고의 위 경영대학원 출강승인 요청에 대하여 원고가 출강으로 인하여 직무를 소홀히 하거나, 정보를 유출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없음에도 별다른 이유 없이 이를 불허한 것은 권한을 남용한 것이다.

따라서 위 윤리강령 위반을 징계사유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징계사유의 존부 및 징계양정에 있어서 재량권의 남용을 잘못 판단한 위법이 있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생 략)

다.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10호증,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6호증, 갑 제18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 을 제9호증, 을 제11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참가인은 2002.12.24. 기업의 윤리적 행위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직원들의 의식혁신을 위하여 윤리강령 등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윤리강령을 제정하여 2003.1.1.부터 시행하였는데, 이 사건 윤리강령은 참가인이 국가의 생산성향상을 선도하는 전문기관으로서 그 수행하는 업무의 사회적 중요성을 자각하고, 내부적으로 그러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의식을 혁신하고, 비효율적인 업무관행을 타파하며, 소속원들이 스스로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지향하여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여, 직원들이 협력업체와의 관계 혹은 회사와 임직원 및 직원 상호간에 있어서 지켜야 할 규범을 정립하여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정립하고,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2)

한편, 참가인은 2003.1.2. 시무식을 개최하면서 직원들로부터 이 사건 윤리강령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받았고, 당시 원고도 위 서약서에 서명하였는데, 서약서 서두에는 “나는 본부에서 제정, 시행한 윤리강령 및 윤리규범을 나의 양심과 행동에 위배됨이 없이 준수할 것을 약속하고, 복무와 관련한 다음의 대외 활동들에 대하여 본부에서 제시한 사항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다짐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인사규정 제40조(징계)의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음을 서약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나아가 복무관련 대외활동에 관하여는 이를 권장사항, 승인사항, 금지사항으로 분류 한 후, 복무관련 대외활동을 구체적으로 ① 외부기관, 업체에서 행하는 비정기적 강의, 강연(1일 2시간 이내 또는 주 4시간 이내)과 외부기관, 업체에서 행하는 토론회, 공청회 등의 회의참석 및 언론매체, 잡지 등에 대한 인터뷰 및 기고는 본부장에 보고하는 사항으로, ② 산학협동 겸임교수 위촉 또는 정규교육 기관에서의 시간강사 위촉(주간, 야간 포함)은 회장의 승인사항으로 하는 등으로 자세히 분류하고 있다.

(3)

원고는 2003.8.14. ○○대학교 경영대학원으로부터 2003년 가을학기 출강(2003.8.25.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8시부터 2시간 강의)을 요청받자, 2003.8.28. 참가인에게 출강승인을 요청하였으나 반려되었고, 이에 원고는 2003.9.2. 참가인에게 재승인요청을 하였으나 2003.9.18. 부결되었다.

그러나 원고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출강 불허에도 불구하고 2003.9.경부터 2003.12.경까지 위 경영대학원에서 ‘인적자원개발연구론’을 강의를 하였다.

(4)

원고는 1998.2.18. 근무지 무단이탈의 사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당초 해임의 징계처분을 받았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명령에 따라 복직되었고, 그 후 같은 징계사유로 강등의 재징계처분을 받았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화해 조정에 따라 정직 3개월로 징계를 감경), 1999.1.19. 업무지시에 불응하였다는 사유로 감봉 2개월의 징계처분(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구제신청을 하였다가 이를 취하), 2002.8.20. 사무실내 질서문란 등의 사유로 견책의 징계처분, 2002.10.21. 근무지 무단이탈의 사유로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신청 기각)을 받는 등 4차례에 걸쳐 참가인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라.

판 단

(1)

징계사유의 존부

(가)

윤리강령이란 일정한 조직 혹은 단체가 외부적으로 공적인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의식혁신을 통하여 조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윤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하여 사회와 직장 및 나아가 사적인 생활영역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준수하여야 할 자세와 실천규범을 정립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 사건 윤리 강령 역시 참가인이 국가의 생산성향상을 선도하는 전문기관으로서 그 수행하는 업무의 사회적 중요성을 자각하고, 내부적으로 그러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의식을 혁신하고, 비효율적인 업무관행을 타파하며, 소속원들이 스스로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지향하여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자발적이고 선언적인 규범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윤리강령 자체만으로는 그 지향하는 목적이나 내용이 참가인의 구성원들에게 법률적 의무를 부과하거나, 새로운 규제를 가하여 구성원들을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이처럼 윤리강령이 본질적으로 강제적인 규범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고 구성원의 자발적인 실천의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참가인은 이 사건 윤리강령의 시행에 있어서 그 실천의지를 대내ㆍ외적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직원들로부터 위 서약서를 제출받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서약서 서두에는 이 사건 윤리강령을 준수할 것을 약속하고 그 실천을 다짐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다음으로 ‘복무관련 대외활동’ 항목으로 직원들의 대외활동을 일부 제약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참가인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고, 산업발전법에 그 설립 근거를 두고 산업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교육ㆍ훈련이라는 공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법인이므로, 그 기능에 상응하는 구성원의 책임의식, 업무충실의무가 보다 강조된다고 할 것인데, 그런 점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구성원들의 대외활동을 활동의 대상, 기간 및 목적 등에 따라 구체적으로 세분하여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아 그에 상응하는 규제수단을 마련한 것은 직원들의 일시적, 잠정적인 외부활동은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적고 자기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보아 원칙적으로 간섭하지 아니하되, 지속적인 활동의 경우에는 그러한 활동으로 인하여 근무시간 중의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고, 순수한 학문적 방향성을 손상할 염려가 많으며, 나아가 대내적으로 취득한 지식, 경험을 사적인 경제적 이익획득의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서 수긍이 가고, 그로 인하여 직원들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제한 당하거나, 대외활동을 필요이상으로 제한함으로써 직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윤리강령이나 서약서가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새로운 의무사항을 부과하는 것이므로, 그 제정 및 시행에 있어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고, 그 내용 또한 헌법상 비례의 원칙, 행복을 추구할 권리, 과잉금지의 원칙 등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나아가, 참가인이 원고의 출강승인 신청을 불허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참가인의 구성상의 특성, 업무수행을 소홀히 할 개연성 등을 참작하여 그 재량범위 내에서 판단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서약서에 서명하게 된 것은 참가인의 강요에 의한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소 결

사정이 위와 같다면, 원고는 2003.3.2. 위 서약서에 서명함으로 인하여 이 사건 윤리강령과 서약서는 원고가 참가인의 직원으로서 준수하여야 할 규범 및 의무가 되었다 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서약서의 규정에 위반하여 참가인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출강을 강행한 점은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40조 제1호를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위와 같은 참가인의 징계사유에 대하여 어떠한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 여부는 취업규칙, 인사규정 등이 정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그 징계처분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정도,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로 인하여 피징계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 근무성적, 그간의 공적,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다른 비위사실의 존부, 개전의 정 등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보건대, 원고는 이미 4차례에 걸쳐 각종 복무규율 위반으로 징계처분을 받은 점, 원고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징계의 종류로는 해임, 정직, 감봉, 견책이 있고 그 중 견책은 서면으로 훈계하는 것에 그치는 것으로 징계처분 중 가장 경미한 처분인 점 등을 감안하면, 참가인이 원고에게 위와 같은 징계사유가 있음을 들어 견책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적정한 징계처분이었다고 인정되고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3)

따라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위 견책처분은 징계사유도 존재하고,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이태종, 기우종,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