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ㆍ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풍력발전소 건설현장에 파견되어 있으면서 도로공사현장 직원들과 계속 마찰을 빚었고, 형사문제까지 야기하는 등 원고가 계속 공사현장에 잔류할 경우 직원들과 반목이 심화돼 도로공사의 진행에 지장이 발생하고, 분쟁이 지속되면 결국 대외적으로도 회사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 예상되므로 공사의 효율적인 수행과 회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하여 원고를 배치전환 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고, 전보지는 원고의 생활근거지인 서울에 소재한 본사 플랜트사업본부 공무부 공무팀으로 당초 원고가 풍력발전소 현장으로 전보되기 이전에 근무하던 부서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의 필요에 의하여 시행한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고 할 것이다. 전보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전보에 불응하여 무단결근한 기간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직위해제의 징계는 징계양정에 있어서도 적절한 것이라고 보이므로, 직위해제 역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 4, 5호증, 을 제8호증의 1, 2, 을 제9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기업은 상시 근로자 610여명을 고용하여 건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97.7.23. ○○기업에 입사하여 2003.9.22.부터 ○○○○풍력발전소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던 중, 2003.12.16. 본사 플랜트사업본부 공무팀으로 전보(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되었고, 그 후 2004.2.23. 삼환기업으로부터 직위해제 3개월(2004.2.23.~2004.5.22. 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라 한다)의 징계를 받았다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4.5.23. 직권면직(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다)된 사람이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 및 직위해제에 불복하여 2004.3.1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및 부당직위해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2004.5.12.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2004.5.2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2004부해357)을 하였다.
그런데 ○○기업은 원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의 징계를 받은 후 무단이석을 반복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2004.5.23.자로 원고를 직권면직 하였고,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에 불복하여 2004.6.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2004.8.3. 이 사건 직권면직은 인사권을 남용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발령하자, ○○기업은 이에 불복하여 2004.9.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2004부해647)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신청과 ○○기업의 재심신청을 병합하여 2004.11.8. 원고 및 ○○기업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이하 원고의 부당전보 및 부당직위해제구제 재심신청에 대한 재심판정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원고가 근무하던 ○○○○풍력발전소 건설현장에는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여 건설기술자가 1인 이상 배치되어 있어야 하는데 당시 배치된 건설 기술자는 원고뿐이어서 원고를 대체하는 건설기술자의 파견 없이 원고를 타 지역으로 전보하는 것은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하는 위법한 인사명령이었고, 나아가 이 사건 전보명령은 원고가 ○○○○풍력발전소 공사현장에 근무하는 동안 발생한 폭력사건으로 인하여 ○○기업의 직원인 이×봉을 형사 고소한 것에 따른 보복성 인사였다.
따라서 원고가 위법한 이 사건 전보에 불응한 채 ○○○○풍력발전소 현장에 잔류한 것은 정당한 업무수행이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자체만으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할 것인데, 이 사건 전보 및 직위해제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4, 갑 제2호증의 3 내지 9(갑 제2호증의 4, 5는 을 제5호증과 같다), 을 제1, 2호증,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전보의 경위
○○기업은 소외 S(주)와 공동으로 한국남부발전 주식회사가 발주한 ○○○○풍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하면서, ① 공사기간은 2003.6.30.부터 2004.4.30.까지, 도급금액에 대한 지분율은 ○○기업이 40%, S(주)가 60%로 하고, ② ○○기업은 자기지분에 대한 3%를 이익금으로 환수하되, 공사의 시공, 안전관리, 하자보수 등 공사와 관련된 일체의 책임은 S(주)가 부담하며, ○○기업은 토목기사를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하고, 기계기사 1명은 인근 안덕-대정도로공사현장에 상주하기로 약정하였다.
○○기업은 위 약정에 따라 2003.9.22. 본사 플랜트사업본부 공무부 공무팀에 근무하던 원고(기계기사)를 한경풍력발전소 공사현장으로 전보하면서, 숙식은 인근에 있던 안덕-대정도로공사현장에서 제공받도록 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안덕-대정도로공사현장의 대부분 직원들과 사이에 불화가 발생하여 반목이 심화되었고, 그러던 중 공사현장 관리과장 이×봉과 사이에 폭행사건이 발생하자 진단서를 발급받아 2003.11.18. 이×봉을 서귀포경찰서에 고소하였다.
그 후 이×봉은 2003.12.15. 원고의 고소사실을 ○○기업의 본사 공무부장 전×일에게 보고하였는데, 같은 날 본사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인사부장에게 원고를 본사로 인사발령할 것을 의뢰하였다.
한편 이×봉은 2004.2.28.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2003.11.18. 18:15경 안덕-대정도로공사현장 사무실에서 원고와 같이 숙식하고 있는 현장사무실 직원들이 자신을 싫어하고 있어 숙소를 다른 곳으로 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에 화가나 원고를 폭행하였다’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ㆍ공동폭행)죄로 벌금 3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
○○기업은 2003.12.16. 원고를 본사 플랜트사업본부 공무부 공무팀으로 전보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는데, 원고는 전×일의 수차례에 걸친 본사복귀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전보명령에 불응하다가, 인사담당 임원인 김×인의 복귀촉구를 받고 2004.1.9.에 비로소 본사로 복귀하였다.
이 사건 직위해제의 경위
○○기업의 인력관리위원회는 2004.2.12.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명령에 불응하여 본사에 장기간 무단결근하는 등으로 직장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한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를 직위해제 3개월의 징계를 하기로 의결하였고, 이에 ○○기업은 2004.2.23. 원고에게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다.
그 후 ○○기업은 2004.5.22. 원고가 직위해제 기간 동안 직무수행능력 회복 및 근무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수차례 무단이석을 하여 신뢰를 가질 수 없으므로 해직할 것임을 통보하고, 다음날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을 하였다.
○○기업의 단체협약, 인사규정, 취업규칙
○○기업의 단체협약 제23조(징계의 사유)에는 “조합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한 때에는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징계사유로 제6호에 “월간 3일 이상 무단결근하였을 때”, 제7호에 “정당한 근무지시 및 전근발령을 거부하는 등 직무규율을 문란케 하였을 때”를 각 규정하고 있고, ○○기업의 취업규칙 제73조에는 직위해제를 징계의 한 종류로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5항에 “직위해제 기간은 1개월 이상 3개월 이내로 하고 그 기간 중은 직무에 종사치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 단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ㆍ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7.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먼저 이 사건 전보 부분을 보건대, 원고는 ○○○○풍력발전소 건설현장에 파견되어 있으면서 안덕-대덕도로공사현장 직원들과 계속 마찰을 빚었고, 이×봉과는 형사문제까지 야기하는 등 원고가 계속 제주 공사현장에 잔류할 경우 직원들과 반목이 심화돼 안덕-대덕도로공사의 진행에 지장이 발생하고, 분쟁이 지속되면 결국 대외적으로도 회사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 예상되므로 ○○기업으로서는 공사의 효율적인 수행과 회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하여 원고를 배치전환 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고, 이 사건 전보지는 원고의 생활근거지인 서울에 소재한 본사 플랜트사업본부 공무부 공무팀으로 당초 원고가 ○○○○풍력발전소 현장으로 전보되기 이전에 근무하던 부서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전보는 ○○기업이 업무상의 필요에 의하여 시행한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은 건설산업기본법에 위반한 인사발령이라고 주장을 하나, ○○기업이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여 ○○○○풍력발전소 공사현장에 건설기술자를 배치하여야 함에도 대체인력을 파견하지 아니한 채 원고를 본사로 전보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기업이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하여 관련법령에 의한 제재를 받게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로서는 이 사건 전보에 위와 같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회사에 알리고 회사가 스스로 적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보고하는데 그쳐야 할 것이지, 그러한 사유를 들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시행된 이 사건 전보명령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다시 이 사건 전보명령이 원고가 이×봉을 형사 고소한데 따른 보복성 인사발령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직위해제 부분을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가 정당한 것이라면, 원고는 당연히 이 사건 전보명령에 응하여 전보된 근무지에 출근하였어야 함에도 이 사건 전보에 불응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전보발령지에 무단결근하는 등으로 회사의 직무규율을 문란하게 한 잘못은 ○○기업의 단체협약 제23조 제6호, 제7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아가, 이 사건 전보에 이르게 된 경위와 원고가 이 사건 전보에 불응하여 무단결근한 기간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 사건 직위해제의 징계는 징계양정에 있어서도 적절한 것이라고 보이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 역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 및 직위해제는 모두 정당한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행사라 할 것이므로,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 역시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이태종, 기우종,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