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5. 9. 15. 선고 2004구합40433 판결

판결요지

1.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의 징계에 관한 규정을 구체적으로 적용하여 징계처분 중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정당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비위 행위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하여야 하고,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원고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윤리교육 등을 받아서 의사의 가족은 후원대상자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회 후원과 관련한 담당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참가인 회사의 기본정책과 윤리강령을 위반하여 의사가 아닌 무자격자를 참가인 회사의 후원 아래 학회에 참가하도록 하면서 무자격자에 관한 후원신청서 및 후원을 수락하는 문건 등 후원관련서류를 위조한데다가, 참가인 회사측의 조사 과정에서 여전히 위 사실을 은폐하려고 까지 하였는바, 원고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그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무자격자의 학회 후원으로 인한 구체적인 금전적 손해를 초래하였고, 더 나아가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내법에의 저촉 및 미국법인 외국인부패행위방지법에 의하여 미국 본사의 경영진 등이 미국 법무성 등 관계 당국으로부터 엄청난 불이익 및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위험성을 초래하는 중대한 비위행위인데도, 원고는 이에 대하여 위 위반행위의 중요성을 깨닫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이미 참가인 회사를 사직한 바 있는 상사에게만 그 책임을 돌리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사회통념상 원고의 귀책사유로 그 계속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게 되었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코리아 주식회사 사건

♣ 사 건 : 2005.9.15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2004구합4043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김○○

소송대리인 변호사 현근택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성희, 민경진

♣ 피고보조참가인 : ○○코리아 주식회사 대표이사 ○○○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원정, 차선희

♣ 변론종결 : 2005.8.18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4.11.2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4부해444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 사실은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9호증의 3, 갑 제13호증의 1, 갑 제15호증의 1,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1997.1.2 의약품 및 의료용품 도·소매업 등을 운영하는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2002.4월경부터 영업사원(Sales Representative)으로 근무하여 왔다.

(2)

원고가 ① 2002년과 2003년 업무상 회합에서 부적절한 후원을 하였고, 이러한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허위의 서류를 제출한 점, ② 내부조사관에게 충분히 협력하지 않은 점, ③ 위 사실과 관련하여 회사의 윤리강령 및 다른 규정의 위반을 사유로 하여, 참가인 회사는 2004.2.13자로 원고를 해고(이하‘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하였다.

(3)

원고는 2004.3.6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4.6.2 2004부해254호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권을 남용한 부당해고임을 인정하여,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원고에게 해고기간 중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구제명령을 발하였다.

(4)

참가인 회사는 위 초심결정에 불복하여 2004.7.1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부해444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11.22 초심판정을 취소하면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2.11월경 학회와 관련하여 후원을 위한 의사들의 섭외업무가 이루어졌던 2002.9월경에는 영업부에 전입한 지 얼마되지 않아 문제가 된 소외 박○○이 의사가 아니어서 무자격자라는 사실을 몰랐고, 2003년 학회와 관련하여서는 상사인 소외 이○○ 부장이 원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박○○의 남편인 의사 소외 권○○의 요청을 들어주어 박○○도 후원하라고 부당한 지시를 하였으며, 원고는 소외 문○○ 차장에게 이의시정요청을 하였으나 이○○이 그 지시이행을 고집하여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이와 같이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이행하였다는 사소한 잘못을 사유로 하여 원고에게 가장 중한 징계인 해고를 한 것은, 원고가 1997.1.2 참가인 회사의 창립사원으로 입사하여 7년 동안 근무하면서 매해 목표치를 100% 초과달성하는 영업실적을 기록하였고, 1999년에는 우수사원표창까지 수상하였을 정도로 성실하게 일해왔으며, 이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까지 단 한차례의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징계양정을 그르친 위법한 처분이다. 또한,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한 2004.1.7자 강제휴가조치는 징계라 할 것이어서, 동일한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그 후 이 사건 징계해고까지 한 것은 이중처벌에 해당한다.

나.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위에서 든 각 증거와 갑 제8호증의 2 내지 11(갑 제17호증의 2 내지 12 및 을 제2호증 내지 7과 같다), 갑 제9호증의 5, 6, 8, 9(갑 제9호증의 5는 갑 제15호증의 5와 같고, 갑 제9호증의 6은 갑 제15호증의 4와 같다), 갑 제11호증의 2, 갑 제15호증의 2, 8, 을 제9호증 내지 을 제13호증, 을 제15호증 내지 을 제19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김○○, 이○○, 임○○의 각 증언(다만, 증인 이○○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이○○의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1)

참가인 회사는 영업팀을 순환기내과, 영상진단, 뇌혈관내과, 소화기내과로 나누고, 각 팀별로 팀장(Business Unit Manager)과 영업사원, 영업지원(Sales Associate)으로 이루어지는 영업직원과 그와는 별개의 라인에 속하는 Marketing Manager로 나누어 업무를 분담하고 있는데, 팀장의 업무는 전체 영업을 총괄하면서 중요한 거래나 고객에 대하여 영업사원과 같이 의사를 만나 영업활동을 하는 것이고, 영업사원은 의사 등 의료진을 수시로 직접 만나서 새로운 정보를 듣거나 상품설명을 하는 등 영업활동을 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하며, 영업지원은 병원에 물품을 전달하는 일을 수행하게 되는데, 보통 처음으로 영업사원이 되는 경우 전임자 또는 매니저가 병원 및 의사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거나 동행하여 의사들을 소개시켜 주게 되고, 의사들의 인적 사항을 파악하는 데 대략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2)

원고는 참가인 회사와의 사이에 별지 관련 근거규정 중 ‘고용계약서’란 기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고용계약을 체결한 후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였고, 입사 후 처음에는 주로 통관업무, 수입허가서류 관련업무를 주로 담당하다가 2000.6월경부터는 영업지원으로서 병원과의 단가협상 및 계약, 물품배달, 제품 신규등록 등 영업을 위한 판매 이전의 모든 일을 수행하여 왔으며, 2002.4월경부터는 영업부 중 영상진단(Peripheral Intervention)팀에 발령받아 영업사원으로서 거래 병원의 혈관외과를 비롯한 흉부외과, 일반외과 의사들을 접촉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가장 주된 업무는 혈관외과 관련업무였으며, 영업사원 초기에는 팀장인 이○○과 함께 거래 병원의 의사들을 만나러 다녔다.

(3)

원고가 주로 담당한 참가인 회사의 혈관외과 관련 거래는 총 10여개의 병원과 이루어졌는데, 그 매출액은 A병원, B병원, C병원, D병원 등 4개 병원에 약 50% 정도가 집중되어 있고, 위 4개 병원에서 참가인 회사의 후원 대상자인 혈관외과 전문의(교수)는 C병원의 경우 그 당시 근무하던 3명의 전문의를 포함하여 대략 10여명 정도였으며, 원고와 같은 영업사원의 경우 유명한 의사들과 얼마나 관계를 잘 유지하느냐가 영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4)

원고는 2002.2월경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개최된 글로벌 세일즈 미팅(Global Sales Meeting) 및 2003.1.15부터 21일까지 사이에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에서 개최된 위 미팅에 참석하여 참가인 회사로부터 신제품의 설명과 함께 윤리강령{갑 제15호증의 2, 이는 2002.1.21 작성되어 2002.2.3 실시된 윤리교육시 사용된 것으로서, 2004.3.25 작성된 윤리강령(갑 제9호증의 4)과 글꼴 등 글자 모양만 다를 뿐 그 내용은 동일하다} 등을 사용하여 국내법 및 미국법인 외국인부패행위방지법(Foreign Corruption Practice Act)을 준수하기 위한 윤리교육을 받았는데, 그 주요내용은 별지 관련 근거규정 중 ‘영업윤리강령’ 및 ‘윤리강령’의 기재와 같다.

(5)

참가인 회사는 해외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가하는 의사들에 대하여 항공료와 숙박비, 등록비 및 식비 등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담당자인 영업직원이 1차적으로 후원을 할 의사를 선정하여 팀장의 최종 결재를 득한 후, 영업직원이 기안하여 참가인 회사의 지사장과 경리이사의 승인을 받는 후원신청서(Request for Medical Professional Support)와 영업직원 등의 후원신청에 대하여 지사장이 예산을 집행하라고 지시하는 서류인 비용신청서(Approved original letter) 및 학회참가 후 비용을 결산하는 결산서(Sponsorship Settlement Form) 등을 작성하게 되고, 후원과정에서 투명성 및 신뢰를 보장하기 위하여 담당자는 의사에 대하여 후원을 제공한다는 제의를 문서로 하여야 하고, 의사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반드시 문서로써 승인의사를 참가인 회사에 제공하도록 되어 있으며, 특히 이러한 학회지원 등의 경우에는 액수와 상관없이 참가인 회사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되어있다.

(6)

원고는 2002.4월경 영업부로 전보발령받아 영업사원으로서 근무하던 중 각 이○○ 부장의 지시를 받아 2002.9월경부터 참가인 회사가 후원하는 2001.11.21부터 24일 사이에 뉴욕에서 개최되는 학회(이하 ‘2002년 학회’라 한다)에 참가할 의사들로서 권○○과 박○○을 섭외하였고, 2003.4월경부터 참가인 회사가 후원하는 2003.9.2부터 7일사이에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개최된 학회(이하 ‘2003년 학회’라 한다)에 참가할 의사들로서 C병원, E병원, F병원 등 소속 의사들을 섭외하면서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후원신청서 등 내부 문건을 기안하였는 바, 각 후원신청서에 후원신청자는 원고 자신으로 기재하고, ○○○센터 혈관외과 전문의 권○○의 부인으로서 의사 아닌 자인 소외 박○○에 대하여 그 소속을 ‘○○○센터 혈관외과 교수’로 각 기재하였으며,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그 학회에 참가할 것과 소속 병원에 학회 참가 사실을 알린 후 승인을 받았다는 등의 내용으로 ‘○○○센터 혈관외과 교수 박○○’ 명의의 학회참가동의서를 작성한 후 박○○을 대신하여 박○○의 서명을 하였다. 그리고 위 각 후원신청서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후견대상자 박○○의 2002년 학회참가와 관련하여 비용란에는 항공료 등(Travel) 1,100달러, 기타(Other) 500달러가 기재되어 총 금 1,600달러가 기재되어 있고, 숙박비와 등록비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반면, 같은 학회에 참가하는 후견대상자 권○○에 대하여는 항공료 등 1,100달러, 등록비(Registration) 1,295달러, 숙박비(Hotel) 275달러씩 6박, 합계 금 1,650달러로 기재되어 총 4,045달러가 기재되어 있으며, 2003년 학회에 참가하는 박○○에 대한 후원신청서에는 항공료(Air fair) 1,600달러, 숙박비 250달러씩 4박에 1,000달러만이 기재되어 총 금 2,600달러로 기재되어 있는 반면, 같은 학회에 참가하는 권○○을 비롯한 다른 의사들에 대한 각 후원신청서에는 모두 동일하게 항공료 1,600달러와 숙박비 1,000달러 이외에도 등록비 600달러가 기재되어 총 금 3,200달러로 기재되어 있다.

(7)

이○○은 2003년 학회의 후원과 관련하여 지사장의 결재를 받을 당시, ○○항공의 비행일정에 의하면 서울에서 더블린까지 가기 위하여는 런던을 경유해야 하는데, 학회가 너무 늦게 끝나 같은 날 런던을 경유하여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하루의 숙박이 추가로 더 필요하고, 이와 같이 추가되는 날에 한하여 골프 일정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하여 승인을 받았으며(다만, 후원신청서 등 관련 문건에는 골프 일정에 소요되는 비용이 기재된 바 없다), 2003년 학회와 관련한 결산서 및 그에 첨부된 영수증에 의하면 후원대상자로 선정된 박○○을 비롯한 다른 3명의 의사들과 위 학회에 함께 간 참가인 회사의 직원으로서 원고 및 이○○ 두 사람의 등록비가 결재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박○○과 이○○ 이름으로 각 550달러씩만 등록비로 지급되었을 뿐이고, 원고는 박○○ 명의로 학회에 등록한 후 박○○의 이름표를 달고 학회에 들어가 박○○의 행세까지 하였다.

(8)

참가인 회사는 학회 후원과정 등에서 의문이 있어 외부조사기관인 Prescient Consulting Inc. 라는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하였고, 위 기관의 조사 담당자에게 박○○이 의사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그 후 위 조사자들로부터 박○○의 연락처에 대한 재확인을 요청받은 참가인 회사는 비로소 원고로부터 박○○이 의사가 아니라는 말을 들었는 바, 결국 박○○은 무자격자로서 참가인 회사의 경영진으로부터 승인 없이 참가인 회사의 후원을 받아 학회에 참석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조사를 마친 위 기관은 참가인 회사에 제출한 2003.12.18자 보고서에서 ‘원고가 최초에 박○○이 ○○○센터 의사라고 하는 등 조사과정에서 성실성을 보여주지 않고,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익만을 위해 참가인 회사가 확립해 놓은 조치들을 회피하려고만 한 것’임을 근거로 하여 원고 등의 즉시 해고를 권장하였다.

(9)

참가인 회사는 2002년 및 2003년 학회시 무자격자를 후원한 위 일련의 행위와 관련하여 2004.1.17 원고에게 기한의 정함이 없이 행정휴가(Administrative leave) 명령을 내렸는데, 원고는 2004.2.2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2003년 학회와 관련한 일은 회사 규정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무자격자에 대한 후원이라서 당시 상사이던 이○○ 부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고, 위 문제를 다른 매니저에게 보고하여 의논하였지만 지금의 결과가 나온 것이며, 앞으로도 열심히 일할 자세가 되어있다면서, 언제 돌아가서 일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다.

판 단

(1)

이중처벌 여부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2004.1.17에 이 사건 징계해고의 사유로 삼은 2002년 및 2003년 학회에서 무자격자를 지원한 행위 등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행정휴가명령을 내렸고, 그 이후 2004.2.13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발한 위 행정휴가명령의 법적 성질은 당해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에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로 하여금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직위해제와 유사한 것으로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을 달리 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가 동일한 징계사유로 이 사건 징계해고 이전에 위와 같이 행정휴가명령을 발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사유의 존재

나아가 징계사유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학회후원에 관한 업무 담당자로서, 참가인 회사로부터 그 이전에 받은 윤리교육 등으로 인하여 의사의 가족은 후원대상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반하여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2년 및 2003년 학회에 후원대상자로서 무자격자인 박○○이 참가인 회사의 후원 아래 참가하도록 하였고, 그 과정에서 위조한 후원관련 문서를 제출하였으며, 그 위반행위에 관한 조사시 협조하지 아니하여 결국 위 위반사실을 은폐하려 하였는 바, 원고의 위와 같은 각 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윤리강령 및 영업윤리강령을 위반한 행위로서 입사시 참가인 회사와의 사이에 체결한 고용계약서 12.2.1항의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가)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의 징계에 관한 규정을 구체적으로 적용하여 징계처분 중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정당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비위행위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하여야 하고,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5.28 선고, 2001도10455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원고는 윤리강령 위반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의 사유와 관련하여 먼저 2002년 학회건은 원고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원고는 영업부로 전보되기 이전에도 영업관련 부서에서 수년동안 근무하여 왔고, 영업사원인 원고의 주요 업무는 거래 병원의 의사들을 만나 판촉활동 등을 하는 것이며, 새로 영업사원이 되는 경우에도 2개월여가 지나면 대체로 담당업무와 관련한 의사의 인적 사항은 파악할 수 있고, 특히 이○○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자신이 팀원이 된 이후 원고와 동행하여 각 병원을 방문하였다는 것이며, 원고가 혈관외과 외에 다른 외과 부분도 담당하였고, 그 관련 분야의 전문의 이외에도 일반의와 레지던트 등까지 만나야 했었다고는 하나, 영업사원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관련 분야의 유명 전문의들이고, 원고의 경우 주요 담당업무가 혈관외과 관련이었는데, 참가인 회사의 이 분야 주요 거래처는 C병원을 비롯한 4개 병원에 불과하였다는 것인 바, 원고가 영업부 업무를 담당한 지 수개월이 지나 후원업무를 수행하던 2002.9월경까지 그 주요 거래처의 전문의 이름을 몰랐다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고, 더구나 원고는 스스로 후원을 위한 문건 등을 기안하였다고 인정하고 있는데, 다른 의사들의 후원을 위한 후원신청서와는 달리 박○○의 후원을 위한 후원신청서에만 유독 등록비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며, 2002년 학회와 관련한 기안서에는 숙박비도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는 등 그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다른 의사들의 학회 참가를 위한 후원신청서와는 달리 기재되어 있는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그 주장과는 달리 2002년 학회와 관련한 후원업무 수행시에도 이미 박○○이 무자격자임을 알고 그를 후원하기 위한 업무를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2003년 학회 건은 자신의 인사고과와 연봉 결정권을 가지는 상사 이○○의 부당한 지시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며, 이○○의 부당한 지시를 막기 위하여 문○○ 차장에게 이를 보고까지 하였으나 이를 저지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2002년 학회시 이미 박○○이 의사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무자격자인 박○○에 대한 학회후원을 신청하여 참가인 회사로 하여금 그 비용 등을 부담하게 한 것으로 보이는 상태에서 2003년 학회와 관련하여서도 동일한 형태의 위반행위를 반복한 것으로서, 2002년 및 2003년 학회시의 위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2년에 걸쳐서 상사인 이○○의 지시에 의하였다고는 하나 후원신청서에 적극적으로 박○○을 혈관외과 교수로 기재하였고(각 후원신청서상에는 이○○ 아닌 원고가 후원신청인으로 기재되어 있다), 후원대상자인 의사로부터 교부받아야 할 문서인 학회참가동의서를 원고 자신이 혈관외과 교수 박○○ 명의로 작성한 후 박○○을 대신하여 그 서명까지 하여 허위의 서류를 참가인 회사에 제출하였으며, 2003년 학회시에는 학회에 박○○ 명의로 참가하여 박○○의 행세까지 하는(2003년 학회시 박○○의 명의로 등록비가 지불되었고, 다른 의사들 명의로는 등록비가 지불됨이 없이 이○○의 등록비가 지불되었을 뿐이다) 등 원고의 위 위반행위에 개입한 정도는 단순히 위반행위를 묵인한 것을 넘어서 적극적인 행태를 띠고 있는 점, ③ 참가인 회사는 국내법 및 미국법인 외국인부패행위방지법을 준수하기 위한 목적하에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수차례의 국내외 교육과정을 통하여 구체적인 위반유형까지 열거하면서 윤리강령 준수를 중요시하고 있고, 특히 불공정 거래행위 내지 뇌물 등과의 구별이 문제될 수 있는 학회후원 등의 업무와 관련하여 투명성과 신뢰성을 갖추기 위하여 서면으로 후원제공의 의사를 전달하고 서면으로 그 동의서를 받으며, 후원신청서 등 문건을 기안하여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고, 액수와 상관없이 참가인회사의 승인을 득하도록 하는 등 많은 규제를 마련하여 참가인 회사의 직원들로 하여금 이를 지키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고는 2002년과 2003년 참가인 회사로부터 윤리교육 등을 받아서 의사의 가족은 후원대상자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02년 및 2003년 학회 후원과 관련한 담당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참가인 회사의 기본정책과 윤리강령을 위반하여 의사가 아닌 무자격자를 참가인 회사의 후원 아래 학회에 참가하도록 하면서 무자격자에 관한 후원신청서 및 후원을 수락하는 문건 등 후원관련서류를 위조한 데다가, 참가인 회사측의 조사 과정에서 여전히 박○○이 의사라고 주장하는 등 위 사실을 은폐하려고까지 하였는 바(가사 원고가 그 주장대로 문○○에게 이○○의 위반사실을 알렸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는 결국 자신의 인사고과와 연봉결정권을 가지는 상사 이○○의 부당한 지시에 응하여 위반행위를 중단하지 아니한 채 적극적으로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한 점에 비추어 원고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 원고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그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무자격자의 학회 후원으로 인한 구체적인 금전적 손해를 초래하였고, 더 나아가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내법에의 저촉 및 미국법인 외국인부패행위방지법에 의하여 미국 본사의 경영진 등이 미국 법무성 등 관계 당국으로부터 엄청난 불이익 및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위험성을 초래하는 중대한 비위행위인데도, 원고는 이에 대하여 위 위반행위의 중요성을 깨닫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이미 참가인 회사를 사직한 바 있는 상사이던 이○○에게만 그 책임을 돌리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사회통념상 원고의 귀책사유로 그 계속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게 되었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동일하게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박순영, 신상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